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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올해 해외 온실가스 감축 추진 기업에 330억 지원
  • 산업부, 올해 해외 온실가스 감축 추진 기업에 330억 지원
  •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총 330억원을 지원한다.(그래픽=김정훈 기자)산업부는 19일부터 이 같은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을 공고하고 희망 기업의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기업 등이 국외감축 실적을 확보하고자 해외 투자를 진행하면 정부가 이에 필요한 준비 비용의 50~8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60억원이던 예산을 330억원으로 늘리고 사업 건당 지원규모도 30억원에서 최대 60억원으로 확대했다.전 세계는 2015년 파리협약에 따라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탄소) 감축 노력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키로 했다. 또 이 과정에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서 탄소 감축 사업을 하고 그 성과를 당사국 간 협의를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국제감축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3750만톤(t)의 온실가스를 줄인다는 목표로 관련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2030년까지의 2018년 대비 감축 목표 2억9100만t의 13%에 이르는 규모다.올해부터 타당성조사 지원사업도 펼친다. 온실가스 국제감축 실적을 어떤 방식·비율로 공유할지는 국가 간 협의로 결정되는 만큼, 개별 기업으로선 개도국에서 본격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펼치기에 앞서 실적 국내 이전 가능성 등을 조사·분석·교섭할 필요가 있다. 산업부는 이에 필요한 비용을 대기업 기준 50%, 중소기업 기준 80%까지 지원키로 했다.한편 산업부는 오는 28일 오후 2시 포시즌스 호텔 서울 누리볼룸에서 설명회를 열고 희망 기업이 차질없이 지원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2024.02.18 I 김형욱 기자
26일 ‘증시 밸류업’ 발표…“워런 버핏 춤추게 하라”
  • 26일 ‘증시 밸류업’ 발표…“워런 버핏 춤추게 하라”[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 대책인 ‘기업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이 오는 26일 발표됩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을 촉진하는 인센티브 기본방향 등을 담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겠다”며 “기업가치 제고 측면을 2월26일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중심이 돼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준비해왔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기업을 투자자들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하구요.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만들구요. 그래서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배 미만 기업이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내놓도록 유도하고, 관련 종목 증시도 부양하는 취지입니다. 요즘 일본 증시가 좋잖아요. 15~16일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가 이틀 연속으로 34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구요. 일본이 이같은 밸류업 정책을 추진해서 효과를 보다 보니, 우리나라도 일본 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투자자 친화적인 증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뒤 구체적인 안이 26일 공개되는 것입니다. 다만 이 발표를 앞두고 시장 기대감이 있지만 당국의 고민이나 우려도 많다고 합니다. 잘못 알려진 내용도 있구요. 최근에 이데일리는 일본에서 20여년간 경제 연구를 하고 계신 교수님을 줌으로 인터뷰를 했는데요. 일본의 증시 상승 배경과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상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관련 내용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되려면 금융당국 간 협업과 팀워크도 중요하다. 사진 왼쪽부터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모습. (사진=이데일리DB)-관련해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저PBR주 열풍’이 불었죠?△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14일까지 5조9748억원을 순매수 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범위를 확대하면 8조9265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이달에는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월별 순매수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기존 최대 기록은 2013년 9월 7조8263억원인데, 8거래일 만에 이미 6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이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005380)(1조4633억원), SK하이닉스(000660)(4990억원), 기아(000270)(3891억원) 등 입니다. 이외에도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086790), 삼성생명(032830) 등 자동차·은행·보험·증권 등 저PBR 업종이 주를 이뤘습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예고한 게 지난달 17일인데요, 이후 저PBR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로 풀이됩니다. -26일 발표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요?△설왕설래가 많고, 확정되지 않은 내용도 많은데요. 금융위가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내용은 이렇습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기업 가치 상승을 목표로 하는 것이 정책 목표이구요. 주요 내용은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PBR 등)를 기업규모, 업종별로 비교 공시하고,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 계획 공표 권고하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 지수 및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 상장사가 기업가치 개선에 힘쓰도록 독려하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작년 일본 증시 상승에 기여한 일본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유사한 제도의 도입은 일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작년 4월 도쿄증권거래소(TSE)는 PBR가 1배 미만인 상장사에게 주가 상승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기도 했구요.-장관 표창도 주고, 세무조사 유예도 한다고요?△금융위는 관련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검토 중인 내용을 보면 금융위는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우수 상장사를 선정해 정부 표창을 정례적으로 수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우수 기업을 등급별로 나눠 국무총리 표창, 금융위원장 표창 등을 주는 방식입니다. 업계는 당국이 추진하는 포상에 금전 혜택은 물론 세무조사 1~3년 유예 수혜까지 포함될 것으로 봤습니다. 기업가치 제고 우수 상장사를 모아 별도의 해외 IR을 꾸리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습니다. 거래소가 공시 우수 법인 평가 가점 부여,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유예, 전자투표 및 전자 위임장 수수료 인하 등의 인센티브 대책도 나올 수 있습니다. 우수 기업 선정 기준으로는 일본의 사례와 유사하게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투하자본수익률(ROIC) 등 주요 재무 지표들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최상목 부총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자발적 가치 제고 노력을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주주환원 노력, 촉진할 수 있는 세제 인센티브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법무부에서 검토하는 등 상법 개정 관련 정책 기본방향을 담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자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그래픽=김정훈 기자)-페널티는 없나요?△일각에선 PBR이 1배 이하인 상장사가 주가 상승 목표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상장 폐지 페널티를 받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선을 그었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장 폐지처럼 단기·일회성 조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페널티가 아닌 지속적인 인센티브를 통한 투자 촉매제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포상에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인센티브를 포함시켜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주가를 부양할 수 있게끔 유도하겠다는 복안이기 때문에, 페널티로 억지로 하는 조치는 담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경우 ‘관치 금융으로 증시 부양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어서요, 금융위 등은 페널티에 대해선 선을 긋는 상황입니다. -금융당국에서도 관치 금융으로 비치지 않도록 고심하는 분위기이지요?△그렇습니다. 최근에 금융당국 쪽 분위기를 보면 어떤 때는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긴장하는 모습인데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크잖아요. 그런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소문난 잔치에 먹어볼 게 없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 “짜짠”하고 발표를 했는데 별로 증시 부양 효과가 없으면 오히려 역풍이 불 것이란 고민도 많습니다. 오히려 당국에선 최근에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담당 공무원들을 만나기도 힘들고, 어떤 때는 전화 연결도 어렵습니다. 여러 회의가 많은 것도 있지만, 당국이 너무 말을 많이 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에 얘기할 수록 시장에 ‘감놔라’, ‘배놔라’고 지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으니까요. 금융위 등은 그런 모습으로 비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특히나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는 현안이잖아요. 증시 활성화라는 것이요. 작년부터 보면 11월에 공매도 금지 및 제도개선 추진 발표, 12월 말에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완화, 1월에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및 상법 개정 시사, 자사주 제도개선 방안 발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혜택 확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예고까지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한 뒤 별 효과가 없으면 대통령실에서도 한소리가 나올 것이구요. 그런 점에 대해 당국에선 고민이 많은 분위기입니다. 권혁욱 니혼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쓸데 없이 이것저것 간섭하고 페널티를 주는 식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히토쓰바시대 경제학 박사 △일본 경제산업성 경제산업연구소 패컬티 펠로우 △일본 문부과학성 과학기술·학술 정책연구소 객원 연구원 △서울대 경제연구소 방문교수 (사진=권혁욱 교수 제공)-일본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어떤가요? △권혁욱 니혼대 경제학부 교수와 지난 9일 온라인으로 줌 인터뷰를 했습니다. 권 교수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부터 27년간 일본 현지에서 경제 연구를 해왔습니다. ‘한국이 어떻게 하면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실패를 겪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가지고 한일 경제를 가까이서 살펴본 교수신데요. 최근에는 코스피는 주춤한 데 닛케이지수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한일 증시 격차도 주시하며 보고 있다고 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권 교수가 이렇게 얘기한 게 인상 깊었는데요. “일본의 기업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제도가 성공한 것은 시장과 통했기 때문입니다. 상장 폐지 등 페널티가 없었습니다. 기업 스스로 투명한 공시를 하도록 유도하고 시장이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정부가 쓸데없이 이것저것 간섭하고 페널티를 주는 식으로 가면 안 됩니다. 정부는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투명한 공시 등을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장(場)을 만드는 정도로 가야 합니다.”-그래도 정책 실효성이 있어야 할텐데. △페널티가 없으면 잘 될까 하는 의구심이 저는 들었는데요, 권 교수님은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구요. “당시 일본 금융청(FSA)와 거래소는 주주가치 환원 관련 공시를 잘하는 기업에 표창을 주고 우수기업 리스트도 게시했습니다. 기업가치를 개선한 기업들이 공개되고 정보 비대칭성이 완화되면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 같은 정책에 첫 번째로 화답한 게 외국인 투자자들이었죠.”페널티가 없어도 이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투명한 공시 이후 자연스럽게 기업들 스스로 주주가치 환원에 나섰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반응을 보이고 매수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권 교수님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의 핵심은 외국인 투자 유치”라며 “일례로 워런 버핏이 일본 종합상사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외국인 투자가 급물살을 탔고 증시가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워런 버핏을 춤추게 하라는 뜻이지요?△작년 4월 당시 버핏 회장은 “일본 종합상사들에 대한 투자가 미국 이외 기업 중 가장 많다”며 “지분 보유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현재 포트폴리오에 한국 주식은 한 주도 없습니다.어찌보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워린 버핏을 춤추게 하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투자 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워런 버핏 같은 투자자들이 춤출 정도로 흥이 나서 우리나라 증시에 투자하는 때가 오길 고대해봅니다. 자본시장 공정성과 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국회에 여전히 계류돼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뿐 아니라 법안 논의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위 표는 1월초 기준으로 작성한 것으로, 위 표의 4번에 나온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대한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달 25일 국회를 통과했다.-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론 부족하다는 지적이지요?△권 교수는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만이 만능키·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셈인데요. 교수는 일본 증시가 활성화 된 것은 환율·금리 정책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 여러 정책과 시장 환경이 좋은 타이밍에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는데요. 앞서 일본거래소그룹(JPX)이 일본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2000조엔이 넘는 가계금융을 증시로 유도’,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 취임 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악재 대비’, ‘기시다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및 기업공개(IPO) 지원 취지’였습니다. 단순히 증시를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전반적인 증시·경제 체력을 높이고, 해외 투자를 끌어오는 취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합 대책이 나온 것이구요. -우리나라도 종합 대책이 필요하지요?△그렇습니다. 금리 완화 등 각종 정책도 종합적으로 지속적으로 함께 가야 하구요, 상법 개정이나 자사주 제도개선도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참에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 개정안도 논의가 필요합니다.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의 비례적 이익과 회사’로 개정하는 것인데요. 기업이 이익 창출 능력을 키워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에 주주를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제도개선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같이 가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외국인 투자 유치 환경을 조성돼야 하구요. 우리나라가 과거 IMF, 론스타 논란 때문에 외국인 투자에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지만, 불법엔 엄단하지만 투자 유치를 위해선 묻지마식 부정적 선입견을 털어내야 외국인 자금도 몰려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국회에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거나 거래 공정성을 높이는 법안,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규제를 합리화하는 법안 등 10개 주요 법안이 정무위원회 등에 계류돼 있습니다. 금융위 정책 자문기구인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금투세·거래세 등 조세 개편뿐 아니라 불공정한 증시 제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슈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추적해 전합니다.
2024.02.17 I 최훈길 기자
저출산 무풍지대 4천억 아이방 가구
  • 저출산 무풍지대 4천억 아이방 가구[생활속산업이야기]
  • “아 그랬구나!” 일상 곳곳에서 우리 삶을 지탱해 주지만 무심코 지나쳐 잘 모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페인트, 종이, 시멘트, 가구, 농기계(농업) 등등 얼핏 나와 무관해 보이지만 또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곁에 스며 있지만 숨겨진 ‘생활 속 산업 이야기’(생산이)를 전합니다. 각 섹터(페인트-종이-시멘트-가구-농업·농기계)별 전문가가 매주 토요일 ‘생산이’를 들려줍니다. <편집자주>[한상욱 한샘 학생서재팀장] 매년 이맘 때는 새 학기를 준비하는 시즌이다.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는 더욱 분주해진다. 3월 입학식을 앞두고 책상과 책가방, 학용품, 태블릿 등 자녀의 학습 환경을 구성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시기 신학기 특수를 겨냥해 가구·인테리어는 물론 패션, 가전 등 관련 업계가 각종 신제품과 프로모션을 집중 선보이는 이유다.아파트 평형대별 아이방 레이아웃 (사진=한샘)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연간 초등학생 타겟 가구 시장 규모는 4000억 가량으로 추산된다. 아이방 가구 1년 매출의 절반 가량이 12월에서 3월 이 시기에 발생한다. 초등학교 입학·신학기 준비 시즌으로 자녀의 자율성과 창의성 등을 키워 주기 위해 새로운 분위기로 아이방을 꾸미는 학부모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방은 학습, 놀이, 수면 등 다양한 활동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곳으로 안전성과 기능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고정된 생활 습관이나 생각을 가지지 않은 어린이에게는 환경이 주는 영향력이 어른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좋은 아이방 공간 구성은 학습, 정리, 자세, 몰입 등 자녀의 바른 성장을 위한 여러 습관을 기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따라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인테리어 플랜이 필요하다.국내 주거 환경 특성상 20~30평형대 주택은 2~3개의 방과 거실, 부엌 등 공용 공간으로 구성된다. 부모와 아이 등 구성원이 셋인 가족을 가정했을 때 이 중 3개의 방은 부부의 침실과 드레스룸 또는 서재, 아이방으로 구분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어른이 사용하는 가구는 집 전체에 기능별로 분산돼 있지만 아이방은 책상부터 침대, 옷장, 책장 등 가구가 한 공간에 모두 들어가게 돼 배치가 쉽지 않다. 또 아이방 가구의 경우 한번 구매하면 적어도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교체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깊어진다. 한샘 ‘조이S 2’ 6단 단독책상 세트로 꾸며진 아이방 (사진=한샘)아이방 가구를 배치할 때에는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 공간의 크기부터 방문과 창문의 위치, 동선과 방향 등 풍부한 상담을 받아 볼 수 있다. 한 방에서 학습과 수면 등 기능별로 공간을 분리해 주거나 부피가 큰 가구를 기준으로 방문을 가장 멀리 배치하는 등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다. 한샘의 경우 자체 3D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한 1대 1 전문가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3차원 가상공간을 구현해 실제 방 크기와 모습을 토대로 아이방을 설계하고 여러 구도로 가구를 미리 배치해 볼 수 있다.취학 시기에 가장 관심이 높은 아이방 가구는 단연 책상이다. 최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교육 컨텐츠가 늘어나면서 초등학생에게도 책, 종이, 연필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학습뿐만 아니라 디지털 학습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해졌다. 책과 태블릿, 노트북 등 여러 개의 교재를 동시에 펼쳐 놓고 사용할 수 있는 구성을 갖추거나, 손을 뻗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곳에 USB 포트와 콘센트 등을 함께 설계된 멀티 기능 책상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또 읽기, 쓰기,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때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책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023년 3분기 출생률과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명 감소했다. 출생률도 무려 11.5% 떨어져 최초로 두자릿수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2022년 0~17세 아동·청소년 인구는 725만 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4.1%다. 2000년 25.7%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2040년에는 10.2%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일 교육부는 올해 초등학교 예상 취학자 수는 40만 명 미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초저출산 여파로 2024년 신학기 특수가 주춤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신학기 준비를 위한 소비자는 되려 이전보다 몰리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강해질수록 ‘VIB(Very Important Baby)’, 골드 키즈(Gold Kids) 등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소비하는 트렌드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차별화된 기능과 품질, 안전성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인식이 확대된 것이다. 다가오는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가 주변에 있다면, 변화된 학습 환경에 맞춰 발전하고 있는 아이방 가구를 확인보면 어떨까?한상욱 한샘 학생서재팀장 (이미지=김정훈 기자)
2024.02.17 I 노희준 기자
코로나 특수 끝난 수젠텍, 엔데믹 돌파구는?
  • 코로나 특수 끝난 수젠텍, 엔데믹 돌파구는?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체외진단 전문기업 수젠텍(253840)이 올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한 수젠텍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수혜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수젠텍은 알레르기진단과 펨테크 사업 강화를 통해 엔데믹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알레르기진단 신제품 출시…중동·유럽 등 공략15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수젠텍은 지난해 3분기 매출 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995억원)과 비교하면 약 20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89억원으로 전년 영업이익 504억원에서 적자전환됐다. 코로나 진단키트 제품의 전반적인 매출 하락과 더불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설비 투자를 늘려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수젠텍은 2019년 상장한 의료기기업체로 체외진단 분야 중 면역화학 기반의 개인 맞춤형 현장검사 진단기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판매하고 있다. 수젠텍은 다중면역블롯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알레르기, 자가면역, 치매 검사 등 다양한 제품 개발 및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특히 수젠텍은 비인두 스왑 검체(콧물) 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이 존재하는지 검사해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SGTi-flex COVID-19 Ag’를 개발했다. 수젠텍은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SGTi-flex COVID-19 Ag’ 등의 영향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때 실적이 급증해 2022년 첫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여파로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수젠텍은 알레르기 진단과 펨테크 사업으로 반전을 꾀한다. 수젠텍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개최됐던 메드랩 2024(Medlab Middle East 2024)에 참가해 알레르기 진단제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이번에 소개한 알레르기 진단 신제품 ‘S-Blot 2 Easy’는 노트북 1대 크기(약 42cm)의 초소형 자동화 제품이다. ‘S-Blot 2 Easy’는 중소형 병원에서 시행하는 알레르기 검사에 최적화됐다. ‘S-Blot 2 Easy’는 최대 12개의 샘플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고 검사 시간도 3시간 이내로 단축된다.알레르기 제품 ‘S-Blot 3’은 최대 60개의 샘플의 동시 검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자체 분석 알고리즘, QR코드 기술이 더해져 기존 제품 대비 분석의 정확성 및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킨 전자동 알레르기 검사기기다. 진단시약 ‘SGTi-Allergy Screen’은 사람 혈청 또는 혈장에서 알레르겐 특이 면역글로불린 E를 효소면역블로팅 방법으로 반정량해 알레르기 진단에 도움을 주는 체외진단 의료기기다. ‘SGTi-Allergy Screen’은 소량의 혈액으로 음식, 꽃가루, 아토피 등 100가지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대한 반응 여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수젠텍은 올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예정이다. 중동·아프리카시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피치솔루션(FitchSolutions)에 따르면 2026년 UAE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약 13억달러(약 1조7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수젠텍은 지난해 UAE·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소재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약 140억원(누적 계약 금액)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수젠텍은 유럽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수젠텍은 지난해 ‘S-Blot 3’의 유럽연합(CE) 체외진단의료기기규정(IVDR) 인증을 획득했다. 유럽연합 국가에서 체외진단의료기기를 판매하기 위해선 CE 인증이 필요하다. 유럽연합은 2022년 5월부터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권고 수준의 지침(Directive)인 CE-IVDD(In Vitro Diagnostic Directive)를 적용했다. CE-IVDR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규정으로 규제 요건이 강화됐다.수젠텍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알레르기를 암, 에이즈, 심혈관 질환에 이어 네 번째로 흔한 만성 질환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시장을 선점하며 중동과 유럽 시장 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여성+기술’ 펨테크 사업 주력수젠텍은 펨테크 사업에도 주력한다. 펨테크는 여성과 기술이 합쳐진 신조어로 2016년 처음 등장했다. 펨테크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여성 건강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한 만큼 활용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펨테크애널리틱스는 글로벌 펨테크 시장은 2030년 973억달러(약 130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영국, 인도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펨테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수젠텍은 2022년 12월 출시한 여성 호르몬 진단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슈얼리 스마트 시리즈를 통해 개인용 홈 테스트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한다. 핵심제품 슈얼리 스마트는 신체적 변화를 자가 진단하고 모바일 앱을 통해 호르몬 패턴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슈얼리 스마트는 소변 검사로 배란, 임신, 폐경 및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5종의 진단이 가능하다. 수젠텍은 여성의 생애주기 동안 다양한 질병이 발병하지만 이를 측정하기 위해선 매번 병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젠텍은 지난해 4월 슈얼리 스마트와 슈얼리 스마트 배란 듀오, 슈얼리 스마트 완경 듀오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수젠텍은 미국 허가와 더불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헬스케어기업 지스본과 합작 회사도 설립했다. 수젠텍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피움인베스트먼트도 지난해 말 설립했다. 수젠텍은 현재 피움인베스트먼트의 금융감독원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록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수젠텍은 피움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으로 알려졌다.수젠텍 관계자는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은 알레르기 진단과 펨테크 사업”이라며 “실적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4.02.16 I 신민준 기자
79만명 몰린 '품절주' 에이피알…IPO 兆대어 훈풍
  • 79만명 몰린 '품절주' 에이피알…IPO 兆대어 훈풍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올해 첫 기업공개(IPO) ‘조(兆) 대어’인 에이피알(APR)이 일반 청약에서 약 14조원의 증거금을 끌어모으면서 증시 입성을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연초 이후 몸집이 작은 중소형주 뿐만 아니라 대형주도 선전하면서 지난해 IPO를 미뤘던 대어들의 복귀도 빨라질지 주목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청약증거금 14조원…균등주식은 17명당 1명꼴로 ‘1주’15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까지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1112.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13조9126억원, 청약 건수는 78만8268건을 기록했다. 최소 청약 기준 균등 배정 주식 수는 약 0.06주다. 지난해 IPO 최대어인 두산로보틱스(454910)의 일반 청약 경쟁률(524.05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적은 공모 물량 영향이기도 하다. 에이피알의 일반 공모 주식 수 37만9000주 중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은 9만4750주다.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균등 배정 주식 수는 각각 0.065주, 0.059주다. 각각 15명당 1명, 17명당 1명꼴로 1주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에이피알은 ‘품절주 효과’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은 ‘품절주 효과’를 누리면서도, 유통 물량이 많아지면 향후 보호예수가 풀린 이후 기관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과 이에 따라 개인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갈 수 있음을 고려해 물량 규모를 정한 것으로 안다”며 “또한 상장 준비를 위해 최초 신고서를 제출할 당시에는 흥행 분위기를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에이피알은 이번 흥행 배경에 대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목표치를 제시한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며 “뷰티 기기로 대표되는 뷰티테크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술 경쟁력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이피알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약 2000곳의 참여 기관 중 97% 이상이 공모가 희망범위(14만7000원~20만원) 상단·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해 일반 공모 흥행 돌풍이 감지됐었다. 에이피알의 공모가는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책정됐다. 에이피알의 총 공모금액은 947억5000만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이 될 예정이다. 에이피알의 상장 예정 주식 수는 758만4378주다.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300%)까지 상승해 100만원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시총은 단숨에 7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대어급 IPO 훈풍 주목…HD현대마린·LG CNS·SK에코 등지난해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450080) 등에 이어 올해 첫 대형 공모주인 에이피알이 선전하면서 대어 IPO 분위기를 달굴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른 시일 내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으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있으며 LG CNS, SK 에코플랜트도 상장 예정이다. 지난해 어려운 시장 상황에 상장을 철회했던 대어들에도 관심이 높다.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해 SSG닷컴, 야놀자, CJ올리브영, 현대오일뱅크, 컬리 등도 거론된다. 상장 후 예상 시총이 12조~16조원에 육박해 IPO 최대어가 될 전망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주목된다. 에이피알의 이번 흥행이 향후 대어급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각 기업과 시장 상황을 둘러싼 ‘복잡한 함수’를 염두에 둔 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의 공모주 ‘옥석 가리기’도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의 성공적인 안착은 다른 대어들의 증시 입성에 좋은 레퍼런스가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각 기업과 시장 상황 등을 비롯해 굉장히 복잡한 함수가 IPO 추진 여부와 과정을 좌우하기 때문에 향후 분위기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그는 “최근 IPO 열기가 뜨거운데, 과열은 꼭 부작용을 부르는 점을 유의할 것”이라며 “자금과 물량은 한정돼 있다. 대형주들이 상장하면 청약증거금부터 환불까지, 또 배정받은 주식이 매도돼서 현금화될 때까지 자금이 묶여 있기 때문에 소외되는 주식이 생기는 ‘블랙홀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4.02.16 I 이은정 기자
애플 빼고 엔비디아로 ‘우르르’…‘불기둥’ 올라탄 서학개미들
  • 애플 빼고 엔비디아로 ‘우르르’…‘불기둥’ 올라탄 서학개미들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엔비디아가 연일 고공 행진을 달리는 가운데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들이 이에 올라타고 있다. 고점 부담 우려에도 매수세는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그간 서학 개미의 ‘러브콜’을 받던 애플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엔비디아 메웠다. 향후 AI에 대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2월 8~14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들은 이 기간 총 1억2710만달러(약1696억원)를 순매수했다. 순매수 규모 2위는 테슬라로 8488달러의 순매수세가 나타났고, 3위는 알파벳이 올랐다. 같은 기간 서학 개미들은 애플을 1151만달러(약 153억원)를 순매도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 투자자 보유 주식 평가액을 살펴보면 지난 13일 기준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부동의 1위인 테슬라다. 특히 최근 테슬라가 폭락했음에도 꾸준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보유 주식 평가액 2위는 엔비디아가 차지했고, 애플이 3위로 뒤를 이었다. 올해 초까지 애플은 테슬라 다음으로 서학개미들의 사랑을 받으며 3년 넘게 국내 투자자 보유 주식 평가액 2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의 수요 부진 전망과 함께 AI 붐이 겹치면서 지난달 15일부터 엔비디아에 2위 자리를 내줬다. 특히 포모 현상(FOMO·소외된다는 것에 대한 공포)도 가속화하면서 엔비디아와 애플의 간극도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초 주당 190달러(약 25만원)에 머물던 애플의 주가가 현재 184달러(약 24만원)로 약 4%대 감소했지만, 엔비디아는 연초 주당 490달러(약65만원)에서 지난 14일 (현지시간) 기준 739달러(약 98만원)로 50% 넘게 치솟았기 때문이다.최근 엔비디아가 알파벳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등 연일 치솟으면서 고점 우려도 스멀스멀 나오고 있지만, 서학 개미들의 순매수 규모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가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603달러에서 750달러로 올려 잡았고, 골드만삭스도 625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는 점도 서학 개미의 거침없는 매수세에 일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엔비디아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AI 흐름에 힘입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뛸 것이라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 약 4조원 규모에서 성장을 거듭하면서 2030년에는 약 125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31.3%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도 인공지능 트렌드 확대에 따라 엔비디아의 성장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2.16 I 이용성 기자
작년 700억 '부정수급'으로 새나갔다…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역대 최대
  • 작년 700억 '부정수급'으로 새나갔다…국가보조금 부정수급 역대 최대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지난해 부정수급된 국가보조금이 역대 최대인 약 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해도 의심 사업 추출, 현장 점검 등을 강화해 부정수급으로 낭비되는 보조금을 끝까지 추적하고 환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기획재정부는 15일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e나라도움’의 부정징후 탐지시스템(SFDS)을 활용해 부정수급을 점검한 결과, 작년 493건의 부정수급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700억원 규모로, 건수와 금액 모두 역대 최대다. ‘e나라도움’은 2017년부터 국고보조금의 지급은 물론, 정산 등 처리 과정을 전부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2018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한 SFDS는 e나라도움을 통해 수집한 수급자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해 가족 간 거래, 출국 및 사망자에 대한 수금, 세금계산서 취소 등 패턴에 따라 이에 해당하는 지급건을 탐지하고, 부정 수급으로 의심되는 사업을 추출한다.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각종 ‘감시 사각지대’를 점검·개선하겠다는 내용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지난해 SFDS를 통한 의심 사업 추출을 대폭 늘리고, 현장 점검 역시 강화했다. 기재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상반기 동안 집행된 보조사업을 대상으로 총 7521건의 의심사업을 추출·점검했다. 추출 건수는 2022년 4603건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후 추출된 의심사업은 다시 각 부처의 자체 점검 또는 현장 점검 등을 거쳐 집행 오·남용, 가족간 거래, 계약 절차 위반 등으로 최종 적발했다. 현장 점검 역시 2022년 330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400건으로 늘어났다. 현장점검에서는 보조금 사용이 제한된 주류 업종에서 심야 시간에 30만원을 사용하거나, 경쟁입찰 없이 가족을 수의계약으로 선정해 시설비 8억원을 지급하는 등 각종 부정 사례가 덜미를 잡혔다. 정부는 재정건정성 확보를 위해 부정수급을 최대한 줄인다는 취지 하에 올해도 의심사업 추출, 현장 점검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사업을 총 8000건 추출하고, 현장 점검 역시 450건으로 늘린다. 특히 상반기에는 각종 보조사업의 정산 기간이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 이 기간 중 현장 점검을 집중 실시할 예정이다. 각 부처의 책임 강화를 위한 교육 등도 강화한다. 정부는 3월 중 부정 수급 자체 점검 매뉴얼을 배포하고, 담당자 교육을 실시한다. 또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요청한 합동 현장 점검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감시 사각지대’ 점검 및 개선이 주요 국정과제인 만큼 단 1원의 보조금도 낭비되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환수하고, 사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2024.02.15 I 권효중 기자
연매출 8조 첫 달성 카카오, SM엔터 편입효과 빼면 '암울'
  • 연매출 8조 첫 달성 카카오, SM엔터 편입효과 빼면 '암울'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카카오(035720)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8조원을 넘기며 외형성장을 이어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암울한 성적표라는 지적이다.카카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8조1060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14.2%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간 모습이었다. 외형적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를 제외할 경우 성장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SM엔터 편입효과를 제외할 경우 2023년도 매출은 7조38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성장에 그쳤다. 사상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카카오는 그동안 줄곧 초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2016년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외형이 성장한 이후로 한정할 때도 매출 성장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의 2017년 이후 연간 매출 성장률을 보면 △2017년 35% △2018년 23% △2019년 28% △2020년 35% △2021년 48% △2022년 16%로 매해 매해 고속 성장을 이어왔다. 한 자릿수 성장률 기록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실제 지난해 카카오의 외형 성장을 이끈 주된 사업 부문은 뮤직 부문이었다. 뮤직 부문 매출은 1조7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92.9%가 급증했다. 하지만 여기서 SM엔터 편입 효과를 제외할 경우 매출과 증가율은 1조원과 11.8%로 급감한다.영업이익 측면에서도 양상은 비슷하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9% 감소한 5020억원을 기록했는데, 여기서 SM엔터 편입 효과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은 4700억원으로 줄어들어 감소율은 16.7%까지 치솟는다. 다음달 취임 예정인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카카오)카카오로선 이처럼 떨어진 기존 사업부문의 성장동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카카오는 우선 지속적으로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을 통해 카톡을 단순히 메신저 앱이 아닌 ‘종합 커뮤니케이션 앱’으로 진화시켜 더 많은 사업영역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해 초개인화된 서비스로 이용자를 붙잡아 두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경량 AI 모델을 카카오톡에 적용하는 등 AI를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홍은택 대표는 “카카오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B2C 접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모바일 서비스를 대중화한 데 이어 AI 서비스가 전 국민 생활 속에 확산되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카톡을 활용한 톡비즈 등 기존 사업에 힘을 쏟는 한편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일 실시간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출시한 카카오헬스케어의 경우 국내 시장 확대를 넘어 향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는 클라우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다음 달 예정된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에도 기본 사업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홍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와 자주 대화를 나눈다. 지난해 진행된 사업 방향에 대해선 큰 이견이 없어 연속성을 갖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강도 내부 쇄신은 한동안 이어갈 예정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는 회사 위상에 맞는 성장방향과 경영체계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외부 감시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와 개편된 CA협의체를 중심으로 인적쇄신뿐만 아니라 전방위적 쇄신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2024.02.15 I 한광범 기자
IPO 재도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주목할 다크호스는
  • IPO 재도전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주목할 다크호스는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이 코스닥 이전 상장 및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앞서 고금리, 투자 시장 위축, 국가간 분쟁 등 불확실성 확대와 기술성 평가 기준 강화로 인해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건수는 쪼그라들었다. 실제 2020년 17건이었던 국내 바이오기업 기술특례상장 건수(바이오협회)는 2022년 9건으로 절반 가량으로 줄었고 작년 3분기까지 10건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에 나선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은 약 17곳에 달한다. 그 중 상장을 한차례 이상 보류하고 다시 도전하는 기업은 약 10곳이다. 절반 이상의 바이오텍이 ‘재수생’인 셈이다. 해당 기업은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피노바이오 △오상헬스케어 △디앤디파마텍(3차) △옵토레인 △엑셀세라퓨틱스 △엔지노믹스(3차) △넥스트바이오메디칼 △퓨처메디신(코스닥 이전) 등이다. ◇ 기술 특례 기준 높아지고 벤처 투자 분위기 악화...올해는 다를까 이들 기업은 과거 한국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했거나 자진해서 상장을 보류했다. 임상 초기 단계에 머무르거나 이렇다 할 기술이전 실적이 없는 회사에 대한 거래소의 평가는 박했다. 기술특례상장 평가 제도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 일정부분 반영된 것이다. 실제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작년 하반기 코스닥 시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BBB, BBB 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기술평가 특례를 위해서는 최소 1개 기관으로부터 A등급 이상, 나머지 1개 기관으로부터는 BBB등급 이상을 각각 받아야 한다.올해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헬스케어 기업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벤처캐피탈(VC)의 투자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VC의 바이오 투자는 2021년 1조 6770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조1058억원으로 감소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바이오의료 분야 VC 신규 투자는 6264억원에 그쳤다.올해는 투자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벤처캐피탈 업계 한 관계자는 “AI 부문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아직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며 “최근 바이오 IPO 추진이 늘어난 건 작년, 재작년 도전을 했다가 실패한 회사들이 승인을 받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되며 다시 나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을 심사하는 쪽도 작년보다는 분위기가 유연해지고 덜 엄격해진 느낌이 있다. 최근 미국도 IPO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고 있어 올해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2의 루닛 노린다’...AI 기술 기반 바이오텍, 상장 출사표그렇다면 올해 어떤 기업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게 될까. 먼저 쓰리빌리언, 온코크로스 등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다. 특히 쓰리빌리언은 과거 2022년 상장 추진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3배 이상 뛰었다. 구글 딥마인드보다 높은 희귀질환 AI 분석 기술을 가졌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어서다. 쓰리빌리언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기술평가 기관인 한국발명진흥회와 SCI평가정보로부터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쓰리빌리언은 매출 기반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다. 작년 매출은 약 30억원이다. 해외 매출은 2022년 대비 6배 이상 상승하며,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넘어가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쓰리빌리언은 올 3월께 상장 위원회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하반기 상장하는 게 목표다.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기술성 평가를 2년 전에도 받았고 작년 하반기에도 받았는데 모든 지표가 그때보다 4~5배는 좋아졌다”며 “상세 지표를 보면 해외 매출은 50%로 비중이 늘었고 특허는 35개, 논문 수 76편(SCI 기준), 매출 30억, 주요 병원은 300곳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AI 기술 기업인 온코크로스는 지난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온코크로스는 2021년 기술성평가에서 A, BBB 등급을 획득하고 IPO 절차를 밟았지만 시장 상황 악화로 상장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기술성평가에서 전문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획득했다.온코크로스는 의약품이 최적의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적응증을 발굴하거나 질환에 최적인 약물을 발굴하는 인공지능(AI) 플랫폼 ‘랩터 AI’를 보유하고 있다. 또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개발하거나 기술수출하는 방식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OC514’는 근감소증 등 근육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OC514의 국내 판권은 한국파마에 기술이전됐고, 현재 글로벌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FDA 긴급사용 승인’ 오상헬스케어, ‘7000억원 수출 신화’ 웰마커바이오도 기대 또 다른 ‘코스닥 상장 재수생’인 체외진단(IVD) 기업 오상헬스케어도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병원에서 혈액 검사용으로 사용되는 전자동 생화학 분석기를 1997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2003년에는 개인용 혈당측정기의 미국 FDA 승인을 국내 최초로 획득했다. 2014년 분자 진단 분야에 진출한 이후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20년 코로나19 분자 진단 시약을 개발했다.특히 코로나19 분자 진단 시약은 국내 기업 최초 미국 FDA 긴급사용 승인에 이어, 면역 진단(자가진단)키트도 FDA 긴급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오상헬스케어는 28년간 100여개국, 140여개 거래처를 확보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97.3%다. 특히 미국 시장이 전체 매출액의 86.6%를 차지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도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2020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으나 승인받지 못했고, 이듬해에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올해 세 번째 도전이다.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경구형 비만 치료제를 중심으로 주사형 NASH 치료제(DD01),퇴행성 뇌질환 치료제(NLY01) 등 GLP-1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항암제 개발 전문 바이오 벤처인 웰마커바이오 역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올해 코스닥 상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는 ‘신규 타깃 발굴 시스템’을 이용해 도출된 치료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기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지난 8월에는 유럽 바이오 기업에 7000억원 규모로 이 신약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이외에도 △퓨쳐메디신 △옵토레인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엔지노믹스 △엑셀세라퓨틱스 등이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씨어스테크놀로지 △아이빔테크놀로지 △아이엠비디엑스 △이엔셀 △지피씨알 등이 첫 도전에 나서고 있다. 다만 코루파마는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 간 지분 이동에 따른 ‘상장차익 증여의제’가 발생한 것을 인지해 상장예심을 자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노바이오 또한 13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5월 예심청구 후 파두사태 등 대내외 변수로 계속해서 심사가 지연된데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아직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완전히 시장 상황이 개선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11월 ‘2023년 글로벌 및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 동향’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미국과 한국 선거로 정치적 변수를 비롯해 금리 문제, 부동산 위기 등 금융환경 변수들이 산적해 있다. 바이오산업 투자 불황은 지속할 전망”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성된 펀드는 많아서 투자금은 충분히 모였기 때문에 올해는 옥석을 가리는 본격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2.15 I 김승권 기자
시장 전망과 따로 노는 실적에…보험업계 '시끌'
  • 시장 전망과 따로 노는 실적에…보험업계 '시끌'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지난해 새 회계제도(IFRS17)를 도입한 보험사가 첫 연간 성적표를 속속 발표하면서 불만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준에 대한 이견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보다 높거나 낮은 실적에 대한 불만이 그것이다. IFRS17이 쏘아 올린 보험사 실적의 ‘예상 가능성’, ‘신뢰성’ 이슈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보험업계의 이견과 불만이 완전히 사그라지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보험업계 작년 실적 잠정치 공개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는 ‘매출액 또는 손익구조 30%(대규모법인 15%) 이상 변경’ 공시를 통해 연간 실적 잠정치를 공개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지난해 잠정 순이익(연결)기준으로 ‘2조 클럽’에 입성했다. 순익이 1년 만에 18.2% 늘면서 시장 예상치(1조 9401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한화생명의 순익은 전년 대비 1.2% 늘어난 826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잠정 순이익(연결)은 1조 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9%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2조 1388억원)보다는 낮았다.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당기순익이 9889억원에서 1조 7494억원으로 77.1% 급증했다. 이는 올 초 시장 전망치(1조 5957억원)를 1500억원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시장 전망치와 다소 차이를 보인 이유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보험사에 제시한 가이드라인 때문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IFRS17을 도입하면서 불거진 ‘실적 착시’를 불식시키기 위해 당기순익과 순익 지표인 ‘CSM(계약서비스마진) 산출 가이드라인’을 보험사에 제시했다. 3분기 반영 가이드라인엔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 등을 포함한 데 이어 4분기엔 장래 추가보험금 지급률, 성과급 반영 등에 대한 회계 기준 등을 새로 재정비해 포함하도록 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소급 반영’ 단어 하나에 소급법 이슈 재점화‘소급 반영’이라는 단어 하나에 말 많고 탈 많았던 ‘소급법’ 이슈가 갑자기 재점화되기도 했다. 계리적 가정 변동에 따른 영향을 앞으로 결산에 반영하면 ‘전진법’, 이미 결산이 끝난 이전 재무제표에도 소급해서 적용하면 ‘소급법’이라고 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전진법을 원칙으로 하되 올해까지는 한시적으로 소급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그런데 한 회사의 정정공시에 ‘소급’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이를 소급법으로 해석하는 사례도 나왔다. 어떤 방식으로 실적을 처리하느냐에 따라 최종 순익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 보험사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 보험사 실적 공시에 ‘소급 반영’ 표현이 있었는데, 업계에선 굳이 3분기를 기준으로 한 것은 소급법을 적용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돌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번 공시가 과거 ‘소급법’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진·소급법 적용은 3분기 가이드라인 적용에 대한 내용”이라며 “해당 공시는 금융감독원 권고에 따라 변경된 내용을 실적에 적용한 것이고, 전진, 소급법 이슈와 별개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이 때문에 시장 전망치와 다른 실적이 나오고 ‘소급’이라는 단어 하나를 두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시장 혼란이 커지자 보험 재무제표의 ‘비교 가능성’과 ‘예상 가능성’이 후진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치가 크게 빗나가거나, 금융당국·보험사별로 이견과 오해가 있다는 것은 제도에 대한 업권의 신뢰성과 예측가능성이 부족하다는 방증이다”며 “실적을 둘러싼 잡음은 한동안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4.02.15 I 유은실 기자
음반 판매 뚝… K팝 봄날은 가나
  • 음반 판매 뚝… K팝 봄날은 가나
  • (그래픽=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최근 일부 K팝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 수치가 감소세를 보이면서 음반 호황기가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줄곧 우상향을 이어오던 연간 총 판매량까지 하락세를 그리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14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초동 판매량 부진이 장기화한 상황은 아니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분위기”라는 견해를 밝혔다.◇1억장 시대 열렸지만…성장세 멈춘 사례 잇따라K팝 음반 시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폭발적 성장세에 힘입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코로나19 이전 2500만장대에 불과했던 연간 음반 판매량(써클차트 톱400 앨범 기준)은 2020년 4100만장대로 대폭 증가했다. 이후에도 기세가 이어지면서 2021년에는 5700만장대로, 2022년에는 7700만장대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억장 시대’까지 열었다. 보이그룹과 걸그룹들의 고른 활약 속 2023년 연간 음반 판매량은 1억2000만장을 훌쩍 넘겼다.이 가운데 일각에서 위기론을 제기하는 이유는 지난해 연말부터 일부 아이돌 가수들의 초동 판매량이 꺾이는 추세가 관측돼서다. 새해 들어서는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JYP) 소속 걸그룹인 있지와 엔믹스의 신작 초동 판매량이 전작 대비 수십만장씩 감소하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있지와 엔믹스가 지난달 발매한 새 앨범 초동 판매량은 각각 31만장과 61만장으로 집계됐다. 전작 대비 각각 51만장과 42만장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상황 속 써클차트의 2023년 12월 기준 월간 톱400 앨범 음반 판매량이 11월 대비 72.9%,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연중 최저치인 약 400만장에 머문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기론이 고조됐다.◇초동 과열 경쟁에 지친 팬덤…프로모터·기획사 움직임 위축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초동 판매량은 컴백 직후 음반을 구매하는 열성 팬덤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최근 몇 년간 아이돌 가수들은 새 앨범을 낼 때마다 자체 최고 초동 판매량 기록을 써내는 ‘커리어 하이’(Career High) 행진을 이어왔다. 대면 활동이 제한된 코로나19 시기 K팝 팬덤의 경쟁 무대가 음반 분야로 쏠린 영향이 컸다. 해당 수치를 높여 지지하는 아이돌 가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려는 팬들의 음반 중복 구매 움직임이 활발했다. 초동 판매량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K팝 팬들이 향유하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K팝 소비국도 늘어났다.하지만 최근 있지와 엔믹스뿐만 아니라 스트레이 키즈, 에스파, 레드벨벳 등 여러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새 앨범 발매 후 전작보다 낮은 초동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연일 신기록을 써내던 모습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초동 판매량 과열 경쟁이 수년간 이어진 데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가 수치 감소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오는 중이다. 김 위원은 “‘전작보다 혹은 타 가수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야 한다’는 경쟁 심리에 따른 팬덤의 과열 경쟁이 잦아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영상통화 팬 사인회 등 음반 판매와 연계한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던 음반 도소매 업체들의 움직임이 위축된 영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명 ‘영통팬싸’로 불리는 영상통화 팬 사인회는 음반에 포함된 응모권을 통해 당첨돼야 참여 가능한 추첨제 이벤트다. 이에 팬들의 음반 중복 구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 음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시대가 본격 도래한 이후 콘서트를 비롯한 대면 행사가 늘어나면서 음반에 쏠려 있는 팬들의 소비가 분산되기 시작했고 과도한 팬 사인회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팬들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기획사 또한 악화한 여론을 고려해 판매량 증대를 위해 택한 전략이었던 음반 종수(種數) 늘리기를 자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대중국 수출액 회복세…비관 이르다는 시선도연간 음반 판매량 수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작보다 높은 초동 판매량을 달성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나오고 있고, 있지나 엔믹스의 경우처럼 감소 폭이 큰 사례가 많지 않아서다. 통상 공연 활동이나 시상식 일정에 집중하는 연말 연초 시즌이 ‘비수기’로 통하는 만큼 대형 아이돌 가수들의 컴백 러시가 이어진다면 음반 시장이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김 위원은 “K팝 팬덤이 특정 가수에 쏠려 있는 형태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팀들이 골고루 퍼져 있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지난해 급감했던 대중국 음반 수출액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뿐만 아니라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도 탄탄해진 만큼 일부 가수가 부진하더라도 올해도 총판매량 1억장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2024.02.15 I 김현식 기자
AI 초호황기인데…삼성 주가만 소외됐다
  • AI 초호황기인데…삼성 주가만 소외됐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글로벌 산업계가 초호황기를 누리는 와중에 한국만 유독 소외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 증가 폭은 다른 업체들과 비교해 가장 작았다. 14일 이데일리가 최근 6개월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를 분석해보니,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지난해 8월14일~올해 2월13일 6개월간 88.68% 폭등했다. ARM은 반도체 아키텍처를 설계한 후 라이선스를 판매해 수익을 내는 회사다. 대부분 모바일 칩들이 ARM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있는 만큼 AI 시대의 최대어로 불린다.‘AI 시대 필수품’ 그래픽저장장치(GPU)의 독보적인 강자인 엔비디아 주가는 같은 기간 64.85% 치솟았다. 엔비디아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아마존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4위에 올랐다. 두 회사간 시총 역전은 2002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그리는 ‘AI 제국’ 행보까지 더해 산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두 회사뿐만 아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TSMC의 경우 37.05% 급등했다. 애플, 엔비디아, AMD, 퀄컴 등이 AI 반도체를 만들어 달라고 TSMC 앞에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AMD(53.19%), 브로드컴(46.55%), ASML(40.57%), 퀄컴(31.59%), 인텔(20.96%) 등도 큰 폭 올랐다. 이런 와중에 삼성전자 주가는 같은 기간 10.45% 오르는데 그쳤다. AI 훈풍을 등에 업고 반도체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빨아들이는 가운데 삼성전자만 랠리에서 소외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에 비해 부족한 정부 지원 △AI 반도체 시대에 대한 삼성전자의 판단 미스 △7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돼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수십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사업인 만큼 해외 거래선들은 전문경영인보다 오너를 만나려 한다”며 “이재용 회장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삼성은 (AI와 관련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기로에 있다”고 했다.
2024.02.15 I 김정남 기자
17년 공운법 '그늘' 벗어난 출연연…우수인재 특채 가능할까
  • 17년 공운법 '그늘' 벗어난 출연연…우수인재 특채 가능할까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과학기술 분야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난달 31일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기타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지난 2007년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 제정 이후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 임금피크제 등 연구기관 성격에 맞지 않는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받던 데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혁신방안 발표회를 시작으로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최대한 빨리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출연연들도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지원방안과 평가제도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정원 통합관리·총액인건비 제한 푸나과기정통부의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과 ‘출연연 공공기관 지정 해제 시 개선사항 및 관리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출연연들은 칸막이를 걷어내 통합 관리하고, 대학이 하기 어려운 국가 단위 연구개발 임무를 협동하는 방식을 도입할 전망이다. 기술환경 변화에 따라 출연연간 협업을 촉진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주요 정책으로 출연연 정원 통합관리, 특별 채용 허용, 인력·예산 집중 지원 등 출연연 운영규정 제정이 추진된다. 또 출연연 연구과제들을 통합한 국가기술연구센터를 지정해 운영 방식에도 변화를 줄 전망이다. 가령 우수 인재가 필요한 분야에 연장 가능한 3년 단위 임기제 연구자를 채용하고, 전기료 인상 등에 대비해 인상률도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제 공공기관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일부 분야에서는 업계 수준과 유사하게 맞춰 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따라서 큰 틀에서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모셔오는 것처럼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게 되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출연연도 이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 출연연 부원장은 “그동안 인력 채용과 관련해 많은 제재가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정말 우수 인력을 뽑기 위한 내용들을 건의할 계획”이라며 “평가제도도 고과에 연연하지 않고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과감하게 전환, 줄세우기 연구가 아닌 수월성 있는 연구를 허용해야 할 것으로 본다. 누군가 이기고 져야 하는 제로섬이 아닌 방안 도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지난달 31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참석자들이 출연연 공공기관 지정해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사진=한국화학연구원)◇통폐합보다 칸막이 해소 초점출연연간 협업은 출연연 노동조합들이 요구해 온 통폐합 방식이 아니라 기관간 협력을 강화하고, 칸막이를 제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처럼 특수한 목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 임무를 위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연구과제 수행부터 정원 운영을 통합,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개발하는 등 분야별로 구분해 임무를 했던 것과 달리 기술 환경 변화로 양자통신 같은 기술은 한 기관만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이 됐다”며 “전략연구단처럼 주요 국가전략기술에 대해 출연연이 협력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통폐합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실었다. 이 장관은 지난 12일 새해 업무 보고 브리핑에서 “출연연에는 우수한 연구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자신의 역량을 끌어내는 체계로 만들 계획”이라며 “출연연이 통폐합하면 칸막이를 낮춘 것 보다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출연연이 협력해 난이도가 있고 복잡한 연구를 함께 수행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출연연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별 채용, 총액인건비 등을 해결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보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년 단위 과제 평가제 도입 등 과기정통부의 관리가 더 세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출연연이 경거망동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에 맞춰 국가 임무를 적절히 수행하고 제 역할을 다 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요구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김복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공운법 지정 해지 이후 과기정통부와 방향을 공유하고 있지만 당장 파격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연구소다운 연구소를 만들기 위해 과기정통부, 기획재정부, 출연연 등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출연연으로서 국민 세금을 쓰는 기관으로 책무성을 보여주면서 자율성을 확보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2.14 I 강민구 기자
與, '尹 40년지기'도 컷오프…현역·영입인재 등 단수공천
  • 與, '尹 40년지기'도 컷오프…현역·영입인재 등 단수공천
  •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4·10 총선에서 단수공천하는 지역구를 발표하며 첫 번째 공천 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현역의원과 영입인재를 포함해 단일 후보자가 나온 지역구는 총 25곳이다. 당은 대통령실 인사들이 출마한 강남을 등 공천 경쟁이 치열한 지역구의 발표는 보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공천 배제됐다. 권영세, 나경원, 배현진 의원 (사진=이데일리DB)◇‘권영세·나경원·배현진’ 25명 공천…강남을 ‘보류’국민의힘 공관위는 14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지역별로 서울 19명, 광주 5명, 제주 1명 등 총 25명을 단수 후보자로 의결했다. 전날 면접을 진행했던 서울·광주·제주를 대상으로 한 발표로 단수공천은 후보자가 1명이거나 경쟁력이 월등한 후보자가 있는 경우 지정한다. 서울에서는 권영세(용산구)·나경원(동작을)·배현진(송파을)·조은희(서초갑)·이용호(서대문갑)·태영호(구로을) 등이 단수추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2대 총선 영입 인재 중에선 전상범 전 부장판사(강북갑), 호준석 전 YTN 앵커(구로갑)가 공천을 받았다. 서울 송파갑에선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가 단수공천을 받으며 ‘윤심(尹心)’으로 불린 석동현 전 사무처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석동현 전 사무처장은) 여러 가지 지표 등에서 안됐기 때문에 시스템 공천을 통해 박정훈 후보로 가야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석 전 사무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당의 결정에 겸허히 승복한다”며 “당의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관위는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의 경우 △경쟁력(40) △도덕성(15) △당 기여도(15) △당무감사(20) △면접 점수(10)로, 당협위원장이 아닌 경우 △경쟁력(40) △도덕성(15) △당 및 사회 기여도(35) △면접(10) 점수를 합산해 평가했다. 이 밖에도 김병민(광진갑), 김경진(동대문을), 구상찬(강서갑), 김일호(강서병), 장진영(동작갑), 이재영(강동을), 박은식(광주 동구남을)이 명단에 올랐다. 지역구 내 1인 후보자 중 서울에선 오신환(광진을), 김재섭(도봉갑), 김선동(도봉을), 유종필(관악갑) 등이 단수 추천 명단에 올랐다. 광주와 제주에선 강현구(동구남갑), 하헌식(서갑), 김정현(광산갑), 안태욱(광산을), 김승욱(제주을)이 경선 없이 후보자로 지정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與 공천 면접 17일까지…이달 내 경선 마무리당 공관위는 단일 후보자 지역인 은평을, 강서을을 비롯해 대통령실 인사들이 대거 출마한 강남을에 대한 발표는 보류했다. 강서을은 김성태 전 의원이 ‘부적격’ 판단을 받으며 박대수 의원이 단일 후보자로 올라선 지역이다. 강남을은 박진 전 외교부 장관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이 출마하며 ‘양지’ 논란이 불거진 곳이다. 정 위원장은 단수 공천에서 제외된 지역에 대해 “당선가능성을 좀 더 고려하기 위해 보류했다”며 “나머지 분들은 나중에 경선이라든가, 재공모 등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박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에 대한 험지 차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공관위는 이날 경기·전북·인천 면접을 이어가며 △경기·전남·충북·충남(15일) △세종·대전·경남·경북(16일) △강원·울산·부산·대구(17일) ‘험지’ 순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단수공천의 경우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는데 유리하도록 면접 다음 날 바로 발표한다. 면접이 끝난 17일 전후로는 우선공천(전략공천) 등 경선 지역을 모두 결정한 뒤 이달 내 경선까지 마칠 계획이다.
2024.02.14 I 조민정 기자
IPO 대어 에이피알, 청약 첫날 1.6兆 몰려…소형주도 '들썩'
  • IPO 대어 에이피알, 청약 첫날 1.6兆 몰려…소형주도 '들썩'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올해 첫 기업공개(IPO) 조(兆) 단위 ‘대어’인 에이피알(APR)의 청약 첫날 증거금으로 1조6250억원이 모였다. 주관 증권사 모두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덩치가 큰 에이피알과 청약 기간이 맞물린 일부 소형 공모주도 견조한 성적을 내며 공모주 시장의 열기를 입증했다. 18일 에이피알의 주관증권사인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증거금은 1조6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청약자 수는 35만6410명이다.에이피알의 공모가는 25만원으로, 일반 청약으로 284억2500만원을 모집하는데 첫날 모집액을 대폭 상회했다. 균등배정과 비례배정분을 포함한 통합 일반청약 경쟁률은 137대 1을 기록했다. 에이피알의 일반공모 청약은 두 증권사에서 14~15일 진행된다. 총 공모주식 수는 37만9000주로 기관과 우리사주에 각각 55%(20만8450주), 20%(7만5800주)가 배정되고 나머지 25%(9만4750주)는 일반투자자에 배정된다.신한투자증권의 청약주식수는 1083만5860주이며 균등주식수 0.13주, 경쟁률 142.95대 1, 증거금은 1조3545억원이다. 하나증권의 청약주식수는 216만4530주로, 균등주식수는 0.14주이며 경쟁률 114.22대 1, 증거금은 2706억원으로 집계됐다.에이피알은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 초과 수준인 25만원으로 확정했다.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다. 공모가 확정에 따라 총 공모금액은 947억5000만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8960억원이 될 예정이다. 청약 마지막날인 오는 15일까지 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를 확인하고 참여하기 위한 눈치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코스피 대어였던 두산로보틱스는 첫날 증거금은 3조5500억원이었으나 마지막날 청약이 몰리며 이틀간 증거금은 33조1093억원까지 늘어났다.에이피알과 일반 청약 기간이 겹친 일부 소형주들도 견조한 성적을 냈다. 이날 △디지털트윈 솔루션 기업 이에이트 △기상 기업 케이웨더 △주사전자현미경(SEM) 기업 코셈 3곳이 지난 13일부터 진행한 일반 청약을 마무리했다. 이중 코셈은 일반 청약 경쟁률 2518.4대1, 케이웨더는 1988.83대 1을 기록했다. 올 들어 코스닥 상장에 나섰던 기업 대부분의 성적을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우진엔텍(457550)은 2700대 1, 현대힘스(460930)가 1231.2대1, 포스뱅크(105760)가 1397.07대1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청약 겹치는 날짜를 피하는 이유는 청약 마감 후 2영업일 뒤에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공모주의 규모에 따라 자금 분산 여부, 기업가치, 특정 증권사별 공모주 주관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한편, 케이웨더는 오는 22일, 이에이트와 코셈은 23일, 에이피알은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2024.02.14 I 이은정 기자
KDI, 올해 韓 성장률 2.2% 유지…"수출 보다 회복할 것"
  • KDI, 올해 韓 성장률 2.2% 유지…"수출 보다 회복할 것"
  •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기가 보다 완화된 상황에서 한국의 수출 회복세가 긍정적인 추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수 부진’이라는 진단을 3개월째 이어간 가운데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2%는 유지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美·中 경제 경착륙 위험 완화…“韓 수출에 긍정적 신호”KDI는 14일 ‘2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국 경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에 나섰고, 미국 역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향후 한국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직전 전망치(작년 10월, 2.9%) 대비 0.2%포인트 높은 3.1%으로 소폭 상향했다. 다만 이는 2011년~2019년 평균치(3.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중국과 미국의 경착륙 위험이 축소됨에 따라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중국 인민은행은 내달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중국 정부 역시 대규모의 증시 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내달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미국은 견조한 고용 추이는 물론, 주요 기업들의 호실적 등이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양호한 경제 상황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의 약화는 국내 시장 금리와 내수에 압박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KDI는 한국의 올해 수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KDI는 물량 기준 총수출 증가율은 3.8%에서 4.7%로 0.9% 높여 제시했다. 경상수지 역시 기존 전망치(430억 달러 내외 흑자)보다 높은 560억 달러 내외 흑자를 보일 것으로 상향했다. 수출의 회복세를 바탕으로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언급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 고금리에 내수 부진 계속…韓 올해 전망치 2.2%는 유지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2월 KDI 경제전망 수정 보고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만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하다는 분석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유지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소비와 투자 모두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KDI는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대비 0.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부동산 경기 부진을 반영, 건설투자(-1.4%) 감소폭은 기존(-1.0%)보다 확대될 것으로 봤지만, 전체 전망치(2.3% 증가)는 유지했다. 정 실장은 “상품 소비의 경우 특히 금리에 더 민감해 서비스 소비보다 더욱 좋지 않고, 전체 소비와 투자 모두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고금리 추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화된 수출 전망에도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KDI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 그대로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둔화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2.6%) 대비 0.1%포인트 소폭 하향한 2.5%로 수정해 제시했다. 정 실장은 “상반기 정부의 신속 재정 집행 기조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하반기에 들어서는 물가 안정치 목표인 2%대에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과 중국 경기 둔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해 촉발된 부실 업체들의 구조조정 여파는 위험 요소로 지목됐다. 정 실장은 “중국 경기가 둔화될 경우 한국의 성장률 역시 2% 내외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미국 대선 등과 더불어 아직까지는 지켜봐야 할 요소”라고 짚었다. 이어 “부실 건설업체들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적겠으나, 향후 관련 부문의 신용 경색 가능성 등은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4.02.14 I 권효중 기자
2월 코스피에 무슨 일이?…나스닥·닛케이도 제쳤다
  • 2월 코스피에 무슨 일이?…나스닥·닛케이도 제쳤다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훈풍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도 온기를 미치며 코스피의 상승세를 이끌어 내고 있다. 연초 국내 증시에서 무섭게 ‘팔자’에 나섰던 외국인이 ‘사자’로 돌아서면서다. 덕분에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타는 동안 나홀로 약세를 보여왔던 코스피는 이달에만 6%대 상승 곡선을 그리며 2640선 후반까지 올라 연초 하락분을 되돌렸다. 뉴욕증시의 M7 종목이 고공 행진을 지속하자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정부가 준비 중인 ‘기억 밸류업 프로그램’이 든든한 정책적 뒷받침이 됐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코스피, 日보다 美보다 더 올랐다 1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32포인트(1.12%) 오른 2649.6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5.96% 하락하며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소외됐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6.11% 상승하며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월만 놓고 보면 코스피의 상승세는 일본 닛케이지수(4.62%)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77%) 등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심지어 이달 코스피는 미국 나스닥 지수(4.35%)보다도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작년 종가인 2655선 회복도 눈앞이다.코스피의 오름세를 주도하는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코스피를 5조4043억원을 사들이며 달라진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제조업(3조4990억원)과 운수장비(1조8257억원), 전기전자(1조3505억원)와 금융(1조1920억원)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2월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현대차(005380)다. 정부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주주환원을 기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적으로 대형주에 몰리며 코스피를 끌어올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위험자산 선호에 한국 증시로 발을 돌린 외국인이 정부의 정책을 기대하며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대표 종목 매수에 나섰다는 얘기다.글로벌 환경도 코스피의 오름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미국의 3월 금리인하 기대는 사그라졌지만, 늦어도 5월에는 금리인하가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불을 붙였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334.60으로 마쳤지만 이날 1328.1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투심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게다가 뉴욕증시엔 AI 바람이 불며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애플·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테슬라·엔비디아)’가 급등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AI 반도체 관련주나 기술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해 부진했던 중국증시도 반등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는 이달 초 일정 기간 주식 대여를 금지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공매도 제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시세 조작과 악의적인 공매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또 2조위안(약 370조원) 규모의 증시 안정화 기금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중국 증시가 한국증시를 포함한 ‘신흥국 증시’의 바로미터인 만큼, 중국증시의 반등은 코스피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 사들인 저PBR주 ‘와르르’ 우려도 다만 코스피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를 둘러싸고 여전히 증권가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달러 가치 상승)로 돌아설 수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률이 2% 목표를 향해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보고 싶다”며 3월 조기 금리 인하설에 선을 긋는 등 신중한 입장을 지속하고 있다.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이미 주가가 상승하며 차익을 거둔 저PBR주 위주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시장 불안, 외국인 수급 위축으로 저 PBR주가 흔들리면 시장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최근 다시 늘어난 ‘빚투’도 눈여겨봐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9조6720억원으로 1월 말(9조5166억원)과 견줘 6거래일 만에 1554억원 늘어났다. 특히 현대차(005380)(952억→1455억원)와 기아(000270)(774억→1085억원), KB금융(105560)(67억→220억원) 등 저PBR 급등주를 중심으로 신용융자가 급증하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저PBR 업종은 이달 들어 10~15% 이상 오르는 등 극단적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최근 랠리는 곧 한계에 부딪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2024.02.14 I 김인경 기자
“고PBR 아니었어?”…외국인 훈풍 타는 반도체株
  • “고PBR 아니었어?”…외국인 훈풍 타는 반도체株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바람을 타고 한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 테마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올해 업종 펀더멘털 개선세가 비교적 명확해 하방 지지선이 단단한데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주가 급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실적 개선 및 수주 등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이날 각각 1.48%, 5.04%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7만5000원선을 회복하며 ‘8만전자’에 재도전할 여건을 확보했으며 SK하이닉스는 15만원에 장을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수급이 반도체 테마를 견인했다. 이날 하루 삼성전자를 792억, SK하이닉스를 226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발생한 외국인 순매수 9571억 중 30%가량이 반도체 쌍두마차를 사들이는데 투입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전하는 가운데 중소형 반도체 테마주 역시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가온칩스(399720)는 수주 호재가 겹치며 이날 하루 26.52% 올랐으며 HPSP(403870)도 21.14% 급등했다. 이밖에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가 14.81%, 리노공업(058470)이 8.42% 상승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종목을 추종하는 KRX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2% 올랐다. 같은 날 1.12% 오른 코스피와 2.25% 상승한 코스닥 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치다.설 연휴 휴장 동안 미국 증시에서 강세를 보인 온디바이스 AI 관련주의 급등도 국내 반도체 업종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는 간밤 장중 구글과 아마존을 제치고 시가총액 3위를 넘봤으며 연휴 기간 중 호실적을 공개하고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한 영국의 ARM은 3거래일간 93% 급등했다. 외신은 애플이 올가을 출시할 아이폰16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알트먼 OpenAI CEO는 AI반도체 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펀딩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증권사들은 AI 반도체 관련 종목의 목표주가를 연달아 상향하는 중이다.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래 AI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 투자는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AI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강력한 수혜로 이익 전망이 상향되면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시장에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저PBR주에 집중된 외국인 투자자본이 상대적으로 소외된 반도체 관련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성장주인 반도체 종목은 고PBR주로 분류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PBR 종목군 내에서 상승 강도가 약해지거나 오히려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반면 기술·성장주의 반격 부각해 순환매 색깔이 바뀌는 모습”이라 진단했다.다만 반도체 테마가 반등에 성공했으나 아직은 수급환경이 고PBR 업종에 불리한 만큼 종목별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AI 산업 전망치가 높아지는 만큼 가격 조정이 발생하거나 실적 혹은 수주 등의 개별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및 내년까지 이어지는 업사이클 방향성이 명확해지는 과정에서 종목별 주가 레벨업 트리거가 확인될 수 있다”며 “단기 이벤트 부재 및 수급 영향으로 가격 조정 발생 시 비중 확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24.02.14 I 이정현 기자
국부펀드만 곧 1경…글로벌 인재·기술 중동으로 몰린다
  • 국부펀드만 곧 1경…글로벌 인재·기술 중동으로 몰린다
  • [아부다비·두바이=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자본은 국가가, 최첨단 기술과 인재는 외국에서 들여와 현지화.’ 중동 투자시장의 쌍두마차 격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KSA) 정부가 펼치는 전략이다. 양국 정부는 세제 혜택을 부여해 외국 기업의 현지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이와 동시에 국부펀드 주도로 세계 각지의 운용사에 출자해 유망한 산업과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도 펼친다. 이런 선순환 구조를 통해 중동의 자금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세계 국부펀드의 3분의 1은 ‘중동 산유국’ 이달 초 미팅을 위해 방문한 아부다비 시내의 한 사무실. 중동 비산유국 출신의 외국인이 접객하는 풍경이 흔하다. 방문객이 사무실을 찾으면 안내와 함께 차를 내오고, 미팅 시작 전 응대를 담당한다. ‘오일 머니’로 부를 쌓은 중동이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중동 산유국들이 이제는 개벽을 꿈꾸고 있다. 탈 탄소를 좇는 세계 경제 트렌드에 따라 탈 석유 경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UAE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량과 보건 등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는 분야의 우선순위를 높여 탈석유와 산업다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 역시 에너지산업, 농업 등 국가 주요산업에 대한 투자는 물론이고 게임, 문화 등 소프트산업 투자에도 나섰다. 카타르는 지난 2022년 약 80개국에서 금융, 보험, 운송, 정보통신 등의 분야에 투자했다. 이들은 석유 경제로 창출한 막대한 자금과 똑똑한 기금 운용 전략을 활용해 제2의 경제 대국을 꿈꾸고 있다. 때문에 국부펀드가 전면에 나서 해외 투자를 주도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몸집도 커졌다. 걸프협력회의(GCC·중동 6개 산유국) 국부펀드의 운용자산(AUM)은 전 세계 국부펀드 운용자산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할 만큼 성장했다. 국부펀드 리서치 기관 글로벌 국부펀드(SW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AUM은 11조2000억달러(약 1경4930조원)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해 GCC 국부펀드의 AUM은 4조1000억달러(약 5465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UAE와 사우디 비중은 단연 압도적이다. 글로벌 SWF는 2030년 GCC 국부펀드 운용자산이 7조6000억달러(약 1경1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는 자산운용사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 그룹을 약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에 인수했고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스탠다드차타드로부터 글로벌항공금융리스 사업부를 36억달러(약 4조7900억원)에, 미국 게임업체 스코플리를 49억달러(약 6조5200억원)에 각각 사들이는 등 조단위 빅딜에 나서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수익도 상당하다. 사우디의 국부펀드(PIF)가 지난해 10월 밝힌 2022년 수익은 당기순이익 52억리얄(약 1조8747억원)이다. PIF는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연간 총 주주수익률 8%를 냈다고 밝혔다. UAE의 ADIA은 2022년 610억달러(약 80조원) 수익 낸 것으로 추산된다. UAE 또 다른 대표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가 밝힌 2022년 수익은 1060억디르함(약 37조9522억원)이다. 중동 국부펀드가 굴리는 자금은 수 백조원 단위로 포트폴리오 사가 수 백개가 되기 때문에 취합하고 정리하는 데 6개월에서 늦으면 1년까지 지연되는 게 일반적이다.◇ 석유 문화 남았지만…글로벌 인재·기술로 혁신UAE와 사우디에서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글로벌 인재와 기술을 들여와 현지화한 뒤 혁신을 꾀하려는 시도가 한창이다. UAE 정부는 각각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국제금융자유구역이나 국제금융센터를 지어 글로벌 기업과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 UAE 국부펀드들은 지속 가능한 투자에 열을 올린다. 일례로 ADIA가 최근 인프라, 부동산 관련 기후테크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사우디는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한 ‘비전 2030’에 따라 경제 변혁을 일으키고자 한다. 이때 PIF를 활용해 글로벌 투자를 강화, 최첨단 기술과 지식을 현지화해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현지에서 만난 중동 LP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이 중동 자본 유치에 관심이 많은 만큼, 반대로 중동 현지에서도 국외 자본과 인력, 기술 유치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특히 정부 차원에서 유망한 스타트업과 투자사의 자국 거래소 상장을 많이 홍보하고 있다”며 “외국 기업을 세제감면 특구에 유치시키고 자국 국민들을 고용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고 전했다. 정책에 발맞춰 점점 더 많은 운용사에 중동 자금이 출자되고 있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들은 중동 LP로 출자 받은 자금을 딥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기후테크 등 각종 신산업에 집중 투자한다. 투자뿐 아니라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피치북의 지난해 9월 조사 따르면, 2023년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딜(deal)은 101개로 141억6000만달러(약 19조원) 상당에 달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의 중동 자금 유치에 대한 관심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이유다.최근 우리나라 스타트업이나 기업, 운용사의 중동에 대한 관심도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카카오엔테터인먼트나 넥슨 등이 PIF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 외에는 아직 이렇다 할 투자 사례는 드물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 지원을 위해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사우디 국부펀드 사나빌 인베스트먼트가, 국내 AC 엔피프틴파트너스가 중동 VC 쇼룩파트너스와, 국내 VC 넥스트웨이브벤처파트너스가 사우디 AC 느무헙과 손을 잡은 사례 등이 있다.
2024.02.14 I 박소영 기자
“퇴출 불사” 엄포에…4대금융 충당금 9조 쌓았다
  • “퇴출 불사” 엄포에…4대금융 충당금 9조 쌓았다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작년 9조원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실 리스크가 커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강경한 주문에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4대 금융지주는 대손충당금 총 8조 9931억원을 적립했다. 이는 2022년 총 적립액인 5조 2658억원에서 무려 70.8% 증가한 수치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부실해질 위험에 대비해 회수 불가능하겠다고 예상한 금액을 적립해 미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계정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일반 기업보다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적용하고 있다.회사별로는 KB금융이 3조 1464억원으로 가장 많은 금액을 적립했으며 신한금융 2조 2512억원, 하나금융1조 7148억원, 우리금융 1조 8807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충당금 적립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우리금융(112.4%)이었다.금융사지주들은 작년 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 관련 대손충당금도 설정했다. 사별로 KB금융 1200억원, 신한금융 548억원, 하나금융 822억원, 우리금융 960억원을 적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들이 이처럼 막대한 충당금을 적립한 이유는 당국의 강한 압박 때문이다. 태영건설 PF 사업장이 연쇄 부실에 빠지면 건설업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 때문에 은행의 손실 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PF 사업장 평가 등을 통해 위험 요인을 철저히 점검해 구조조정과 재구조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올해부터는 정당한 손실 인식을 미루는 등의 그릇된 결정을 내리거나 금융기관으로서 당연한 책임을 회피하는 회사는 퇴출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당국은 최근 금융권에 충당금 산정체계 강화 등을 잇달아 주문했다. 지난달 금감원은 KB국민·신한·우리·NH농협·광주·대구·경남은행과 카카오뱅크 등에 대손충당금 산정체계를 강화하라는 내용의 경영 유의 조처를 했다. 금융권에서는 부동산 PF발 위기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충당금이 실적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럽다고 주장한다. 실제 최근 작년 4대 금융지주 실적 발표를 보면 ‘5조 클럽’을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KB금이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 6319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4조 3680억원(6.4% 감소), 하나금융은 3조 4516억원(3.3% 감소), 우리금융은 2조 5167억원(19.9% 감소)을 각각 나타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2년여간 충당금 적립액이 적지 않고 작년에도 많이 쌓았기 때문에 업황 등을 고려했을 때는 올해 이 정도로 적립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2024.02.13 I 정병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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