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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랗게 익은 '유자', 가을빛에 물들다
  • 샛노랗게 익은 '유자', 가을빛에 물들다[미식로드]
  • 유자공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남 고흥의 가을색은 노랑이다. 이유가 있다. 한창 수확 철을 맞은 고흥의 대표 농산물이 바로 유자이기 때문이다. 전국 유자 생산량의 절반 이상이 고흥 땅에서 나올 정도다. 과거 고흥 유자를 맛본 중국 사신이 중국에 진상되는 농산물 전부를 고흥에서 재배하는 것이 어떨지 고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만큼 고흥 유자가 다른 지방의 것보다 향이며 당도며, 그 맛이 훨씬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비타민C가 귤의 3배 정도 들어 있고 구연산이 풍부해 피로회복과 소화액의 분비촉진에 좋다. 특히 감기에 좋다고 한다.그 만큼 고흥에서는 유자를 재배하는 곳이 많다. 유자 재배면적도 전국 최대다. 기후 변화에 민감한 유자 재배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유자 재배의 북방한계선인 전남 완도와 진도, 경남 남해와 거제 등에서도 유자를 많이 재배하지만, 그중에서도 고흥을 최고로 친다.고흥에서도 대표적인 유자 산지는 풍양면과 두원면이다. 그중 고흥 유자의 40%가 풍양면에서 나오는데, 올해는 11월 말까지 수확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규모 유자나무밭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풍양면 한동리의 ‘고흥유자공원’이다. 도로변 밭과 야산이 모두 유자나무밭이어서 ‘공원’이란 이름을 붙였다. 누구나 길을 따라 밭으로 들어가 거닐며, 사진을 찍거나 유자 향에 취해볼 수 있다.고흥 유자(사진=고흥군청) 단, 유자나무엔 가시가 많으므로 찔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공원 입구 쪽에는 유자공원 특산품 전시판매장이 있다. 고흥 유자 재배의 역사, 특성, 약리효과 등 고흥 유자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생과, 주스, 청 등의 유자 가공제품은 물론 고흥의 우수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속이 빨간 석류도 유자와 함께 고흥을 대표하는 농산물이다. 석류 역시 고흥이 최대 주산지. 전국 생산량의 무려 70%를 차지할 정도다. 석류는 에스트로젠이 풍부해 여성에게 좋은 과일로 유명하다. 비타민B1, 비타민B2 등 수용성 비타민과 무기질, 칼륨 등이 풍부해 인기다. 석류는 10월 초부터 보름 사이에 수확이 끝난다. 서둘러 고흥으로 떠나야 할 이유다. 유자와 석류를 주제로 한 축제도 열린다.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풍양면 한동리 일원에서 열리는 고흥유자석류 축제다. 유자 둘레길을 걷고, 스탬프 인증 후 선물받는 ‘유자찍고, 선물받고, 힐링하고~’는 이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풍양면 양리마을의 유자 금은보화 둘레길과 대청마을의 대한민국유자1번지 길을 걸으며 고흥 유자의 정취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고흥 석류(사진=고흥군청)
2022.10.28 I 강경록 기자
트레이더스, 창립 12주년 행사...4만원대 버번 위스키 선봬
  • 트레이더스, 창립 12주년 행사...4만원대 버번 위스키 선봬
  • 트레이더스가 창립 12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에 나선다. 이마트 제공.[이데일리 문다애 기자] 트레이더스가 창립 12주년을 맞이해 대규모 행사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올해는 늘어난 위스키 수요를 반영해, 미국 유명 버번 위스키 브랜드와 협업한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를 창립 기념으로 단독 기획해 선보인다.트레이더스는 내달 3일까지 창립 12주년 위스키 ‘에반 윌리엄스 보틀드 인 본드(BIB) 12주년 에디션 50도 1L’를 3만병 한정 판매한다. 바닐라, 오크, 카라멜 향과 후추, 바닐라, 시트러스 맛이 조화를 이루고 마신 후에도 첫 풍미가 따뜻하고 길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버번 위스키 중에서도 품질이 높은 ‘보틀드 인 본드(Bottled In Bond)’ 상품으로, 성숙해가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4만3980원이다. 트레이더스 주류 바이어는 품질은 높지만 가격은 합리적인 위스키를 선보이기 위해, 올 여름 미국 현지 제조사 헤븐힐 디스틸러리에 직접 방문해 위스키의 원액 선정부터 레이블 디자인, 물량 확보 등을 사전에 협의했다. 이러한 제조사, 수입사와의 사전 기획과 대량 발주 등을 통해 트레이더스는 1L에 달하는 대용량 위스키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트레이더스는 이 같은 가격 경쟁력과 매입 경쟁력을 동시에 내세우며 ‘위스키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에반 윌리엄스 블랙 1L’는 대용량임에도 3만원대라는 압도적인 가성비 덕에 큰 인기를 끌었고, 1년 동안 9만병 이상 판매돼 트레이더스 위스키 매출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여기에 ‘김창수 위스키’, ‘스모키스캇’ 등 위스키 마니아를 겨냥한 이슈상품도 선보여 왔으며, ‘발베니’, ‘맥캘란’ 등 품절이 잦은 인기상품 물량을 확보해 오픈런을 일으키기도 했다.이에 트레이더스 위스키 매출도 매년 크게 늘며 올해는 위스키가 주류 내 매출 1등 자리를 처음으로 차지했다. 트레이더스에 따르면 2020년만 해도 위스키는 주류 내 매출 순위 5위였지만, 2021년 매출이 직전 해 대비 140% 늘고 올해(1/1~10/16)도 전년 동기 대비 67% 신장하며 1위에 오른 것이다.트레이더스 박현호 주류 바이어는 “위스키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트레이더스 창립 12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창립 위스키를 선보인다”며 “트레이더스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다양한 위스키를 선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고연산 버번 위스키 등 아직 국내에 없는 상품을 적극 도입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2.10.24 I 문다애 기자
정대왕 "보컬그룹→트롯 새 도전… 트롯계 한 획 긋겠다" ①
  • 정대왕 "보컬그룹→트롯 새 도전… 트롯계 한 획 긋겠다" [인터뷰]①
  • 정대왕(사진=KSC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남들은 잡기 어려운 기회인데 저에게는 두 번이나 온 거잖아요. 독하게 마음먹고 트롯 가수 정대왕으로 트롯계에 한 획을 긋겠습니다.”보컬그룹 보이스퍼 정대광이 트롯 가수 정대왕으로 활동 제2막을 여는 소감과 각오를 이같이 밝혔다.정대왕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도 있고, 병역 문제도 있다 보니 서로의 갈 길을 존중해 보이스퍼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며 “경사도 아니고 마음 아픈 일이어서 팬카페에 자필로 편지를 남기고 활동을 마치게 됐다”고 말했다.정대왕은 보이스퍼 활동을 마친 뒤 보컬 트레이너와 복싱코치로 활동하며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과거 함께 활동했던 스태프가 연락이 와서 트롯 가수로 활동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정대왕은 고심 끝에 한 번 더 꿈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그는 KSC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트롯 가수로 활동 제2막을 열게 됐다. 정대왕은 “나를 기억하고 추천해 주신 게 무척 감사했다”며 “지금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니 한 번쯤 더 해보면 좋지 않겠냐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정대왕(사진=KSC엔터테인먼트)정대왕이 트롯 가수로 포문을 여는 곡은 ‘땡겨’다. ‘땡겨’는 록밴드 연주를 바탕으로 한 신나는 댄스 트롯이다. 기존 잔잔한 보컬 위주의 음악을 했던 정대왕에겐 너무나도 생소한 장르지만, 의외로 처음 듣자마자 ‘나랑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개인적인 생각으로 ‘땡겨’란 곡은 화끈하고 뜨거운 청춘들의 사랑 노래라고 생각해요. ‘눈치 보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땡겨’, ‘불타는 청춘, 화끈한 사랑’이란 노랫말처럼, 원하면 바로 서로를 땡기자는 강력한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곡이거든요. 요즘 MZ세대들은 돌려 말하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드러내잖아요. 그런 점에서 제게도 딱 맞는 곡이고, 재밌게 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정대왕은 ‘땡겨’를 한껏 더 맛깔나게 소화하기 위해 안무도 준비했다. 보이스퍼 활동 당시 가만히 서서 노래만 부르던 모습을 떠올리면, 정대왕에겐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과도 같았다.“보이스퍼 활동 때는 무대 위에서 전혀 움직임이 없었어요. 가만히 서서 노래를 불렀고, 간단한 율동과 제스처 정도만 했었죠. 하지만 ‘땡겨’란 곡은 워낙 신나는 노래다 보니 신나는 안무가 필요했어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쉬운 안무를 고심 끝에 준비했고요. 한 번만 보셔도 저절로 따라 하게 될 만큼 중독성 강한 안무가 탄생했습니다. 분명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하하.”보컬리스트에서 트롯 가수로 변신한 정대왕을 향한 보이스퍼 멤버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그중 김강산은 ‘오히려 잘 됐다’면서 정대왕의 도전을 강력하게 지지했다고. 정대왕은 그런 김강산에게 “나중에 곡이나 하나 써달라고 했다”고 화답했다고. 그는 “주변에서 트롯 가수 전향을 안 좋게 보는 분들이 없어 다행”이라며 “덕분에 부담감과 걱정을 덜어내고 새 출발을 힘차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정대왕(사진=KSC엔터테인먼트)그러면서 정대왕은 “보이스퍼로 7년간 활동하면서 좋았던 순간이 참 많지만, 팬분들과 만남을 자주 갖지 못한 건 아직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면서 “그간의 아쉬움을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하나둘 채워나가고 싶다”고 했다. 또 “트롯도 장르가 참 다양하더라. 트롯을 기반으로 발라드, R&B, 댄스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이 가능한 장르”라고 힘주어 말하며 “첫 시작은 댄스 트롯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해 더 많은 분이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는 가수 정대왕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보이스퍼 정대광은 ‘정대왕’으로 활동명을 변경하고 트롯 가수로 새롭게 변신한다.정대왕은 21일 낮 12시 신곡 ‘땡겨’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땡겨’는 록밴드 연주를 바탕으로 한 신나는 댄스 트롯이다. 작곡가 날아라야옹이(이창우), 작사가 박진복이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설레는 사랑에 대한 끌림을 솔직하고 거침없이 드러낸 가사를 통해 성인 가요 팬들은 물론 MZ세대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2일에는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첫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2022.10.21 I 윤기백 기자
물감 쏟은 듯, 굽이굽이 붉은 길 위…가을 내려앉다
  • 물감 쏟은 듯, 굽이굽이 붉은 길 위…가을 내려앉다[여행]
  • 하늘에서 바라본 흘림골 등선대 전망대와 칠형제봉. 7년만에 재개장한 흘림골 탐방로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설악 최고의 단풍 명소라는 별칭에 걸맞게 단풍 구경 나온 이들로 붐볐다.이름값만 본다면 흘림골이 단풍과 기암괴석으로 더 유명하지만, 단풍만 놓고 본다면 미천골의 단풍이 더 다양한 색을 띄고 아름답다. 하늘에서 본 미천골 산자락은 이미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양양(강원도)=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을 산길 걷는 맛은 여러 가지다. 첫번째는 험한 산길을 걷다 힘들면 앉아 쉬는 맛이다. 두번째는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온몸을 어루만지듯 스치고 지나갈 때다. 그 청량감은 시원한 사이다 한 모금보다 더 상쾌하다. 마지막으로 붉고 노란 마음을 한장씩 덜어내듯 뒤돌아보는 맛이다. 산 빛깔 요란하고 물소리 소란한 산길을 걷다가 굽이쳐온 길을 돌아보면, 어느새 모두 산 그림자에 잠겨 한순간 고요해진다. 한창 가을빛에 물든 청량한 설악산 남쪽 기슭인 남설악을 오르고 내렸다. 한곳은 이름나고 또 한곳은 덜 이름났지만, 어디서든 가을은 똑같이 무르익었다. 7년 만에 문을 연 바윗길인 ‘흘림골’과 물감을 쏟아부은 듯 울울창창한 숲길인 ‘미천골’이다. 두 길 모두 앉아 쉬며 뒤돌아보기 좋은 바위가 물가에 널려 있다. 물론 깊고 험한 골짜기지만 큰 부담 없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다. 첩첩산중의 한계령을 넘어 강원도 양양의 남설악으로 향한 이유다.◇7년만에 문 연 남설악 최고의 단풍명소“역시 단풍하면 설악산”. 남설악 최고의 단풍 명소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의 흘림골과 주전골에서 만난 산행객은 설악산의 황홀한 비경 앞에서 연방 감탄했다. 지난 13일 찾은 흘림골은 이미 단풍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 모습을 눈에 새기려 나선 이들로 탐방로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안내를 맡은 남성우 설악산국립공원 계장 또한 “흘림골과 주전골은 숱한 바위 봉우리와 어우러진 단풍이 아름다워 지금이 딱 좋은 시기”라고 소개했다.남설악은 설악산국립공원의 남쪽을 지칭한다. 대승령, 귀때기청봉,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서북능선의 남쪽이다. 흘림골과 주전골은 한계령을 넘어 동해를 바라보고 하염없이 내려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흘림골 탐방로 간편 예약확인 시스템흘림골은 곰배령으로 잘 알려진 남설악의 중심이 되는 산인 점봉산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4년 개방했지만, 2015년 낙석사고로 다시 7년간 통제됐다가 올해 9월 6일 재개방했다. 등산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탐방로로 연중 예약제를 시행하는 쉽게 가보기 힘든 구간이다.흘림골 여심바위흘림골과 주전골을 동시에 즐기는 방법은 흘림골에서 등선대와 용소폭포를 거쳐 주전골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흘림골~여심폭포~등선대~등선폭포~12폭포~주전폭포~용소삼거리~용소폭포~주전골~~오색약수를 연결한 일방향 코스다. 총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흘림골탐방지원센터에서 등선대까지는 오르막길, 등선대에서 용소폭포까지는 내리막길, 용소폭포에서 오색약수까지는 평탄한 길이다.들머리는 흘림골탐방지원센터. 흘림골이라는 이름은 늘 안개가 끼고 날씨가 흐린 것 같다고 해서 붙은 지명이다. 탐방로 초입부터 된비알이다. 탐방로 바로 옆으로 칠형제봉이 단풍객들을 호위하듯 높게 서 있다. 오르막은 등선대까지 쭈욱 이어진다. 여심폭포까지는 그런대로 쉽게 오르지만, 여심폭포부터 등선대 입구까지는 깔딱고개라 부를 정도로 매우 가파르다. 여심폭포는 높은 기암절벽을 타고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 한때 폭포수를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신혼부부가 많이 찾던 명소다. 여기서 등선대까지 오르는 길은 숨이 턱에 걸릴 정도로 힘겹다.하늘에서 본 설악산의 암릉과 오색단풍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신선이 날아올랐다는 등선대로 오른다. 등선대 암봉으로 이어지는 철계단을 따라 오르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 전망대다. 기암절벽으로 무장한 칠형제봉이 나란하고, 북쪽으로는 설악산 서북 능선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그 아래로 한계령 휴게소와 골짜기 사이로 숨어드는 44번 국도도 내려다보인다. 등선대 아래로는 송곳처럼 뾰족한 암봉들이 날을 세우고, 암봉 틈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나무들이 그 풍경에 무게를 더한다. 등선대에서 펼쳐지는 설악산의 장관과 단풍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다. 등선대에서 용소삼거리까지는 한없는 내리막길이다. 오를 때보다 발걸음은 가볍지만, 도중에 걸음을 멈추게 하는 비경에 도무지 속도가 나질 않는다. 등선폭포, 12폭포, 주전폭포와 기기묘묘한 암릉이 계속 산행객에게 이리 오라 손짓한다.설악산 최고의 단풍 명소이자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주전골 계곡의 비경용소삼거리부터 오색약수까지는 주전골 탐방로다. 주전골은 승려를 가장한 도둑 무리가 위조 엽전을 만들었던 곳이라 해서 붙은 이름. 또 다른 설은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용소삼거리에서 용소폭포까지는 지척이다. 용소폭포는 주전골 탐방로의 하이라이트 격. 하얀 계곡물이 붉은빛을 띠는 부드러운 암반 사이로 미끄러지듯 떨어지는 것이 압권이다. 탐방로는 바닥이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길로 이어진다. 좌우로 기암절벽이 우뚝 솟아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마치 계곡이 오랜 세월 동안 암반을 깎아내며 물이 흘러내린 듯 계곡 암반과 기암절벽이 이어진 모습이 독특하다. 거대한 암석이 차례차례 포개지며 그 사이로 물줄기를 쏟아내는 풍경도 압권이다. 넓은 소를 이루는 ‘선녀탕’과 고고하게 우뚝 솟은 ‘독주암’ 등 주전골의 비경도 차례로 이어져 걷는 맛을 더한다.주전골트레킹 하이라이트인 용소폭포길이 거의 끝나갈 즈음, 성국사에 이른다. 성국사는 오색약수라는 이름을 짓게 한 고찰이다. 오색약수는 1500년경 성국사의 승려가 발견한 약수로, 지난 2006년 집중호우 때 유실됐다가 다행스럽게도 다시 약수가 솟아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신라 시대의 삼층석탑과 돌사자, 돌계단이 돼버린 옛 석물 등 옛 사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오색약수는 주전골 탐방지원센터 도착 전 약수교 건너에 있다. 철분이 함유돼 쌉싸래한 맛이 독특하다. 2011년 홍천 삼봉약수, 인제 개인약수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붉은 물길 따라 형형색색 물든 숲길을 걷다 흘림골에 이어 찾아간 곳은 미천골. 흘림골이 남설악 최고의 단풍명소로 알려졌지만, 단풍만 놓고 본다면 미천골이 사실 더 낫다. 여기에 산길도 가파르지 않아 걷기에도 부담이 없다. 미천골은 백두대간 약수산과 응복산 사이에서 발원해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최상류. 계곡물은 가물어도 마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그냥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자연을 자랑한다. 목적지는 미천골자연휴양림. 구룡령에서 내려와 미천골자연휴양림 안내판을 보고 우회전하면 비로소 미천골이 시작된다.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 덕분에 왠지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 자연휴양림은 국립 휴양림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단풍철이면 하룻밤 머물기가 거의 하늘의 별따기 수준. 그래도 미천골 트레킹은 입장료(성인 1000원)와 주차료(경차 1500원, 중소형 3000원)만 내면 가능하다. 미천골 자연휴양림 매표소새소리 울려 퍼지는 깊은 산골 자락 휴양림에 들어선다. 초입부터 물줄기와 알록달록한 단풍이 여행객을 반긴다. 속살을 훤히 내보이며 하얀 물살을 일으키는 계곡과 그 위에 빨갛고 노랗게 물든 숲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휴양림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름 날렸다는 말이 절로 이해된다. 매표소부터 최종 목적지인 불바라기 약수터까지는 편도만 약 15km. 왕복으로 걷기에는 버거운 길이다. 하지만 선림원지와 제 1·2야영장, 숲속의 집 3지구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곳부터는 차단기로 임도를 막고 있다. 여기서부터 불바라기 약수터까지는 약 6km, 왕복 12km로 넉넉잡아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하다.미천골 선림원지먼저 선림원지부터 살펴보자. 매표소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은 양양의 진전사, 강릉의 굴산사와 함께 신라 선종을 대표하던 선림원이 있던 자리. 통일신라 말인 804년, 2년 전 해인사를 창건한 순응법사가 터를 잡았다. 선림원은 당시 밥을 짓기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을 하얗게 할 정도로, 많은 수도승이 머무르는 대사찰이었다. 이 계곡의 이름이 미천(米川)골이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빛나는 시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10세기를 전후한 어느 해, 선림원지는 산사태로 거짓말처럼 역사에서 사라졌다. 1000년이 지난 지금, 선림원지에 남은 선림원지삼층석탑, 선림원지석등, 홍각선사탑비 귀부 및 이수, 선림원지부도 등 보물 4점이 당시를 증명할 뿐이다. 이곳에서 발견된 신라범종은 아쉽게도 6·25전쟁 당시 월정사와 함께 타버렸다.미천골 상직폭포다시 숲속의 집 3지구. 여기서 멍에정까지는 금방이다. 잔잔한 임도를 걷다 먼저 미천골정과 그 뒤의 상직폭포와 만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계곡에 손이 닿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물줄기를 두고 걸어간다. 멍에정에서 다시 한번 차단기가 나온다. 예전에는 이곳까지 차량이 올라왔는데 훼손이 심해 2012년부터 차단했다.임도는 계곡과 다정하게 붙어 있다. 중턱부터 계곡과 멀어지기도 하지만, 첩첩산중 울긋불긋한 단풍을 두 눈으로 보며 걷는 맛도 색다르고 지루할 틈이 없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정표가 점점 불바라기 약수터와 가까워짐을 알린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듯한 산길과 함께 계곡 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온다. 하늘에서 본 불바라기 약수터 양쪽에 자리한 황룡폭포(왼쪽)와 청룡폭포임도 끝에서 불바라기 약수 이정표(280m)를 만난다. 임도를 벗어나 계곡길로 들어선다. 계류 위 징검다리를 건너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막다른 계곡에서 갑자기 폭포수와 마주한다. 왼쪽에는 청룡폭포가 오른쪽으로는 황룡폭포가 쏟아진다. 불바라기 약수는 왼쪽 청룡폭포 중턱에서 난다. 길손들이 약수 맛을 볼 수 있게 고무호스를 연결해 두었다.불바라기 약수가 샘솟는 청룡폭포 주변의 바위는 붉은색을 띤다. ‘불바라기’라는 이름도 폭포 주변이 붉다는 ‘불바닥이’에서 왔다. 눈이 번쩍 떠지고야 마는 물맛은 철분 성분 덕분. 예로부터 양양은 철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물속에 든 철분 성분은 위장병과 피부병에 특효로 알려진다. 정말 깊고 깊은 산골에 이런 약수가 솟는다는 걸 어찌 알았을까. 깊은 산속에서 삶을 일궈야 했던 화전민들 덕분에 발견됐다는 말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져 온다.불가리비약수 양쪽의 폭포 중 오른쪽에 자리한 청룡폭포
2022.10.21 I 강경록 기자
비엘팜텍, 혁신 넘어 초혁신으로 제2의 리제네론 꿈꾼다
  • 비엘팜텍, 혁신 넘어 초혁신으로 제2의 리제네론 꿈꾼다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프로젝트명 ML-30X. 비엘팜텍(065170)이 개발 중인 신약개발 플랫폼 명칭이다. 이 플랫폼은 질병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저해·분해하던 기존 신약개발 공식에서 벗어나,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개념설계를 지향한다.김태완 미국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 겸 멜라니스 의장이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20층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7일 비엘팜텍에 따르면, ML-30X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저분자 화합물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 전체 질병의 43%와 사망 60%가 당뇨병, 암, 심장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데일리는 지난 5일 서울 서대문구 KG타워 이데일리 본사에서 김태완 컬럼비아대 의과대학 교수 겸 멜라니스 이사회 의장을 만나 ML-30X의 개념설계와 만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대한 비엘팜텍의 비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김 교수는 비엘그룹 전반의 신약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최고과학책임자(CSO·Chief Scientific Officer) 직무를 수행 중이다. ◇ 초혁신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김 교수는 “만성질환 원인은 대부분 특정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고유의 기능이 상실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그런데 치료제 개발을 보면 특정 단백질을 없애거나 분해하는 방식으로만 개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만성질환의 대다수는 신체대사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단백질이 줄어들거나, 없어져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핵심 필수 단백질을 유지시키고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해당 만성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ML-30X는 만성질환이 심화되면서 줄어들거나 불안정해지는 단백질을 찾아내는 플랫폼이다. 이후 해당 단백질을 안정화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순으로 치료제 개발이 진행된다.김 교수는 혁신을 넘어 급진적이란 지적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국내 전통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과정을 보면 기존 약에서 한 발짝 나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또 일부 바이오텍은 너무 혁신적인 방향으로 약을 개발하고 있는데, 십중팔구는 사기꾼이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제약사 문화는 위험에 너무 민감하다”면서 “국내 바이오텍이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가지 않으면 블록버스터 신약창출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이 없다”고 강조했다.글로벌 학회에 현재까지 보고된 단백질 안정화에 따른 신약개발 관련 논문은 현재까지 단 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에선 이미 2개 기업이 단백질 안정화 개념설계를 지향하는 신약개발 연구를 시작했다. 비엘팜텍은 글로벌 전체에서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 회사로 승부수를 던진 3번째 기업이다.벤처였던 리제네론은 인간화항체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1988년 창업 후 연구개발 실패로 적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당시 항체치료제 개발 최대 난관 중 하나인 인간 항체 기술 분야에 독보적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사노피 등과 공동개발 협력을 계기로 빅파마로 성장했다. 리제네론은 7일 현재 시가총액은 797억달러(113조원)에 이르고, 직원 수만 1만 명이 넘는다. 비엘팜텍도 리제네론의 길을 따라 글로벌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 전임상때 딜(Deal) 74% 이뤄져...혁신에 베팅해야아무리 좋은 방향성을 가졌더라도 결국엔 돈 문제로 귀결된다. 바이오텍엔 어떻게 임상 재원을 마련할 것이며, 어떻게 기술수출로 회수할 것인가의 문제가 항상 꼬리표처럼 뒤따른다.김 교수는 “혁신적인 연구개발 활동 대비 과도하게 투자유치 등 비연구 업무에 쏠리고, 투자자들의 자금회수를 겨냥한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면서 혁신성이 떨어진다”며 “연구비용 마련과 회사 운영에 많은 시간을 쏟으면서 연구 역량이 분산된다.”고 꼬집었다.그는 “비엘팜텍은 건기식, 홈쇼핑 유통 등으로 현재로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나는 회사”라면서 “연구비 마련에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바이오텍들이 임상 1상, 2상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지출하면서 기술수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요즘 혁신 바이오 기술 수출의 70%는 전임상, 즉 실험실 단계에서 이뤄지고 있어 큰 비용 지출 없이 글로벌 파트너링이나 라이센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미국 컨설팅사 맥킨지는 지난 5월 발간한 ‘바이오파마의 혁신 원천’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8년부터 지난 2021년 사이 이뤄진 전체 신약 후보물질 기술수출 및 인수합병(M&A) 거래 중 74%가 전임상과 임상 1상 등 개발초기 단계에서 이뤄졌다고 분석했다.그는 “ML-30X 플랫폼을 통해 개발한 만성질환 치료제가 실험실 수준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단기간 내 여러 건의 파트너링 및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 입맛에 맞는 신약 개발해 성공김 교수는 만성질환 관련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이라는 ‘딥사이언스’(심층과학, Deep Science) 영역과 신약개발(Drug discovery) 영역 간의 틈새를 어떻게 메울 건지에 대한 해법도 명확했다.[제공=비엘팜텍]그는 “딥사이언스는 나를 비롯해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 등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신약개발은 최근에 영입한 핵심 인재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약개발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그 동안 컬럼비아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비엘팜텍은 최근 오태영 연구개발본부장과 문호상 최고기술경영자(CTO)를 각각 외부에서 영입했다. 이들은 국내 대형 제약사에서 각각 임상팀장·임상개발본부장, CTO 등을 역임했다. 모다모다로 유명한 카이스트 이해신 교수는 현재 멜라니스 핵심 연구진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김 교수는 “비엘팜텍은 수년 내 세계가 인정하는 단백질 안정화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이 플랫폼을 통해 혁신적인 만성질환 신약 치료제 후보물질을 쏟아낼 계획이다. 그 후보물질들이 원활하게 기술 수출이 이뤄지는 유기적인 모델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한편, 비엘팜텍은 지난 5월 멜라니스 지분 34.9%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비엘(142760)은 비엘팜텍의 지분 27.5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22.10.12 I 김지완 기자
개장 3개월만에 입소문 '성문안CC'
  • 개장 3개월만에 입소문 '성문안CC'[주말 골프장 어디가?]
  • 9번홀은 페어웨이를 따라 왼쪽에 기암절벽, 오른쪽엔 큰 폰드가 자리해 티샷부터 부담을 갖게 한다. (사진=성문안CC)[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골퍼에게 새로운 골프장에서 라운드하는 것은 마음이 들뜨는 일이다. 자주 가본 골프장은 익숙하고 편안함을 주지만, 처음 가본 코스에서 어떻게 라운드하고 어떤 스코어를 기록하게 될지 상상하는 것도 골퍼에겐 행복이다.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는 골퍼를 위해 가볼 만한 골프장을 추천한다. <편집자 주>성문안CC 이정표. (사진=성문안CC)강원도 원주에 들어선 성문안CC가 얼마 전부터 골퍼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이름부터가 친근하다. 골프장 이름에 외국어가 많은데 낯설지 않고 정겹게 느껴지는 ‘성문안’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가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문을 연 지 3개월이 조금 지났을 뿐이다. 벌써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가 뭘까.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페어웨이와 그린은 거의 새거나 다름없다. 특히 페어웨이에 깔려 있는 벤트그래스(잔디 품종의 일종)는 국내 골프장에선 스카이72 하늘코스와 해슬리 나인브릿지, 베어크리크 골프클럽 그리고 제주도 골프장에서 자주 접하지만, 보통의 골프장에선 접하기 어려운 잔디여서 색다른 맛도 더한다. 여기에 경치가 좋아 힐링하기 좋다는 소문, 그리고 새내기 골프장이라는 ‘프리미엄’도 더해졌다. 광주원주고속도로를 타고 가서 서원주IC로 빠져나와 5분 정도 길을 따라가다 보면 성문안CC의 이정표가 보인다. 고속도로에서 가까운 접근성으로 서울과 수도권에서 오기에도 편안한 길이다. 이 골프장은 지난 6월 ‘프리미엄 퍼블릭 코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성문안’이라는 이름은 골프장이 자리한 터의 옛 지명이다. 골프장은 풍요의 원천인 달의 정기와 청정한 소나무의 기운이 가득한 ‘월송리’에 자리하고 있다. 거대한 두 개의 암벽이 마치 마음을 지키는 문과 같아 ‘성문’이라 불렸다. 그 성문 안쪽에 들어서면 섬강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풍요로운 마을이 있고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해 ‘성문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코스는 ‘가을이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유명한 원주 오크밸리 입구에 있다. 오크밸리리조트에서 운영하니 한집안인 셈이다. 진입로에서 이정표를 따라 약 2km를 가면 클럽하우스가 나온다. 길가에 코스모스를 비롯해 다양한 꽃길이 펼쳐져 지루하지 않다.클럽하우스는 독특한 모양이다.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골프백을 내리는 정문이 나온다. 웅장하지는 않지만, 깨끗한 게 새집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긴다.18홀의 코스는 산과 산 사이에 포근하게 자리했다. 전체 길이는 6672m(7287야드)로 조성됐고, 페어웨이 전체에 벤트그래스를 심은 게 특징이다. 아웃코스와 인코스 1번홀은 모두 내리막 경사다. 티샷이 약간 부담되지만, 첫 티샷부터 호쾌한 장타를 날려볼 만하다. 페어웨이의 벤트그래스 품종은 한국형 잔디보다 푹신하고 부드럽다. 아이언샷이나 웨지샷을 할 때 ‘뗏장’이 크게 떨어져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PGA 투어에서 큼지막한 뗏장이 떨어져 나가는 샷을 자주 보게 되는데, TV로만 보던 명품샷을 직접 시도해볼 수 있다. 30~40년 된 골프장과 비교하면 코스 주변의 환경에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 아름드리나무가 어우러져 포근함을 주는 오래된 골프장의 매력을 느낄 수는 없다. 그러나 코스 곳곳에 펼쳐진 기암절벽과 다양한 샷을 요구하는 코스 레이아웃은 골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몇 개의 홀을 미리 둘러보면 코스의 매력이 더 깊게 다가온다.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렉’ 홀인 9번홀은 페어웨이 오른쪽 벙커를 넘겨 2온이 가능하게 설계해 장타자들의 도전욕을 자극한다. 하지만 그린 앞에 벙커가 있어 쉽게 온그린을 허락하지 않는다. 실수했을 때 그만큼의 리스크도 뒤따른다. 12번홀은 20m 경사 아래 넓게 펼쳐진 호수와 그 가운데 자리한 아일랜드 그린을 공략해야 온그린 성공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정확한 아이언샷이 필수다. 14번홀은 긴 웨이스트 벙커를 가운데 두고 정교하게 공략해야 하고, 15번홀은 그린 뒤로 펼쳐진 산세가 압권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아직은 골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코스인 만큼 미리 가서 쳐보는 뿌듯함도 있다. 골퍼에게 새로운 코스를 먼저 경험해보는 건 또 다른 자랑거리다.라운드하다 보면 거대한 암석이 자주 보이는 게 스카이72 하늘코스를 떠올리게 한다. 아일랜드 그린의 파3 홀은 마치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 소그래스를 연상시킨다. 난도가 높아서인지 온그린에 성공하면 만족감이 더 크다.모든 홀은 확실한 전략을 필요로 한다. 대충 쳐 놓고 파나 보기를 기대하기 어려운 홀이 많다. 그린의 경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평균 2.8m의 빠른 속도를 유지해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18홀 내내 그린에서 실망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수 있다.성문안CC에서 라운드 전에 꼭 한 번 둘러봐야 할 곳도 있다. 클럽하우스 옥상에 만든 공원이다. 코스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장관이다.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에 최적의 장소다.성문안CC 예약은 오크밸리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모바일 체크인을 하면 이용료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아일랜드 형태의 그린은 마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열리는 TPC소그래스의 17번홀을 떠올리게 한다. (사진=성문안CC)
2022.10.07 I 주영로 기자
 한국인은 몰랐던 세부의 진짜 속살을 엿보다
  • [여행] 한국인은 몰랐던 세부의 진짜 속살을 엿보다
  • 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이라 불리는 ‘시아로가든’[세부(필리핀)=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필리핀에서 마닐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 세부. 천혜의 자연과 높은 빌딩, 대형 쇼핑몰까지 갖추고 있어 다양한 도시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즐겨 찾던 대표적인 휴양지였다. 느긋한 휴양과 아름다운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곳 현지인들은 우리와 사뭇 다르다. 이들은 바다보다는 아무래도 덜 번잡하고, 덥고 습한 산에서 남국의 열기를 피한다. 여기에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멋진 전망도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이유다. ◇세부의 타지마할 ‘레아 사원’세부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약 75%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산에는 그동안 한국인들이 거의 몰랐던 보석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그중 이번에 소개할 곳은 말루복 부사이산 일대를 일컫는 ‘하이랜드’다. 소위 ‘인증샷’ 명소가 즐비한 곳으로, 대부분 해발 800~900m에 자리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부사이 바랑가이(부사이 마을)로 불린다. 구글에서 ‘부사이 하이랜드 투어’(Busay Highland Tour)로 검색하면 현지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레아사원의 금색 레아 동상세부 시내에서 바다를 등지고, 고불고불한 좁은 길을 20여분 오른다. 첫 목적지는 부사이산 중턱의 ‘레아 사원’. 2012년에 지은 이 사원의 또 다른 이름은 세부의 타지마할이다. 물론 그 규모나 역사성, 건축미 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이 사원이 지어진 사연 만은 타지마할과 비슷하다. 바로 절절한 사랑이 담긴 가슴 아픈 이야기로, 현지 사업가인 테오도리코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것이다. 신전 앞 마당 중앙에는 상앗빛 분수 자리하고 있다. 그 앞으로 세부의 도심과 코발트 빛 바다가 펼쳐진다. 신전 안에는 구슬픈 바이올린 연주가 추모의 분위기를 더한다. 신전 중앙에는 금색의 테오도리코의 아내인 레아의 동상이 서 있다. 신전을 찾는 관광객 중에선 유독 연인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세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탑스 힐 전망대’◇세부 최고의 전망 ‘탑스 힐 전망대’부사이산 정상(900m)에는 ‘탑스 힐 전망대’가 있다. 시내 전경을 가장 넓고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커다란 구름 아래 놓인 탑스 힐과 세부의 거리낌 없는 풍광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특히 낮보다 밤이 더 환상적인 곳으로 더 유명하다.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제법 알려진 곳이다. 인천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세부에 도착하면 밤이 늦어 대개는 숙소에서 잠을 청하지만, 경험 많은 관광객은 호텔에 도착한 이후 이곳을 찾아 세부의 밤을 즐길 수 있어서다. 세부 최고의 노을과 야경이 있고, 광장을 둘러싼 바에서는 안주와 술을 먹으며 이국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이라 불리는 ‘시아로가든’‘인스타’ 감성 가득한 정원도 하이랜드에 있다. 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이라 불리는 ‘시아로가든’이다. 애초 이 정원은 꽃 농장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승무원이었던 엘레나 시추아는 필리핀의 추석인 만성절을 맞아 세부와 다른 지역의 꽃을 판매할 목적으로 5000㎡에 네덜란드산 셀로시아(맨드라미)를 심었다. 그러다 한정적인 기간이 아닌 일 년 내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원하게 되면서, 지금의 정원을 조성하게 된다. 지금은 1.2㏊ 경사지에서 셀로시아를 비롯해 해바라기, 백합, 금잔화, 코스모스, 물망초 등 수백만 종의 다양한 꽃과 식물이 자란다. 베트남 다낭의 바나산 골든 브리지에서 가져온 듯, 한 손 모양 전망대와 알록달록한 풍차가 운치를 더한다. 계단을 타고 오르면 숨 막히는 풍경이 펼쳐진다.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하늘 위 정원, 세부의 ‘뷰 맛집’부사이산 중턱에는 세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인 ‘톱 오브 세부’가 있다.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음식이 아닌 숨 막히는 전경이다. 세부 시내는 물론 저 멀리 막탄섬까지 펼쳐진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다. 하늘을 붉게 물드는 석양을 시작으로 어둠이 찾아오면서 도시 불빛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파스타, 피자 등 양식 요리와 필리핀 전통 요리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2019년에 문을 연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는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뷰 맛집’이다. 원래는 숙박시설지만, 식사만 즐기러 갈 수도 있다. ‘레엘스 키친’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요리는 생선과 생강 및 채소를 넣고 끓인 수프인 ‘시남팔로캉 탕기기’, 튀긴 돼지 족발 ‘크리스피 파타’, 채소 볶음인 ‘파낙뱃’, 필리핀식 시금치 볶음인 ‘카모테’, 닭찜인 ‘치킨 아도보’ 등이 있다.탑스 힐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부 시내와 에메랄드 빛 바다 전망◇여행메모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필리핀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무려 200만명에 달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로 기록될 정도였다. 이제는 코로나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 여행객 또한, 자연스레 회복되는 추세다. 이에 세부 퍼시픽은 이달 9일부터는 기존의 주 2회 운항에서 매주 월·목·일요일 주 3회 운항으로 증편하면서 한국 여행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2022.10.01 I 강경록 기자
바다 더하기 산과 밀림…신이 편애한 세부&보홀
  • 바다 더하기 산과 밀림…신이 편애한 세부&보홀[여행]
  • 세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탑스 힐 전망대’[세부·보홀(필리핀)=글·사진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필리핀에서 마닐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섬인 ‘세부’. 천혜의 자연과 높은 빌딩, 대형 쇼핑몰까지 갖추고 있어 다양한 도시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즐겨 찾던 대표적인 휴양지였다. 느긋한 휴양과 아름다운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세부와 달리 보홀은 자연에 가까운 섬이다. 계획되고 정비되지 않은, 원래 섬의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는 말이다. 보홀 남쪽의 팡라오 섬에는 세부보다 더 낭만적인 바다가, 섬 한복판에는 ‘초콜릿 힐’과 같은 기이한 경관이, 멸종위기 동물 보호구역에서는 아이 주먹보다 더 작은 귀여운 안경원숭이도 만나 볼 수 있다.◇산 중턱에 구석구석에 보석을 숨겨둔 ‘세부’세부는 약 75%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산에는 그동안 우리나라 여행객들은 몰랐던 보석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말루복 부사이산 일대를 일컫는 ‘하이랜드’다. 소위 ‘인증샷’ 명소가 즐비한 곳으로, 대부분 해발 800~900m에 자리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부사이 바랑가이(부사이 마을)로 불린다. 구글에서 ‘부사이 하이랜드 투어’(Busay Highland Tour)로 검색하면 현지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세부 시내에서 바다를 등지고, 고불고불한 좁은 길을 20여분 차를 타고 오른다. 첫 목적지는 부사이산 중턱의 ‘레아 사원’. 2012년에 지은 이 사원의 또 다른 이름은 세부의 타지마할이다. 물론 그 규모나 역사성, 건축미 등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이 사원이 지어진 사연 만은 타지마할과 비슷하다. 바로 절절한 사랑이 담긴 가슴 아픈 이야기로, 현지 사업가인 테오도리코가 세상을 떠난 아내를 기리기 위해 지었다는 것이다. 세부의 타지마할 ‘레아신전’신전 앞 마당 중앙에는 상앗빛 분수가 자리하고 있다. 그 앞으로 세부의 도심과 코발트 빛 바다가 펼쳐진다. 신전 안에는 구슬픈 바이올린 연주가 추모의 분위기를 더한다. 신전 중앙에는 테오도리코의 아내인 레아의 금색 동상이 서 있다. 신전을 찾는 관광객 중 유독 연인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부사이산 정상(900m)에는 ‘탑스 힐 전망대’가 있다. 시내 전경을 넓고 선명하게 조망할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커다란 구름 아래 놓인 탑스 힐과 세부의 거리낌 없는 풍광이 발아래에 펼쳐진다. 특히 낮보다 밤이 더 환상적인 곳으로 유명하다. 한국인 여행객에게도 제법 알려진 곳이다. 인천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세부에 도착하면 밤이 늦어 대개는 숙소에서 잠을 청하지만, 경험 많은 관광객은 호텔에 도착한 이후 이곳을 찾아 세부의 밤을 즐길 수 있어서다. 세부 최고의 노을과 야경이 있고, 광장을 둘러싼 바에서는 안주와 술을 먹으며 이국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세부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탑스 힐 전망대’‘인스타’ 감성 가득한 정원도 하이랜드에 있다. 리틀 암스테르담 꽃 정원이라 불리는 ‘시아로가든’이다. 애초 이 정원은 꽃 농장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승무원이었던 엘레나 시추아는 필리핀의 추석인 만성절을 맞아 세부와 다른 지역의 꽃을 판매할 목적으로 5000㎡에 네덜란드산 셀로시아(맨드라미)를 심었다. 그러다 한정적인 기간이 아닌 일 년 내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원하게 되면서, 지금의 정원을 조성했다. 지금은 1.2㏊ 경사지에서 셀로시아를 비롯해 해바라기, 백합, 금잔화, 코스모스, 물망초 등 수백만 종의 다양한 꽃과 식물이 자란다. 베트남 다낭의 바나산 골든 브리지에서 가져온 듯, 한 손 모양 전망대와 알록달록한 풍차가 운치를 더한다. 계단을 타고 오르면 숨 막히는 풍경이 펼쳐진다.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1부사이산 중턱에는 세부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인 ‘톱 오브 세부’가 있다. 이 레스토랑은 음식보다 숨 막히는 전경으로 더 유명하다. 세부 시내는 물론 저 멀리 막탄섬까지 펼쳐진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시작으로 어둠이 찾아오면서 도시 불빛과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파스타, 피자 등 양식 요리와 필리핀 전통 요리까지 더해지면 금상첨화다.2019년에 문을 연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는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뷰 맛집’이다. 원래는 숙박시설지만, 식사만 즐기러 갈 수도 있다. ‘레엘스 키친’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서는 필리핀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레스토랑의 대표적인 요리는 생선과 생강 및 채소를 넣고 끓인 수프인 ‘시남팔로캉 탕기기’, 튀긴 돼지 족발 ‘크리스피 파타’, 채소 볶음인 ‘파낙뱃’, 필리핀식 시금치 볶음인 ‘카모테’, 닭찜인 ‘치킨 아도보’ 등이 있다.◇때묻지 않은 자연을 간직한 섬, 보홀필리핀에서 10번째로 큰 섬인 보홀은 세부 바로 아래 자리했다. 보홀에 공항이 생겼지만 한국에서 직항편이 많지 않아 세부에 도착한 뒤 비행기로 30분 또는 배로 두 시간 남짓 가는 경로를 많이 이용한다. 세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지만, 세부보다 자연에 가까운 곳이다. 보홀을 대표하는 곳 중 가장 이름난 곳은 ‘초콜릿 힐’이다. 초콜릿 힐은 보홀 섬 중심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1268개의 언덕이다. 미국의 한 정치인이 건기(12∼5월) 때 모습을 보고 은박 포장지의 유명 초콜릿과 닮았다고 해서 초콜릿 언덕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여름의 초록 언덕이 아닌, 겨울 갈색 초지로 뒤덮인 언덕의 모습이 특히 더 닮았다.보홀을 대표하는 고중 가장 이름난 ‘초콜릿 힐’어떻게 이런 언덕이 생긴 것일까. 사실 이곳은 200만년 전까지 얕은 바닷속이었다. 이후 지면 위로 솟아오르면서 육지가 됐고 산호층이 엷어지면서 초콜릿 같은 모양이 만들어졌다.이곳에 전해지는 얘기도 애잔하다. 아주 오래된 옛날 ‘아로고’라는 거인이 있었다. 거인은 ‘알로야’라는 처녀를 사랑하게 됐다. 알로야는 이미 약혼자가 있어 거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거인은 밤중에 알로야를 보쌈해 갔다. 하지만 너무 세게 안은 바람에 알로야는 숨을 거뒀고 거인은 며칠밤을 새워가며 죽은 알로야를 안고 울었다고 한다. 거인의 눈물이 바닥에 떨어져 초콜릿 힐이 됐다고 한다.가장 높은 언덕 꼭대기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른다. 이 전망대를 오르는 계단은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의 의미를 담아 214계단이다. 전망대에 서자 보홀의 드넓은 밀림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드럽고 둥근 능선이 송곳 같은 더위도 잠시 무디게 만든다. 이뤄지지 못한 사랑의 이야기가 지금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남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수많은 커플이 ‘인증샷’을 남긴다.보홀에서 초콜릿 힐만큼이나 유명한 ‘안경원숭이’초콜릿 힐에서 울창한 밀림을 끼고 남쪽으로 한참을 달려가면 귀여운 원숭이도 만날 수 있다. 목적지는 일명 안경원숭이라고 불리는 필리핀 타르시어의 보호구역다. 초콜릿 힐만큼이나 보홀의 유명세를 알리는데 한몫한 이 원숭이는 손바닥보다 작다. 고작 10~12㎝의 작은 몸에 얼굴이 반이다. 맑고 투명하게 튀어나온 눈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생김새부터 특이하다. 눈이 얼굴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목을 180도 회전할 수 있다. 수명은 20년 정도지만 11∼3월 짝짓기를 한 다음 6개월 임신기간을 거쳐 한 마리의 새끼만 낳는다. 야행성으로 낮에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밤에 메뚜기, 나비 등을 사냥한다. 서식지를 강제로 옮기면 스트레스로 자살을 많이 해 보홀 내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진귀한 동물이다. 성질이 매우 온순한 데다 공격성이 없어 묶어 놓지 않아도 나무에 얌전히 있는다. 편하게 관찰하고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만 동공이 민감해 플래시는 반드시 꺼야 한다.로복강투어초콜릿 힐에서 1시간 거리에는 보홀에서 가장 큰 로복강이 있다. 이곳에서는 유람선을 타고 수목이 울창한 강을 따라 느긋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유원지의 셔틀 보트처럼 개방적이고 평면적인 모양의 배는 잔잔한 물살을 거스르며 아마존 같은 원시림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여기에 배 위에서 필리핀식 뷔페를 즐기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로복 출신의 음악가들이 함께 탑승해서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기도 한다. 도중에 소년들이 아름드리 나무에 매달리거나 다이빙을 해 눈길을 끈다. 강줄기는 모두 21㎞이지만 투어는 선착장에서 폭포가 있는 3㎞ 구간만 가능하다.필리핀의 국보인 ‘바클레욘 성당’.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도 불린다보홀 중심지인 탁빌라란의 바클레욘에서는 수많은 역사 유적을 볼 수 있다. 필리핀 국보 바클레욘 성당, 1853년에 만들어진 바클레욘 메인 도로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바클레욘 성당은 ‘성모 마리아 성당’으로도 불린다. 1595년에 짓기 시작해 1727년 완공했다.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이다. 십자가에 못 박힌 채 하늘을 보는 예수상과 성모 마리아상, 로욜라의 성 이그나티우스 유물, 물소와 양가죽에 라틴어로 적힌 성가 등 16세기 귀중한 장식물과 종교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보홀의 에메랄드빛 바다◇여행메모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필리핀을 찾은 한국 관광객은 무려 200만명에 달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로 기록될 정도였다. 이제는 코로나19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우리나라 여행객 또한, 자연스레 회복되는 추세다. 이에 세부퍼시픽은 이달 9일부터는 기존의 주 2회 운항에서 매주 월·목·일요일 주 3회 운항으로 증편하면서 한국 여행객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최근 보홀공항이 새 단장을 마쳤다. 인천에서 마닐라나 세부를 거쳐 필리핀 국내 항공편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세부에서 보홀로 여객선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여객선이 시간대별로 있으며 1시간 30분 거리다. 대체로 파고가 높지 않아 배멀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2022.09.30 I 강경록 기자
핸드앤몰트, 1년에 한 번 맛보는 '홉 하베스트 IPA' 한정판 출시
  • 핸드앤몰트, 1년에 한 번 맛보는 '홉 하베스트 IPA' 한정판 출시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는 1년에 단 한 번 맛볼 수 있는 ‘홉 하베스트 IPA’ 한정판을 출시한다고 29일 밝혔다.(사진=핸드앤몰트)홉 하베스트 IPA는 경기 가평 전용 홉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생 홉(Wet Hop)을 양조해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핸드앤몰트의 대표 시즈널 한정 제품이다. 마른 홉 잎을 사용하는 일반 IPA보다 신선하고 진한 홉 향을 느낄 수 있다.특히 그 해 날씨와 기후,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생 홉의 다양한 특성을 담아내 매년 예측할 수 없는 흥미로운 맛의 경험을 선사한다. 올해 홉 하베스트 IPA는 어떠한 가공도 하지 않은 생 홉을 듬뿍 사용해 특유의 멜론·참외와 같은 아로마와 풍미를 지녔고 신선한 풀 향기와 씁쓸한 맛이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핸드앤몰트는 이번 한정판 출시를 기념해 오는 30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용산구 ‘용리단길’ 핸드앤몰트 브루랩에서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현장을 방문하면 홉 하베스트 IPA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한정판 키트를 제공한다. 키트는 제품을 비롯해 신선한 홉의 무드를 담은 디자인 에코백, 전용 잔, 디저트 등 품목으로 구성했다.한정판 키트 디저트는 이색적인 재료를 사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을지로 디저트 바 ‘원형들’과 협업해 선보인다. 키트를 받은 방문객들에게 전용잔 각인 서비스 제공 및 럭키 드로우, 테이스팅 노트 기입 등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했다.핸드앤몰트 관계자는 “홉 하베스트 IPA는 새롭고 독특한 맛을 퀄리티 있는 경험으로 소비자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담긴 제품”이라며 “예측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설레는 홉 하베스트 IPA만의 매력을 꼭 만나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2.09.29 I 김범준 기자
‘전참시’ 이국주 호로록 먹방과 다니엘 헤니 영화 같은 일상
  • ‘전참시’ 이국주 호로록 먹방과 다니엘 헤니 영화 같은 일상
  • 1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시점’[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국주의 생애 첫 경차 차박 도전기와 다니엘 헤니의 영화 같은 일상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17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 217회에서는 이국주와 매니저의 역대급 먹방과 소속사 식구들과 봉사활동에 나선 다니엘 헤니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국주는 캠핑 콘텐츠 촬영에 앞서 매니저와 허기진 배부터 채우기로 했다. 식단 중이라던 그녀는 단백질 메뉴인 달걀 프라이를 선택해 매니저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이국주는 들기름을 뿌린 프라이팬에 무려 6개의 달걀을 깨 넣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반면 라면 기계로 만든 짜장 라면을 먹기 시작한 매니저는 먹음직스러운 이국주의 달걀 프라이를 탐내며 때 아닌 ‘달걀 프라이 쟁탈전’을 펼쳐 스튜디오를 폭소케 했다.결국 매니저에게 달걀 프라이 2개를 준 이국주는 ‘기름 3종 홍게 볶음밥’을 만들기로 했다. 그녀는 각종 기름을 뿌린 달걀 볶음밥에 익힌 홍게맛 컵라면을 넣어 함께 볶아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국주가 간 조절을 위해 업소용 라면 스프까지 꺼내오자, 매니저는 “다이어트 안 하세요?”라며 폭풍 잔소리를 하다가도 “맛있어 보인다”며 군침을 흘렸다. 플레이팅까지 완벽한 홍게 볶음밥이 공개되자 참견인들은 일제히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런가 하면 이국주는 최근 구입한 경차를 이용한 차박 캠핑 도전에 나섰지만, 매니저는 경차 차박은 무리라며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결국 이국주가 경차를, 매니저는 큰 캠핑카로 각각 이동하기로 합의했다.캠핑장에 도착해 본격 차박 자리를 마련한 이국주는 상상과는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이리저리 부딪혀 대역죄인(?) 같은 웃픈 모습을 보이기도. 이 모습을 지켜 본 매니저는 포기하고 캠핑카로 옮길 것을 권유했지만 이국주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 과연 상상 속 ‘경차 차박’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어 다니엘 헤니와 그의 소속사 식구들의 소셜팜 봉사활동 현장이 그려졌다. 다니엘 헤니는 이동하던 중 매니저로부터 김부각을 선물 받자 “아싸”라고 소리치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곧바로 김부각을 맛보기 시작한 그는 “장난 아니야”, “So good”, “미국에서도 잘 될 것 같다” 등 남다른 김부각 사랑을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니엘 헤니는 참견인에게 김부각을 선물해 모두를 기립하게 했다. 인생 첫 김부각을 맛 본 조나단은 “너무 맛있다”며 감탄을 연발했다. 전현무는 파김치에 이어 김부각쇼를 선보이기도.소속사 에코글로벌그룹의 소셜팜 봉사활동 현장에 도착한 다니엘 헤니는 노상현, 이주우, 김영아, 최유화, 이연 등 오랜만에 만나는 동료 배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그는 방울토마토 수확부터 잔디 정리까지 직접 해내며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에 임했다. 이후 다니엘 헤니는 저녁식사를 위해 매니저, 실장과 함께 단골 한식당을 방문했다. 양식을 주로 먹을 것 같은 이미지의 다니엘 헤니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인 김치찌개를 주문해 놀라움을 안겼다. 그는 젓가락으로 다양한 밑반찬들을 클리어한 후 김치찌개에 밥까지 말아 먹는 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먹방을 보여주며 참견인들의 침샘을 자극했다. 17년 지기 매니저와의 깊고 긴 추억을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웠던 다니엘 헤니는 마틴 대표의 연애 상담부터 크게 다툰 일화를 공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니엘 헤니는 즉석에서 조나단의 연애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전현무는 다니엘 헤니와 상반된 현실적인 고백법으로 양세형의 공감을 샀다. 방송 말미 마틴 대표는 다니엘 헤니에게 “끊임없이 믿어주고 있다는 게 고맙다. 충분히 잘하고 있고, 나한테 늘 최고라고 하듯, 네 자신한테도 그런 존재라는 걸 상기시켜주면 좋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마틴 대표의 진심에 눈시울을 붉힌 다니엘 헤니는 “계속 앞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love you bro”라고 영상 편지를 남겨 감동을 자아냈다. 시청률 조사 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참시’ 217회는 채널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2.7%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토요일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또한 가구 시청률도 수도권 기준 6.1%, 전국 기준 5.3%를 기록하며 2049 시청률과 함께 동시간대 1위를 하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이국주가 매니저를 위해 로제가루티를 타는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7.4%까지 치솟으며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2022.09.18 I 강경록 기자
서울 수돗물서 '염소 냄새' 사라진다…'잔류염소 제어기술' 특허
  • 서울 수돗물서 '염소 냄새' 사라진다…'잔류염소 제어기술' 특허
  •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서울물연구원은 염소냄새가 없으면서도 수질 안전성이 뛰어난 수돗물을 각 가정까지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수도꼭지 잔류염소농도를 정밀 제어할 수 있는 ‘염소 냄새 제어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특허등록을 완료했다고 16일 밝혔다.시가 개발한 ‘염소 냄새 제어기술’은 수돗물의 수도관 체류 시간이 길거나, 기온변화 등으로 잔류염소가 감소하는 ‘잔류염소 취약지역’의 실시간 염소소모량을 계산하여 맞춤형 염소 투입과 제어가 가능하다.정수센터에서 생산한 수돗물이 공급과정 중 수도관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염소가 휘발해 적정 잔류염소 수치에 미달해 수질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염소를 과도하게 투입하면 수돗물의 물 맛을 저해한다.그동안 시는 수돗물 공급과정 중 다양한 이유로 감소하는 염소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정수센터 운영자의 경험에 따라 염소 투입량을 조절해 왔었다. 때문에 정수센터에서 가까운 지역은 염소농도가 높아 염소 냄새가 많이 발생하고, 먼 지역은 염소농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문제점이 있었다.이에 서울물연구원에서는 현장 근무자의 경험적 판단에 의지하지 않고도 항상 일정한 잔류염소값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질 빅데이터를 분석해 실시간 염소소모량과 투입량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정수센터와 서울 전역 배급수계통에 설치된 525개의 수질자동측정기를 통해 수온·잔류염소·전기전도도(물속의 이온 양) 등의 실시간 수질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지역별 염소소모량을 계산한다. 이를 활용해 서울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염소투입량을 제어할 수 있다.서울물연구원은 2017년부터 기술개발연구에 착수해 2018년까지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서 생산한 수돗물 공급과정에 시스템을 시범적용하였고, 성공적인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2020년 3월부터는 서울 전역에 확대 적용하여 시스템의 효과성을 확인했다.손정수 서울물연구원장은 “우리 연구원에서는 이번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수돗물의 생산부터 공급, 검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스마트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서울형 미래 스마트 상수도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2022.09.16 I 김은비 기자
이보람 "은퇴 고민했는데…기다림 끝 기적 찾아왔죠"①
  • 이보람 "은퇴 고민했는데…기다림 끝 기적 찾아왔죠"[인터뷰]①
  •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벼랑 끝에서 잡은 동아줄.” 보컬 그룹 씨야 출신 가수 이보람은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게 해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WSG워너비 프로젝트(이하 WSG워너비)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보람은 프로젝트 여자 보컬 그룹 결성기를 그린 WSG워너비 최종 멤버로 선발되는 활약을 펼치며 다시금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벼랑 끝으로 내몬 긴 슬럼프를 깨준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더 값진 도전이었다. 최근 신곡 ‘한 밤의 꿈처럼’ 발매를 기념해 이데일리와 만난 이보람은 “가수를 그만둘까 고민하던 시기에 WSG워너비를 만났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도전이 기적 같은 결과로 이어져 행복하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WSG워너비 참가 제안을 받은 건 언제였나요.△“3월 말쯤으로 기억해요. 첫 촬영을 하고 바로 다음 주에 방송이 시작됐었고요. 출연진이 미리 알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첫 촬영과 방송 시작 사이의 텀이 짧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오디션 방식이었어요. 최종 멤버로 선발된다는 보장이 없었던 만큼 참가 결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 같아요.△“사실 올해까지만 하고 가수를 그만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하필이면 코로나19까지 걸려서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는 몸 상태가 되다 보니 그런 고민이 더 커졌었죠. 토할 때까지 기침이 나올 정도로 후폭풍이 심했거든요. 그런 가운데 마주한 WSG워너비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임한 도전이었어요. 벼랑 끝에서 잡은 동아줄이었던 거죠. 첫 촬영 3일 전까지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는데 억지로 겨우 겨우 소리를 낼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녹화장에 갔었고요.”(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이보람이 몸 담았던 씨야는 2000년대 중후반 가요계를 강타한 미디엄템포 음악 열풍의 한 축을 담당한 팀이었다. 데뷔곡 ‘여인의 향기’부터 ‘미친 사랑의 노래’, ‘사랑의 인사’, ‘결혼할까요’, ‘슬픈 발걸음’, ‘그놈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곡이 차트를 뒤흔들며 히트했다. 이보람은 2011년 씨야 해체 후 솔로 가수로 전향한 뒤 부지런히 노래했지만 아쉽게도 팀 활동 때 만큼의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이보람은 “어느 순간부터 자격지심 같은 게 생겼다”고 고백했다. -가수를 그만해야겠다는 고민을 했던 이유가 궁금해요.△“씨야 활동 땐 정말 바쁘게 활동했어요. 반면 솔로 가수로 활동하면서는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았죠. 자격지심일 수도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무대에 올라 갈 때마다 ‘사람들이 나를 알까’ ‘내 무대를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개인 유튜브 채널인 ‘보람씨야’의 경우 꽤 많은 구독자를 불러모으며 좋은 반응을 얻었잖아요.△“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다 보니 유튜브 채널 운영을 열심히 했고 감사하게도 노래하는 저의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유튜브 밖에서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고 싶다는 갈망이 큰데, 나를 불러주는 곳은 없다 보니 가수로서 음반을 내는 것에 대한 욕심을 정리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이젠 그런 생각이 들 수가 없는 상황이 됐네요.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저를 알아봐요. (미소). 제헌절 행사 때 어린이 합창단 친구들과 함께 무대를 했는데 ‘놀면 뭐하니 잘 봤어요’ 하면서 저를 알아보더라고요. 무대에 섰을 때 관객 분들이 ‘누구지?’ 하는 불신의 눈빛이 아닌 기대감에 찬 눈빛으로 저를 봐주신다는 것도 느껴져서 행복해요.”WSG워너비(사진=MBC)WSG워너비는 ‘놀면 뭐하니?’가 남자 보컬 그룹 결성기를 다룬 MSG워너비에 이어 전개한 프로젝트다. 기시감이 있는 프로젝트인 데다가 늘어지는 전개가 이어져 초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는데 본격적으로 음원 제작기가 그려질 때부터 기세를 탔다. 상승세의 기폭제가 된 건 프로그램에 진정성을 더해준 이보람의 눈물 장면. 이보람이 청음회에서 씨야와 인연이 깊은 김도훈 작곡가가 쓴 ‘그때 그 순간 그대로’(이하 ‘그그그’)를 듣고 추억에 젖어 눈물을 쏟은 장면이 크게 화제가 되며 WSG워너비를 향한 관심을 끌어당겼다. -청음회 때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음악이 주는 힘이 있잖아요. 조영수 오빠가 쓴 노래를 먼저들었을 때 ‘이건 영수 오빠다’ 하는 확신이 들었어요. 동아줄을 붙들고 올라가기 위한 도전을 하는 와중에 씨야와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던 작곡가분의 노래를 들으니 과거로 돌아간 것 같아서 울컥하더라고요. 그 이후 김도훈 오빠가 쓴 ‘그그그’를 들었을 때 그 감정이 배로 늘어나면서 눈물이 난 거였죠. 씨야의 엄마, 아빠 같은 분들을 다시 만났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든든하고 의지가 됐어요.”-그 장면이 큰 화제가 됐어요. ‘같이 따라 울었다’는 반응도 많았고요.△“제가 왜 우는지 공감 못 하실까봐 걱정했어요. 그런데 걱정했던 것과 달리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다고 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죠. 음악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다시 느낀 순간이었어요.” -‘울보람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 임하면서 눈물을 자주 흘렸어요. △“사실 원래 전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 희안하게 방송에 나가면 눈물이 잘나오더라고요. 평소에 힘든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으면서 살아서인지 방송에서 ‘잘 지내셨어요?’라는 평범한 질문만 받아도 뭔가 울컥하게 돼요. ‘놀면 뭐하니?’ 출연 이후 울보 이미지가 생겼는지 얼마 전 대구 행사 땐 땀을 흘린 건데 객석에서 ‘울지 마세요!’라는 반응이 나와서 당황했어요. (웃음.)”‘놀면 뭐하니?’ 방송화면(사진=MBC)WSG워너비를 통해 가야G(이보람, 라붐 소연, 흰, 박혜원), 4FIRE(나비, 쏠, 엄지윤, 권진아), 오아시소(윤은혜, 코타, 박진주, 조현아) 등 총 3팀이 만들어졌다. 이보람은 가야G에 속해 ‘그그그’로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맛 봤고, MBC 음악 쇼 프로그램인 ‘쇼! 음악중심’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결과적으로 ‘그그그’가 음원차트와 음악방송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히트에 성공했어요. △“씨야 활동이 끝난 이후 음원차트 100위 안에 드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그그’가 발매됐을 때 100위 안에만 들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1위까지 올라서 정말 놀랐어요. ‘씨야 이후 이런 순위를 또 볼 수 있다니’ 싶었고요. 음악 방송의 경우 MSG워너비가 아깝게 1위를 하지 못했다고 들어서 역시나 기대를 안 했는데 1위까지 오르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또 한 번 놀랐고요.”-1위에 오른 게 얼마 만이었던 건가요.△“음원차트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음악방송의 경우 5288일 만의 1위예요. 팬들이 보내준 축하 꽃바구니에 적혀 있어서 기억하고 있어요. ‘그그그’에 ‘기다림의 끝은 기적이 되고’라는 노랫말이 담겼잖아요. 가사처럼 저에게 기적 같은 일이 자꾸 일어나서 믿기지 않아요. 작년부터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미라클’(miracle)이라는 문구를 써두었는데 정말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니까 더 신기해요. 기다림 끝에 제 인생에 기적이 왔나 봐요.”-1위에 오른 후 방송에서 한 번 더 울었죠. △“대성통곡을 했죠. (웃음). 그때 방송엔 나오지 않았지만 제작진 분들이 프롬프터에 ‘오래 전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는 메시지를 띄우셔서 눈물이 쏟아진 거였어요. 알고보니 재석 오빠가 이미 작년에 제 영상 유튜브 링크를 제작진 분들에게 공유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도 날 봐주지 않는 것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저를 지켜보며 응원해주고 있던 분들이 많았던 거죠. 그 사실을 접하고 나서 정말 감사했고 위로도 많이 됐어요.”-WSG워너비 공식 활동은 마무리 됐어요. 오랜 만에 보컬 그룹으로 활동해보니 어땠나요. △“멤버들에 대한 얘기를 하면 괜히 울컥해져요. 처음엔 잘되고 싶다는 욕심이 컸는데 나중에는 멤버들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해지더라고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해서 행복했어요.”-가야G가 활동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고 싶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아요.△“누구 하나 욕심부리는 사람이 없었고 서로 배려하고 좋은 면만 봐주며 활동했기에 저 역시 아름다운 기억이 많아요. 멤버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이번 신곡 챌린지에도 흔쾌히 참여해줬고요. 동생들이 모두 잘 됐으면 좋겠고, 언젠가 과분한 사랑을 보답할 기회가 또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2022.09.09 I 김현식 기자
웃음 폭탄 '다웃파이어', 연기의 맛 '두 교황'…눈과 귀 즐겁네
  • 웃음 폭탄 '다웃파이어', 연기의 맛 '두 교황'…눈과 귀 즐겁네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공연장으로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올 추석에는 가족과 함께 웃고 울며 즐길만한 뮤지컬, 연극, 전통공연이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연극 ‘두 교황’의 한 장면,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의 신구(왼쪽). 교황 프란치스코 역의 정동환. (사진=에이콤)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동명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이번이 국내 초연으로 임창정·정성화·양준모가 주인공 다니엘·다웃파이어 부인 역에 캐스팅됐다. 세 배우가 다니엘과 다웃파이어 부인을 8초만에 왔다 갔다 하는 ‘퀵 체인지’(의상·분장 등을 빨리 바꾸는 것), 탭댄스와 루프머신(일정 구간을 반복 재생하는 악기) 등 무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번역가 황석희가 참여해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대사·가사도 ‘웃음 폭탄’을 제대로 선사한다. 오는 11월 6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뮤지컬 ‘킹키부츠’는 2014년 국내 초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경영 악화로 폐업 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편견과 억압에 당당히 맞서는 롤라를 만나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높이 80㎝ 길이의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면서 회사를 살리는 과정을 쇼 뮤지컬로 유쾌하게 담았다. 편견 없이 서로를 인정하라는 긍정적 메시지, 그리고 배우와 관객이 하나가 되는 흥겨운 커튼콜이 일상 속 스트레스를 잊게 한다. 이석훈·신재범·김호영이 찰리 역을, 최재림·강홍석·서경수가 롤라 역을 맡았다.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뮤지컬 ‘서편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낸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작품이다. 소리의 길을 놓고 엇갈린 선택을 하는 남매 송화와 동호를 통해 예술과 가족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라는 가사로 잘 알려진 대표 넘버 ‘살다보면’는 일상에 지쳐 있던 이들에게 뭉클함을 전한다. 원작 사용 기간 만료에 따라 이번이 ‘서편제’를 뮤지컬로 만날 마지막 기회다. 주인공 송화 역에 이자람·차지연·유리아·홍자·양지은·홍지윤, 동호 역에 김동완·송원근·소리꾼 김준수·그룹 SF9 멤버 재윤이 캐스팅됐다.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한다.국립국악원 추석공연 ‘휘영청 둥근 달’에서 ‘강강술래’를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공연 장면. (사진=국립국악원)연극 ‘두 교황’은 동명의 넷플릭스 영화로 국내에 먼저 소개된 작품이다. 신구·서인석·서상원(이상 교황 베네딕토 16세 역), 정동환·남명렬(이상 교황 프란치스코 역) 등 내로라하는 원로·중견 배우들이 총출동해 연기의 맛을 제대로 보여준다. 작품은 자진 퇴위로 바티칸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이은 교황 프란치스코의 실화를 그린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교황이 티격태격 나누는 대화 속에서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과정을 통해 ‘틀림’이 아닌 ‘다름’의 가치가 중요함을 전한다.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국립국악원은 추석 당일인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추석 공연 ‘휘영청 둥근 달’을 선보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줄타기, 강강술래 등 추석을 대표하는 민속음악과 민속놀이로 추석의 의미와 함께 우리음악의 신명을 선사한다. 국악인 김나니의 사회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무용단, 전통연희단 꼭두쇠, 권원태연희단이 출연한다.
2022.09.09 I 장병호 기자
물러설 수 없는 시멘트와 레미콘…결국 '강대강' 격돌
  • 물러설 수 없는 시멘트와 레미콘…결국 '강대강' 격돌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원자잿값 인상을 놓고 시멘트사와 레미콘사 간 ‘강 대 강’ 대치 장기화 우려가 나온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건설 현장 등 공급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시멘트가격 기습인상에 대한 규탄대회’ 모습(사진=중소기업중앙회)◇시멘트·건설사에 끼인 레미콘…내달 10일 ‘셧다운’ 예고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멘트값 인상에 반발해 온 레미콘사들은 다음 달 10일부터 무기한 ‘셧다운’(영업중단)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규탄대회까지 개최했지만 시멘트사의 반응이 없자 단체 행동을 결의했다.시멘트사들은 제품 공급 이후 한 달가량이 지나 세금계산서를 발행한다. 이에 셧다운 예정 일자를 내달 10일로 잡았다. 다만 이때까지 시멘트사들의 전향적 반응이 있다면 이를 철회할 수 있다는 방향은 열어뒀다.비대위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시멘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제소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시멘트사들의 가격 인상이 담합하는 듯한 의심이 들고, 상호 절충이 아닌 일방적으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비대위는 이달 말 전국 레미콘업체들이 모이는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밝히고 500여 사업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한다는 방침이다.레미콘사 관계자는 “올해 2월 17~19%에 이어 또다시 이달 시멘트 가격을 12~15% 추가 인상한다고 통보를 받았다”며 “올해에만 33~35% 인상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원자재인 시멘트값이 오르면 골재와 같은 부자재도 함께 올라 어려움이 가중한다”며 “이 비용을 건설사에서 받아주지도 않기 때문에 중간에서 그야말로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시멘트사 “우크라 사태 반영 안 된 가격” 반박시멘트사들도 치솟는 원자잿값으로 인해 더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시멘트 생산원가 중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례없이 올랐다. 영국 유연탄 시세 전문기관 GCI에 따르면 호주 뉴캐슬항 고품질 유연탄(6000㎉/㎏ 기준) 현물거래 가격은 최근 t(톤)당 450달러를 넘나든다. 165~260달러를 오가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2배 정도 높아진 수준이다.지난 2월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을 당시만 해도 135달러를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유연탄값이 폭등했으므로 가격 재조정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시멘트사 의견이다. 해외 시멘트업계도 국제 유연탄값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 압박으로 전년 대비 평균 약 35%나 시멘트 가격을 인상했다고 항변한다. 일본(32%), 중국(26%), 미국(43%), 브라질(31%), 이집트(37%) 등이 대표적이다.시멘트사 관계자는 “호주산보다 값싼 러시아산을 쓰면서 호주산 가격을 앞세운다고 주장하는데, 레미콘사 말대로 호주산을 기준으로 했다면 3만원이 넘는 단가 인상을 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감내하고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이번 가격 인상도 1만원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정부·중기중앙회 등 나서지만…실효성 “글쎄”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와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중재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2일에는 국토교통부 주도로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시멘트업계, 레미콘업계 등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 측은 업계에 원활한 합의를 주문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대통령 직속 상생특별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그러나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에 의구심을 품는 의견이 많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협상하는 분위기는 만들 수 있겠으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10월이면 건설 성수기인데 이런 사태가 길어지면 공급 차질에서 비롯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2.09.04 I 함지현 기자
유하 "이별 경험 노래로…컴백날 펑펑 울어"①
  • 유하 "이별 경험 노래로…컴백날 펑펑 울어"[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솔직, 과감, 짜릿. 용맹…. 가수 유하(YOUHA)가 자신의 음악 지향점에 대해 이야기하며 꺼낸 키워드들이다. 최근 내놓은 첫 번째 EP ‘러브 유 모어,’(love you more,)가 그 키워드들을 대변하는 작품. 유하는 이번 신보로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누구보다 솔직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짜릿하고 용맹하게 들려줄 ‘러브라이터’(love writer)로서의 진정한 출발을 알렸다.“제 이야기를 담은 음악으로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도, 보듬어줄 수도 있는 가수이고 싶어요. ‘러브 유 모어,’에는 제 실제 연애 경험담을 바탕으로 사랑의 쓴맛을 달콤하게 표현해본 곡들을 담아봤습니다.”타이틀곡 ‘라스트 댄스’(Last Dance)를 비롯해 ‘새틀라이트’(Satellite), ‘꽃비’, ‘위’, ‘넘’(NUMB) 등 앨범에 담긴 5곡 전곡이 유하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들이다. 유하는 “사운드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면서 이전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EP 발매가 처음이라 더 뿌듯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사랑의 시작 단계부터 이별로 향하기까지의 과정을 흐름 순으로 배치해봤어요. 진정성 있는 5곡으로 앨범을 알차게 채웠다고 생각해요.”유하는 한 곡 한 곡에 눌러담은 이야기와 작업 비화를 세세히 설명하면서 첫 EP에 대한 애정과 자신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영감의 원천이 된 연애 경험담을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설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그의 설명에 따르면 1번 트랙 ‘새틀라이트’는 사랑의 시작점에 해당하는 곡이다. “사랑에 빠졌을 때 ‘위성처럼 너의 주위를 맴돌겠다’고 말하는 곡이에요. 섹시하면서도 묘한,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곡이죠. 이런 스타일의 곡을 잘 안 해봐서 ‘어떻게 하면 맛있게 들릴까’ 하는 고민을 하면서 작업했어요.”2번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라스트 댄스’는 어느덧 사랑이 집착 단계에 이른 상황을 표현한 곡이다. “이번 앨범으로 전하고팠던 사랑 감정이 가장 잘 함축돼 있는 곡이라 타이틀곡으로 택했어요. 실제로 사랑에 깊게 빠지면 ‘이 사람이 날 떠나면 어쩌지’ 하면서 걱정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내레이션으로 쓴 ‘지금 나 떠나려는 거야? 내가 널 놔줄 거 같아?’의 경우 연애할 때 실제로 메모장에 썼던 문구죠.”3번 트랙 ‘꽃비’부터 이별 단계다. “이별 후 사랑했던 상대를 곧바로 못 잊는 편이에요. 그런 저의 연애 스타일을 반영해 상대가 떠난 자리에 떨어진 꽃씨를 품어 다시 꽃을 피우고 싶다고 말하며 헤메는 상황을 표현해봤어요. 가사를 쓰면서 뭉클했던 기억이 나네요.”4번 트랙 ‘위’에는 이별 후 이야기를 담았단다. “나에 대한 마음이 남아 있다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말하는 내용의 곡이에요. 실제로 전 남차 진구가 지인들이 겹치는 모임 자리에 새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그때 쓰린 ‘위’를 부여잡으며 이 곡의 가사를 썼습니다. (웃음).”마지막 트랙인 ‘넘’(Numb)은 사랑의 끝맺음을 강렬하게 알리며 앨범을 마무리 짓는 곡이다. “상대방의 마음이 떴다는 걸 알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 ‘우연히라도 널 만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곡이에요. 쉽게 끝나버리는 사랑을 겪으며 느낀 비참한 감정을 풀어내봤어요.”싱글 ‘스위-티’(Sweet-Tea) 발매 후 1년의 공백기를 가진 끝 내놓은 컴백작이자 데뷔 후 빠르게 찾아온 슬럼프에서 빠져나와 완성한 앨범. 곡 소개를 마친 유하는 이번 앨범이 세상에 나오던 날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 사무실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비화도 밝혔다.“11살 때부터 21살 때까지 10년간 (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연습생으로만 지냈다가 22살에 솔로 가수로 데뷔했어요. 그렇다 보니 데뷔 후 제가 감히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고, 자연스럽게 고민이 깊어지면서 슬럼프가 찾아오더라고요.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시간을 거쳐 이번 앨범을 완성한 것이다 보니 발매날 소속사 계단을 오를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그런 저를 보며 함께 울어준 스태프분들을 보면서 ‘꼭 건강하고 멋진 아티스트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고요.”눈물의 컴백을 하며 선보인 앨범. 유하는 “다시 데뷔하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며 “컴백 후 앨범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좋아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EP를 내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더 배가 됐는데 1년이라는 긴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많은 분이 저를 잊지 않고 음악을 들어주셔서 감동했어요. 그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더 비상하는 좋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꾸준히 활동하며 음악으로 신선한 충격을 드리고 공연도 자주 하며 성장해나갈 테니 지켜봐주세요. 유하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입니다. 기다려라, 빌보드!”
2022.08.31 I 김현식 기자
보해소주, 1년 만 누적 200만병 팔려…"전국 노포서 인기"
  • 보해소주, 1년 만 누적 200만병 팔려…"전국 노포서 인기"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보해양조(000890)는 지난해 7월 출시한 ‘보해소주’의 누적 판매량이 200만병을 돌파했다고 30일 밝혔다.보해는 자체 개발한 솔트레시피를 내세우며 제품 특성을 강조했다. 마케팅도 색다른 시도를 통해 입소문 확산에 힘쓰고 있다.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대구, 대전 등 전국 노포에서 보해소주 입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소는 손님들이 보해소주를 찾는다며 입점 요청 배경을 전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보해소주는 간판이 없지만 긴 대기줄의 생삼겹살 전문집 ‘행복한식당(서울 성동구)’, 3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중앙참치전문(서울 영등포구)’, 계명대 근처 시장 맛집 ‘전래순대국밥(대구 달서구)’, 오뎅탕과 부추전이 유명한 실내포차 ‘금복집(대전 서구)’ 등 유명 노포에서 판매 중이다.보해양조 관계자는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본연의 맛과 개성을 유지해서 인기를 얻는 노포처럼 보해소주 역시 제품 자체에 집중한 결과 소비자들이 먼저 가치를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보해소주는 보해양조 역대 신제품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출시 첫 달 약 1만병대였던 판매량은 5개월 만에 12만병대로 10배 이상 급증, 출시된 지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는 출시 첫 달보다 20배 넘게 판매됐다.
2022.08.30 I 정병묵 기자
유통기한 긴 수입 '멸균우유'…영양소 괜찮을까요?
  • 유통기한 긴 수입 '멸균우유'…영양소 괜찮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최근 계속되는 먹거리 물가 오름세 속에 우유 가격도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폴란드산 등 해외 멸균우유 수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멸균우유는 균을 완전히 없애 유통기한이 1년까지 길고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말 안전할까요? 멸균 처리에 따른 일반우유와 영양소 등 성분 차이는 없을까요?흰 우유.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요즘 대형마트 혹은 온라인쇼핑 플랫폼에서 ‘폴란드산 멸균우유’ 등 수입 우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실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4675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9326t)보다 약 57%나 늘었습니다.그동안 서울우유나 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동원F&B 등 국내 주요 유업체들이 생산한 흰 우유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겐 다소 낯선 풍경일 수도 있는데요. 수입 멸균유(멸균처리한 흰 우유)가 국산 살균유(일반 흰 우유)보다 가격이 절반 수준인 점이 가장 큰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힙니다.◇수입 멸균유, 국내산 흰 우유보다 가격 ‘절반’실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폴란드산 멸균우유 제품의 ℓ당 가격은 ‘믈레코비타’가 1300원, ‘밀키스마’ 1500원 수준입니다. 이에 비해 국내 흰 우유 시장 점유율 50%(2020년 기준)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우유’는 2700원으로 2배가량 가격이 높죠. 다소 생소하지만 값싼 수입 멸균우유가 최근 물가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는 소비자들 사이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궁금증 또한 늘고 있습니다.우선 멸균유와 살균유 모두 식품 분류상 ‘우유’에 속합니다.식품위생법 제14조(식품 등의 공전)에는 ‘우유류라 함은 원유(原乳)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원유의 유지방분을 부분 제거한 것 포함)이거나 유지방 성분을 조정한 것 또는 유가공품으로 원유 성분과 유사하게 환원한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분류한 식품 유형에도 ‘우유는 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을 말한다(원유 100%)’고 명시하는 등 멸균유가 우유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살균유’와 ‘멸균유’의 구분 기준은 ‘원유 살균 방식’에 있습니다.국내 제조사가 주로 생산·판매하는 일반적 흰 우유라고 하는 살균유는 원유 속 유해할 수 있는 균과 미생물만 상대적 저온에서 최소한으로 살균합니다. 최근 화제가 된 멸균유는 이보다 높은 최고 150도 안팎 고온에서 약 2~5초 정도 더 긴 시간 동안 살균해 명칭 그대로 원유 속 모든 균과 미생물을 없애 무균 포장한 우유입니다. 멸균유는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도 있지만, 국내 유업체들이 생산한 제품도 일부 존재합니다.◇원유 살균 방식 따라 맛·보관성 달라져따라서 열처리 온도·시간과 균 함유량 차이 등으로 제품의 ‘맛’ 등 기호성과 ‘보관법’ 등 안전성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되죠.일반적 살균유는 우유 속에 각종 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제품 생산 후 11~15일 정도로 상당히 짧습니다. 상온에서 제품이 빠르게 부패·변질 되기 때문에 반드시 영상 10도 이하 냉장 보관을 해야 합니다.반면 멸균유는 균이 아예 없다 보니 제조·판매사들이 유통기한을 6개월 정도부터 1~2년까지 매우 길게 설정합니다. 균을 없애고, 카톤팩(종이 코팅팩)에 담긴 일반 우유와 달리 알루미늄 필름 소재 등을 활용한 용기에 무균 밀봉 포장해 부패·변질 가능성이 적다보니 상온(15~25도) 보관도 가능합니다.따라서 멸균유는 오랜 물류 기간이 소요되는 해외수출이 가능해집니다. 현지 소비자들은 수입 멸균유를 저렴하게 대량 구매해 오랜 기간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치 국내 대표적 전통주 막걸리(탁주)가 해외수출 혹은 국내 판매 확대를 위해 멸균 처리하고 유통기한을 6개월~1년으로 두는 것과 마찬가지죠.◇멸균유, 안전성 문제없어…단백질 등 주성분 변질도 無하지만 긴 유통기한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연 믿고 먹어도 되는지 의문은 존재합니다. 또 멸균유가 고온 열처리를 하다 보니 우유에 함유된 단백질과 칼슘 등 고유 영양소 성분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궁금증도 따릅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식약처 관리 기준상 멸균유의 긴 유통기한은 안전성의 문제가 없습니다. 식품위생법은 유통기한을 직접 정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관련 법령에 따라 식약처장이 고시한 ‘식품, 식품첨가물, 축산물 및 건강기능식품의 유통기한 설정기준’ 등을 통해 관련 영업자(생산·판매 기업)가 유통기한을 설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이 과정에서 영업자가 자체 혹은 외부 의뢰 실험을 하거나, 기준 제품과 동일한 조건의 다른 제품과 비교한 보고서 등 안전성 입증 자료를 사업장 소재지 지자체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판매 허가제가 아니지만 정식 판매에 앞서 반드시 이러한 신고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습니다. 향후 위생 등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면 식약처가 시정명령 혹은 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며 관리·감독하고 있죠.식약처 관계자는 “수입 식품의 경우도 수출국의 제조업소에서 설정한 유통기한을 반영한다”면서 “만약 국내 유통 온도 등과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서 설정해야 하는 경우 설정사유서를 통관 단계에서 받아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또 일반 우유와 멸균 우유의 주성분 차이가 없다는 것도 업계와 학계의 공통된 입장입니다. 고온에서 멸균 처리되면서 일부 미네랄 등 성분이 산화할 수 있지만, 단백질 등 주된 영양소의 변질은 없어 대세에 지장 없다는 것입니다.이기원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교수(푸드테크학과장)는 “살균과 멸균은 식품 내 균증식 억제를 위한 공정 차이로 영양성분보다 소비자 기호성의 문제”라며 “‘멸균은 신선하지 않다’는 건 연구 결과가 아닌 일부 소비자 편향 등 인식적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멸균 과정에서 유산균 등 유익균과 미생물도 함께 없어질 순 있지만 멸균 제품이 저장과 보존기간 등 식품 섭취의 안전성 측면에서는 유리하다”고 전했습니다.
2022.08.29 I 김범준 기자
'우영우' 신드롬, 아시아 열광하고 유럽 시큰둥한 이유는
  • '우영우' 신드롬, 아시아 열광하고 유럽 시큰둥한 이유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유럽 지역에선 큰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사진=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은 ‘우영우’의 해외 수용자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전 세계 18개국 20개 지역(대만·말레이시아·중국·싱가포르·인도네시아·일본 도쿄·일본 오사카·태국·필리핀·홍콩·미국 LA·미국 뉴욕·캐나다·독일·스페인·영국·이탈리아·튀르키예·프랑스·호주) 해외통신원 설문조사를 29일 발표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시아권 9개국 10개 지역 해외통신원이 ‘자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로 ‘우영우’를 꼽았다. 북미에서는 동명의 한국 의학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동명의 미국 드라마 ‘굿 닥터’가 ‘우영우’ 흥행에 중요한 선례로 작용했다고 응답했다.이들 지역에선 ‘우영우’가 디스토피아를 주로 다뤘던 다른 ‘K-드라마’와 달리 ‘훈훈한 법조 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으로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얻고 있었다. 중국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변호사 우영우의 모습은 ‘변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공하고, ‘정상인’의 오만을 반성하게 한다”고 흥행 요인을 설명했다. “악역이 없는 드라마”(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이 보기에 부담이 없는 내용”(대만) 등의 반응도 있었다.드라마의 인기는 소셜미디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우영우 인사법’ 챌린지 공유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서는 극중 주요 장소로 등장하는 ‘우영우 김밥’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동그라미 김밥’을 만드는 방법이 소셜미디어에 수시로 게재됐다. 필리핀에서는 드라마의 인기가 ‘우영우 패션 따라잡기’로 이어지고 있었다.반면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는 ‘우영우’가 공식적으로 회자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영상의 후반작업과 긴밀한 연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빙 강국’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우 “현재 독일에서 유통되는 ‘우영우’는 더빙 없이 독일어 자막만 긴 문장으로 제공되어 드라마에 집중하기 매우 어렵다”고 언급했다.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유럽권 시청자 특성상 매주 2편의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방식이 낯설다는 반응도 나왔다. 또한 유럽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탄탄한 지원체계가 있어 공감도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종교·문화적 차이로 ‘우영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슬람교를 믿는 튀르키예의 경우 ‘우영우’ 2회에서 다뤄진 동성애 코드로 일부 현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마찬가지로 이슬람교를 국교로 삼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인간과 귀신의 사랑을 다룬 홍콩 영화 ‘천녀유혼’이 이슬람 가치에 위배돼 일부 장면이 삭제된 바 있다”면서 “죽은 사람이 되살아나거나 미신, 폭력, 공포, 선정적인 묘사가 제작 단계에서 지양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정길화 진흥원장은 “‘우영우’는 여성 서사의 측면에서는 ‘대장금’, 자폐장애인 서사의 관점에서는 ‘굿 닥터’를 떠올리게 하며, ‘순한 맛’ 드라마라는 점에서는 ‘갯마을 차차차’의 성공모델이라는 평도 있다”며 “‘우영우’의 성공 방정식은 이제 하나의 장르가 된 K드라마의 다양성을 입증하는 분수령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2.08.29 I 장병호 기자
CJ제일제당, '스팸 김밥햄' 출시
  • CJ제일제당, '스팸 김밥햄' 출시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CJ제일제당(097950)은 캔에서 꺼낼 필요 없이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스팸 김밥햄’을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스팸의 맛과 외관을 그대로 구현한 이 제품은 세계 최초의 스팸 김밥햄으로, 스팸으로 김밥을 만들 때 캔에서 꺼내 잘라 여러 개 이어 만드는 것이 불편하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했다. 칼집 선이 그어 있어 줄 따라 잘라 간편하게 김밥을 만들 수 있다. 기존 자사 김밥햄 대비 2배 더 두껍게 만들어 입안 가득 스팸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김밥은 물론 볶음밥, 튀김 등 다양한 요리로도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각종 채소와 밥에 기름을 두르고 큐브 모양으로 썰어 넣으면 스팸 볶음밥이, 길게 잘라 튀김 옷을 묻혀 튀기면 스팸 튀김이 완성된다. 사각용기에 상온 유통되는 기존 스팸 특유의 풍미를 비닐 포장 형태의 김밥햄에서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CJ만의 독자적인 R&D 기술력이 토대가 됐다. 복합 열처리 과정을 통해 스팸 맛과 고유의 색깔 등 외관을 그대로 살릴 수 있었던 것. 출시 전 소비자 조사에서도 캔 스팸 맛과의 유사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혁신성, 편의성, 활용성 면에서 벌써부터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냉장 김밥햄 카테고리는 연간 350억원 규모로 꾸준히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시장이다. CJ제일제당은 ‘캔 밖으로 나온’ 스팸 김밥햄 제품을 앞세워 시장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2022.08.29 I 정병묵 기자
`술은 스스로에 대한 경의`…호주가 정태영의 주도
  • `술은 스스로에 대한 경의`…호주가 정태영의 주도[오너의 취향]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의 경영과 인생을 술로 이해하는 건 흥미롭다. 현대가 사위로서 계열사 부회장에 오르기까지는 처가의 혹독한 두주불사(斗酒不辭)식 트레이닝을 거쳤을 테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장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으로 이어진 가풍(家風)과 사풍(社風)에서 애주를 지향하고 절주와 타협했으리라. 한창때 그를 가까이서 겪은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 자리에서 소주 수병을 너끈히 비웠다고 한다. 지금보다 소주 도수가 10도 가까이 높았던 시절 얘기다.정태영(오른쪽)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4월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우성, 이정재, 스티븐 던바 존슨(Stephen Dunbar-Johnson) 뉴욕타임스 사장과 술자리에서 자기 앞에 언더락 잔을 두고 있다.중년에 접어들면서 소주보다 독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가까이 둔다. “내 성격에는 호기심, 낙관주의, 허무주의가 섞여 흐른다. 이들이 밀당을 주고받으며 나를 이끈다. 이들이 길목에서 엉키면 위스키 한잔이 모든 것을 차분히 정리한다.”(2021년 11월11일 페이스북·이하 인용구는 페이스북)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술집이 일찍 문을 닫아 애를 태웠다. 홀로 마시기에 적당한 위스키를 즐길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였다.사실 그 어떤 술이 혼술에 최적화하지 않은 게 있으랴. 그러나 술을 마시는 장소와 주량을 따져보면 위스키만한 것도 없다.(편의점 노상 테이블에서 컵라면에 소주를 마시기도 하지만) 체면상 혼자서 식당에서 소주를 마시기도 여의찮다. 그럴싸한 데를 가더라도 와인은 한번 열면 홀로 마시기에 양이 부담된다. 여기서 성격이 나온다.위스키는 독해서 한 자리에서 한 병을 말끔히 비우기는 부담이다. 남은 건 보관해야 하는데 잘 두면 몇 달이고 맛이 난다. 와인은 다르다. 열면 되도록 당일에 마시는 게 상책이다. 며칠 안에 맛이 상한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한번 열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두고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형식과 허울을 멀리하고 실용과 내용을 따르는 경영 스타일과 닿아 있다. `두고 맛을 음미한다`는 데에서 애주와 절주 사이 놓인 절제미도 엿보인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섬세한 감별법을 요구하지 않으니 쉽다”는 지론도 마찬가지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해 12월3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한해 마지막 날을 소주를 벗삼아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페이스북)물론 위스키가 `쉽다`는 게 와인보다 `낫다`는 의미는 아닐 테다. 사실 위스키나 와인이나 산지와 양조기법에 따라 맛이 갈린다. 와인의 포도와 위스키의 보리가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에 제조연도를 큰 변수로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맛은 끝 간데없이 분화하고, 개중에 술은 기호가 선명하다. 그러니 여기서 어떤 술이 `더 섬세하고 덜 섬세한지`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아울러 그가 애초 와인 애호가였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그의 전향을 부추긴 게 술값이라는 것은 눈이 간다. 2000년 전후로 와인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원인은 여럿인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게 근원이라면 근원이다. 와인 생산은 한정돼 있어 갑자기 공급을 늘리기 어렵다. 즐겨 찾던 와인에서 내려 위스키로 환승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위스키도 마찬가지였다. 시차를 두고 가격이 올랐을 뿐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위스키 수요가 활황 사이클을 탔다. 가격이 급등했고 “위스키 값이 올라서 부담”이라는 토로가 잦아졌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이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미원을 곁들여 위스키를 마시는 모습이다.(사진=페이스북)꿈틀대는 애주 세포에 이끌려 떠난 다음 행선지는 조미료 `미원`이다. 미원과 술이 무슨 상관인지 난데없다. 그러나 애주가와 호주가들 사이에서 정태영식 미원 주조법은 꽤 인기다. 위스키를 마실 적에는 미원을 섞어 맛을 내는 것이다. 미원을 요리에 쓰면 감칠맛이 폭발하듯, 위스키와 만나면 풍미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치트 키`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정 부회장은 다만 “제가 좋아하는 위스키가 없으면 그냥 아무 위스키나 가짜 에이징(숙성) 효과를 만들어서 부드럽게 마시자는 것이지 더 맛있어진다고는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이유에서 스스로 미원을 섞는 음용법을 `생계형 음주`라고 부른다.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2019년 3월 인스타그램에 올린 위스키와 미원의 조합.(사진=인스타그램)다분히 유난스럽다. 사실 풍미가 가득한 위스키를 즐길 그의 안목과 재력, 구매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을 테다. 그럼에도 미원까지 품고 다니는 사정을 헤아려보면, 스스로에게 꾸준히 술을 권하는 면모에서 경지에 오른 주도(酒道)가 느껴진다. 애주가라 불릴 만하다.
2022.08.24 I 전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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