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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사람과 숲이 어울려 산다
  • 여기선 사람과 숲이 어울려 산다
  • [조선일보 제공] ▲ 연못가에 정성 들여 가꾼 분재 같은 분위기의 섬솔밭.숲은 숲이로되 숲만 있는 게 아니었다.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지난 19일 시민단체 ‘생명의 숲 국민운동’이 주최한 ‘제7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포항 덕동마을(기북면 오덕1리) 마을 숲이 그랬다. 단지 숲만 우거져 있다면 산중 숲만도 못하다 싶었을 게다. 덕동마을 숲은 마을 길을 끼고 정겹게 자라거나 주민들에게 사랑방 같은 정자에 숲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소나무가 아니더라도 마을 어느 집이건 감나무 한두 그루씩은 자라고 있었다. 그 나무마다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더욱 넉넉하게 느껴졌다. 나무는 주민들에게 넉넉한 삶을 베풀고 있었다. ▲ 애은당 담 옆에 화사하게 핀 나팔꽃.덕동마을 숲은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마을 어귀에 송계숲(松契), 마을을 휘감으며 흐르는 용계천 변의 용계정(龍溪亭) 건너편에 정계숲(亭契)이 우거져 있다. 용계정 위쪽 널찍한 연못 뒤편에 물러 앉은 솔숲은 물줄기에 갇힌 섬 같다고 해서 섬솔밭(島松)이라 불렀다. 이른 아침 옅은 안개 속에 무릉도원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마을로 들어서자 송계숲은 군무를 추는 듯한 황홀경으로 반겨준다. 불청객의 느닷없는 ‘침입’에 놀랐는지 새들이 지저귄다. 지금은 사라진 옛길 옆에 서 있을 때는 지나치려면 머리를 스쳐야 했다는 도하송(到下松) 맞은 편 골목길로 들어섰다. 귀목나무, 회화나무 등 갖은 빛깔의 색조를 띠는 아름드리 거목들이 도열한 길을 따라 들자 용계정이 마주한다. 정자 마루에 올라섰다. 용계천 건너로 푸른 이끼 덮인 연어대(鳶漁臺) 바위절벽이 돌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그 뒤로 20~30m 높이의 소나무들이 학을 불러들이기라도 할 듯 신비스런 모습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용계정을 빠져나와 메뚜기 여치가 풀섶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마을 길을 따르는 사이 앞이 탁 터지면서 발 아래 널찍한 연못이 펼쳐지고 그 뒤로 섬솔밭이 보인다. 연못으로 내려서자 연 잎에 올라앉아 있던 개구리들이 물로 풍덩 뛰어든다. ▲ 빨갛게 물든 담쟁이덩굴과 봉선화, 그리고 새하얀 설악초가 어우러진 담장.덕동마을에는 송계부(松契簿)라는 기록집이 전해 내려온다. 1950년 이전 기록은 사라졌지만 그 이후부터 최근까지 기록이 추가되고 있는 숲 관리 기록 책자다. 숲 관리에 관한 글만 적힌 게 아니다. 은행나무에서 나온 은행으로 올린 수익금에서부터 회갑연, 손님을 맞이한 일 등 숲에서 벌어졌던 온갖 내용이 다 담겨 있다. 숲은 그늘만 제공해주는 게 아니라 마을 주민들을 한 자리에 모이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덕동마을은 350여년간 맥이 이어져온 여강이씨(驪江李氏) 집성촌이다. 섬솔밭은 300여년 전 풍수지리 상 마을의 수구막이를 위해 조성된 숲이다. ▲ 시원한 맛이 일품인 도다리물회.애은당(愛隱堂), 사우당(四友堂), 여연당(與然堂), 덕계서당(德溪書堂) 등은 200~300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택들이다. 마을 가운데 있는 덕동민속전시관(토·일요일에만 개관·054-243-5327)에는 마로 짠 행랑, 마구(馬具), 망와(望瓦), 제복(祭服) 등 마을에서 나온 유물 6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덕동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모두 노인들이었다. 막 털어낸 벼 낱알을 말리는 할머니든, 경운기 몰고 논으로 가는 할아버지든, 29가구 마을 주민 대부분 일흔이 넘었다. 그런데 다들 얼굴이 환하고 입가에 웃음이 넘쳤다. 숲이 주는 풍요로움 때문인가 보다. 드라이브 코스 ▶대구~포항간고속도로 서포항(기계·안강) 나들목(054-242-9500)에서 빠져나와→ 31번 국도를 타고 기계면을 지나 인비교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다음→ 921번 지방도로 따라 약 10km 북진하면 도로 변에 ‘문화부 지정 제15호 덕동문화마을’ 안내판이 보인다. ▶덕동마을을 빠져나올 때는 방향을 북쪽으로 잡아 상옥을 거쳐 샘재를 넘도록 한다(약 20km). 샘재 일원에 들어선 경북수목원(www.gbarboretum.org, 054-262-6110)은 시원스런 조망에 가을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휴일에는 1000여명씩 찾아올 만큼 인기 있다. 수목원을 산책한 다음에는 가을 바다로 나가보자. 청하면소재지를 지나 7번 국도를 가로지르면 바로 갯바위와 어우러진 바다 경치가 일품인 월포 바닷가다(약 13km). ▶월포 이후→오도리를 지나→칠포까지는 멋진 해안도로로를 따르다 흥해 쪽으로 방향을 틀어→7번 국도를 따라 포항 방향으로 진행하다→ 첫 번째 삼거리에서 28번 국도를 따르면 곧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포항 나들목에 닿는다. ▶포항 시외버스터미널 앞 안강·기계행 정류소(신안여객 054-251-7202)에서 버스가 하루에 4회(07:10, 11:40, 13:30, 17:00) 운행한다. 거치는 곳이 많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1시간30분, 1300원. 맛집 ▶서포항 나들목 부근 기계면소재지에 있는 인동식당(054-243-1162)은 추어탕 한 가지 메뉴로 인근의 식도락가를 불러모으는 집이다. 보리 찧을 때 나오는 가루에 다시마, 고추, 무청 등을 섞어 만들어낸 시금장의 맛도 독특하다. 6000원. ▶월포~칠포 해안은 바닷가 풍광도 뛰어나지만 멋진 조망을 갖춘 횟집도 많이 있다. 오도리 신선도횟집(054-261-6345) 잡어물회 1만원, 도다리물회 1만5000원, 회덮밥 1만원.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중국만두·냉채족발…진정, 회만 먹고 가시렵니까?
  • ▲ 신발원 고기만두[조선일보 제공] ‘부산=생선회’라는 공식, 이제 진부하다. 회 말고도 먹을거리가 많다. 화교들이 만드는 ‘오리지널’ 중국만두, 해파리와 족발이 만난 ‘냉채족발’, 파도와 달빛까지 곁들여 먹는 청사포 조개구이마을 등 부산의 별미집을 소개한다. ◆상해거리 중국만두 영화 ‘올드보이’ 주인공 오대수(최민식)는 만두 맛으로 자신이 수감됐던 사설감옥을 찾아낸다. ‘과연 가능할까’ 싶었다. 사설감옥이 부산 ‘상해의 거리’ 부근이라면 그럴 수 있다. 중국음식점마다 만두 맛도 모양도 제각각 개성이 있다. 상해의 거리는 부산역 건너편에 있다. 거리 어귀에 중국 전통 건축양식의 ‘상해문’(上海門)이 있어 찾기 쉽다. 1884년 중국영사관이 들어서면서 화교들이 주변에 몰려 살았다. ‘청관(淸館)거리’, ‘화교골목’이라 불렸다. 광복과 6·25 이후 텍사스촌이 거리 일부를 차지하면서 ‘텍사스거리’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부산시가 자매도시인 상하이와의 유대를 기념하고 지역 활성화를 위해 상해의 거리로 이름을 바꾸고 ‘상해문’을 세웠다. 예전 같지는 않지만 많은 화교가 여전히 이 거리에 산다. 중국집은 10여 곳. ‘만두 전문점’이라 내세운 집이 유난히 많다. 홍성방 (鴻盛坊·051-467-5398), 일품향 (一品香·051-467-1016), 신발원 (新發園·051-467-0177, 465-9509), 사해방 (四海坊·051-463-9883), 장춘향 (長春香·051-467-8563) 등이 유명하다. 이중 부산사람들이 최고로 꼽는 홍성방과 일품향, 신발원 만두를 맛봤다. ▲ 홍성방 찐만두홍성방 본점은 상해문 바로 옆이다. 상해문 뒤 사거리에 2호점이 있다. 찐만두(3500원)는 만두피가 도톰하고 쫄깃하다. 씹으면 고소한 육즙이 흠뻑 배 나온다. 곱게 다진 돼지고기, 부추, 양파만을 넣은 만두속은 씹을 필요 없을 만큼 부드럽다. 군만두(3500원)는 찐만두를 바삭하게 튀긴 것. 물만두(3500원·대 4500원)도 흐물흐물한 일반 중국집과 달리 탱탱하게 잘 삶았다. 자장면은 3500원이다. 기세등등한 홍성방과 달리 일품향 은 쓰러질 듯 작고 허름한 2층 건물이다. 물만두(3500원)가 특히 독특하다. 만두피가 속이 비칠 만큼 얇고 하늘하늘하지 않다. 자글자글한 주름도 없고 모양도 삼각형에 가깝다. 다진 돼지고기, 양파, 생강, 배추를 넣은 속은 발효된 듯 살짝 시큼한 냄새가 난다. 찐만두와 군만두(각각 3500원)는 홍성방과 비슷하지만 물만두와 마찬가지로 시큼한 맛이 돌면서 좀 더 단단하다. 얇게 썬 마늘을 씹으면 느끼한 기름기가 입에서 사라져 만두를 다시 즐기도록 해준다. 볶음밥은 5000원. 신발원 고기만두(4000원)는 다진 돼지고기와 생강, 파를 섞어 빚은 만두속이 아주 부드럽다. 만두피가 벌어지면서 흘러나오는 생강 향이 매력적이다. 약간 짜다. 왕만두 모양이지만 한입 크기로 훨씬 작다. 새우만두는 1개 1000원, 5개씩 포장 판매한다. 물만두는 3500원이다. 만두도 만두지만 ‘더우장’(豆漿)을 맛봐야 한다.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일종의 두유(豆乳)다. 설탕이나 소금으로 간을 맞춘 더우장에 밀가루를 길게 늘여 튀긴 ‘요우티아오’(油條)를 찍어 먹는다. 이 식당에서는 ‘콩국+과자’라는 일종의 세트메뉴로 2500원에 낸다. 요즘 보기 어려운 공갈빵(800원), 계란빵(700원), 팥빵(700원)도 많이들 사간다. ◆남포동 냉채족발 ▲ 한양족발한양족발 (051-246-3039, 248-3039) 입구 유리진열대에는 돼지족발이 산처럼 쌓여있다. 부산 중구 부평동 ‘족발골목’에선 흔한 장관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부평동이지만, 부산사람들조차 ‘남포동 족발골목’이라고 해야 쉽게 알아듣는다. 20여년 전부터 한두 곳 들어서더니 지금은 ‘한양’, ‘한성’, ‘놀부’, ‘장충’, ‘오륙도’, ‘부산’, ‘여의도’ 등 족발집이 10여곳에 이른다. 역사가 오랜만큼 족발집마다 나쁜 냄새를 없애고 좋은 맛은 살리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전국 미식가들이 이 골목에 오려고 군침 삼키는 이유는 ‘냉채족발’이라는 독특한 메뉴 때문이다. 중국 냉채에서 힌트를 얻어 한국 족발을 개량한 듯하다. 한양족발 주인 양순애씨는 “7년 전부터 냉채족발을 팔고 있다”고 했다. 냉채족발을 주문하면 부위별로 구분해 쌓아둔 돼지족발을 얇게 켜 접시에 담는다. 해파리·게맛살냉채와 오이냉채를 족발과 함께 낸다. 여기에 다진 마늘, 양파, 간장, 식초 등으로 만든 양념을 접시 바닥에 고일 큼 흥건하게 뿌려 손님상에 낸다. 오이냉채와 해파리·게맛살냉채, 족발냉채를 한 젓가락에 집어서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매콤한 양념이 폭 배인 족발은 그냥 먹을 때보다 훨씬 덜 느끼하다. 부드러운 족발과 쫀득쫀득한 해파리와 아삭아삭한 오이, 서로 다른 세 가지 질감이 만나고 섞이면서 맛은 더욱 풍부해진다. 가격은 냉채족발 2만·2만5000원·3만원, 족발 1만8000·2만·2만3000원으로 모든 집이 같다. 2만원짜리 한 접시면 남자 둘이서 안주로 먹기 실하다. 곁들여 나오는 음식은 종류나 가짓수가 식당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푸짐하다. 당면잡채, 간장에 담근 양파, 마늘, 풋고추, 쌈채소, 겉절이김치, 물김치, 감자샐러드 등이 나온다. 부산족발 (051-245-5359) 감자탕은 돼지뼈가 아니라 소뼈를 우려낸 맑은 국물. 속풀이로 그만이다. ▲ 하진이네 조개구이◆청사포 조개구이 청사포는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작은 어촌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해운대에서 차를 타고 달맞이언덕을 넘어 오른쪽 바닷가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5분쯤 달리면 나타난다. 택시를 타면 3500~4000원쯤 나온다. 2번 버스로도 들어가지만 20분마다 한 대씩이라 약간 불편하다. 청사포에는 식당 15여 곳이 바다에서 조금 물러선 언덕을 따라 늘어서 있다. 회도 팔지만 조개구이를 전문으로 한다. 동네 분위기는 ‘촌’인데 조개 굽는 스타일은 매우 ‘도회적’ 혹은 ‘서구적’이다. 조갯살이 붙은 조개껍데기에 작은 주사위 모양으로 자른 버터, 다진 붉은고추, 파, 양파를 얹어 낸다. 숯불에 석쇠를 놓고 조개를 얹는다. 열 받은 버터가 녹아 조개에서 나온 육즙과 섞이면서 바글바글 끓는다. 이 속에서 익은 조갯살은 짭짤하고 고소하다. 파와 양파가 달큰한 맛을 붉은고추가 매콤함을 더한다. 서양식 그라탕 맛이다. 조개구이에 소주잔을 홀짝홀짝 기울이다 고개를 들어보니 맑은 밤하늘에 푸르스름 서늘한 빛깔을 띠기 시작한 가을 달이 걸려있다. 식당 앞 방파제에는 철썩철썩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소리까지, 이렇게 운치있는 조개구이집도 드물겠다 싶다. 청사포 조개구이집 중 하나인 하진이네 (051-702-4092)에서는 키조개·가리비·은피·대합 등이 나오는 해물모듬이 3만·4만원, 먹고 싶은 조개 한 종류만 나오는 조개 메뉴가 2만·3만·4만원이다. 장어구이(2만·3만·4만원)도 괜찮다. 가격은 거의 모든 식당이 비슷하다. 삶은 새우, 고동, 마늘, 열무김치, 파전, 간장에 담근 양파 등이 밑반찬으로 나온다. 물론 밑반찬 가짓수와 종류는 그때그때 그리고 식당마다 다르다. 식사로는 돌솥밥(2000원), 라면(2000원)을 대개 먹는다. 공기밥(1000원)도 물론 있다. ▲ 마산식당 돼지국밥◆조방골목 돼지국밥 서울에서 먹어본 돼지국밥은 솔직히 그리 맛나진 않았다. 대체로 돼지 특유의 누린내와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더해진 국물은 일부러 찾아서 먹고 싶진 않은 음식이었다. 그런 돼지국밥을 부산과 마산에서는 유별나게 즐긴다니. 이 지역 사람들은 미각이 마비됐단 말인가? 부산에서 맛 본 돼지국밥은 달랐다. 제대로 끓인 돼지국밥 국물은 설렁탕처럼 뽀얗게 우러났지만, 설렁탕보다 훨씬 가볍고 발랄한 감칠맛이 돌았다. 불유쾌한 냄새도 별로 없었다. 부산과 마산 사람들 입맛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부산·마산 돼지국밥은 맛있고, 서울 돼지국밥은 맛이 없었던 것이다. 돼지국밥에 대한 선입견은 일명 ‘조방골목’에 있는 마산식당 (051-631-6906)에서 깨졌다. 조방골목은 부산 진구 범천1동 평화시장과 종합시장, 자유시장 사이에 있다. 과거 자유시장 자리에 조선방직회사가 있었다고 해 붙은 ‘조방’이란 이름이 굳어서 지금까지 이어진다. 마산식당을 포함 ‘합천’, ‘하동’, ‘조방’, ‘진주’, 기사’ 등 7집 정도가 몰려있다. 문 연 지 30년쯤 됐다는 마산식당 입구에는 커다란 양은 솥 2개가 있다. 돼지 뼈, 고기, 각종 부속이 듬뿍 담긴 채 펄펄 끓고 있다. 종업원은 “돼지 뼈는 오래 끓이면 불쾌한 양잿물 냄새가 난다”며 “국물이 대충 우러나면 뼈를 건져내고 나머지 재료를 다른 솥으로 옮겨 푹 끓인다”고 했다. 이것이 맛의 비결일까. 돼지국밥(4000원)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밥을 담고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내는 과정을 두 번쯤 반복한다. 뜨거운 밥을 뜨거운 국물에 후딱 말아내기보다, 번거롭지만 이렇게 식은 밥을 국물에 불리며 데워야 훨씬 맛있다. 여기에 된장양념을 조금 얹어 새우젓, 풋고추, 마늘, 양파, 배추김치, 깍두기 등과 함께 양은쟁반에 담아 낸다. 경상도에서 ‘정구지’라고 하는 부추무침과 된장양념을 밥과 함께 국물에 풀어 푹푹 퍼 먹는다. 싱겁다면 따로 나오는 된장양념이나 새우젓을 더해 간을 맞춘다. 해장국밥 4000원, 따로국밥 5000원, 수육·내장수육 1만2000·1만5000원. ◆그 밖의 해운대 음식 명소 3곳 맛있는 걸 먹겠다고 부산영화제 행사가 대부분 열리는 해운대를 굳이 벗어날 필요는 없다. 전날 과음했다면 속씨원한대구탕 (051-744-0238)을 ‘강추’한다. 메뉴는 대구탕(6000원) 달랑 하나. 음식값을 선불로 지불하고 조금 기다리면 커다란 양은그릇에 맑은 대구탕이 담겨 나온다. 국물을 들이킬 땐 조심 또 조심. 가라앉은 건더기 하나 없이 맑은 국물이지만, 사레가 들리거나 헛기침이 나올 만큼 톡톡하게 맵다. 끓일 때 풋고추를 듬뿍 넣는 모양이다. 그리고 몸에 있는 모든 땀구멍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땀과 함께 몸 속에 남았던 알코올도 빠져나간다. 대구 살이 실하다. 냉동 대구지만 해동을 잘 해 그리 퍽퍽하지 않다. 찰진 밥을 김에 싸서 먹는 맛도 좋다. 물은 당연히 셀프다. 한국콘도 옆에 있다. 미나미 (屋台村)는 일본 이자카야(선술집)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하다. 신문과 잡지, TV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시원한 가츠오부시(가다랑어) 국물에 각종 어묵을 넣은 모듬오뎅(1만5000원), 문어·새우 등을 넣은 ‘일본식 피자’ 오코노미야키(1만원)가 술안주로 훌륭하다. 본점(051-731-5373)은 그랜드호텔, 2호점(051-746-5645)은 글로리콘도 뒤에 있다. 해운대구 좌동 화목데파트빌딩 2층에 있는 따사모 (051-702-9223)는 장동건·김원희 등 배우들로 구성된 사회봉사단체 ‘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에서 차린 식당. 패밀리레스토랑, 그 중에서도 ‘빕스’(VIPS)와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메인 요리를 주문하면 뷔페식으로 차려진 샐러드, 전채요리, 캘리포니아롤, 음료, 디저트 등을 맘껏 골라먹을 수 있다. 안심(180g)과 바닷가재가 함께 나오는 ‘장동건 콤비특선’(3만3000원), ‘김원희 안심’(2만6000원·180g), ‘장진영 연어스테이크’(2만1000원), ‘에릭 참치 카르파치오 스테이크’(2만원), ‘샐러드바’(1만5000원) 등이 선택 가능하다. 테이블은 탁구경기를 해도 좋을 만큼 크고, 통로는 마라톤 트랙처럼 넓다. 하얗게 회칠한 벽, 연예인 얼굴 사진이 붙은 통유리창, 높은 천장이 시원하고 쾌적하다. 음식 맛은 인테리어만 못하다. ‘따사모’ 소속 배우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면 그리 상관 없을 지 모르겠다. 부산을 찾는 일본 관광객의 ‘옵션’ 투어 코스라고 한다.
  • `삼성 국감` 재연되나..이건희회장 국감출석 시사
  •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지난해 10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는 한마디로 `삼성 국감`이었다. 삼성자동차 부채 손실보전, 삼성생명 상장, 삼성에버랜드 지주사 문제 등을 놓고 여야의원들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당시 배정충 삼성생명 사장 등을 집중추궁했다. 삼성 계열사 주요 CEO들이 과천정부청사 1동 재경부 국감장에 속속 도착하기 한시간여 전부터 이미 삼성맨들이 대거 과천청사에 몰려들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과연 삼성이구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만들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윤종용 부회장의 소신발언이었다. 국감장 분위기는 기업인들을 주눅들게 만들기 딱 좋았지만 윤 부회장은 "(삼성차 위기 당시) 삼성의 돈줄을 끊어버릴수도 있다는 은행들의 압력에 못이겨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차 부채 연대책임을 지게 됐다"면서 "강박에 의한 책임계약은 무효"라는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삼성 안팎에서는 그날 국감은 삼성의 승리라는 평가가 내려지기도 했다. ◇이회장 "국감 부르면 가겠다"..본인 의지담긴듯 해석 올해는 어떨까. 삼성 국감이 올해 더 크게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슈는 더 확대된다. 이른바 `삼성 X파일`과 삼성에버랜드 CB헐값발행 증여의혹 등 더 민감하고 뜨거운 문제들이 다뤄질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올해 국감의 스포트라이트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출석 그 자체다. 이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밤 뉴욕 맨해튼 피에르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의 `밴 플리트상` 시상식을 마치고 뉴욕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감 증인으로 부르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자 "가야지요"라고 답했다. 귀국 날짜에 대해선 추석전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일각에서 제기하는 도피성 해외체류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낫다. 문제는 국감이다. 사실 국감증인 질문에 대해선 대충 얼버무려도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회장은 굳이 "가야지요"라고 똑 부러지게 답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생각없이 이야기했겠느냐"며 "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이회장 발언 출석시사 발언 왜..여론 고려? 이 회장은 지난해에도 증인으로 선정됐었다. 그러나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사유서에서 "폐암 재발 여부에 대한 정밀검사가 (미국에서)진행중이어서 국회 증인 출석이 어렵다"며 "증인으로 채택된 다른 임원들이 성실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출신의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 재경위 국감 당일 이건희 회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언론에 공개했다. 이 회장의 불출석에 대비해 만든 글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이 서한에서 이 의원은 "우리 사회의 선도기업으로서의 삼성이 우리 국민 모두로부터 사회적 도덕적 신뢰와 공감을 받고, 그러한 국민의 기대 속에서 언젠가는 맞부딪칠 경영권 승계에 관해 국민의 축하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책임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기대수준을 과감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전향적인 결단도 필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올 2월, 5개월간의 해외체류 끝에 이 회장이 귀국한 직후 삼성은 8000억원 사회헌납 등의 내용이 담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배정 의혹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와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상무에 대한 검찰 소환 가능성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삼성X파일`의 불씨도 꺼지지 않았다. ◇재계 "증인 발언봉쇄, 일방적 추궁만 있는 구태적 국감은 안돼" 삼성으로서는 하나같이 곤혹스런 문제들이다. 당연히 올해 국감에서도 메뉴가 될 거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회장이 국감출석의사를 피력한 것은, 이젠 피하기 보다 할 말은 해야겠다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석연치않은 이유로 국감을 피하는 기업인들에 대한 비난여론도 고려했을 것이라는 풀이도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만약 이 회장이 출석하게 된다면 증인에게 발언기회를 제대로 주지않고 의원들의 추궁만 쏟아내느 `구태적` 국감이 돼선 안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국감을 피하는 이유 중에는 발언기회를 원천봉쇄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험악한 분위기 탓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의 출석은 본인과 삼성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며 "만약 출석하게 된다면 합리적이고 정중한 질의답변과 함께 충분한 답변시간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6.09.20 I 김수헌 기자
  • `거래세 인하` 지연 우려..국민불만 고조
  •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재산세 증가 부담을 억제하고 부동산거래세를 추가로 인하하는 방안이 한나라당의 반대로 다음달부터 시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세금 감면안을 감면으로 줄어드는 지방자체단체 세수를 보전해주는 방안과 연계해 처리키로 함에 따라 이달 임시국회중 법안 처리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27일 한나라당의 홈페이지에는 지방세법 개정안 처리 지연을 불만을 가진 일반 국민들이 조속한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비난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아이디 `hanwlee`는 "당리당략으로 서민 울리는 짓, 이제 그만하시지요.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에 그냥 넘어갈 경우 이 잘못은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 명심하시오"라며 경고했다. 아이디 `nator2`도 "정한대로 취-등록세 인하 합의하세요. 인하면 그냥 인하지 더욱 인하는 또 뭡니까? 8월안에 처리해야지 쓸데없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더욱 인하 강행하는 명분없는 실수하지 말기 바랍니다`고 지적했다.지자체 세수 보전이 한나라당 소속 지자체장들의 이익과 관련된 잘못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이디 `vicanyw`는 "한나라당은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진정 무언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에는 국민을 위하는 척 하다가 영향력 있는 몇몇 자치단체장의 말 한마디로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군요"라고 꼬집었다. 거래세 인하가 지연될 경우 실제로 피해를 볼 사람들의 하소연도 계속 됐다. 아이디 `pririms`는 "지금까지 잔금날짜를 미룬 이자금액이 얼만지 아시오?"라고 묻고는 "한나라당에서 보상해 준다면 이번엔 그냥 넘어가겠지만, 서민들한테 보여준 무시무시한 사기극은 내년에 반드시 보상받으리라 생각이 되는군요"라고 말했다.우선 정부 여당의 감세안을 처리한 뒤 9월 임시국회에서 추가로 거래세를 낮춰 달라는 절충안도 나왔다. 아이디 `yoonbal`은 "한나라당 주장대로 거래세를 추가 인하시켜 준다는 주장이면 일단 8월 국회에서 통과시킨 후 추가로 인하를 입법하시오"라고 요구했다.이처럼 다양한 비난과 요구들이 빗발치면서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장식한 글은 4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민 세부담을 더욱 낮추려는 것이며 지자체 세수를 보전하지 않으면 지방정부도 활동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며 세감면 법안과 세수 보전안을 연계 처리할 뜻을 재확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나라당은 정부 여당안보다 취득세와 등록세의 세율을 더욱 낮춰드리려 한다. 취-등록세 인하로 지방정부 세수가 부족해지는 것을 보전해 지방정부 활동도 지키려 한다"고 주장했다.한나라당 정책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최대한 빨리 여야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마무리지어 국민여러분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면서도 "8월 임시국회중 처리될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늦어도 9월 중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다 행자위 법안심사소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상정까지 시일도 너무 촉박해 이달중 지방세법 개정안이 처리될 지는 극히 불투명하다.현재 거래세 인하를 앞두고 부동산 거래 자체가 실종돼 있고 재산세 경감도 다음달 중순에 나올 고지서에서부터 적용돼야 한다. 이번에 통과되지 않을 경우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과세 행정에도 큰 차질이 우려된다.
2006.08.27 I 이정훈 기자
  • PD수첩 "제3의 제보자, 문신용 교수 아니다"(종합)
  •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PD수첩의 줄기세포 보도와 관련 `제3의 제보자가 혹시 문신용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PD수첩은 "A, B, C 총 3명의 제보자가 있었다고 지난해 취재일지를 공개하면서 밝혔었다"라며 "세번째 제보자는 문신용 교수나 미즈메디병원측 관계자가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PD수첩은 "제3의 제보자는 한 줄기세포 연구자일 뿐"이라며 "이 제보자는 다른 2명의 제보자와 달리 인터뷰는 거부했기 때문에, 화면에 드러나지 않아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PD수첩은 2일 시청자 게시판에 `황우석 관련 방송에 대한 몇가지 의문에 대하여`란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PD수첩은 "인터넷 상에서 근거없는 각종 내용들이 유포되고 있어 (PD수첩 게시판에) 답변 드리는 것"이라고 게시 취지를 설명했다.PD수첩은 "제3의 제보자는 특별한 사실관계를 증언하지 않아 인터뷰를 굳이 촬영하지 않았다"라며 "그는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誌 논문이 의심스럽다고 의견만 전달해왔었다"고 밝혔다.PD수첩은 ▲난자 매매자가 조작되었다는 오해와 관련하여 ▲난자 매매자가 `난자채취 수술의사`라거나 혹은 `제보자 B`라는 오해와 관련하여 ▲노성일 이사장의 `인터뷰 날짜`에 얽힌 오해와 관련하여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줄기세포 전문가`가 바로 `제보자`라는 오해와 관련하여 ▲`제보자가 1인 3역을 하고 있다`는 오해와 관련하여 ▲`제보자 C`에 대한 구구한 억측에 대하여 등과 관련 상세히 해명했다.PD수첩은 제1의 제보자나 제2의 제보자가 1인3역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PD수첩은 12월15일 방송에서 제보자 A와 제보자 B를 소개했지만, 1월3일 방송에서는 제보자의 신분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前 황 교수팀 연구원`으로 표기해 이러한 오해가 생긴 모양이라고 밝혔다.PD수첩은 12월15일 방송(특집, PD수첩은 왜 재검증을 요구했는가)과 1월3일 방송(줄기세포 신화의 진실)에서 등장하는 `줄기세포 전문가`가 혹시 제보자가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PD수첩은 이 줄기세포 전문가는 이번 일과 무관한 국내 대학병원 교수라고 밝혔다.PD수첩은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라며 "무리한 추측보다 사실에 근거한 토론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덧붙였다.
2006.02.02 I 백종훈 기자
  • (여의도에서) 생명윤리와 PD수첩의 취재윤리
  • [이데일리 이의철기자]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생명윤리를 제기한 쪽에서 취재윤리 문제가 불거지다니. 다름아닌 MBC `PD수첩` 얘기다.MBC는 대국민사과성명을 냈다. 뉴스데스크를 통해 PD수첩의 취재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뉴스데스크를 통한 사과방송은 올해에만 일곱번째라고 한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사과 그 자체에 있지 않다. 오히려 문제의 본질은 윤리문제다. 그것이 생명윤리든, 취재윤리든. 취재윤리와 생명윤리는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는 식의 경중의 문제가 아니다. 서로 교환할 수 있는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PD수첩이 지적했듯, 생명윤리 문제는 중요하다.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세계적인 성과인만큼, 그 연구과정도 투명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그 성과가 더욱 빛난다. 이것이 바로 PD수첩의 논리였다. 옳은 얘기다.PD수첩은 황우석 박사팀을 겨냥해 윤리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바 있다. 불법 매매된 난자를 사용했는가? 연구원의 난자를 사용했는가? 여기서 한발 나아가 연구 결과가 가짜는 아니었나? 하지만 PD수첩은 윤리문제를 제기한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네티즌으로부터 맹공을 받았다. 왜일까? 네티즌들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D수첩 논리의 함정을. 그 함정이란 무엇인가? 하나는 잣대의 공정함이다. 남을 비판하려면, 남보다 훨씬 엄격한 잣대로 자신을 뒤돌아봐야 한다. 남의 눈의 티끌을 보면서 제눈의 들보를 보지 못해선 안된다. 그러나 PD수첩은 취재과정에서 취재윤리를 위반함으로써 스스로를 부정한 꼴이 됐다.또 한가지는 윤리란 상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PD수첩이 황교수팀에 제기한 윤리문제 역시 상식에 바탕을 둬야 한다. 윤리의 글로벌 스탠다드 운운하지만 윤리란 고유한 역사와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이가 조선시대의 윤리를 따를 수 없고,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의 사람에게 현대의 윤리를 강요할 수도 없다. PD수첩의 오류는 국민적 영웅인 황교수에게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 것에 있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같은 비판은 언론 본연의 사명에 가깝다. 사회적 강자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하다. 그것이 정치권력이 됐건, 경제권력이 됐건, 문화권력이 됐건, 황우석교수처럼 과학권력(?)이 됐건간에.. 정당한 문제제기는 사회를 보다 빛나게 하는 소금이다. 그래서 언론은 소금의 역할을 한다.하지만 PD수첩은 소금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니라 권력이 되려했다. 취재원에게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들거나 회유했다. 결론을 내려놓고 그 의도대로 취재원의 인터뷰를 해석했다. 편집을 통해 프로그램을 짜맞춘 흔적도 엿보인다. 흔히 권력화된 언론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방식이다.PD수첩이 실망스러운 이유는 이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고발 프로그램으로서의 PD수첩의 빛나는 보도들을 알고 있다. 사회지도층 자녀들의 병역기피 사례나 조작된 간첩사건의 피해자들 등은 대표적이다. 사회적 강자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사회의 소금이 되고자 한 보도였다. 그러나 이번 황우석 박사팀에 대한 보도에선 소금이 아닌 언론권력이 되고자 했을 뿐이다.PD수첩은 황박사팀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진정한 국익`을 얘기했다. 황박사팀의 연구에 대한 윤리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장기적인 국익에 보탬이 된다는 논리였다. 맞다. 하지만 PD수첩은 국익을 얘기하기 앞서 보다 엄격한 잣대를 자신에게 적용했어야 했다. 그렇지 않고 국익을 말했다면 그것은 `공명심`의 교묘한 포장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취재윤리에 대한 언론들의 철저한 자기반성이다. 비단 MBC만의 문제는 아니다. PD수첩을 통해 불거진 취재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 언론은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는 기자는 말할 것도 없고.
2005.12.05 I 이의철 기자
  • 6자회담, `비핵화` 개념·범위 여전히 쟁점
  • [베이징=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4차 6자회담 엿새째인 31일 남한 북한 미국을 비롯한 중·일·러 참가국들은 공동문건에 담길 내용의 핵심인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과 범위를 두고 여전히 논쟁 중이다. 이와 관련, 4차회담 우리측대표단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에 대해 `북한의 핵폐기`라는 포괄적인 표현을 썼다"면서 "중국측 공동문건 초안이나 다른나라들이 말한 한반도 비핵화 내용이 우리의 포괄적 핵폐기라는 내용과 맞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난 92년 남북이 공동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준거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지난 92년도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현존하는 합의 중에서 가장 중도적이고 좋은 것"이라며 "완벽하지 않지만 이번 회담에서 좋은 준거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러한 기조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장국인 중국측이 전날 제시한 공동문건의 초안에는 미국측이 지적한 북한의 인권문제나 미사일, 일본인 납치자문제등은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지엽적인 문제를 논할 단계가 아니며 비핵화와 (북미)양쪽에서 취해야할 조치 등, 하나의 지붕과 두개의 기둥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문제가 논외임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이날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에서는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초안을 바탕으로 오전 10시 10부터 오후 3시 50분까지 차석대표 회의가 열렸다. 이와 관련,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합의문 1차 초안을 가지고 오늘 차석대표들 사이에 검토가 있었다"며 "검토과정은 합의문에 대해 글자 하나하나 결정하려고 하는 것 아니고 초안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합의하려는 것이 긴 내용은 아니지만 토론된 핵심내용을 담을 수 있는 합의문을 마련하려고 한다"며 "어느정도 가야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일주일가량 자동차로 국도를 따라 도심 입구까지 왔다면 도심에서 목적지 가려면 지금까지 모습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면 회담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송 차관보는 "(회담종료)시간을 예측 어렵다"며 빨리하는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다만 확실한 것은 참가국 전체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해결 목표를 향한 단단한 틀을 짜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으며, 이러한 공감대를 기초로 목표점을 향해서 밀도있고 효과있는 협의를 진행할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측 `중대제안`이 공동문건에 포함될지 여부와 관련, 그는 "대북송전제안은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한 차원은 계속되겠지만 결과적으로 합의할 결과물에 어떻게 반영되고 어떤 프로그램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일문일답 요지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정상화 등이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초안에 있는지, 중국측의 공동문건 초안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지 ▲협상 테이블 올라온 것은 북한핵문제 한반도 비핵화 또 이에 상응할 조치로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이다. 이것이 이번 협상의 틀이다. 초안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금은 이러한 틀을 확고하게 짜고 있는 것이다. -오늘 차석대표 협의가 있었는데 차후일정은 ▲(공동문건 초안을 가지고)차석대표들간 협의를 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리가 잘 됐는지를 검토하는 세션이 또 있을 것이다. 한국이 표시하는 입장이 맞는가 등 각국 입장을 확인한 뒤 정리해서 필요하면 차석이나 수석대표들간 협상이 있을 것이다. 수정초안이 나올 상황은 아니고 각국의 의견을 반영시키는 모양이 될 것이다. 수정초안까지는 아직 짐작할 단계가 아니다. -북한이 경수로건설을 하겠다고 계속 주장했다는데, 이러한 주장을 지금도 하고 있는지 또 배경을 설명해 달라. 우리측 `중대제안`은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지 ▲각국이 토론을 통해 나온 얘기를 하나하나 얘기할 수는 없다. 어느 단계냐도 말하기 어렵다. 대북송전제안은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 그런 차원은 계속된다. 결과적으로 합의할 결과물에 어떻게 반영 어떤 프로그램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005.07.31 I 정태선 기자
  • 현대차그룹 정의선사장 승진 의미는
  • [edaily 김기성기자] 재계 3위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35)기아차 부사장이 사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은 본격적인 대권승계 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건설업체 엠코, 물류업체 글로비스, 카오디오업체 본텍 등 3개 비상장사의 몸집불리기도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더욱 주목된다. 정 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명실공히 후계자로써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내 입지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경영수업기간이 사실상 끝났음을 의미한다. 또 정 사장이 아직 그룹을 통제할 만한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한 만큼 실질적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한 `묘수짜기`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영수업 종료-대권승계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함께 재계의 대표적인 3세 경영인으로 꼽히는 정 사장은 지난 99년12월 현대차 구매담당 이사로 입사한 이후 구매, 기획, 마케팅, 영업, 애프터서비스 등 핵심 사업부를 두루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난 94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이어 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영대학원 MBA를 마치고 곧바로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2년동안 근무하면서 국제감각도 키웠다. 그룹 후계자의 자격으로 일련의 경영수업을 받아왔던 정 사장의 위상은 2003년 기아차 기획총괄 부사장을 맡으면서부터 급격히 높아졌다. 정 사장은 지난해 2월 소형차인 `모닝` 출시를 사실상 총괄하고 슬로바키아 부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등 국내외 굵직한 현안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국내외 공장을 일주일에 한번 꼴로 찾는 등 남다른 현장챙기기에 나서면서 부친인 정 회장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000270)의 품질과 브랜드를 현대차(00538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현대차그룹이 오는 2010년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기아차 부활`을 위해 매진했던 것이 그룹 안팎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로 이어졌던 것이다. `경영수업의 사실상 종료`을 의미하는 이번 사장 승진은 이같은 평가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정 사장이 최근 갑작스레 세차례에 걸쳐 기아차 주식 총 350만주(1.01%)를 매입한 것은 사장 승진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의 향후 역할과 입지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현안은 물론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 인도 제2공장 착공, 중국 제2공장 준공, 슬로바키아공장 준공 등 즐비한 해외 현안에 대해서도 부친인 정 회장을 보필하면서 주도하는 역할이 주어질 전망이다. ◇엠코, 글로비스, 본텍에 쏠린 `비상한 관심` 정 사장은 기아차 뿐 아니라 엠코(25%), 글로비스(34%), 본텍(30%) 등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로 활동 반경을 이미 넓혔다. 정 사장은 지난주 인천의 엠코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엠코는 내달 인천 부평 삼산지구 1만2000여평 부지에 `엠코타운` 아파트 708가구를 분양하면서 주택사업에 진출한다. 궁극적으로 전장사업을 일원화할 주체인 본텍과 연관되는 전장부품업체 현대오토넷 인수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사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후계구도 완성을 위한 발판이 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룹 후계자임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력 계열사 지분은 기아차 350만주(1.01%), 현대차 보통주 6445주와 우선주 298주에 불과하다.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 주식은 한주도 없다. 따라서 이들 3개 비상장사를 키워 현금동원능력을 창출할 수 없다면 대권승계를 위한 지주회사 지분 매입이나 상속 증여세의 재원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지난해 11월 정 회장과 함께 100%의 지분을 갖고 있던 글로비스의 지분 25%를 노르웨이 해운사인 빌헬름센에 매각해 마련한 1050억원으로 엠코 지분 25%와 기아차 지분 1.01%를 사들였다. 따라서 이들 3개사가 그룹의 핵심 역할을 하는 회사로 육성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몰아주기식`으로 이들 3개사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01년 설립된 글로비스는 국내 자동차 탁송 등 현대차그룹 16개 계열사의 물류를 도맡다시피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8674억원, 순이익 453억원을 낸 알짜 회사로 급성장했다. 엠코는 2002년10월 출범 이후 지금까지 그룹의 국내외 자동차 공장과 연구소 건설 및 유지보수 사업을 전담해 오면서 매출액이 2002년 94억원에서 지난해 4138억원으로 급증했다. 본텍 역시 매출액이 2001년 1252억원에서 지난해 2500억원 수준으로 3년만에 두배로 증가하는 등 급팽창하고 있다. 따라서 정 사장이 이같은 비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들 3개사를 그룹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성장시키는 성공사례를 지속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위 조카 일제히 사장 승진..친정체제 강화 현대차그룹은 국내 다른 유력 그룹들에 비해 사위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게 특징중 하나다. 정 회장의 둘째 사위인 정태영씨가 2003년10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사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세째 사위인 신성재씨는 이번에 현대하이스코 사장에 등극했다. 정 회장이 외아들인 정 사장 못지 않게 사위를 친아들과 마찬가지로 대하고 있다는 게 현대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의선 사장 못지않은 사위들의 이같은 쾌속 질주는 정씨 일가의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권역별 분담을 통한 협력 및 선의의 경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태영 사장은 지난해 8월 GE와의 전략적 제휴를 성공리에 마무리하면서 금융부문의 CEO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사장은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큰아들이다. 신성재 사장의 경우 현대하이스코(010520)와 INI스틸이 공동으로 한보철강을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번 사장 승진은 한보철강 냉연공장 조기정상화와 고로사업 진출 등 철강관련 현안을 책임지고 챙기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회장의 조카인 정일선씨도 BNG스틸(004560)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일선씨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4남인 몽우씨의 장남이다.
2005.02.25 I 김기성 기자
  • (김근욱의 투자의 비밀)투자, 투기 그리고 카지노게임①
  • [edaily]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투자에는 의외로 단순한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 원리를 알면, 자신의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투자의 원리를 터득하고 혜안을 기르면 자신만의 투자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현대 자산 운용의 틀이 자산배분에서 위험배분으로 급속하게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 입니다. 그러한 추세로 인하여 헤지 펀드로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연 기금들의 부채에 대한 인식과 자산 부채 통합 관리방법이 그 근간에 있습니다. 경제 및 금융시장 환경의 급변으로 인해 자산운용의 환경이 부채구조에 비해서 빠르게 바뀌어 가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 운용의 틀을 자산배분에서 위험배분으로 가져가게 된 것이고, 배분 기간의 단기화에 따라서 헤지펀드의 수요도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이러한 자산운용의 틀의 근간을 이루는 알파, 투자기간 등의 원리에 대해서 고찰하고, 위험배분의 툴을 이해해서 각자에 맞는 합리적인 투자 방법을 수립해 투기가 아닌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편집자주 1회: 투자, 투기, 그리고 카지노 게임. 저금리, 실질 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들어서면서 투자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적립식 투자가 유행하고 있는데 적립식 투자의 본질은 cost-averaging 요인 이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사실 적립식 투자는 시간에 따라서 자산을 배분하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는 어려서 하라는 격언도 일종의 시간에 따라서 자산을 배분하는 원리에서 나온 것입니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해외투자, 헤지 펀드, 절대수익 추구 펀드 등 참으로 다양한 상품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헤지 펀드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선진 자산 운용의 동향이 자산을 배분하고, 위험을 관리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원리들은 수학, 통계적인 원리에 기초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차례로 살펴 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투자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합니다. 경제학적인 용어로 투자는 장차 얻을 수 있는 수익을 위해 현재 자금을 지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금의 지출로 고정자산이나 재료 및 재품 재고의 형성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경제학적인 용어상의 행위 이외의 다른 행위는 투자가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져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학적인 의미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고정자산의 취득하는 행위 이외의 모든 행위는 투자라고 할 수가 없고, 경제신문에 매일 등장하는 `주식투자`란 단어는 모순덩어리 그 자체가 됩니다. 오히려 `주식투기`란 단어가 더욱 더 어울리는 단어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주위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로는 `주식투자`란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양식을 잘 들어보면 그 행태는 `주식투기`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투자`는 뭐고 `투기`는 뭐냐? “두 가지 다 돈 놓고 돈 먹는 것 아니냐?” 그런데 왜 두 가지를 구분하려고 하는가? 물론 근복적으로근본적으로 투자와 투기는 자본이 투하 되어서 자본이 확대 재생산 된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선은 쉽게 그을 수는 없지만, 자본주의가 화려하게 꽃피어 있는 국제 금융 시장을 들여다보면, 이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성(합리성)에 의해 지배되는 행위는 투자이고 그렇지 못한 것이 투기라고 구분 지을 수 있습니다. 외국의 유수한 자산 운용사들의 회사 소개서를 보면, 수익률 이런 이야기보다는 `투자 철학`을 강조한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 `투자 철학`이라고 하는 것이 이성에 의해 지배하는 행위를 하겠다는 선언적인 의미 입니다. 문제는 어떠한 행위가 이성적인 행위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탈무드를 보면, 충실한 청지기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첫번째 청지기는 주인이 여행을 떠난 동안에 맡긴 돈을 그대로 보관하였고 두 번째는 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불려주었고, 세 번째는 그 돈으로 사업을 해서 큰 돈을 불렸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는 주인은 마지막 청지기에게 크게 칭찬을 합니다. 만약, 그때에 경제상황이 실물의 가치가 떨어지는 디플레이션상황이었다면, 누가 제일 칭찬을 받았을까요? 당연히 처음의 청지기였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주변의 상황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질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자본이 확대 재생산 되어야 하고 그것의 최소한 가치가 금리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아마도 이것이 자본주의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이 마지막 청지기가 한 행위가 투자의 전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를 충직한 청지기(prudent expert) 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전통에서 유래 되었다는 생각이고, 이러한 청지기의 원형이 고전적인 투자철학을 낳게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뱅가드 펀드의 창시자인 존 보글이 `오캄의 면도날`이라고 `주식 투자시 면도날`이란 방법을 금융 시장에 적용해 주식의 장기 투자 기대 수익률을 `배당 수익률+ 기업의 예상이익 성장률 + 기업의 예상PER 변화율(주가를 주당 수익으로 나눈 값, price to earnings ration) 변화율`로 나눠서 대략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존 보글은 이중에 기업의 예상 PER 변화를 투기적인 요인으로 구분하고 배당수익률과 예상이익성장률이 PER의 부의 변화율보다 큰 경우에 장기 투자하면 `장기 투자`하고, 비용을 줄이면, 반드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이런 의미에서 자신이 아는 진정한 액티브 매니저는 버펫 밖에는 없다고 언급 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템플턴 한 명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버펫과 템플턴의 투자 철학이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의 근간은 좋은 기업(= 이익성장이 높은 기업)을 싼값에 (=PER 의 부의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 사서 장기 보유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ER의 변화는 기본적으로 매일매일 변동하는 주식의 가치에 의해서 변화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가는 random 하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로 1초 단위로 변하는 것이 주식 시장입니다. 우리 주변의 상황, 물질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우리도 물질도 매일 조금씩 변화 합니다. 변화하는 것만이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주가도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거래 되는 동안 시시각각 가격이 변화 합니다. 따라서 PER도 매일매일 변하는 주식의 가격에 의해서 따라 변합니다. 주식의 가격이 오르면 PER 는 올라가고 주식의 가격이 내려가면 PER 가 내려 갑니다. 물론 주가는 그대로 있고 기업의 이익이 올라가면 PER 는 반대로 떨어 집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사실 기업의 이익도 매일 매일시간에 따라서, 조금 조금씩 변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기간 동안의 이익을 가지고 계산하는 것은 자연적인 변동분을 제거하고 기업 고유의 능력에 의해서 생긴 이익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valuation: PER 도 valuation 지표중의 한가지)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나온 것입니다. 전통적인 주식 투자의 범주에서는 이러한 매일 매일의 변동을 인간의 이성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PER의 변화를 투기적인 요인으로 판단 설정하고 오로지 기업의 이익만이 이성으로 추정 가능 한 것으로 인정해서 투자의 규정하여, 기업의 이익과 배당률 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익의 추정기간을 이익이 증대되는 3~5년으로 설정하는 것은 자연적인 경기 변동 요인을 감안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런 이유로 주식 투자는 3~5년 이상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이러한 이러한 경기 변동요인을 감안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산성의 향상 등으로 인하여 이러한 경기 변동 요인이 점차로 짧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주식투자의 어려움은 투자기간 중 PER의 하락이 기업이익의 증가보다 큰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상황에서 생겨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과연 이러한 매일 매일의 변화를 인간의 이성으로는 절대로 판단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과학을 통해서 우주탄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과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고 예측하려는 노력 또한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질의 원리를 밝혀 내고자 한 이론들을 자산가격의 변화에 적용해서 자산 가격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한 결과 자산가격이 통계적인 확률 하에서 움직인다는 설명을 해내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100% 설명한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생각한 부분의 일부를 밝혀 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들 중의 하나가 최근에 자주 등장하게 되는 밸류/그로쓰, 소형주/대형주 요인들입니다. 밸류/그로쓰를 통해서 어느 정도 PER 의 변동요인을 분석하고 거기에 맞는 합리적인 투자방법을 알아내기는 했지만, 이것은 매우 단기간의 주가 움직임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매우 단기적인 요인으로 변동성과 같은 변수를 시계열 분석으로 예측하려는 노력도 있지만 이러한 요인은 근본적으로 합리적으로 접근 가능한 요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통계적인 방식을 이용하여 합리적인 투자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과거의 전통적인 투자에 대비해서 현대적인 투자 방식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적인 방식을 사용하는 것에는 한가지 원리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게임의 원리입니다. 주식투자와 카지노 게임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참여자 전체의 몫이 플러스(+) 냐 마이너스(-) 냐 하는 것에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카지노 게임 자체의 기대 수익률은 0 이 될 것이나 도박장에서 운영비를 떼기 때문에 (-)가 되는 것입니다. 주식투자는 근본적으로 모든 주식 투자자들을 합하면 (+) 가 되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입니다. 이렇게 (존 보글이 이야기하는 인덱스 펀드의 투자 원리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고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것이 뱅가드의 인덱스 펀드라는 것이 그 요체 입니다.) 비용의 문제가 투자 성과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은 나중에 따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카지노 게임은 도박이란 생각이 앞설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잘 살펴 보면, 그 안에 도박이 아닌 순수한 게임요인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확률에 베팅하는 것입니다. 블랙잭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확률로 베팅하고, 딜러가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면, 승률이 항상 (+) 를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게임에도 몇몇이 짜고 치는 사기도박과 같은 것이 있듯이 몇몇 시장에서도 몇몇 큰손들이 짜고 시장을 좌지우지 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져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러한 것은 시장의 원리에 벗어나는 것이고 그것에는 분명하게 `투기` 라는 단어를 사용한다고 해도 큰 이견은 없을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전체의 기대값은 (-) 가 될 지라도 부분적으로 (+)를 낼 수 있는 기회는 제공되는 것이고, 이러한 것을 `기술(skill)`이라고 표현 할 수가 있습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통계적인 방식을 이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겠지만, 그 이외의 합리적/과학적인 추론으로도 카지노 게임과 같이 (+)의 기대 값을 낼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기술` 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카지노 게임의 기술은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 낼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기대 값이 (+) 인지 (-) 인지 수리적으로 확인해 낼 수가 있지만, 주식투자의 경우에는 그 검증할 수 있는 수단 역시 통계적인 분석 방법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자주 접하는 `알파`라고 하는 것이 이러한 `기술`을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고, 이러한 기술의 검증에 정보비율(information ratio)를 사용 하는 것이 가장 진보적인 자산 운용의 틀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4.12.22 I 김근욱 기자
  • "한국 기업 성장전략 고민해야"-베인앤컴퍼니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성장전략에 대한 고민은 전세계 모든 기업들의 공통사안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특히 성장전략을 집중적으로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인 베인앤컴퍼니의 글로발PR 담당자인 셔릴 크라우스 부장은 "기업마다 당면한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전략을 짜주는 것이 컨설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본사에서 만난 크라우스 부장은 "컨설팅 업계도 호황과 불황을 잘 탄다"며 "한국에서 베인앤컴퍼니가 컨설팅 수주를 제일 많이 했다는 뉴스를 봤다"고 말했다. 크라우스 부장의 인터뷰에 동석한 한국 베인앤컴퍼니의 신경자 마케팅 팀장은 "한국에서는 은행, 보험,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로부터 컨설팅 의뢰가 많다"며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성장전략을 짜야할 것인지가 최대 이슈"라고 말했다. 크라우스 부장은 "베인앤컴퍼니가 전세계 기업들을 상대로 컨설팅한 결과를 보면, 기업 사정에 따라 컨설팅의 초점이 다르다"면서 "예를들어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R&D 분야에 대한 컨설팅 의뢰가 많다"고 말했다. 베인앤컴퍼니는 전세계 31개 지사에서 3000여명의 컨설턴트들이 활약하고 있다. 중국에는 베이징과 상하이 두 곳에 지사가 있으며, 상하이에서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갖는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크라우스 부장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이 넓게 포진해 있는 것이 베인앤컴퍼니의 장점"이라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각 분야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베인앤컴퍼니는 산업별로 핵심 이슈를 정리, 컨설팅 포인트를 체계화했다. 은행업의 경우 종합 자산 관린 M&A 전략, 중소기업 전략, 소비자 금융, 보험상품 교차 판매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T 산업에서는 버블 붕괴 후 저성장 단계에서의 전략, 차세대 통신 전략, 소프트웨어 업계 M&A, 무선통신 전략, 디지털 가전 전략 등에 주력하고 있다.
2004.11.17 I 정명수 기자
  • (edaily 리포트)김재박 경영학
  • [edaily 문주용기자] 역대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라는 선동열 코치가 삼성 라이온즈팀의 감독이 됐습니다. 이제 삼성은 우리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차범근 감독(축구)와 선동열 감독을 다 차지했습니다. 그렇지만 선동열 코치를 감독으로 조기 등판시킨 사람은 김재박 감독이라는 또다른 스타입니다. 감재박 감독의 야구는 왜 강할까요. 경제부 문주용 부장이 `김재박 경영학`을 정리합니다. edaily 리포트를 즐겨 읽으시는 분중에 2년여전 `히딩크 경영학`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2002년 5월에 제가 썼던 `히딩크 경영학`은 당시 기업 독자들로부터 열광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동명의 책들이 마구잡이로 출간되기도 했죠. 월드컵이 시작되기 직전에 썼던 글에서 저는 "히딩크 감독이 이번 월드컵에서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비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그 글을 썼고, 멋지게 히트시켰습니다. 스포츠를 경영에 빗대어 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적은 숫자의 구성원들이 저마다 `전형적인` 역할을 하는 거대 조직의 축소판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구성원간 복잡한 작용과 반작용을 도식화하고, 행동의 원인과 결과, 즉 인과관계를 분명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현대 유니콘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끝났습니다. 한때 재계 라이벌이던 삼성을 꺾었다는 상징적 의미에다, 연장전을 두차례나 치르면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는 내용적인 면때문에 극적인 맛이 컸습니다. 팀의 승패보다 더 극적인 의미는 김재박 감독의 승리, 김응용 감독의 패배일 것입니다. 프로야구 22년을 지키면서 10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군 김응용 감독을 패퇴시킨 김재박감독의 승리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요. 9년째 감독을 맡으면서 4번의 한국시리즈 4회 우승에 현역감독중 최고 승률인 0.573을 기록하고 있으니 그의 승리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김재박 경영학의 첫번째 비결은 `약점없는 조직`론입니다. 개인이나 조직을 평가할때 강점이 뛰어나다, 특기가 많다는 식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정반대로 약점이 적다, 실수를 안한다는 평가를 내릴 때도 있습니다. 분위기가 좋을 때, 예컨대 기업으로 치면 실적이 좋을 때나 경기가 좋을 때, 강점이 많은 조직은 연속으로 히트상품을 내거나, 조직원들의 자신감넘치는 자세가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안좋을때-실적이 안좋거나, 외부경영여건이 나쁠때-는 약점이 없는 조직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김재박의 경영학 첫번째 신조는 바로 `무결점주의 또는 최소약점주의`입니다. 김 감독은 각 포지션의 최정상이라 말하긴 어려운 선수로 팀을 구성했습니다. 이들을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실수를 하지 않는 차분한 플레이가 돋보이고 제 역할을 꾸준히 하는 정상급 선수들 입니다. 비록 1등은 아니지만 그 포지션에서 2, 3등은 확실히 합니다. 투수진의 경우 선발, 중간, 마무리에 이를 때까지 한구석도 빈틈이 없을 정도입니다. 이들은 언제, 어느때나 김 감독이 펼치는 작전을 정확히 이해, 수행합니다. `약점없는 조직`은 위기나 승부의 고비에서 제 빛을 발합니다. 김 감독의 두번째 비결은 `이길 수 있을 때는 반드시 이긴다`는 승부의식입니다. 승패에 대한 구분이 중요한 까닭은 조직원들의 자신감 때문입니다. 누구나 질 때가 있지만 이길 수 있을 때에 반드시 이겨낸다면 조직원들사이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전세를 역전시킬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할 것입니다. 또한 단 한번의 승부가 아니라 1년동안 수시로 승부를 하는 페넌트시리즈같은 대장정에는 최종 결과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는 전략도 짤 수가 있습니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절대 연패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연패는 조직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쓸데없는 징크스를 만든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상대 팀에 2패 한 후 맞이한 게임에서는 전 선수를 동원하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승리를 따내려 합니다. 간혹 잔꾀를 부리기도 해 승부에 너무 집착한다는 비난을 사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팀은 올 페넌트레이스에서 딱 한번 3연패했습니다. 아마 1등선수출신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더 `연패안하는 팀`을 만들려했는지 모릅니다. 김 감독은 "이기려는 것은 당연하다. 관중들은 이기는 경기를 보러온다. 지면 나는 잘린다"고 그 이유를 명쾌하게 정리합니다. 김재박 경영학의 세번째 비결은 `리더와 조직원간 깊은 신뢰`입니다. 김 감독은 무뚝뚝해보이기도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 선수들과 대화할 때는 마치 친형님같은 표정입니다. 긴장해 있는 선수에게 웃으면서 말을 건네고, 지시가 아니라 뭔가 상의하는 듯합니다. 어떨 땐 왜 선수들에게 갔을까 싶을 정도로, 선수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것만 가만히 지켜봅니다. 훈련으로 단련된 선수들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하려는 것같습니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에게는 회복될 때까지 끝까지 기다립니다. 보채지도 않고, 실망하지도 않습니다. 평소 지도자와 조직원간에 쌓아둔 신뢰의 두께를 느끼게 하는 장면들입니다. 리더와 하부 조직원간 거리가 무척 가깝다는 것, 김재박 경영학의 또다른 비결입니다. 김재박 경영학은 또 `지도자는 뛰어난 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 유니콘스팀은 신인상을 수년째 독점하고 있습니다. 모든 팀마다 신인들이 새로 입단하지만 유독 현대 팀이 흙속의 진주를 제대로 캐내는 것을 보면 감독이나 코치들의 조련술이 탁월하다는 평가입니다. 김 감독은 현역시절, 유격수를 비롯한 내야 거의 모든 포지션을 경험하고 심지어 곧잘 투수로도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타격은 실업야구때 한때 7관왕에 오를 실력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각 선수들마다 어려움을 이해해주고, 기술적 고충에 대해 답을 제시할 수 있지 않나 하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또 투수코치로는 김시진 코치가 오래동안 보좌하고 있습니다. 한때 국내 최고 투수자리에 올랐던 그입니다. 투수왕국 삼성보다 더 강한 마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지도자는 선수들과 대충 묻어가는게 아니라 이들을 이끌고, 비전을 제시해내는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재박 경영학의 백미는 `거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대 유니콘스는 든든한 구단주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수년전 그룹이 몰락하면서 극심한 구조조정기를 거쳤습니다. 최고 연봉선수들도 있었지만 차츰 연봉킹은 다른 팀을 찾아 떠났습니다. 대신 값싸고 잠재력이 풍부한 선수들이 자리를 메웠습니다. 이들은 실적이 아닌 실력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풍부한 자금으로 호화로운 팀운영을 하던 삼성과는 달리 이들은 `구두쇠` 팀으로 변했습니다. 우승때마다 타계한 정몽헌 현대회장을 그리워하지만 이들이 화려한 돈잔치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현대해상이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사이 김재박 경영학엔 거품이 없어졌습니다. 내년 프로야구는 더욱 볼 만할 것입니다. 감독초년 시절 김응용 감독의 지략에 당했던 김재박 감독이 멋지게 김응용감독을 넉다운시켜지만 선동열 이라는 무서운 신인 감독의 도전을 받게 됐습니다. 선 감독의 무기는 역시 실력과 친화력 입니다. 이들의 전쟁에서 우리는 또다른 경영학의 코드를 읽게 될 것입니다.
2004.11.10 I 문주용 기자
  • (생활속 세금이야기)취득세는 30일룰을 지켜야 절세한다.
  • [주용철] 아래의 글은 제가 쓴 "당당하게 세금안내고 돈벌자" 개인편의 일부를 발췌 수정한 것입니다. 절세에 도움이 되시길....... 1.프롤로그 조세기는 2001년 12월10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학동빌라재건축조합과 아파트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그 분양계약의 내용에 따라 재건축아파트의 시공회사인 (주)삼우에 분양대금 1억4973만4000원을 8회에 걸쳐 분할 납부하도록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최종분인 잔금 4천480만원을 2004년 1월30일에 지급하고 입주를 하게 된 순간 조세기씨의 머릿속에는 그동안 셋방살이의 설움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드디어 10년간의 집 없는 설움을 청산하는 순간이었다. 조세기의 부인 세무순은 이사를 하고 집정리하고 그동안 잡지에서 보아온 인테리어 중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을 조합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한달이 정신없이 지났다. 3월2일 아침. 조세기씨는 “취득세”라는 단어가 머리를 내리치는 충격에 소리를 쳤다. “오마이 갓! 취득세! 여보 우리 취득세 냈나” 부엌에서 아침을 마련하고 있던 세무순씨는 조세기씨가 소리를 치는 바람에 깜짝 놀라 대꾸했다. “그건 당신이 납부하기로 했잖아요” 부랴부랴 조세기씨는 근처 은행에 취득세 고지서를 가지고 찾아갔다. 그런데 납기일이 경과되었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받을 수 없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구청 세무담당자에게 전화로 문의했더니 2개월 후에 고지서가 다시 발급될 것이며, 그 때 가산세로 20%뿐만 아니라 납부불성실가산세까지 추가 고지될 것이고 하는 것이다. "오 이런 하루밖에 안늦었는데 20%나 더 내야 한다고! 그리고 납부불성실 가산세까지! 그럼 얼마야 20%만 따져도 헉 자그마치 65만8829원(=1억4973만4000원*2.2%*20%)" 조세기씨의 보름치 월급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조세기씨는 납득을 할 수 없었다. 하루가 늦었을 뿐인데 국가가 고리대금업자도 아니고 20%의 연체료를 받는 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되었다. 부동산을 취득하고 그 취득시기부터 30일까지 취득세를 내지 않으면 가산세를 20%나 내야 한다. 부동산을 취득한 사람은 그 취득한 날부터 30일[상속으로 인한 경우는 6월]이내에 그 내용을 관할 구청에 신고함과 동시에 신고세액을 납부하여야 한다. 이러한 신고납부를 하지 아니하거나 신고납부세액이 부족한 경우 종전에는 그 미달세액의 20%를 가산세로 추가하여 납부해야 했다. 그러나 이러한 가산세 규정은 미납기간과 미납세액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를 산출세액의 20%로 규정한 것은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고 있어 헌법상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에 불합치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취득세의 가산세쯤은 걱정안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2004년부터 적용되는 가산세는 사람들의 마음을 배신하고 말았다. 기존의 20%가산세는 신고불성실가산세형태로 전환되어 그대로 살아있고 미납기간을 고려한다는 취지로 연 10.95%의 이자율로 새로운 납부불성실가산세가 창설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취득세를 신고납부기한까지 내지 않는 다면 신고불성실가산세 20%에다가 납부불성실가산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예전에는 납부기한을 넘겨버린 경우 고지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되었는데 이제는 신고날짜가 지난 경우 하루라도 빨리 구청에 신고납부를 해야 가산세를 그나마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고기한이 지났더라도 신고기한경과후 30일이내 즉, 취득일후 60일이내 기한 후 신고를 하면 신고불성실 가산세를 50%깎아준다는 규정이 새로 신설된 것이다. 즉, 조세기의 경우 신고기한이 하루 지났지만, 바로 기한 후 신고를 할 경우 10%의 신고불성실가산세와 경과일수에 0.03%를 곱한 금액을 납부불성실가산세로 내면된다. 80%의 가산세가 과세되는 경우도 있다. 취득세에는 다음과 같은 가산세가 또 있는데 무려 80%의 가산세를 추징하도록 되어있다. 즉 부동산등을 취득한 후 그 취득일로부터 2년 내에 취득세신고납부를 하지 아니하고 매각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납부는 안하더라도 등기·등록 또는 취득신고를 한 후 매각하는 경우라면 이러한 가산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또한 2년 내에 취득세신고없이 매각하는 경우에 적용하기 때문에 신고없이 매각하려면 차라리 2년 후에 매각하는 것이 80%의 가산세를 피할 수 있는 방법(물론 이 경우 부동산등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징역 또는 벌금형을 부과 받을 수 있다)이다. 이 규정은 납세의무자의 성실한 신고납부와 부동산등기 절차의 이행을 유도하여 미등기 전매행위를 통한한 부동산의 투기적 거래와 조세포탈을 방지함으로써 건전한 부동산 거래질서를 확립하여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데에 그 취지를 두고 있다 포커스; 취득세 뿐만 아니라 세금을 신고해서 납부하는 대부분의 지방세는 취득세와 같은 방식으로 가산세를 과세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세를 신고납부하는 경우에는 그 신고납부기한을 꼭 유의해서 지켜야 한다.
2004.10.06 I 주용철 기자
  • 민주노동당 새 지도부 선출 연기 조짐
  • [오마이뉴스 제공]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민주노동당 당대회(29일 예정)가 연기될 전망이다. 중앙당 홈페이지(www.kdlp.org)를 통해 진행되던 온라인 선거가 전면 중단되면서 최고위원 선거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민주노동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오후 1시께 홈페이지 긴급공지를 통해 "최고위원 선거 및 모든 지부, 지구당 선거의 온라인 투표를 일시 중단한다"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 투표가 중단된 것은 당원들이 투표사이트에 접속해도 로그인이 아예 안되거나, 기표를 마친 뒤 완료를 누르면 사이트에 "에러" 공지가 뜨는 등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일단 온라인 투표 "일시 중단"이라고 공지했지만, 실무를 맡고 있는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회는 "며칠만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인터넷위원회는 24일부터 원인규명 작업에 들어갔는데, 현 사이트 오류를 고치려면 서버를 새로 구축하고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당 대회를 연기하고 새 지도부 선출까지 임시체제를 운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투표만으로는 최고위원 선거 요건인 투표율 과반수를 넘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 당시 당원 투표율은 약 60%인데, 전체 투표에서 온라인 투표가 차지하는 비율이 70%대에 육박한다. 조형진 인터넷위원회 차장은 "애초 시스템 개발 기간이 너무 짧았다"며 "2달 걸리는 작업을 2주만에 끝내야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위원회는 지난 12일 중앙위원회에서 선거방식을 결선투표제로 결정한 뒤 투표가 시작되는 24일까지 약 열흘 동안 빡빡한 일정 속에 온라인투표 시스템을 구축했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서는 총 36명의 후보가 나와 부문별 투표를 통해 12명의 최고위원을 뽑는 다소 복잡한 방식이다. 여기에 각 지부 및 지구당 선거까지 병행됐다. 인터넷위원회 4명의 당직자와 외부 용역업체가 함께 시스템 구축에 뛰어들었지만 테스트 과정조차 제대로 거치지 못했다. 조형진 차장은 "전체 일정을 짜면서 실무자의 의견을 반영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면서도 "중앙위원회 전에는 총선이 있었고 당대회 일정은 지도부 임기문제와 맞물려 일정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선관위는 이날 밤 9시 긴급 회의를 소집해 온라인 투표 시스템의 재가동, 온라인 투표일정 등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당대회 일정을 변경할 권한이 없다"는 당내 의견이 있어, 당대회 연기 여부는 현 지도부의 승인을 받은 뒤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민주노동당은 각 지구당 사무실에서 오프라인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각 지구당과 당원의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 온라인 투표를 계획했던 부재자 당원들은 아예 투표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날 내내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는 "온라인 투표는 언제 가능해지냐" "선거 일정이 바뀌는 거냐"는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도 "오프라인 투표율을 어떻게 높여야 할지 막막하다" "이유와 해결책을 책임있게 설명해주는 글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 (edaily리포트)생일선물은 이제 그만
  • [edaily 피용익기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에서는 성대한 축하 행사가 곳곳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앞두고 열린 이같은 행사를 보며 국제부 피용익 기자는 당나라 태종을 생각했다는데요, 무슨 연유인지 들어보실까요? 중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당나라 태종(太宗)은 자신의 생일날 "슬프다! 부모님이 나를 낳아 고생하셨도다(哀哀父母 生我句勞)"라는 시경(詩經) 구절을 소개하며 신하들을 훈계하고 음악마저 금지시켰다고 합니다. 용비어천가에도 소개돼 있는 당태종의 생일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것은 오늘(2월16일)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생일이기 때문입니다. 생일날 음악까지 금지한 당태종과는 달리 그는 올해도 예외없이 대대적인 생일 축하 행사를 벌였다고 합니다. 올해는 특히 김정일이 후계자로 추대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여서 예년보다 잔치 규모가 더 커졌다 합니다. 주말부터 백두산 기슭에서 불꽃놀이가 열렸는가 하면 그의 업적(?)을 추켜올리는 미술 전시회와 축하 공연이 잇따랐고 외국 선수들을 초청한 피겨 스케이팅 대회도 개최됐습니다. 북한에 제대로 된 언론이 있다면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앞두고 제정신이냐"며 이같은 생일 행사 일체를 강하게 꾸짖었겠지만, 김일성의 교시와 김정일의 방침을 해설·선전·옹호·관철하기 위해 존재하는 북한 언론은 오히려 이날 사설을 통해 인민들의 사상 무장을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앞서 14일에도 논평을 통해 "미국은 조-미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간판 뒤에서 침략전쟁 흉계만을 꾸미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기에 과연 북한이 제2차 6자회담을 열흘 남겨둔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제2차 6자회담을 앞두고 전세계가 북핵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련의 글들을 중앙언론에 게재하는 의도는 무엇일까요. 대내 결속을 위한 글을 갖고 과잉반응하는 게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북한의 대남선전 공작도 그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은 미국의 `신작전계획 5026`에 따른 `핵전쟁`을 방지하기 위해 남한에서 "반미 성전의 불길을 더욱 세차게 지펴 올려야 할 것"이라며 반미 투쟁 강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회담 날짜가 다가오자 북한은 자신들이 지난 2002년 시인한 바 있는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 계획이 날조된 것이라고 다시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미국측은 `(HEU 프로그램이) 있고 시인했다`는 입장인 반면 북한은 `날조했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번 제2차 6자회담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측과 무슨 회담을 하고 무슨 협상을 한다는 것인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회담을 하루 앞두고 일정 자체를 취소하는 북한의 `주특기`가 발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합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기에 들어선 우리의 입지도 불안정합니다. 재정경제부 권태신 국제업무정책관에 따르면 무디스는 오는 25일 열리는 6자회담 결과를 주목하고 있으며 북핵 문제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합니다. 북한 핵문제 때문에 대외 신인도가 떨어지고 온 국민이 노력한 경제성장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언제까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할는지요. 북한 최고 지도자의 화려한 생일 축하행사를 보면서 그의 생일선물은 더 이상 없어도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6자회담 참석 국가들은 한반도의 핵 제거를 위해 뜻과 힘을 모야햐 할 때입니다.
2004.02.16 I 피용익 기자
  • "진흙탕싸움 헤쳐오다보니 옷에 진흙이..."
  • [오마이뉴스 제공] 노 대통령의 386 측근으로 지난 대선 당시 수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39)씨가 지난 12일 검찰 출두 직전 지인들에게 이메일 편지를 보내 최근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안씨는 이 편지를 통해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그 진흙탕 싸움 속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제 바짓가랑이에도 진흙이 묻어 있지 않겠느냐"며 "제 바짓가랑이에 묻어 있는 진흙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자위하거나 합리화하지는 않겠으며 오히려 국민들이 우리에게 기대했을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겁고 가슴 아프다"고 밝혀 불법자금 수수 등의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안씨는 "정치불신 속에서 국민은 정치 비용을 짜게, 비현실적으로 책정하게 되고 정치인들이 돈 있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며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유혹을 늘 갖게 해 모든 정치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놓고 있다"고 말해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안씨는 "정치인, 정치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만한 도덕적 권위를 확보하는 일이 (이같은)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며 "지금 제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서성이며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안씨의 불법자금 수수와 관련해 14일께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다음은 안희정씨가 지인들에게 보낸 글 전문이다. 세 번째 그 자리에 서게 되면서… 정치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핵심은 "깨끗한 정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로 거듭 태어나야 하는 일입니다. 선출직 공직에 입후보하는 자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각오로 나서야 합니다. 그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지혜와 인생을 국민에게 바치는 과정이 정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존경받는 리더들을 통해 안정과 번영의 길로 나가야 합니다. 더 이상 대통령 뽑아 놓은지 1년이 넘도록 "대통령을 인정 하네, 못 하네" 하는 식의 싸움으로 국정을 발목잡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됩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의 가정통신 기록부에 아빠 직업을 정치인이라고 당당히 적지 못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합니다. 물론 정치가 자선사업이 아닌 이상 자신의 재산까지 다 털어서 바쳐야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정치가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지혜를 국민과 역사 앞에 바치는 행위를 통해 국민은 정치가에게 국가권력을 맡기고 그들에게 사회적 존경을 보내주어야 하고 그가 그 일을 잘 볼 수 있도록 민주주의 유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선출직 공직자가 국민으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그 과정에는 선거와 일상적 정치활동이라는 적지 않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이런 비용은 어찌해야 하겠습니까. 우리 사회는 이 비용에 대해 지금 심각한 불신에 빠져 있습니다. 이 심각한 불신의 원인은 분명합니다. 바로 정치가 불신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다면 국민은 정치 비용을 더 내더라도 일을 잘하라고 어깨를 토닥여 주실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 대다수는 정치를, 정치인을 불신합니다. 정치가 국민 모두의 이익보다는, 권력욕에 불타는 일부 힘센 정치인들과, 또 이들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소수 기득권 세력의 이익에만 봉사해온 불행한 우리의 역사 때문입니다.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출세와 부귀 영화를 위해 정치가 존재한다고 사람들은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존경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출세하려고 발버둥치는데 먹고 살기 힘든 내가 왜 시간을 쓰고 관심을 갖고 돈을 보내고 존경을 보내야 하는지 국민들은 동의하기 어려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 정치 비용을 짜게 책정하고 비현실적으로 책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정치인들이 돈있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게 만들고 불법적인 정치자금의 유혹을 늘 갖게 합니다. 모든 정치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예를 들어 각 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시에 입후보자들은 경선 참가 비용을 내야 했습니다. 지난번 우리 민주당의 입후보자들은 2억5000만원을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연간 합법적 후원금품 모금 한도액은 3억원에 불과합니다. 형식논리로만 따지자면 2억5000만원을 내고 남은 5000만원의 후원금품 모집 잔액을 갖고 전국을 돌며 후보경선 선거운동을 하라는 것인데, 사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16개 광역 시도별로 지지자들이 선거운동을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돈으로 매표 행위를 하지 않아도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여야 하는 일이기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현행 법, 국민 여러분들이 동의해주는 정치자금법의 실정은 이것을 모두 선의의 지지자들이 자기 돈 써가며 움직이던지 입후보자 개인이 부자여서 자기 돈으로 충분히 치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정치는 지금 불신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 불신 속에서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이 살아남을 것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정치가 불신받아온 이유는 고비용 정치, 귀족적인 정치, 국민의 지지보다는 돈과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아 왔던 우리 정치사의 어두운 역사가 이런 정치 불신의 역사를 강화시켰습니다. 과거 군사정권은 국민의 민주적 지지보다는 돈과 조직으로 표를 장악해왔습니다. 왜 정치를 하려는지 동기가 불분명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특정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정치를 통해 권력과 금력을 얻으려 하고 그래서 돈으로 사람을 사고 표를 얻어 권력을 획득해 왔습니다. 무조건 이기면 된다는 마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20억원을 썼느니, 30억원을 썼느니, 50억원을 썼느니 하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그러니 정치하는 일이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의 발로요 국민에게 존경받는 일이 되기보다는 입신출세를 위해 눈 먼 자들의 험난한 잔치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정치 불신의 시대 속에서 정치권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모두에게는 엄청난 고통이고 스트레스입니다. 제 동족을 총칼로 죽이고 민주주의라는 헌법적 질서를 유린하며 권력을 찬탈한 전두환 정권에 무한한 증오를 품으며 저는 저의 짧은 고교 생활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빽없고 소외된 사람들의 가난과 비통한 생활상을 보면서 제 개인의 입신출세보다는 그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젊은 날을 온통 사회변혁이란 단어만 되뇌이며 살아왔습니다. 이 세상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 가난하고 빽없는 자들을 위해 나라를 새롭게 세우자고 했던 20세기의 모든 변혁운동들이 실패로 끝나는 현실을 보면서 저는 깊이 좌절했습니다. 사회주의 정권도 실패했고 제3세계 나라들의 식민지 민족해방투쟁도 결국 국민의 행복한 생활과 국가의 번영을 확보하는데 실패하는 역사 현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우리 모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두 가지 체제를 현실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좀더 좋은 사람들이 좀더 도덕적인 사람들이 좀더 개인의 이익보다는 이웃과 서민의 아픔을 좀더 이해하고 봉사할 줄 아는 자들이 정권을 책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책임감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지금 집권세력의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제 허명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부심은 저 혼자만의 것일 뿐 국민들이 신뢰를 보내주지는 않으십니다. 저 역시 저를 정치권의 그렇고 그런 꾼으로밖에는 보지 않는 많은 분들의 의혹에 찬 시선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저 또한 정치 엘리트화되어, 고통받고 빽없고 가난한 서민과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패하고 타락해 보일 것이란 점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지난 IMF 시절 많은 분들이 실업자가 되어 거리를 헤매고 명동집회에서 어느 실직자 아내의 눈물어린 편지 낭독이 있었을 때 한참을 울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권에 있는 나는 이 IMF라는 폭풍 속에 너무 안일하게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마치 전선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싸우다 죽을 때 육군본부 막사에서 펜대를 굴리는 자의 나태와 안일함이 나에게 스며들어있는 것은 아닌지 몇 일을 고민했습니다. 현실 정치와 선거라는 그 진흙탕 싸움 속을 헤치고 나왔으니 어찌 제 바짓가랭이에도 진흙이 묻어 있지 않겠습니까. 제 바짓가랭이에 묻어 있는 진흙의 많고 적음을 가지고 자위하거나 합리화하지는 않겠습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우리에게 기대했을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생각하면 마음이 더욱 무겁고 가슴 아픕니다. 이런 난감한 자기반성 속에 성품 깨끗한 분들은 모두가 다 정치를 멀리하려 합니다. 우리와 함께 해왔던 이호철씨는 선거때면 노무현이라는 역사적 대의를 버리지 못해 선거에 참여해서 운동을 돕지만 선거만 끝나면 도망갑니다. 정치가 다양한 계급과 계층을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끌어당겨야 하는 일이다보니 부자들을 만나면 부자들의 문화에 맞추어야 하고 지역에 가면 지역의 정서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한 입에 짜장면 먹다 짬뽕 먹어야 하는 혼란을 피할 수 없고 이 피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을까 두려워 이호철씨는 선거만 끝나면 정치권을 도망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자기반성과 성찰을 갖는 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하며 그냥 자신만 지키면 끝나는 일일까요. 아니면 현실 정치판에서 무기력한 원칙만 지키며 의미조차 찾을 길 없는 아름다운 패자로 사람들에게 역사와 사회에 대한 낙담만 키워야 할까요. 그래서 이기는 놈이 장땡이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주어야 할까요. 대통령은 한때 저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만류하셨습니다. 스스로 원칙을 지키며 해온 정치이지만 도덕적 권위와 명예를 국민으로부터 얻기 힘든 현실 정치판에서 나 어린 자신의 측근이 또 출발하는 것이 너무도 안쓰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몇 달을 고민했습니다. 어찌해야 하나. 제 자신이 정치인으로서 어디까지 역사와 국민에게 기여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나 초선이 재선되고 그러다가 당 지도부에 도전하고 그래서 다시 국가 경영에 도전하는 이 험난한 과정을 통해 나는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국민의 지지와 존경, 사랑. 역사에 기여한 자로서의 자부심. 그러나 우리의 정치 현실 속에서 이런 것이 과연 가능한가. 노무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에서 초선의원으로 그리고 오늘날 대통령의 자리에 계시기까지 그 전 과정을 듣고 보아온 저로서도 정치인 노무현의 오늘은 솔직히 매력적인 미래가 아니었습니다. 시대의 소명의식, 역사와 국민을 향한 한없는 사랑과 의무로서 하는 정치여야겠으나 이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 과정에서 내 개인과 내 가정의 행복은 무엇인가. 하느님 아버지를 외치는 수많은 목회자들의 갈등처럼…. 나약한 한 인간의 의지만으로 넘기 힘든 사회 현실이 존재하고 밀림의 숲과 같은 사회적 장애가 존재하는데…. 나는 이 길을 갈 자신이 있는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논쟁처럼 "국민의 불신이 먼저냐, 정치인의 타락이 먼저냐"는 사실 따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출발은 명백합니다. 정치인, 정치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을 만한, 이쁘게 보일 만한 도덕적 권위를 확보하는 일이 문제해결의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덕적 권위의 확보는 솔직한 반성이 선행되어야 성립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도덕적 권위의 확보는 정치가 특권적 직업이 아닌 무거운 봉사의 의무를 지는 일임을 실천적으로 보여줌으로서 성립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성과 실천만이 이 불신의 시대를 극복하는 길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반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성당에 가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하면 되는 일인가. 검찰에 나가 내 바지에 묻은 진흙이 무엇인지 다 떼어서 조사해 달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산사에 찾아가 도량 수행을 해야 하는 일인가. 빈민촌에 들어가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일인가. 어떻게 새로운 출발을 선언해야 하는가. 지금 저는 제 인생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갈림길에서 예전의 길로 갈지 새 길로 갈지, 그냥 이대로 이 갈림길에서 서성여야 할지…. 멍하니 서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래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Poison Pill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한다면 기업 인수·합병(M&A,Mergers and Acquisitions)은 금융시장의 종합예술이다. M&A에는 파이낸스, 산업전략, 법률논쟁, 언론 플레이, 심지어 정치적인 로비까지 동원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플리트보스턴이 합병을 발표한 이후 월가는 다시 한번 M&A 테마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을 놓고 지난 6월 캘리포니아에서 발발한 오라클과 피플소프트의 M&A 전쟁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아직도 진행 중인 양사의 분쟁은 `적대적 M&A`의 전형이다. 그 자체로 한 편의 흥미진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라클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과 피플소프트의 CEO인 크레그 콘웨이, 두 사람의 인간적 갈등과 대립이 볼만하다. ◇M&A에 대항하는 M&A 싸움을 먼저 건 쪽, 공격자는 오라클이다. 오라클은 지난 6월6일 피플소프트 측에 주당 16달러의 가격으로 공개 인수를 제의했다. 피플소프트 이사회는 이를 거절했다. 오라클은 인수 가격을 19.5달러로 올렸다. 피플소프트는 이역시 거절했다. 오라클은 연말까지 공개 매수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두 회사의 M&A 분쟁 개요는 이렇게 간단하다. 그러나 속내는 간단치 않다. 우선 "누가 먼저 싸움을 걸었느냐"가 애매해다. 피플소프트는 6월2일 또 다른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JD에드워드와의 합병 계획을 발표한다. 오라클은 이 발표를 접한 직후, 피플소프트 M&A를 전격 선언한 것이다.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피플소프트는 JD에드워드와의 합병을 선택했고, 이에 위협을 느낀 오라클이 대항 전략으로 피플소프트 M&A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오라클-피플소프트 분쟁에는 "네가 살면 내가 죽는다"는 `정글의 법칙`이 숨어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M&A는 때때로 상대편을 제거하는 독약(Poison Pill)의 기능을 한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가 파놓은 생존의 우물(JD에드워드와의 합병)에 적대적 M&A라는 독약을 풀어 놓은 것이다. 재밌는 것은 독약 전략이 `적대적 M&A 방어 기술`의 하나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사무라이와 카우보이 피플소프트는 1987년 캘리포니아 플리산톤에 데이비드 더필드가 설립한 소프트웨어 업체다. 90년대 IT 버블기에 급성장했지만, 버블이 꺼진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3위를 달리고 있다. 피플소프트의 CEO인 콘웨이는 뉴욕주립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으며 1999년 피플소프트에 합류했다. 콘웨이와 오라클은 묘한 인연이 있다. 그는 1993년까지 오라클에서 8년간 부사장으로 일했다. IT 업체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오라클에서 연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라클의 CEO인 앨리슨은 한 때 부하였던 콘웨이가 운영하는 회사를 공격한 꼴이다. 앨리슨은 "콘웨이와는 항상 충실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말했지만 M&A 전쟁에 돌입한 후 두 사람은 적이 됐다. 오라클의 앨리슨은 포브스가 발표한 400대 부호의 한 사람으로 실리콘 밸리의 신화적인 인물이다. 그는 1977년이후 오라클의 CEO를 역임하고 있다. 앨리슨은 집을 일본 풍으로 꾸며놓고, 공개적인 활동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앨리슨과 콘웨이는 M&A 전쟁을 벌이면서 인간적으로도 원수가 됐다. 콘웨이는 "오라클의 공개 인수 제의는 피플소프트와 JD에드워드와의 합병을 방해하려는 술책"이라며 "앨리슨은 반사회적 인간(sociopath)"이라고 폭언했다. 앨리슨도 콘웨이에게 M&A 제의를 심사숙고하고 받아들이라며 점잖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콘웨이가 M&A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자 공격적으로 돌변했다. 앨리슨은 "피플소프트로부터 위협적인 말만 계속 듣고 있다"며 "크레이지(Craigie)는 내가 그의 개를 쏘아 죽이려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앨리슨은 "나는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크레이지와 개가 함께 있고, 총알이 하나 밖에 없다면 개를 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극언했다. 앨리슨은 피플소프트의 크레그 콘웨이(Craig A. Conway)의 이름 `크레그`를 의도적으로 `미치광이(crazy)`와 비슷하게 발음함으로써 경멸감을 더했다. 양사 CEO들의 감정 출돌은 직원들간의 대립으로 이어졌다. 피플소프의 열성 직원들은 오라클을 비난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Larry, Kiss Our Apps."라는 글이 새겨진 티셔츠를 인터넷 상에서 판매하기도했다. 여기서 `Apps`는 컴퓨터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 program)의 약자로 "래리 회장, 피플소프트 응용 프로그램이나 써보시지"라는 뜻이다. 그러나 `Apps`의 발음이 `Ass(엉덩이)`와 유사해 "엿이나 먹어라(Kiss my ass)`라는 욕설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콘웨이는 지난 7월 예정대로 JD에드워드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나서 "우리는 아주 좋은 말을 얻었다"며 서부 카우보이 식으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무라이 앨리슨과 카우보이 콘웨이의 싸움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M&A는 법이다" M&A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돈보다 앞서 법에서 이겨야 M&A에 성공한다는 뜻이다. 오라클-피플소프트의 법률 분쟁은 반독점(antitrust) 소송과 독약 전략(Poison Pill)에 대한 무효 소송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반독점 소송이다. 기업의 합병은 시장 지배력을 높이게 되고 이는 필연적으로 반독점 문제를 발생시킨다. 최근 주요 기업간 M&A는 반독점 규제를 어떻게 피하느냐가 성패를 갈랐다. GE와 하니웰의 합병이 유로집행이사국의 독점 판정으로 불발에 그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플리트의 합병도 "특정 은행이 미국내 전체 예금의 10%를 점유해서는 안된다"는 식의 까다로운 독과점 규정을 피해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만 최종 확정된다.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예금 점유율은 9.8%다. 피플소프트가 오라클의 M&A에 저항하는 근거 중 하나도 반독점 규제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면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적 기업이 된다는 것.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오라클은 2위에 불과하다. 3위 피플소프트를 인수한다고 해도 부동의 1위인 독일의 SAP를 따라잡지 못한다. 유로집행이사국이 오라클의 M&A를 주시하는 이유는 SAP가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은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시장 지배자는 존재할 수 없다며 반독점 소송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SAP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도 언제든지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다. 오라클의 이같은 주장은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M&A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수의 경쟁자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M&A를 통해 경재자의 수를 줄이고 경쟁자가 보유한 고객과 시장을 흡수해야한다. 반독점 소송의 다른 당사자는 이해 관계가 있는 주정부다. 코네티컷주의 검찰 총장 리차드 블루멘탈은 오라클의 적대적 M&A가 반독점 규제를 위반한 것이라며 오라클을 압박하고 있다. 코네티컷 주정부는 피플소프트로부터 행정망 소프트웨어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었는데 오라클의 M&A 공격때문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네티컷주가 이에 발끈, 오라클을 반독점 위반으로 몰아부치고 있는 것. 코네티컷이 주동이 되서 30여개의 다른 주 검찰도 오라클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 공동 전선을 펴기로 잠정합의한 상태다. 미국 법무부는 오라클-피플소프트 합병이 반독점 규제를 위반한 것인지 심사숙고 중이다. 법리 싸움의 다른 전선은 독약 전략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독약 전략은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한 전형적인 기술로 심지어 오라클도 비슷한 방어 장치를 가지고 있다. 피플소프트의 독약 전략에 대해 소송을 낸 오라클도 같은 방어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독약의 정체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하는 선관의 의무를 저버리고, 독약 전략을 이용해 정당한 M&A를 방해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피플소프트의 일부 소액 주주들도 비슷한 이유로 피플소프트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독약 전략은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미국내에서 M&A가 기승을 부릴 당시 JP모건이 처음으로 시도한 M&A 방어 전략이다. 독약 전략은 적대적 인수 시도가 있을 때 대규모의 주식을 발행, 공격자의 공격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독약 전략에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하나는 적대적 공격을 받은 기업의 기존 주주들이 미리 약정된 낮은 가격으로 발행된 대량의 주식을 인수하는 것이다(flip-in). 이렇게 되면 공격자가 확보한 주식의 의결권이 희석되고, M&A 비용이 급상승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합병이 이뤄졌을 경우 미리 설정된 옵션에 의해서 기존 주주들이 공격한 기업의 주식을 싼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flip-over). 예를 들어 공격 받은 기업의 특정 주식에는 특별한 옵션을 부여해서 합병이 되더라도 합병 비율을 2대1 또는 4대1로 크게 높이는 것이다. 독약 전략은 원하지 않는 M&A 시도가 있을 경우 특권적인 주식을 발행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합병이 됐을 때 아주 높은 가격으로 상환을 약속받는 우선주나 채권을 발행할 수도 있다. 이런 식의 채권을 발행하는 전략을 특별히 `마카로니 방어전략(Macaroni Defense)`이라고 한다. 마카로니가 냄비에서 불어 그 양이 갑자기 불어나는 것 처럼 적대적 M&A라는 상황에서 채권 가격이 급등하는 것에 빗댄 것이다. 피플소프트는 변형된 독약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오라클은 M&A 분쟁이 발생하면 피플소프트의 소프트웨어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할 경우 기존의 피플소프트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이같은 태도도 `남의 우물에 독약을 타는 훼방 전략`이다. 피플소프트는 이에 대응, 피플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구매했으나 오라클에 합병돼 피해를 입게 되면 제품가격의 4~5배에 해당하는 리베이트를 준다는 조건을 붙여서 소프트웨어를 판매했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더라도 이같은 조건이 붙은 소프트웨어를 구입한 기업에게는 거액의 리베이트를 물어줘야한다. 독약 전략이 난공불락의 방어책은 아니다. 공격자가 기업 내의 다른 주요 주주와 결탁, 전격적으로 정관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된다. 소송을 통해 독약 전략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다. 오라클은 현재 두가지 공격 전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더필드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약 전략에 대한 소송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독약 전략은 원리적으로는 M&A 방어책이지만,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기존 주주에게 저가의 주식을 대량으로 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세무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한다. ◇`최후의 전쟁`과 독약 전략 앞서 몇차례 지적한 것처럼 오라클의 M&A 제의 자체가 일종의 독약 전략이다. 적대적 M&A로 피플소프트와 JD에드워드의 합병을 방해하고, 피플소프트의 영업에 타격을 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오라클의 의도와 달리 이같은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피플소프트가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오라클-피플소프트 전쟁의 결과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계의 경쟁 구도가 180도 바뀔 수 있다. 업계 2위와 3위의 싸움이지만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면 업계 1위인 SAP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한 발 떨어져 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트나 IBM, 시벨 등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전쟁의 결과에 따라 새로운 시장 전략을 짜게 될 것이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더라도 피플소프트의 생산품을 추가로 생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의 고객과 시장을 확보한 후 자사의 소프트웨어로 고객들을 이전시킬 것임을 명백히 했다.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오라클의 M&A는 일종의 영토 전쟁인 셈이다. 일단 고객을 확보하면 소프트웨어 판매도 판매지만 막대한 규모의 서비스 시장과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피(fee)가 기다리고 있다. 오라클이 엄청난 비용과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피플소프트 공격을 멈추지 않는 것은 그만큼 전리품이 가치있기 때문이다. ◇월가의 대리전 M&A는 해당 기업들에게는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이지만, 이 싸움을 기획하는 월가의 투자은행들에게는 훌륭한 사업 기회다. 피플소프트의 방어 전략은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이 짜고 있다. 이들은 법률 논쟁에서부터 여론 형성, 방어자금 조달 등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오라클의 공격 전략은 CSFB의 머리에서 나오고 있다. 사실 오라클과 피플소프트를 합병하자는 아이디어의 최초 제안자는 다름 아닌 콘웨이다. 앨리슨도 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콘웨이는 소프트웨어 업계의 재편을 위해 오라클과 피플소프트간의 전략적 제휴 또는 합병을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협상 과정에서 두 기업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콘웨이의 제의는 "없던 일"이 됐다. 앨리슨은 그러나 콘웨이의 아이디어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CSFB는 이를 눈치채고 적극적으로 오라클에 접근, 공개 매수 대행과 브릿지론 등 M&A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오라클에 제공하고 있다. CSFB 입장에서는 이번 M&A가 실리콘 밸리에서의 명성을 되찾는 절호의 기회다. CSFB는 IT 버블 시대 주요 벤처 기업들의 돈 줄 역할을 하며 특수를 누렸다. 기업공개(IPO)와 주가 관리를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며 실리콘 밸리를 주름잡았다. 이를 주도한 것이 다름 아닌 프랭크 쿼트론이다. CSFB는 쿼트론을 수장으로 기업 분석과 IPO를 연결, 기술주를 가장 잘 아는 투자은행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CSFB는 그러나 기술주 거품이 붕괴되고 쿼트론이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되면서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었다. IPO를 위해 기업 분석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 쿼트론이 회사를 떠난 후 전열을 정비하고 첫번째로 추진한 프로젝트가 바로 오라클 M&A다. 최근 쿼트론에 대한 재판은 배심원단의 의견 불일치로 무산됐다. 오라클 M&A마저 성공한다면 CSFB는 명실상부 `면죄부`를 얻게 되는 셈이다.
2003.10.30 I 정명수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쌍십절이라는데
  • [edaily] 음 그러고 보니 날짜가 갖는 상징이 예사로운 날이 아니구먼요. 쌍십절이라... 전세계인구의 삼분지 일이 경축하는 날이니 맨날 중국을 쳐다보고 살아야 하는 신세기의 우리나라로서 어찌 신경을 안쓸 수가 있을까유? 살펴본 바, 중국의 건국기념일이란 상식보다는 그게 신해혁명의 기념일 이두만유. 1911년 10월 10일, 호북성 무창에서 손문의 주도로 일어난 무장봉기를 시점으로 260년의 청조의 통치와 함께 전근대적인 황제통치를 마감하고 대통령제에 의한 입헌공화국의 기틀을 세운 날이랍디유. 민족, 민권, 민생의 세가지를 주창한 삼민주의는 그후 근린국들의 독립과 민주화에 영향을 주었고 비록 지식층들의 주도로 이루어져 끝내 하층민들의 동감을 얻어내지 못한 채 공산화의 길을 걷게된 원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중국의 탄생이란 시원적 의미에서 본토든 대만이든 모두 쌍십절을 제일루 기념한대유. 그런디 제가 서있는 이 금융시장에서는 삼민주의도 관심읍구 손문(쑨원)도 관심없이 다만 낼모레 월요일이 미국의 콜럼버스데이란 데만 웬통 관심이 있시유. 1492년 그 유명한 콜럼버스란 건달 비스므레한 넘이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이 사람도 조폭마누라같은 여자라) 을 어찌어찌 꼬셔서 돈 타내서는 시쳇말로 유행하는 벤쳐사업을 그럴싸하게 한탕 해먹은 거지유. 산타마리아(자꾸 마리아 하면 일본제 컴퓨터게임인 수퍼마리오가 생각나는구먼유. 왜 글씨 자꾸 뛰어 넘는 겜말유)호와 함께 세척의 배를 끌고 71일만인 10월 12일에 인도(?)에 닿아 드디어 인도로 가는 서쪽루트를 발견했다고 죽을 때까지 썰을 뱉고 다녔던 영웅(아메리카 인디안 입장에서는 쥑일넘이지유)을 기리기 위한 날이구유. 원래 12일이 그날인디 그날이 주말하고 겹치면 어김없이 그 다음 월요일을 공식적인 그해의 콜럼버스데이로 지정해서 왕창 잔치를 벌이고 퍼레이드를 하고 학교에서는 어쩌구저쩌구 학예회 발표같은 것을 하고 난리법썩이지유. 그리구 그날 외환시장하고 채권시장은 놀고, 주식하는 사람들만 일하는 일종의 반쪽공일이라 은행딜러들은 점심을 빌려 서로 초대하고 먹고 마시고 교제하는 날이래유. 한국 금융시장에선 왜 이런 날이 없는지 한번 맹글어 볼만두 한디유... 근디 콜럼버스가 발견한게 지금의 산 살바도르래지유? 여전히 가난하고 뭔가 삐딱하게 돌아가는 그런 나란디... 자꾸 야그가 옆길로만 샌다냐? 워쩌게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이나 그저 조용하구만유. 영국의 FTSE지수도 그저 그렇고(4311.0으로 -2.9포인트), 미국시장도(9678.46 -1.40), 독일시장도(3466.94 -14.96) 그렇구먼유. 일본과 한국만 좀 강세였는디...외환시장의 달러 약세 분위기가 요란한디유.(108.58엔, 1.1809달러/유로. 1.6661달러/파운드) 특히 일본의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느때 보다도 강한 것이 아니냐는 그럴싸한 추측이 가득하지유. BOJ에서 갑작스레 금융시장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데 우선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고(금리수준문제가 아니고), 상대적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부재로 인한 달러냅다팔기 분위기를 역전시킬 재료가 읍다는규...7월 무역적자인 400억불보다 8월에 392억불로 줄어들고(원래 시장의 예상은 413억불이었슈) 9월 PPI도 약간(0.3%) 올라 그렇게 분위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시장은 BOJ의 액션에 손을 들어준게뷰. 참 믿을게 업시유. 얼매전 꺼정만 혀두 엔화 올라가느거 막는다구 난리아년나뮤? 그러다가 슬그머니 엔화가 올라두 경제에 별 지장 없을기라구 운을 띠두만... 문제는 우리나라 원화유. 원화. 적정수준이 얼마래유? 즉 견딜 수 있는 한도라든지, 적당히 우리나라가 먹고 살만한 수준말여유. 요즘 돌아가는 판국이 미국보다 훨씬 못한 거 같은디...왜 원화가 강세가 되어야 한대유? 미국보다 많이 난가유? 외환보유고가 밥멕여 줄거믄 많아도 되겄지만 그거 별루 현찰루 갖고 있어봐야 물건 맨글어 파는데 쓴 것보담 못한거 아니가베유? 그런디두 왜 자꾸 국민들 헌테만 저축하덜 말고 엄한데 투자하라구 그런대유? 신해혁명 기념일이래선지 워째 국가와 민족의 개념이 헷갈리고, 국민의 권리가 사뭇 흔들리고, 먹고 사는 국민의 생활이 시원챦아지는 것 같구먼유. 한번 생각해 봅디여...정치 조아하는 분더~~~얼.
2003.10.13 I 경제부 기자
  • "인생 80, 15억원 벌기전엔 은퇴하지마라"
  • [edaily 문주용기자] 조진조퇴(早進早退)가 일반현상이 되버린 시대에 얼마를 벌어둬야 노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국민투자신탁에서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활동을 했고, AMG투자자문 대표를 지냈던 황보 윤 IMG홀딩스 대표가 나름대로 해답을 제시한다. 황보 대표는 "80까지 살면서 결혼하고 내집을 마련하고, 양육, 노후 대책까지 차질없이 이루기 위해서는 15억원이 필요하다"며 "15억원을 벌기 전에는 은퇴는 꿈도 꾸지 마라"고 충고한다. "사이버주식 초단기매매의 법칙", "데이트레이더를 위한 성공전략", "히딩크식 경영전략"등 경제 관련서적의 저자이기도 한 황 대표는 최근 "인생 80, 퇴직 재테크 해법"이라는 부제목을 단 "내 발이 벼랑 위에 섰다"(출판사 가리온)는 책을 출판, 40대 퇴직-실질금리 제로시대를 사는 이 땅의 수많은 월급쟁이들이 15억원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15억원이 필요한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인생의 재무제표를 짜볼 것을 권한다. 특히 돈을 제대로 대하기 위해서는 돈의 속성을 이해하고 부자가 되는 12가지 습관도 익힐 것을 주문한다. 12가지 습관이란 ▲목표를 분명히 세우고 글로 쓴다 ▲마음가짐을 바꾼다 ▲창조적으로 사고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확신, 통제, 수정을 중시한다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보다 더 많다 ▲보상을 생각하지 않고 일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있고 유익한 일을 찾는다 ▲돈은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자와 복리계산에 능하다 ▲오늘 할 일을 메모하고 중요한 일부터 먼저한다 ▲돈을 받으려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등이다. 저자는 이어 "돈이 일하게 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지만 실천은 역시 저축 부동산 주식, 절세 등 재테크로 완성된다는 것. 저자는 "돈을 위해 일하지 말고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이 재테크의 실체"라는 생각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돈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와 경제감각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용돈주기에서보터 돈에 대한 교육, 그리고 신용불량 문제에 대한 대처법등을 보여준다. 저자가 성인을 위한 재테크 서적에 자녀 경제교육을 일부러 집어넣은 것은 "어려서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힘겨운 돈과의 싸움이 내 자식 대에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황보 대표는 "돈에 대한 생각과 생활방식을 고치다보면 머지않아 내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나를 위해 일하게 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며 "어설프게 돈 독이 오르기 보다는 인생을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재테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에서 집필하게 됐다"고 동기를 설명했다.
2003.09.03 I 문주용 기자
  • "불량률 제로 팔만대장경 본받자"-김쌍수 LG부회장
  • [edaily 하정민기자] "800년전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의 총 글자 수가 5200만자인데 오자가 하나도 없습니다. 조상들도 6시그마를 이뤄냈는데 우리가 왜 못하겠습니까" 김쌍수 LG전자(66570) 부회장은 14일 "한국의 국가평균 실패비용이 무려 174조원으로 GDP대비 35% 수준에 이른다"며 "국가나 기업의 실패비용이 엄청나므로 총체적으로 실패비용을 줄이는 활동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이 개최한 최고경영자 신년포럼에 강연자로 나선 김 부회장은 `6시그마 경영혁신 전략과 기업경쟁력` 이라는 주제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6시그마는 미 모토로라 사에서 최초로 도입한 품질향상 운동으로 100만개의 생산품 중 불량품 개수를 3∼4개 내외로 줄이는 시스템이다. 철저한 현장 중심의 경영방침을 고수해온 김 부회장은 6시그마 운동을 LG전자의 경영혁신 활동에 도입, 세계적인 가전업체로 키워낸 주역이다. 지난 69년 입사한 김 부회장은 34년동안 오로지 가전사업부에서만 근무한 정통 `백색가전맨`이다. 창원에 있는 LG가전공장을 한번도 떠나본 적이 없고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LG전자의 주요 백색가전 생산라인은 그의 손때가 묻지않은 곳이 없을 정도. 김 부회장은 작년 12월 단행된 LG전자 인사에서 순수 전문경영인으로는 최초로 전자계열사 부회장에 올라 집중적인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는 "LG전자 사업장은 현재 5시그마 수준에 도달했지만 여기에 만족하지않고 6시그마 단계로 올려놓겠다"며 "6시그마는 불량품의 한계에 도전하는 수준이지만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고 리스크테이킹 부담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NO` 없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LG전자 사업장 총 6000명중 42~43%를 TDR(Tear Down Redesign) 활동에 주력케하고 있다"며 "그래도 생산라인을 돌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자원은 제한적이지만 사람의 지혜는 무한하기 때문에 시스템만 잘 짜주면 생산라인은 누구를 투입해도 잘 돌아간다"며 "3년후 사업목표를 미리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한 발 앞서 준비하는 혁신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은 혁신하지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라며 "남이 한 발 나갈 때 두 발, 세 발 앞서나가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2003.02.14 I 하정민 기자
  • 인수위 경제분과, 진보성향 뚜렷..실천 주목
  • [edaily 안근모기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경제분야 간사 두 자리가 진보성향이 매우 선명한 현직 교수들로 채워졌다. 재경과 통상, 산업분야를 담당하게 되는 경제 1분과위 간사를 맡은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분배개선의 필요성을 일관되게 주창해 온 학자이며, 농림,정보통신,건설교통,과학기술 등을 담당할 경제2분과위 간사 김대환 인하대 교수는 `양적 경제성장`보다는 `질적 경제발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재벌개혁론자이다. 이정우 간사의 경제정책 철학은 그의 저서와 연구논문 주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약 80개에 달하는 이 간사의 논문 및 저서중 절대다수가 `지역간 계층간 불평등` 또는 `소득 분배` 문제에 집중돼 있다. 노동조합 또는 노동운동에 관한 글도 많이 쓴 편이다. (이정우 간사 저작목록) 최근 어느 신문사 주최 좌담회에 참석했던 그는 "외환위기 이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졌다"면서 "부유층은 소득과 자산이 증가한 반면 빈곤층은 엄청난 규모의 빚을 짊어지고 살아가게 됐다"고 지적했다. "빈곤선 이하 계층이 외환위기 이후 두 배로 늘었다. 빚을 내서 경제위기를 넘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한 불은 껐지만 늘어난 가계부채는 장차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또 "비정규직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등장할 것"이라면서 임시직,일용직,파견직 근로자들의 차별대우를 지적했다. 기업부문과 관련해서는 "많이 변했지만, 연고주의 인사로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는 사외이사제도는 개선돼야 할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정부의 기능과 역할과 관련해서는 "경제발전의 수준이 높아지면 정부간섭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김대중 정부가 "시장경제"를 표방한 것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지만,실천이 크게 모자랐다"고 말했다. 1950년 대구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간사는 지난 1977년이후 25년간 줄곧 경북대학교 경제학 교수직을 지켜왔다. 경제 2분과위 간사를 맡게된 김대환 교수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경제 노동분과위원으로 일해 왔으며, 노무현 당선자의 경제공약 틀을 짜는데 거들었다. 역시 대구출생으로 올해 53세인 김대환 간사는 `규제는 완화하되 재벌개혁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온 인물.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그는 올해초 청와대에서 있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 참석, "재벌개혁의 성과가 있었지만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에는 미흡하다"고 말하면서 총수중심의 지배구조를 대표적 사례로 지적했다. 그는 당시 재벌개혁을 위한 세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했는데, "△총액출자제한, 상호투자제한, 채무지급보증제한 등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해 가공자본에 의한 지배를 방지해야 한다 △부당내부거래가 상당히 잔존해있는 만큼 내부거래를 공시토록하고, 부당거래 신고센터를 운용해야 한다 △아직도 기업간 결합이 일부 성행, 경쟁질서와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있는 만큼 공정위가 철저히 감시해 경쟁질서를 해치는 기업결합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완화와 더불어 시장기능의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며 이 때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주의다. 그 뒤에 열린 토론회에서는 "현 정부가 경제개혁에 상당히 역점을 뒀지만 일관성이 결여돼 있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재벌정책의 후퇴다"고 비판했다. 김대환 간사는 양적 경제성장보다는 질적 경제발전을 이뤄야 한다며 한국경제의 패러다임 변혁을 주창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정우 간사 처럼 분배정의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외환위기 직전에 있은 한 강연에서 그는 `외연적·총량적·불평등·불균형·고압 성장`으로 대표되는 기존 `성장` 체제는 한계에 달했다면서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이를 위해 `양면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는데, 그 예로 △시장기능의 활성화와 더불어 소유집중 완화 등 경쟁적 시장구조로의 개선이 필요하다. △규제완화와 더불어 시장기능의 사회적 조정이 필요하며, 따라서 정부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투자의욕 증진과 더불어 경제활동 의욕(기술, 근로 포함) 증진도 필요하다. △세계화와 더불어 내적 통합도를 높이는 등 국민경제의 구조적 건정성을 도모해야 한다. △총량적으로 풍요한 경제보다는 "공동의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위한 긴 안목의 대사회계약(Grand Social Contract)이 필요하다는 등의 제안을 했다. 지난 99년의 어느 토론회에서는 "신자유주의와 복지국가의 이상은 필요한 가치들이다. 이들을 모두 포괄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할 가치가 있다"며 예의 `양면적` 주장을 내놨었다. 최근의 한 토론회에서는 "소득분배 격차 심화, 노사관계 악화 등에 대한 적절하고 합리적인 대응 없이 단순히 경기만 부양시킬 경우, 결국 개혁의 결정적 후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정우 간사와 달리 참여연대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김근태, 장기표, 이태복, 최열 씨 등과 함께 1971년 위수령에 항거, 제적·징집됐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세운 `71 동지회` 회원이기도 하다.
2002.12.26 I 안근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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