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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의 FX칼럼)너무 취약한 시장구조
- [이진우 칼럼니스트]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3개월 보름 정도의 기간 동안 줄곧 빠지기만 하여 170원 가량의 낙폭을 기록하던 환율이 이틀 만에 35원도 튀어 오르는군요. 1170원 아래에서 달러를 던졌다면 배 아프고 억울해 이 장세를 어찌 눈 뜨고 지켜 볼 수 있겠습니까? 한 차례 중간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 했습니다.
◇시장에 대한 예측보다는 시장 움직임에 대한 대응
1180원 아래로 환율이 미끄러졌을 때부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못 버리는 코멘트를 계속하던 필자에게 한 후배가 메시지를 보내 왔었다. “Cope with any situation! Foretelling is not important…항상 느끼는 거지만 머니게임에서 중요한 건 대응이지 예측이 아닌 듯 합니다. Nobody knows what will happen next…”
지난 번 칼럼에서 언급했던 “박찬호와 선동열論”을 주장했던 친구는 필자가 지금까지 보아 온 “딜러” 중에서 단연 한국 최고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데(기계보다 정확한 손절매 원칙 준수, 3분 동안 포지션 방향이 열번도 바뀐 적 있는 순발력과 탄력성, 오랜 기간 꾸준한 수익률로 나타나는 총잡이로서의 실력), 이따금씩 그 친구에게 “지금 뷰는 어때?”라고 질문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똑 같았다. “뷰? 나 그런 거 없어. 시장이 위로 가자면 사고 못 가면 파는 것 뿐…”
최근 몇 주 동안의 국내외 증시와 환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 정말 “예측이 무의미한 시장”임을 절감하게 된다. 그러나 그러한 예측과 전망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당장 내일 아침 아니면 오늘 오후에 헛소리로 판명될지언정 아무도 모르는 “잠시 후”에 대하여 온갖 상상력과 알량한 경험을 동원하여 썰(說)을 풀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 말 같지 않은 말들도 잘만 활용하면 트레이딩에 어떤 의미에서건 도움은 된다. 참고로 월요일 아침 모 증권사가 하반기에 종합주가지수가 580까지 밀릴 수 있다고 리포트를 내 놓았는데(그 회사가 바로 환율 폭등 직전에 연말 환율 1150원으로 하향조정 한다는 리포트도 냈었다), 한 번 지켜 볼 일이다.
◇시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초라한 원/달러 시장
은행권의 구조조정 및 합병을 거치면서 이른바 시중은행이라 불리는 은행의 숫자가 많이 줄어 들었다. 거기에다 워낙 안 움직이기로 유명한 데에다 그 움직임조차도 일관성을 결여하고 차트도 잘 안 맞는 시장이 되고 보니 외국계 은행들 중 상당수는 아예 원/달러 시장에서 발을 뺀 곳도 많다. 먹을 것도 없을 뿐더러 잘 먹여주지도 않는 곳이기에……
그러다 보니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문 좀 낸다 할 만한 은행들은 외국계를 포함하더라도 열 손가락이면 충분하다. 업체들도 마찬가지, 환율 빠지는 장에서 주목 받는 전자회사, 중공업 회사, 자동차 회사 몇 군데와 환율 오르는 장에서 무서워지는 정유사 몇 군데 빼면 시장을 움직일 만한 업체라 해 봐야 그 또한 열 손가락도 못 채운다.
이런 장에서 힘 쓸 수 있는 세력이라면 이른바 역외세력이라 불리는 해외 투자은행 몇 군데와 외환당국… 역외가 산다 판다 말도 많지만 알고 보면 골드만 삭스나 모건 스탠리 같은 투자은행 한 두 군데가 조금(?) 매수세를 늘려보거나 달러를 팔겠다고 나서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역외가 떴다 하면 시장은 시쳇말로 알아서 긴다. 그들은 길게 보고 방향 잡아주는 세력들이며 손절도 없는 슈퍼맨이라는 잘못 된 인식이 우리 외환시장을 지배한지 오래다. 당국 또한 욕 먹는 것으로는 세계 누구도 부럽지 않은 곳이다. 환율 빼겠다고 달려들면 국책은행 매수세 보인다 그러지 좀 위로 당길 만하면 국책은행 패밀리라 불리는 외국계 은행들 물량 털고 있지, 그래서 시장참여자들이 이런저런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당국을 원망도 많이 한다. 그러나 시장이라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의 우리 원/달러 시장에서 그나마 당국이라도 없으면 어찌 될까 생각해 보면 아찔해 진다. 하루 20원 안팎의 움직임으로 지난 금요일 서울 외환시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는데, 당국마저 없다면 우리 외환시장은 매일 하루 50원에서 100원도 움직일 수 있는 곳이다. 환율 빠질 만 하면 매수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환율 좀 오른다 싶으면 그 동안 그렇게 많다던 오퍼(Offer) 물량이 눈 녹듯 사라지며 오퍼공백 상태까지 가는 이 시장에서 그나마 견딜만한 레벨에서 손절매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당국이 시장참여자들 중 큰 축을 감당해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원/달러 시장이 시장답게 움직이려면 시장참여자들의 저변이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하다 못해 가구전문 상가나 고서적 취급 서점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포 숫자는 되어야 한다. 한 두 군데에서 마음 먹기에 따라 언제든지 시장을 들었다 놓았다 할 수 있는 곳이라면 “법 보다는 주먹”이 말을 하는 곳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고 장기적으로는 “손님들”이 다 떠날 수 밖에 없는 곳이 될 것이다.
◇기회가 왔을 때 조금 더 잘난 척을 해본다면…
우리가 매 순간 모니터를 쳐다보며 시장을 쫓아 간다고 해서 좋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지난 금요일 미리 잡혀 있었던 가족들과의 휴가계획 때문에 목요일 뉴욕시장의 결과도 확인하지 못한 채 데일리 전망을 하루 전날 저녁에 올리고 갔다.
“하루 휴가로 목요일 저녁 시간에 뉴욕시장의 결과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쓰는 전망이라 신뢰할 만한 데일리 전망은 될 수가 없다. 그러나 환율의 추가급락을 기대하고 믿는 시장참여자들도 다음 사항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첫째,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SK 텔레콤 지분매각과 관련한 12억불 가량의 공급물량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시장에서 일찌감치 노출되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재료는 막상 그 여파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상례다. 확인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SK 측에서 이미 지분매각과 관련한 물량을 이번 달러 급락장의 와중에 알게 모르게 처리해 왔을 수가 있고(전형적 달러 매수세력인 정유사가 그 동안 달러매도에 치중해 왔다) 당국이나 업체 측에서 밝히듯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적 처리”를 거친다면 당장에 달러/원 시장에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둘째, 1달러선에서 방황하는 유로화나 115엔대 진입을 매우 두려워 하는 달러/엔 환율이나 지금 당장 달러 대비 급등세를 지속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말발 안 서고 시장에서 무시 당하는 폴 오닐 현 미국 재무장관을 대신하여 클린턴 행정부 시절 시장과 아주 호흡을 잘 맞춰 왔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그리고 유럽이나 일본의 통화도 마냥 달러 대비 강세를 지속할 만한 경제적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 25일 발표된 경제지표만 보더라도 독일의 7월 IFO 지수가 89.9로 나타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6월은 91.3) 영국의 6월 소매매출도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 또한 6월 소매매출이 전년 동기비 3.7%나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 최근 달러 약세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제상황이 미국보다 월등히 나아서 이루어진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게 만든다.
셋째, 월말을 맞아 네고물량의 공급을 기대하지만 의외로 네고물량이 적고 그 동안 발을 빼고 있던 결제수요의 유입이 이루어지면 수급상 달러수요 우위로 장세가 전환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 동안 나올만한 물량은 얼추 나왔다는 계산과 달러가 필요한 세력들이 1170원 아래에서는 자꾸 막히는 환율을 보고 서서히 매수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정인데, 여기에 역외세력의 매수세까지 재개된다면 의외로 급한 환율의 반등도 가능하다.
달러/엔 및 NDF 시세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정해 보는 일중 레인지는 막연하다. 1160원에서 1180원 사이라 해두면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아예 뉴욕시장을 안 보고 쓴 전망이 시기적절한 코멘트가 되었지만, 만약 금요일 시장 한가운데에 있었더라면 1180원이라는 황송한 레벨에서는 고점매도에 나서라고 주변에 권하다 된통 망신을 당할 뻔 했다. 절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던 “1160~1180원”의 일중 예상 레인지도 우스운 얘기가 되어 버렸다. “예측”보다는 “대응”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늘 틀리는 예측이라도 우리는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본 칼럼을 통해 자주 이야기 해왔듯이 “모두”가 간다고 할 때가 제일 조심해야 할 때이다. 경제신문과 일간지를 거쳐 TV에서까지 환율 폭락세를 다룰 시점이 되었으면 달러를 매수할 시점을 조율하는 것… 시장에서 잔 뼈가 굵었다는 사람들은 이런 점을 의외로 중요시 한다. 그리고 국내 프로야구 해설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하일성 씨도 9회까지 이어지는 경기를 해설하는 동안 “이 한방이(혹은 이 한 번의 야수실책이) 지금까지의 경기흐름을 돌려 놓을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 가거든요.”하는 식의 가능성과 분위기 해설로 경기를 풀어가지 않는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의 흐름을 짚어가는 본 칼럼에서 매일매일의 환율 등락을 다룰 수는 없다. 필자의 데일리 시황(www. nfutures.co.kr)에 대해서도 지적과 편달을 아끼지 않는 독자 분들이 계셨으면 하는 개인적 소망을 밝힌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비해 토론 문화가 가장 뒤떨어진 외환시장에서 서로의 정보와 뷰를 교환하면서 “휘둘리지 않는 개미”가 되었으면 하는 오래 된 꿈을 같이 이루어 가고 싶다.
- (채권폴)국고3년 6.34~6.58%..기술적 하락조정
- [edaily 정명수기자] edaily의 채권전문가 폴을 분석한 결과 이번주(25~30일)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34~6.58%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주 국고3년은 6.40~6.55%, 폴은 6.33~6.57%)
5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6.98~7.2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주 국고5년은 7.08~7.19%, 폴은 7.03~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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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3년 국고5년
lower upper lower u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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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r 6.34 6.58 6.98 7.22
max 6.44 6.65 7.05 7.30
min 6.30 6.50 6.90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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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avr는 폴 참가자의 lower 예상치와 upper 예상치 각각을 평균한 것임. max와 min은 lower 예상치와 upper 예상치 각각에서 최대값과 최소값임.
이번주 채권 폴에는 8명이 참여했다. 채권수익률이 급등한 후 기술적인 하락 조정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펀더멘털 측면의 수익률 상승 압력과 한국은행의 잉여 유동성 흡수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여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콜금리 인상 등을 감안해도 만기 1년 정도의 채권은 캐리(carry) 투자가 유리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고3년 폴에는 8명이 참여했다. Lower에서는 6.30%가 5명이며 기타 6.35%, 6.40%, 6.44%가 있었다. 표준편차는 0.055533이었다. Upper에서는 6.60%가 3명, 6.50%가 2명, 기타 6.55%, 6.64%, 6.65%가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5718이었다.
국고5년 폴에는 7명이 참여했다. Lower에서는 7.00%가 3명, 6.95%가 2명, 6.90%와 7.05%는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487이었다. Upper에서는 7.20%가 3명, 7.25%가 2명, 7.15%와 7.30%가 1명씩이었다. 표준편차는 0.0487이었다.
국고3년은 6.30%, 국고5년은 7.00%을 기준으로 수익률 방향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주간 폴과 실제 수익률 추이는 아래 그림과 같다.
◇삼성증권 성기용 연구원= 향후 수익률 곡선은 한은이 유동성 관리를 지속해 나감에 따라 단기물 영역은 다소 flat 해질 가능성이 있다. 5년이상 장기물 영역에서도 높은 절대금리 수준을 노린 매수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고 있어 중장기 영역이 급격히 steep 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콜금리 인상 시점을 전후해서 정책변경에 대한 리스크가 사라질 경우 오히려 장기영역은 flat 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수익률 곡선이 각각 30bp, 50bp 상승하고 3년물을 축으로 단기영역은 기울기의 30% 정도 flat 해지고 장기영역은 30% steep해지는 경우를 가정할 경우 각 캐리(carry)를 위주로 하는 투자자에게는 잔존만기 9개월~1년 채권이 carry 메리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주 채권시장은 그 동안 금리급등에 따라 듀레이션을 축소한 기관들이 단기적으로 커버를 위한 매수에 나서며 금리의 박스권 상단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회복의 가속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확인됨에 따라 금주 발표될 2월 산업생산과 3월 소비자물가는 금리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최재형 스트레티지스트= 금리는 1월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으로 급격한 상승한 후, 2월 들어 경기회복 지연 우려 등으로 5.71%까지 하락했다. 이번 달 들어서는 급속한 경기지표 호전 및 국내외 정책당국의 정책금리 조기인상 우려가 증폭되며 금리가 다시 큰 폭 상승했다.
주가지수가 900P 안착을 시도하는 등 증시여건 여전히 긍정적이나, 미국 증시가 실적 전망 부진 등으로 하락 횡보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가격 또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와 수출이 본격적으로 호전되기 전까지는 정책금리 인상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월말 경기지표 호전이 어느 정도 금리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는 반면 4월초로 예정된 미국의 1분기 기업실적 발표결과가 주가상승 수준 대비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어 채권시장 금리는 급등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 박태동 대리= 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주가지수가 900p 수준에 육박하고 있음에도 유상증자가 활발하지 않다. 기존 주주에 대한 가치증대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수출업체가 현장에서 느끼는 해외경기가 향후 추가 수요를 일으킬 만큼의 상승세는 다소 불투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내수에 의한 경기상승만으로도 1분기 GDP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 사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재경부측에서 안정된 물가를 바탕으로 기존 부양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는 월말 발표될 거시경제 지표 뿐만 아니라, MMF의 환매지속 여부 및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강도 등 단기적 수급 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단기간 큰 폭 상승에 따른 제한적인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
◇JP모건 김천수 상무= 수익률이 상승한 후 기술적으로 반락하는 분위기다. 시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숏마인드가 강한 모습이다. 이번주에 물가와 산업생산 등이 발표되지만 시장을 놀라게할 숫자는 없을 것 같다. 기술적으로 수익률이 내려가더라도 다음주 국고3년 입찰이 재개되기 때문에 6.3%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투신운용 박성진 선임= 월말이지만 월말 요인이 강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지표들도 예상했던 수준으로 나올 것이다. 4월초 장세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월초에 MMF 자금이 안정되면 MMF 환매와 같은 마찰적인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국민은행 김영철 차장= 2주일 동안 금리 80bp(5.7% -> 6.5%) 상승을 큰 폭 상승으로 간주, 6.5%대에서 조정을 받고 있다. 한은은 발을 빼고 있다. 계속해서 4% 콜금리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동시에 여차하면 상환시킴으로써 금리급등시 시장에 금리안정 영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금리안정 세력보다는 중립적인 태도이다.
물론, 최근 내정된 여러 인물들은 성장론자들로서 어디로 공이 튈지 예측 불허한 상태이다. 당국자들의 행동이 예측불가하다는 것은 금융 후진국임을 표현하는 한가지 지표이기도 하다.
금통위 내정자들의 튀는 언행을 발판 삼아 일부 딜링세력들이 현선물 매수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장세를 소위 "기술적 조정장세"라고도 한다. 펀드멘털과는 상관없이 어느 정도 큰 폭으로 금리가 상승했으니 상승 폭의 절반정도는 반락할 것이라는 통계치(?)에 기대어 매수세력이 늘어나고 있다. 4월달 주식이 그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도 한다.
사상처음으로 6개월 연속 상승했으니 미치지 않고서는 4월 한달 동안은 주식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 주식과 반대관계에 있는 채권금리 역시 하락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한국이지만 전 세계에서 이 정도로 대접받은 적은 없다. 경제수장이 두개 평가기관에게 2단계 등급상승을 요구할 정도로 당당하며, 한국 IR에서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한국 전체적인 자사주 차원에서 국내기관이 매수해 들어가도 어느 누구도 바보짓이라고 비웃지 않는다. 과거 같으면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한국기관이 받아주면 또 바보짓 한다고 손가락질했겠지만.
금리는 온통 주변에 먹구름이다. 소나기가 잠시 내린 후 먹구름 사이로 햇볕이 상쾌하게 비칠 때 어떤 행동을 해야할까. 우산이 없으면 집으로 최대한 빨리 도망을 가던지, 우산을 구하던지 하여야 한다. 햇볕이 나왔으니 비가 그쳤다고 안심해서는 안된다.
미국 경제를 보자. 필라델피아 지수가 약하게 나와도 계속 도망만 간다. 솔직히 향후 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지는 알 수 없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7%정도까지만 가면 무조건
매수해도 된다고도 한다.
금리수준과 관련, 고려하는 단 한가지는 현재의 경제계절이다. 지금은 아무리 양보해도 초봄이다. 이제야 금리는 상승을 시작한 단계다. 총 상승기간 중 10%정도 흘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1년 이상은 계속해서 금리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 최소한 6개월 동안 금리수준과 상관없이 듀레이션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기업체들의 투자 성향을 animal spirit라고 한다. 그만큼 기업체들의 투자는 동물적 감각으로 이뤄진다. 이런 동물적 기질을 한국 기업들은 IMF이후 4년간 꾹꾹 참아오고 있다. 3월부터 animal들이 움직이기 시작, 4월 이후부터 본격화 될 것이다.
정부도 animal들이 움직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Animal 장기채 출현, 수출회복과 함께 정부당국의 통화정책변화와 콜 인상은 필연적으로 금리상승을 초래, 결국 투신사 수탁고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MMF 등 장부가 펀드들의 환매문제 등이 동시 작용, 금리는 정부당국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금보다 한참 위의 수준까지 단기에 상승할 듯하다.
아무리 큰 우산(유동성)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눈앞의 소나기구름에서 피해가 없기를 바랄 것인가.
◇동양증권 금성원 애널리스트= 향후 1년간의 물가를 추정해본 결과 3분기부터 물가상승 압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경기의 과열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는 콜금리 조기인상 여부를 놓고 상당히 고민할 것으로 보여진다.
2월 산업생산은 설연휴에 따른 조업일수의 감소로 전월에 비해 소폭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물가도 전년동월대비 2% 초반대의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넘쳐나는 시중의 유동성 환수를 위한 한국은행의 행동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큰 폭의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선물 최완석 과장= 이번주 채권시장은 그간의 금리 상승을 일단락 지으며 숨 고르기를 하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이는 그간의 금리 상승폭이 컸고 지난주 6.6%가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중반 이후에는 다소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중반 이후 발표될 산업생산이 숫자적으로는 1월에 비해 개선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용면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유지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이 일정부분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20일까지 수출이 1.6%의 증가세로 돌아섰고 정부도 공공연히 4월 수출 개선을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주 채권시장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지만 수출이 예상외로 개선될 것으로 알려질 경우 박스권의 상단을 돌파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채권폴 참가자(직위생략, 순서없음)
최완석(삼성선물) 박성진(삼성투신) 박태동(하나은행) 성기용(삼성증권) 김영철(국민은행) 최재형(국민은행) 김천수(JP모건) 금성원(동양증권)
- (이진우의 FX칼럼)쉽지않은 시장..이유가 있다(?)
- [edaily] 달러/엔 환율의 갑작스러운(?) 폭락세, 그토록 엔화가치 등락의 뒷꽁무니만 쫓아다니던 달러/원 환율의 지긋함(?), 시장의 허를 찌르듯 이루어진 엔/원 환율의 급등세….
최근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는 하나같이 “원/달러 거래는 정말 어렵고 더러워서 못 해먹겠다.”는 것입니다. 답답하기는 필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뭔가 갖다 붙일 이유를 찾아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엔화의 강세전환…일시적 현상인가, 추세전환인가?
지난 2월 27일 네 번째 135엔 돌파시도가 무산된 이후 3월 7일 뉴욕시장에서 126.40의 일중 저점을 기록하기까지 달러/엔 환율은 영업일 기준으로 6일만에 6.37%에 달하는 폭락세(엔화가치는 급등세)를 보였다. 먼저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시황이나 언론에서 분석한 그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본 증시의 급등세로 인한 엔화수요를 들고있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 2월 6일 지수 9420.85엔을 바닥으로 삼아 급등세를 연출하여 3월 7일 1만1648.34로 마감되기까지 한 달 만에 23.6% 상승에 달하는 강세장(Bullish market)을 시현하였다. ‘3월 위기설’의 진원지인 일본 은행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본정부가 증시부양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고(약 37조엔에 달하는 부실여신을 끌어안고 있는 일본 은행들이 3월말 결산에서 새 회계기준에 따라 보유자산을 시가로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 올리지 않고는 많은 은행들이 파산위기에 몰린다는 것), 그래서 2월 말 경에 일본 정부가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를 사실상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둘째, 3월말 2001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이 해외의 달러자산을 팔아 이를 엔화로 바꿔 국내로 들여오는 이른바 본국송금(repatriation) 엔화수요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예측이나 전망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또 바빠졌다. 지나고 보면 제대로 맞춘 기관이나 애널리스트를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주식거래나 외환거래를 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뭐가 나아도 낫지 않을까 싶어 “어디 좋은 전망 없나?”하며 찾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오는 전망이란 것도 분류하면 크게 두 가지다. 앞서 정리한 두 가지 요인이 일본 경제 펀더멘털의 근본적인 개선과는 무관한 것이므로 4월에 접어들면서부터 엔화는 다시 약세를 재개할 것이라는 것과 일본 경기가 바닥에 접근한 상태에서 미국에서 먼저 시동을 걸고있는 경기 회복세가 유럽과 일본 등의 전세계적인 경기 회복세를 유발할 것이기에 일본 엔화의 약세도 135엔이라는 레벨을 찍고 마무리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의 견해가 옳은지는 약간의 세월만 지나면 확연히 드러날 것이고 필자의 개인적인 전망은 마무리 부분에 정리하고자 한다.
◇안 빠지는 달러/원 환율, 급하게 튀어 오른 엔/원 환율
동경의 달러 값이 꼬꾸라지는 동안에도 서울에서 사고파는 달러 값은 발목이 삐는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시장 내 수급에 따라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며 애써 시장의 움직임을 이해하려 했고 “Market is always right.(시장은 항상 옳다)”라는 명제를 되씹어 보던 시장참여자들도 지난 수요일(3월 6일) 엔/원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을 상향돌파 한 뒤 1030원 가까이 다가서는 상황에서는 꼭지가 돌아버리는 듯 하다. “해도 너무 한다.” 라는 얘기가 여기저기에서 들리지만, 처녀가 애를 낳아도 할 말이 있다는데 왜 이번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사후약방문 격의 해설이야 못 갖다 붙이겠는가?
첫째, 대다수 시장참여자들의 달러/엔 환율에 대한 뷰(View)는 정확했는데 실제 물량이 시장 내에 충분치 못했다. 135엔에서 아래로 돌아서는 달러/엔을 보고 “고점을 봤다. 조만간 130엔 아래의 환율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전망한 사람들은 의외로 많았다. 3월 들어서는 달러/엔의 하락에 베팅한 숏(달러과다매도)포지션 구축이 알게 모르게 많이 이루어졌고 아닌게 아니라 달러/엔 환율은 하락을 넘어서 폭락세를 보이며 그들의 전망과 기대에 호응했지만 문제는 시장 내에 부족한 포지션을 채워줄 만한 달러가 실제로 공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다 못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큰 규모는 아니라 하더라도 주식 순매수를 하는 모양새만 갖춰 주었더라도 “숏”으로 승부를 건 세력들이 좀 더 나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 터인데 일중 수급에서 확연한 달러공급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다 보니 밤 사이 급락한 달러/엔 환율 따라 갭 다운(gap-down)으로 시작한 뒤 장 막판으로 가서는 낙폭을 다 까먹는 “전약후강” 장세가 이어졌다.
둘째, 엔/원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세를 전망한 엔/원 숏포지션(엔화매도/원화매수 포지션을 의미하는데, 대체로 달러/엔 롱, 달러/원 숏으로 구축된다)이 적지 않았던 것 같다. 금년 들어 한국과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이 비교우위를 지닐 것이라는 전망 하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엔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였음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976.50원 정도를 저점으로 확인한 뒤 1개월 정도 980~990원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엔/원 환율을 지켜보면서 엔/원 숏포지션을 들고있는 세력이라면 초조할 만 했다. 그러던 차에 달러/엔은 폭락하는 와중에 달러/원 환율은 쉽사리 밀리지 않는 모습이 연출됐고, 심리적 저항선인 100엔당 1000원 마저 올라서니 달러/엔 롱포지션에서 손절매도, 달러/원 숏포지션에서 손절매수가 촉발되었을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첫째 요인은 마치 경마장에서 1,2위로 들어올 말들을 정확히 짚었지만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우승마를 점쳤기에 내게 돌아오는 배당금이 적다는 사실에 비유할 수 있겠고, 둘째 요인은 “우루루 몰려 다니면 다친다.”거나 “꽃길은 남들이 가지않는 쪽에 열려있다.”는 시장의 속언을 생각케 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기회에 엔/원 환율을 1000원 이상으로 안착시킴으로써 수출부진에 따르는 걱정거리를 좀 덜어 보자는 당국의 의지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부분은 확인하기도 어렵고 확인된 바도 없으며, 설령 그러한 “작업”이 이루어졌다손 치더라도 지금의 우리나라 외환시장이 그러한 변수를 이겨낼 역량을 갖추지 못한 시장이라면 그 문제로 툴툴거릴 것도 없다고 본다. 자기 분수와 능력에 맞게 처신하여 살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달러/엔 환율은 더 떨어질 것인가?
이제 맞고 틀리는 것을 떠나 필자의 개인적인 뷰를 밝힐 차례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향후 환율전망을 올린다는 사실에 그다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내로라 하는 기관들이나 세계 유수의 IB(Investment Bank)들이 내놓는 리포트를 보더라도 지나간 환율에 대한 정리는 더 이상 바랄 바 없을 정도로 깔끔하지만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으로 들어가면 너나 할 것 없이 장님 문고리 잡기 식의 코멘트 일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환율이나 주가 등 시장에서 살아 꿈틀거리며 형성되는 “가격”과 그 방향성에 대해 항상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는 기관이나 개인은 있을 수가 없고(누차 하는 얘기지만 그 순간 시장은 붕괴된다. 모두가 그 예측대로만 매매하려 할 때 사고자 하여도 살 수 없고 팔고자 하여도 팔 수가 없게 된다), 본 칼럼을 매번 빠뜨리지 않고 읽어주시는 독자들도 “방향”을 얻고자 함이 아니라 “논리”를 듣고자 함임을 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135엔을 의미있는 꼭지로 본다. 그 이유는…
첫째, 일본 증시가 12년 대세하락의 바닥을 치고 돌아섰다고 본다. 1989년 말 역사적 고점인 3만8915.87엔을 기록한 이후 90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선 일본 닛케이 지수는 작년 9월 21일 9382.95로 바닥을 쳤고 금년 2월 6일 9420.85에서 이중 바닥(Double-bottom)을 형성한 뒤 겁나게 치솟고 있다. 앞서 말한 3월말 결산을 의식한 일본정부의 증시부양책에 의해 “만들어진 장”으로 보기엔 너무 힘이 좋고, 그리고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계속 좋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할 것 같아서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미국이 살아나면 일본 경제도 희망이 생긴다. 그리고 3월 대란설 운운하는 가장 절망적인 시기가 사실은 주식을 사야만 하는 시기인지도 모른다. (지난 911 테러사건이 발생했던 시점을 상기해 보라. 그 폭락장에서 눈 딱 감고 주식을 사놓고 잠수한 사람들이라면 지금 얼마나 느긋할까?)
둘째, 달러강세 시절이 마감되었다고 본다. 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클린턴 행정부 시절 내내 유지되었던 “강한 달러(Strong Dollar)” 정책은 작년 11월 기준으로 달러화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을 90년 대비 25% 이상 상승시키고 95년 대비로는 30% 이상 달러를 고평가 상태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작년 여름 한참 강한 달러 정책에 대해 논란이 펼쳐졌을 때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이 부시 행정부 또한 강한 달러를 선호함을 천명하였지만 지금은 다시 한 번 부시 행정부의 내심을 확인할 시기가 되었다.
부시 행정부가 취임 초부터 강한 달러를 포기할 경우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미국 금융자산에 투자된 해외자본의 유출을 야기할 수 있고 그로 인한 미국 주가 및 채권가격의 하락은 미국 국민들의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며 그 결과 경기침체가 가속화 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애기는 달라진다. 아버지가 연임에 실패했고 자신 또한 개표부정 시비에 휘말리면서까지 어렵사리 정권을 잡은 부시로서는 “표”에 약할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테러를 응징한다면서 황량한 아프가니스탄 땅을 더욱 쑥밭으로 만든 것도 취임 과정에서의 이런저런 약점들을 커버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아예 나라 밖으로 돌리자는 심사였는지도 모르는데(필자는 개인적으로 부시가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 감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바람둥이 클린턴이 오히려 훨씬 포용력이 있고 맏형다운 데가 있었다고 본다), GM을 비롯한 자동차 회사들이나 기타 수출시장에서 일본이나 한국 등과 경쟁해야 하는 미국 기업들의 강한 달러에 대한 불만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느덧 당연시 하고 있는 “강한 달러”에 대해 의심을 가져볼 때가 되었다는 얘기다.
셋째, 엔低를 통한 일본 경기진작에는 한계가 있다. 일본 제품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은 그들의 가격경쟁력 때문이 아니다. 이 말은 일본의 수출산업은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말이기도 한데, 과거 데이터에 따른 실증적 분석에 의하면 엔화가치의 1% 하락에 따른 수출증가 효과는 0.1% 정도로 추산된다고 한다. 또한 일본 GDP 대비 수출비중은 10% 미만으로 GDP 증가율을 1%포인트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엔화가치가 50% 정도 하락해야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마디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뭘 어떻게 도모해 보겠다는 것은 정답이 아니란 얘기다. 127엔대까지 달러/엔이 급락한 8일 오전에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차관의 “최근 환율변동이 너무 급격하고 필요하면 시장에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옛날 버릇(?)이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잠시 128엔대로 올라서는 기미를 보이긴 했으나 “진짜 액션을 취할 의사가 있느냐?”고 되묻기라도 하듯이 여전히 주말의 동경시장이 127엔대 중후반의 환율에서 횡보하다 마감하였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135엔이 서너번에 걸쳐 막히면서 달러화의 급락조짐이 감지되었다. 2000년 1월 101엔 중반대부터 시작된 달러 상승장이 파동이론으로 따져 보았을 때 어느정도 균형감 있는 한 차례의 사이클을 완성할 만한 시기와 레벨에 이르렀고, Daily chart상으로는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삼중천정형(Triple-top) 패턴이나 상승장의 막바지에 추세전환패턴으로 작용하는 다이아몬드 패턴(Diamond pattern)이 나타나고 있었다. 단순한 기술적 조정국면으로 보기에는 최근 며칠간의 달러 급락세가 너무나 가파르고 최근 몇 개월에 걸쳐 관찰되던 환율 하락시 유입되는 저가매수세의 파워 또한 예전같이 힘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단기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 이후 다시 127엔이 아래로 밀린다면 시간 문제일 뿐 125.50이나 123엔대 초반을 시도할 수 있는 장세라고 본다.
◇그렇다면 원화는?
솔직히 어렵다. 엔화나 유로화 같은 남의 나라 통화를 가지고 예측하고 거래하라면 더 쉽겠다. 더구나 최근 며칠처럼 “사람 잡는 장”을 경험하고 나면 정말 정이 뚝뚝 떨어진다. 장 중 달러/원 등락은 귀신도 모른다. 밤 사이에 펼쳐지는 외부변수의 급변에는 못 이기는 척하며 개장 초 따라가 주기는 하니 달러/엔의 방향성에 대한 베팅으로 이월 포지션에 승부를 거는 수 밖에 없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130.50의 지지여부에 주목하던 달러/엔 환율이 127엔대로 주저앉은 날에도 네고보다는 결제수요가 많고 외국인들이 증시에서 2000억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하여 전일 대비 20전 하락에 그친 1314.30원으로 마감하는 시장에서는 그 어떤 예측이나 전망도 무위로 그칠 수 밖에 없다.
너무 작은 시장(시중은행과 외국계 은행을 통틀어 트레이딩을 한다 할만한 곳은 채 스무군데가 안 된다), 하루 동안 치고 박아본들 채 25억불의 거래량이 안될 때도 많은 이 난쟁이 시장에 실제 수급에서 1억불 정도만 수요우위 혹은 공급우위로 쏠려 버려도 모든 재료들이 무시되는 “거꾸로 가는 장”이 가능한 시장, 이 小人國에 걸리버(당국 혹은 역외)가 출현하면 한바탕 피바람이 몰아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럼에도 환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라면 또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주말 뉴욕시장에서 이루어진 장세를 보고 짐작하자면, 달러/엔은 다시 128.60 레벨까지 반등하였다. 시장의 예상(5.8%)보다 양호하게 5.5%로 발표된 2월 실업률과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 수가 늘어난 것으로 발표되는 등 고용시장의 안정화가 수치로 나타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것에서 달러 강세 이유를 찾는 듯 하지만 그것 또한 마땅찮은 해석이다. 최근 달러/엔의 급락세가 미국 경기지표가 나빠서이거나 증시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 130엔대 위에서 순식간에 127엔까지 밀고 내려온 뒤 주말 포지션 정리과정에서 이루어진 단기급락 뒤의 기술적 반등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차라리 주목해야 할 부분은 월요일 아침부터 일본 외환당국의 최근 엔화 급등에 대한 반응과 그에 따른 동경시장의 움직임이다.
뉴욕시장에서의 역외선물환(NDF) 시세도 1315/1316원 정도로 마무리되어 지난 금요일 종가(1314.30원)를 고려하면 약보합세 정도로 파악되고 엔/원 숏포지션 보유세력들의 손절매는 지난 주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다고 본다면 문제는 목요일로 다가온 트리플 위칭 데이(Triple witching day :주가지수 선물, 옵션과 개별주식 옵션 만기까지 겹치는 날)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어떤 양상을 펼칠 것이며 외국인들은 순매도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미국 경기지표의 연이은 호조에 호응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설 것인가에 달렸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거칠다면 1310원 바닥인식에 따라 환율은 달러/엔의 반등 기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고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보인다면 지난 주 채 따라붙지 못한 달러/엔의 하락폭에 맞춰 가려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필자는 지난 주 갭 다운(Gap-down) 개장 이후 반등하여 데일리 캔들을 양봉(陽棒)으로 자꾸 만들어 가며 많은 시장참여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장세를 경험하며 작년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 갭 업(Gap-up) 이후 음봉(陰棒)을 만들어 가던 시절이 떠오른다. 1280원 아래가 자꾸 막힌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장이 1300원 위쪽을 시도하던 그 당시, 분위기는 위쪽이 맞았는데 그 분위기 따라 롱플레이를 시도하면 자꾸만 어디에선가 물량이 시장으로 들어와 번번히 롱스탑에 의한 막판 급락세로 마감되곤 하였다. 한두 번도 아니고 2주 정도 그러한 장세가 이어지자 시장에서 나름대로 달러 롱플레이를 선호한다는 딜러들이 롱마인드를 접고 달러매도에 치중하기 시작하자 결국 환율은 1314.50원까지 치솟는 장이 서고 말았다.
지금이 그 때와 비슷하다. 시장은 어느 정도 달러/엔의 급락을 예감했었고 엔화대비 원화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공감대 하에 숏마인드가 충만한데 환율은 잘 안 빠지며 오히려 재료와 뉴스 따라 정석에 따른 트레이딩을 수행하는 세력들을 다치게 만드니 지칠 때가 되었다. 거래에 임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단순한 구석이 있다. 빠질만한 상황에서 안 빠지면 사고, 올라야 할 상황에서 잘 못 오르면 팔아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리고 항상 큰 장은 그렇게 시장참여자들이 엉뚱한(?) 고집을 부리거나 한쪽 방향으로 흥분할 때 서기 마련이다.
지난 주에 확인되었기에 1310원 아래에서는 매수세가 계속 강하게 붙을 수가 있다. 그리고 1300원 아래의 환율을 보기 위해서는 달러/엔 환율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것도 확인되었다. (달러/엔 환율이 그렇게 절대적이고 유일한 변수라면 지난 번 몇 차례에 걸친 135엔 돌파시도 때 우리 원화환율이 1320원대에서 유유자적 하였다는 것도 비정상이라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올라선 1300원인가? 우리나라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다는 지표가 확인되거나 외국인들이 정말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이런저런 모양새의 직접투자를 실행한다는 것이 가시화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140을 운운하던 달러/엔 환율이 128엔대로 내려섰고, 미국의 경기지표는 이제 “경기 침체”라는 단어는 더 이상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을 갖게끔 하고,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하락세로 접어들기 보다는 그 동안의 급등세에 대한 조정국면이라는 장세판단이 대세를 이루는 시점에 그렇게 급하게 쫓아가며 높은 레벨에서 달러를 매수하거나 나중에 필요한 달러까지 미리 당겨 사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아니 좀 더 과감히 말하자면 혹시 시장이 1320원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길게 보고 숏(달러과다매도)으로 승부를 걸겠다. 지금 연말 환율이 1400원쪽에 가깝다고 보는 세력보다는 1200원쪽에 가깝다고 보는 세력이 더 많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닌가? 그래서 달러를 팔다 보면 자꾸 혼나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렇다면 사보자는 심정에서 사긴 하지만 그 또한 레벨이 여의치 않으면 별 재미 없었지 않았던가?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이성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쪽을 택하겠다는 것이며, 문제는 시장의 의외의 움직임에 녹아나지 않도록 좋은 단가의 포지션을 취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이진우의 FX칼럼)1315원에서의 승부
- [edaily] 1315원… 최근 반년 남짓 되는 기간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목할 레벨로 떠오른 환율이 1315원입니다. 설을 전후한 급등락 장세 속에서도 결국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고민은 “1315원 위냐, 아니면 그 아래냐?”라는 명제로 축약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왜 이렇게 1315원이 중요한 레벨로 부각되는지를 한 번 살펴보고 갈까요?
◇큰 승부가 펼쳐졌던 레벨
1315원이 처음으로 의미있게 다가온 시기는 작년 7월 24일 1314.50원에서부터 8월16일 1275원까지 환율이 흘러내릴 때였다. 1365.30원의 연중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향추세를 지속해 오던 달러/원 환율이 5월 하순과 6월 초에 걸쳐 1278원 부근이 강하게 지지되는 것을 확인한 이후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첫 좌절(?)을 맛본 시점이기도 하다. 이후 몇 차례의 공방전을 거치면서 1280원 아래 역시 힘겹다는 점이 공감대를 형성한 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던 환율이 막혔던 것도 10월 4일 일중 고점으로 기록한 1316원에서였다.
이 두 차례의 1315원 돌파실패는 그 당시 분위기상으로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없지 않았으나, 그 이전에 1270원대의 안착 내지는 그 이하로의 환율하락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의 몇 차례에 걸친 환율하락시도 또한 시장을 컨트롤하는 듯한 모종의 힘에 의해 좌절되었던 미스테리(?)와 상충시키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겠다. 어쨌든 두 번째 1315원 돌파실패는 이후 11월 27일 1261.90원의 일중 저점을 기록할 때까지 다소 큰 폭의 환율하락세를 유발하였고, 그에 이어 달러/엔 환율의 급등세 재개라는 “모든 것을 잠재울 만한 재료”로 인해 12월 28일 1334원까지 환율이 치솟는 72원 급등장세를 일구어내었다.(1262원에서부터 시작된 반등세는 말 그대로 단기급락에 뒤따르기 마련인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점과 따라서 2001년 연말 환율도 1200원대의 환율로 마감되리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135엔대를 위협하는 달러/엔 환율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음으로 인해 그러한 전망들은 “전망에 그친 전망”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1300.20원(금년 1월 7일)까지의 조정국면, 다시 1335.30원(1월 23일)까지의 2차 급등세, 또 다시 1305.10원(1월 31일)까지 밀리는 등 급등과 급락이 교차되던 시장은 설 연휴를 전후하여 달러/엔 환율이 쓸데없이(?) 135엔과 132엔대를 오가는 와중에 달러/엔의 방향 따라 단기에 큰 수익을 내보고자 의욕적으로 거래에 임했던 시장참여자들에게 상처만 입히고 말았다. 그 이후로는 달러/엔의 132~135엔 박스권 거래가 지속되면서 서울 외환시장도 1314원에서 1320원 언저리까지의 6~8원에 불과한 박스권 거래에 안주하며 일중 거래량 또한 급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웬만큼 환율이 올라도 추격매수세가 따라붙지 않고 또 웬만큼 빠진다 싶어도 따라가며 달러를 파는 세력도 없는 “재미없는 시장”이 되고 말았다.
이토록 장황하게 날짜까지 짚어가며 1315원의 족보(?)를 살펴 본 것은, 과거의 기록이 웅변하고 있듯이 1315원 근처에서는 몇 번에 걸친 큰 승부가 펼쳐졌었고 그 승부처 근처로 환율이 접근함에도 롱(Long) 세력과 숏(Short) 세력간에 아직 확실하게 상대방의 항복을 받아낼 만한 명분이나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힘겨루기에 접어들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달러/엔의 방향성과 국내외 증시의 향방이 머지않아 “1315원의 위”와 “1315원의 아래”중 어느 쪽이 정답인지를 판별해 줄 터인데, 지금 당장 성급한 판단은 유보하는 것이 낫겠다. 다만 시장에서 읽혀지는 분위기를 정리해 본다면 다음과 같은데……
◇곧 움직이긴 움직인다
먼저 달러/엔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자.
서너 번에 걸친 135엔대 진입시도는 번번히 무산 되었고 시장에서는 그 이유를 3월말 결산을 앞둔 일본 기업들의 본국송금용 엔화수요에서 찾고있다. 일본 재무성 발표에 따르면 2월 둘째 주간동안만 일본계 투자자들이 104억엔에 달하는 해외주식을 매각하고 4,371억엔 규모의 해외채권을 순매도 하였다고 하는데, 이러한 달러매도/엔화매입 실수(實需)거래요인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달러/엔의 급등세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기술적으로도 달러/엔 차트는 굉장히 무거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0엔 아래로 쉽게 달러/엔 환율이 내려서지도 못하는 이유는, 아니 당장 132엔 하향돌파조차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했을 때 그리고 그다지 확고한 개혁의지를 찾아보기 힘든 고이즈미 내각의 미적거리는 모습을 볼 때 달러를 내다 팔고 엔화를 매입해야 할 뚜렷한 이유를 찾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기회 있을 때 마다 “강한 달러 선호”를 확인하는 미국 행정부의 태도를 감안하더라도 국제금융시장의 외환 트레이더들이 과감한 Dollar short against Yen 포지션을 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달러/엔과 관련하여 지켜보아야 할 사항은 엔화에 대한 Repatriation 수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인 3월 초에 가서 정말 달러 상승세가 급격히 재개될 것인지, 135엔이 금년도의 달러/엔 환율 꼭대기로 굳어지는 것인지의 여부이다.
다음으로 살펴 볼 시장은 국내외 증시다.
미국 증시는 하루하루가 위태롭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엔론사태 이후 기업들의 분식회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데에다 며칠 걸러 발표되는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등이 그다지 시장에 우호적이지 못하다. 몇 개월에 걸쳐 형성된 차트를 보더라도 조만간 급락의 가능성은 농후해도 급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면 국내 증시는 요즘 그야말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외환시장, 채권시장이 공히 뒤늦게 겨울잠에 빠져 들어 맥을 못 추는 가운데에 휘청거리는 뉴욕증시에도 아랑곳 없이 종합지수 800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월드컵 개막 이전 1000포인트 달성을 향해 진군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뉴욕채권의 등락은 달러/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과(뉴욕증시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다면 달러/엔의 상승을 장담할 수 만도 없게 된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들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얼마나 더 들어올 것이지 아니면 결국 뉴욕증시와의 연결고리를 끊어 버리지 못한 채 다시 밤새 벌어진 뉴욕증시의 동향을 뒤따라 가는 장세로 회귀하게 될 것인가의 여부이다.
그 다음으로는 오도 가도 못하는 달러/원 시장 차례이다.
달러/엔의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고 외국인들의 과격한 몸짓이 포착되지 않는 가운데에 지수만 꾸준하게 올라가는 증시 또한 큰 모멘텀을 제공하지 못하는 가운데에(예전 같으면 주가가 오르는 날이면 여지없이 채권 값이 떨어졌던 국채선물 시장도 증시와 따로 노는 독립적인 장세를 보이니 더 어려운 시장이 되어 버렸다) 환율이 어디론가 치고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메이져들이 거래의욕을 잃은 상태에서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변동성과 파괴력(?)을 지닌 시장이라면 얼마든지 통제가 가능한 시장이다. 다들 연초부터 뭔가를 해야 된다는 조급증에 움직이지 않는 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지만, 1~2월 장사는 이미 글렀다고 마음 편하게 먹고 조만간 닥칠 방향성 잡힌 시장에 대비하여 체력이나 비축해 둬야 할 것이다. 필자도 막연하게 위로 튈지 모르겠다든지 아래쪽을 대비해야 한다든지 하는 소 발에 쥐 잡기식 전망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곧 시기가 도래할 것이고 그 때 시장에 순응하겠다는 각오 밖에는 없다.
- (이진우의 FX칼럼)멀미나는 장세에서 할 일은?
- [edaily] 환율의 출렁거림이 다소 과합니다. 옛날 할머니들이 쓰시던 말로 "아주 짓이 났다."고나 할까요? 11월 27일의 1261.90원에서부터 12월 28일의 1334원까지는 1개월에 걸쳐 72원이나 환율이 상승하는 추세가 있는 장이었지만, 그 이후 1300.20원(1월 7일)까지의 급락세 이후 다시 1335.30원(1월 23일)까지의 급등, 다시 1월 말 1305.10원까지 30원이 빠지다가 2 Big을 하루 사이에 왔다갔다 하는 달러/엔 따라 Gap-up과 Gap-down을 거듭하는 장세... 그야말로 시장참여자들이 정신 차리기 힘든 나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하듯이 환율의 등락을 예견하여 돈을 벌어 보겠다는 세력들로서야 이런 날들이 계속되었으면 싶겠지만 환율의 4~5% 변동만으로도 그 동안의 생산/ 판매를 위한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게 되어 있는 기업체들의 입장에서는 끔찍한 노릇입니다. 어차피 그 누구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장세 속에서 환율의 움직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에 서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헤지(Hedge)는 해야 한다
지난 1월 22일로 기억된다. 전일 종가 1320.40원에 비해 12원 정도가 치솟았던 날이었는데 거래업체로부터 된통 혼(?)이 났다. "아니, 이렇게 환율이 10원 넘게 오르고 하는 날이면 아침에 미리 귀띔이라도 해 주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같은 기업하는 사람들이야 하루 종일 환율만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를 수 밖에 없는데 야속합니다.".... 그 당시는 개장 초 높게 시작하는 환율에 달러를 팔아 놓으면 장 마감 무렵에 짭짤하게 챙길 수 있었던 이른바 "전강후약 (前强後弱)" 장세가 며칠째 이어 오던 때라 그 날도 대부분의 인터뱅크 딜러들이 장 중 숏포지션을 일으켜 놓고 달러/엔의 하락이나 외환시장 내에서의 물량공급을 기대하며 마냥 기다리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132엔대 중반에서 횡보하던 달러/엔 환율이 갑자기 134.50까지 치솟으며 135엔대 돌파를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여기저기서 숏커버링 매수세가 쇄도했고, 은행권 딜러들의 예상과 달리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은 없자 오퍼공백사태가 벌어지며 환율은 순식간에 1330원대로 진입해 버렸다. 장 마감 후에 들리는 후문에 의하면 그 날 시장에는 온통 시체만 즐비하였다고 한다.
필자는 그러한 업체의 볼멘 소리에 다음과 같이 대답이라 할 수도 없는 대답을 하였다. "오늘은 나름대로 전망과 뷰를 갖고 딜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다 손실을 보는 날이었습니다. 달러/엔의 상승세가 주춤거리는 듯 했고 국내외 증시가 좋아서 웬만하면 환율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짐작하기 쉬웠다 보니 시장 포지션이 과도하게 숏(달러과다매도)으로 몰려 있었던 듯 합니다. 환율이 10원 이상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날은 웃는 사람보다 우는 사람이 더 많은 날로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지금 이 대목에서라도 달러를 사 두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요?"하는 질문에는 "글쎄요, 이제 당장 위로는 많이 가야 10원 정도의 룸이 있어 보이는데 급한 결제수요가 아닌데도 미리 사 두는 것은 또 한 번 마지막 매수세가 되어 단가 좋은 롱들에게 밥이나 되는 것은 아닌지 조금 우려됩니다. 저 같으면 남들 흥분해서 살 때 팔아 두고 시장이 흥분하여 아래쪽을 노릴 때 사 보는 거래패턴을 취하고 싶습니다."...
필자가 요즘 안타깝게 여기는 것 중의 하나는 외환거래가 제법 발생하는 중소업체라 하더라도 그들이 보유한 換리스크 관리(Foreign exchange risk management) 체계는 극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얼마간의 비용이 아까워 실시간(real time) 환율보다 5~15분 지연된 "옛날 환율"을(외환시장에서 10분이면 얼마든지 역사가 바뀔 수 있다) 무료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면서 이루어지는 의사결정으로는 승자가 될 수 없다. 은행을 통한 선물환 거래(Forward transaction)나 선물회사를 이용한 선물거래(Futures trading)--물량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경우에 적합--를 통한 적정 레벨에서의 헤지를 권유하면
"에이, 헤지라고 해 두었다가 안 한만 못한 경우가 나중에 발생하면 우린 짤려요."하는 대답이 돌아 온다. 차트 공부를 해서 어느 정도 레벨이면 매수할 만한 시점인지 아니면 보유달러를 처분할 시점인지 나름대로 판단하시라고 권해보면 "그 차트란 게 어디 늘 맞는다는 보장이 있나요? 무슨 소린지도 잘 모르겠고, 설령 차트 다룬 책에서 본대로 해 봐도 잘 안됩디다."라는 대답을 들을 때가 많다.
필자의 후배 한 명은 이제 막 일어나는 개인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철저한 환리스크 헤지를 병행해 가고 있어 그 예를 들어볼까 한다. 수입 L/C를 개설하고 3개월 후에 결제대금 20만불이 필요한 경우에 그는 L/C 개설시점의 환율이 회사의 적정마진을 보장한다면 요즘처럼 언제 달러/엔 환율이 튀어 오를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형국에서는 지체없이 원/달러 선물 4계약을 매수 함으로써 20만불을 사기 위해 필요한 원화를 확정시켜 둔다. 20만불로 은행에 가서 3개월 선물환 거래를 하자고 요구하기에도 여의치 않은데다 그런 거래에서 수수료(스왑마진+은행 수수료) 부분에서 얼마 정도 바가지(?)를 쓰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3개월 후에 실제 환율이 더 떨어지는 경우라면 이런 헤지거래는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그러나 그는 "헤지는 헤지에서 끝나야 한다."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으며, 정말 눈에 보일 정도의 환율 하락반전의 기미가 포착되면 같은 개수의 원/달러 선물 매도포지션을 취하는 기민한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이 두 가지 경우 선물거래에 필요한 총 증거금은 2천만원에 해당한다. 한 가지 더 첨언하고 싶은 것은 달러선물 거래의 증거금을 현재의 1계약당 250만원에서 조금 낮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상장된 달러선물이어서 그런지 현행 원/달러 선물거래에 소요되는 증거금은 국채선물에 비해 비싼 편이며, 그 결과 레버리지(leverage) 효과가 낮고 헤지거래에 드는 비용도 높아지다 보니 달러선물 시장은 환율변동폭의 확대추세 속에서도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슨 얘기를 하고싶어 이런 장황설을 늘어 놓는가 하면, 환율변동에 따른 환차손의 위험을 안고 있는 기업체라면 어떤 방식에 의한 것이든 환리스크 헤지 방안을 항상 강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넋 놓고 있다가 환율이 며칠 사이에 30~50원을 치솟고 신문마다 엔低가 어떠니 원화환율이 불안하다느니 하는 기사로 도배되는 시점에 가서야 뒤늦게 달러매수에 뛰어든다거나 며칠 연속 환율이 급락하여 마치 바닥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시점에 보유달러를 시장에다 던진다면 항상 "내가 사고 나니 환율이 빠지고 내가 팔면 환율은 오르더라."는 탄식만 나올 뿐이다.
엔화 환율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본경제의 악화를 반영하여 여기저기에서 예상하듯 140엔까지는 갈 것 같다. 지금 1310원대에서의 환율에서 결제한다면 우리 회사의 수지를 맞출 수가 있다... 이런 판단이 선다면 매수 헤지를 하는 것이 옳다. 다들 달러/엔이 140엔까지 오른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135엔 이상은 힘들어 보인다. 우리 원화환율도 달러/엔 따라 작년 하반기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1320원이나 1330원대의 환율에서 달러를 팔 수만 있다면 수지가 맞아 든다......이런 상황이라면 매도 헤지를 해 두는 것이 옳다. 두 경우 모두 향후 환율방향이 예측과 맞고 안 맞고는 헤져(Hedger)들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헤지(hedge)와 투기(speculation)는 엄연히 다르다. 헤지를 하였다가 오히려 결과가 나빠진 상황만 문제 삼는 기업풍토가 불식되지 않는다면 우리 나라에서 환리스크 관리라는 테마는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가 된다. 무릎에서 사고 어깨에서 파는 정도의 기분으로 헤지를 해 나가야 하며, 1년 동안 영업 잘 해 놓고도 환율 때문에 적자 났다는 푸념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헤지는 해야 한다. 실무자는 하고 싶어도 "나중에 깨질까 봐"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높은 분"들의 헤지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1310원대에 갇혀 버린 환율
1334원에서 1300원 근처까지를 두 차례에 걸쳐 왕복달리기를 하고 난 뒤라 지금 외환시장은 다소 피로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 출렁거리는 장이 몇 주 동안 이어졌으면 벌어 둔 것 지켜 나가자는 세력들과 심한 타격을 입은 내공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세력들로 크게 나뉘어 지는 데에다 그렇게 해서 엷어진 레인지 장세에서 강점을 보이는 몇몇 군데가 장 중 수급이나 뉴스에 따라 다소 과장된 몸짓을 보이며 하루는 오르고 하루는 내리는 방향없는 장세가 펼쳐지기 마련이다.
2월 들어 국내외 시장은 극심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관심의 대상인 달러/엔 환율은 135엔대 안착이 두 차례의 시도 끝에 무산된 채 조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엔화의 급격한 절하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보이는 일본 관료들의 기존 입장과는 다소 상반된 듯한 코멘트, 그리고 연일 하락세를 이어 가며 위태위태한 모습을 보이는 뉴욕증시의 동향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Weekly candle chart를 살펴보면 이미 지난 주에 큼직한 먹구름 덮힘형의 추세 반전신호가 포착되어 130엔이나 심지어 129엔대까지의 추가조정이 얼마든지 가능해 보인다. 급격한 엔화절하가 야기할 수 있는 해외투자자금들의 유출이 일본으로서는 두려울 수가 있고 시기적으로도 3월 결산을 앞둔 일본기업들의 본국송금용 엔화수요가 부각되는 시점이라 당장 달러/엔 환율이 135엔대를 상향돌파하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조정국면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일본 현지의 심각한 경제적 난맥상이 달러/엔 환율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금보다는 훨씬 높은 레벨인 140엔대 이상이라는 점에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시점이라 함부로 달러/엔 환율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에도 겁이 난다.
뉴욕증시 또한 혼조세다. 여러 가지 경제지표들이 경기침체기의 바닥을 이미 지났음을 시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론社의 파산 이후 부각된 기업들의 회계분식에 대한 경계감이 이미 단기급등 이후 추가상승의 모멘텀이 부족해 눈치만 살피던 뉴욕증시를 나락에 빠져 들게끔 하고있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이제 50포인트 정도 밖에 남지 않았지만 지수 1800의 지지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레벨이 지지된다면 뉴욕 투자자들도 향후 장세를 그리 비관적으로만 보고 있다고 할 수 없어 국내 증시에도 힘을 실어 줄 수 있겠지만, 허무하게 밀리면서 투매현상까지 빚어진다면 국내 증시 또한 이제 막 시작된 조정국면이 깊이 그리고 오래 갈 수도 있겠다.
수출의 급감으로 무역수지가 이미 새해 들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투자금액 유출입 여부가 올 한 해 달러/원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엔화환율 따라 움직이는 "분위기에 좌우되는 환율"은 결국 엔화 따라 언제라도 원위치를 할 수 있는 반면, 실수급에 따라 오르거나 내린 환율은 그에 상응하는 물량이 맞받아쳐 주지 않으면 적정환율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는 엔화만큼이나 국내 증시에 유입되거나 빠져나가는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제법 긴 설 연휴를 앞두고 이번 주 환율은 131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정도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 10원 근처에서는 사고 싶고 20원 위에서는 팔고 싶은 것이 요즘 대부분 시장참여자들의 심리인데, 혹 달러/엔이 출렁거리면 1310원 아래나 1320원 위로 훌쩍 튈 가능성은 상존한다. 사흘 정도의 연휴 기간 동안 국제금융시장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럴 때가 헤지 물량이 있으면 헤지를 해 둬야 하는 시점이다.
- (edaily리포트)뉴스는 비아그라가 아닙니다
- [edaily]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증시격언이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소문에 무감각하고 뉴스에 놀라 흥분하다가 꼭지에 사서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권산업부 이진우 기자가 패스21 사건과 증권시장을 바라보면서 뉴스 생산자로서 느꼈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패스21"이라는 기업이 요즘 세간에 화제를 뿌리고 있습니다. 그 회사 주식을 받은 언론사 기자들도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구속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하며 한숨을 쉽니다.
패스21을 둘러싼 부패의 메커니즘은 매우 간단합니다.벤처기업인이 뇌물을 주고 기사를 쓰게 하고, 기자는 그걸받고 기사를 쓰고, 그 기사를 본 투자자들은 흥분해서 주식값을 띄우고, 기업인은 다시 그 주식을 뇌물로 쓰고.....
그런데 이 메커니즘에 등장하는 세 주인공인 기업인, 기자, 투자자 중에 기업인과 기자는 윤리성이라는 잣대를 치우고 단순히 경제성,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바라보면 지극히 "괜찮은 거래"를 한 셈입니다.
기업인은 적은 비용으로 기업가치를 높여놨고 - 기자에게 뇌물을 주지 않고 고지식하게 신문에 광고를 냈으면 수백배의 돈이 들었을 겁니다 -, 기자들은 늘 하던 일을 돈을 받고 "더 신경써서" 했을 뿐입니다. 기자들 입장에서는 조그만 신경쓰면 훨씬 큰 보상이 돌아오는, 매우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거래를 한 겁니다.
그리고 그 기사를 본 투자자들은 양측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만큼 충분히 "흥분"해 주었고 그 덕분에 주가는 다시 몇배로 뛰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흥분한 투자자들은 각자의 흥분지수 만큼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별로 윤리적이지도 않고 매우 비효율적인 거래를 한 셈입니다.
그러나 이런 메커니즘은 그 어떤 기업에서도 가능한 "지렛대 공식"입니다. 그러니 기업인과 기자들은 늘 그런 유혹에 휩싸이게 됩니다. 기사를 쓰면 투자자들의 흥분지수가 높아지고 그만큼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지렛대 효과"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체없는 막연한 흥분에 따라 상승한 기업가치는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되지만 그 시간은 농간꾼들이 "먹고 튀기"에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뉴스에 흥분한 투자자들도 어느 정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범까지는 아니라도 "악순환의 윤활유" 역할은 충분히 한 것 같습니다. 이것은 "신문에 났다"면 무조건 진실로 착각하는 습관에서 기인합니다.
어떤 분은 "그럼 불량식품을 만들어 팔아도 사먹은 사람 잘못이라는 것이냐?"고 항의하시는 분도 있을 줄 압니다. 제 말씀은 불량식품을 만들어 파는 사람들은 계속 잡아들여야 하지만 사먹는 쪽도 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좀더 솔직히 말씀드리면 몇몇 언론사들과 기자들이 정신차리는 것보다 차라리 수백만 투자자들이 냉정하고 현명해지는 것을 기대하는 게 더 빠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기도 합니다.
자칫하면 생명이 날아갈 판인데도 무턱대고 "브랜드"하나만 믿고 아무 음식이나 사먹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피같은 쌈지돈을 모두 날릴 위험 앞에서 "뉴스" 하나만 보고 몰빵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증권시장을 취재하다 보면 정말 작은 뉴스 하나에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것을 목격할 때가 많습니다. 그 중에는 정말 황당한 경우도 허다합니다.
우선 기사에 들어가는 다양한 미사여구가 만만찮은 강적입니다. "이미 세계시장을 석권한 바 있는.."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난.." "불과 1개월 만에 거둔 쾌거라는 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등의 찌라시성 문구들은 순진한 투자자들에겐 강력한 "최음제"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들도 문제입니다. "A사, 00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해제" 같은 기사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걸 보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불성실 공시가 있은지 6개월안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자동으로 해제되는 당연한 것임에도 투자자들은 흥분합니다. 무슨 부도난 기업이 갑자기 살아난 것처럼 말입니다.
"투자유의종목 해제" 같은 기사는 정부에서 맘껏 투자하라고 도장을 콱 찍어준 것 쯤으로 착각합니다. 이런 기사는 정말 쓰기가 겁이 납니다. 해제된 게 맞으니 안 쓰기도 그렇고, 쓰고 나서 벌겋게 달아오르는 호가창을 보면 제 얼굴도 같이 붉어지니 말입니다.
가끔은 새로운 소식이 아닌 것에도 흥분지수가 높아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요즘 "B사, 지난해 순익 300% 증가" 같은 실적 기사들도 알고보면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때 이미 예상된 것일 경우가 많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30억원의 순익을 올려 400%이상 순익이 증가한 P사의 경우 이미 지난해 3분기 말에 순익이 29억이라고 발표했었습니다. 이 뉴스를 뒤집어 보면 4분기에는 1억밖에 못벌었다는 안좋은 의미인데도 투자자들은 마치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처럼 "가격제한폭"까지 흥분합니다.
이미 며칠전에 다른 매체를 통해 기사화된 것임에도 비슷한 뉴스가 나가면 다시 흥분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투자자들이 모든 매체의 뉴스를 다 챙길 수는 없으므로 잘 모르겠으면 안사면 되는데 남들이 흥분하니까 덩달아 같이 사들입니다. 그럴땐 정말 서로를 너무도 신뢰합니다.
이렇게 사들인 기업의 주식이 그 가격을 유지하느냐 하면 결코 아닙니다. 빠르면 5분만에 늦어도 하루면 원래 가격으로 돌아갑니다. 패스21 같은 장외주식은 그 기간이 더 길 뿐이지요.
가장 좋은 방법은 기자들이 기사를 신중하게 쓰는 겁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투자자 여러분들이 그런 기사를 냉정하고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신중한 기사만 쓰기엔 언론 시장이 너무 치열하고 험한 곳이지만 자기 돈을 기자의 손끝에 맡기는 건 더더욱 무책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여러분, 제발 뉴스에 흥분하지 맙시다. 뉴스는 비아그라가 아닙니다.
- (이진우의 FX칼럼)뒤쫓아다니면 늘 당한다
- [edaily] 중심 못 잡고 남들 하는대로 뒤쫓아 다니기만 하다보면 당하기 쉬운 곳이 시장입니다. 최근 몇 회에 걸친 본 칼럼 내용에 불만이 있었던지 가까운 지인 한 명이 다음처럼 충고를 하더군요. "남들 다 환율 오를 거라고 흥분하는 시점에 당신은 왜 맨날 어디서 환율이 다시 떨어질까 하는 점에만 초점을 맞추느냐? 그런 식으로 계속 쓰면 누가 좋아하겠느냐? 잘 생각해 보라."... 뭣 때문에 욕(?)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1320원 이상의 레벨에서 환율이 움직일 때 마냥 달러매수를 외치기에는 좋은 레벨을 다 지나쳐 온 것 같다는 코멘트가 그리 잘못되었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이번 주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늘 그랬던 것처럼 또 불투명합니다. 달러/엔이 132엔대 안착을 앞두고 조정 폭을 넓힐 것인지, 화끈하게 불붙은 증시가 계속 그 랠리를 이어 갈 수 있을 것인지, 결국 135엔을 향해 달러/엔은 달려갈 것인지, 달러/원 환율도 엔화를 따라서 다시 고점을 높여 갈 것인지, 확신있게 얘기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환율예측보다는 시장에서 거래를 해 나가면서 덜 휘둘리는 방법같은 다소 한가한 얘기나 좀 나눌까 합니다.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는다(?)(!)
거래를 해 나가면서 덜 휘둘리는 방법이라... 큰 결제수요나 네고물량으로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업체이거나 그러한 업체들을 끼고 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메이져 은행권에서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관심없는 사항이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시장을 휘두르며 남들이 누리는 평균수익률 이상을 항상 거두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를 포함한 개미들은 그 와중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 헤매고(개미들 손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뉴스나 정보라 할 수도 없는 단계이지만...) 큰손들이 만든 차트라도 분석해 가며 조심스레 거래에 임할 수 밖에 없다.
과거 주식시장에서도 현물주식을 사서 그 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던 시절, 시카고에서 선물·옵션거래기법이 막 그 꽃봉오리를 피울 무렵 서울에서 옵션을 처음 시도해 보고자 했던 선배 딜러가 옵션을 선전하면서 하던 말이 생각난다. "이건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는 거야. 죽이는 거지."... 그렇다. 이후 증시에서도 주가지수 선물옵션거래가 도입되고 선물거래소가 설립되면서 채권을 비롯한 웬만한 금융상품을 취급할 때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올라도 터지고 내려도 터지는 시장이 되었으니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만큼 빨리 깡통을 찰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거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게 모르게 롱(Long)을 좋아하거나 반대로 숏(Short)을 편안하게 여기는 습성들을 지니고 있다. 물론 아주 유연하고 탄력적인 뷰를 지니고 시장에 순응하면서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는 사람들이 없지 않지만 오르는 장에 강한 사람과 내리는 장에 강한 사람들로 나뉘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입사 이래 1~2년 동안 주가가 빠지기만 하는 장을 경험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한 증권맨은 주가가 마구 오르는 장이 불편한 반면, 환율이 급등하는 장세 속에서 딜링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롱쪽으로 손이 쉽게 나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수입업체나 수출업체의 외환담당자들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들이 원하는 환율 방향은 정반대이며, 그러다 보니 그들이 민감해지는 장세도 정반대이다. 수입업체는 환율이 오를 기미가 있으면 불안해지고 그에 따른 조치를 강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수출업체라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장황설을 늘어 놓는가 하면 시장에서 덜 휘둘리기 위한 첫째 방법으로 자신은 (환율이) 오르는 시장과 내리는 시장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편안했으며,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가를 먼저 살피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롱돌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내리는 장에서는 바닥신호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자세로, 난 숏돌이(?)에 가깝다고 판단된다면 오르는 장이 꺾이는 조짐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분명 자신이 보다 확신을 갖고 강하게 시장과 어울릴 수 있는 시점과 레벨이 있는데 아무 시점, 아무 레벨에서나 올라도 먹고 내려도 먹어 보겠다고 덤비다가는 시장(Market)이라고 하는 만만치 않은 거인에 휘둘리기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기다리는 세월이 더 많을 것 아닌가?
한 가지만 얘기하고 마치기에는 서운하여 몇 가지를 더 짚어 본다.
둘째, 모두가 간다고 할 때는 조심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1995년 4월, 급격한 엔화절상으로 인해 역사적 저점(Historical low)인 1달러당 79.80엔이라는 두 자리 숫자 엔화환율을 갖고 시장에서 치고 박을 때 대다수가 60엔까지 간다고 얘기했었다. 가깝게는 작년 4월 초 달러/엔이 127엔 등정을 앞둔 시점에서는 모두가 금방 130엔을 돌파한다고 얘기했지만 그 130엔의 돌파를 이루기 전에, 아니 127엔대의 안착을 이루기 위해서도 달러/엔은 116엔 초반까지의 깊은 조정을 거쳐야 했다. 요즘은 인터넷을 이용해 웬만한 금융상품을 거래하면서 남들이 희망하는(?) 방향이 어디인지를 감 잡을 수가 있다. 외환관련 사이트마다 환율이 잘 오르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거나 짜증을 내는 듯한 글들이 많이 눈에 띄면 한 번 팔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살 만한 세력들은 이미 다 사 놓은 상태에서 그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추격매수세를 기다리고 있는데 생각만큼 매수세가 달라붙지 않을 때 이미 롱을 들고있는 사람들은 조급증을 내기 마련인데, 내가 마지막 매수세력이 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셋째, 신문을 잘 이용할 필요가 있다. 1면 톱으로 환율이 언급되거나 2~3일 연속 환율이 주요 뉴스로 떠오르면 먹고 있는 포지션은 빨리 정리 할 필요가 있다. 예측을 위주로 하는 전문 사이트들과는 달리 신문은 사실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매체이다 보니 가장 늦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연초 1350원까지 환율이 튈 것 같다는 보도 때문에 지금 마음고생 하는 사람들 제법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필자는 경험적으로 신문에서 어디까지 간다라는 기사가 제목으로 올라 올 때면 이미 다 왔다고 보는데, 이러한 뷰는 앞서 말한 남들이 모두 간다고 할 때가 위험하다는 견해와 함께 나름대로 족보가 있는 이론이다. 이른바 시장심리(Market sentiment)를 이용한 반대의견(Contrary opinion) 기법인데, 이미 열 명 중에 여덟, 아홉의 포지션이 한 쪽으로 쏠려 있는 상황에서 다음 펼쳐질 상황은 뻔하다는 어느 정도 과학적인(?) 배경을 지닌 거래기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주 환율은?
월요일 오전 장에서 지금 시장은 극도로 피로를 느끼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막상 동경 장이 새해 들어 시작되었음에도 달러/엔은 135엔 등극을 위한 132엔대 안착조차 힘겨워 130엔대에서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고, 원화 환율은 1270원대부터 1334원까지 많은 시장참여자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조정다운 조정 한 번 없이 거침없이 올랐던 후유증으로 30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인 터라 위도 아래도 다 지신없어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달러/엔의 경우 130엔, 달러/원의 경우 1300원의 지지여부가 1차적인 관심사항이 될 것이고, 대다수 시장참여자들이 지금의 달러하락세는 엔화나 원화시장 할 것 없이 그 동안의 급등세에 대한 조정국면이라 보기에 어디서 다시 반등세를 재개할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급등 후의 급락장세를 경험했고 지금은 조정장세라는 데에 대해 의견이 모아진 만큼, 이번 주 환율은 급등락보다는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달러/엔의 추이를 살피며 이루어지는 시장참여자들의 포지션 정리차원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서울 외환시장은 지난 주 누적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소화과정이 필요해 주초 급격한 상승세는 아무래도 힘들어 보인다. 이미 1000원 아래에서 움직이는 엔/원 환율에 대해서는 시장이 익숙해져 가는 과정에 접어 들었는데, 매수 타이밍을 조율하는 측이라면 달러/엔의 조정 폭에 따라서는 1295원까지는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시장을 살펴야 하겠고, 채 정리가 안 된 롱포지션을 들고 있는 측이라면 1310원대 환율이 보이면 일단 던지고 나서 향후 장세를 관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마냥 오르기만 할 것 같던 달러/엔이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그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냥 달러/엔만 추종하기에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너무 좋다. 2002년 달러/원 시장은 예년에 비해 훨씬 어려워질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어려운 시장에서는 지나친 흥분은 금물이다.
- (환리스크관리의 주역들)SK글로벌 이명석팀장(중)
- [edaily] 이번주 대상자는 SK글로벌 이명석 팀장입니다.
(상편에서 이어집니다)
◇황소론과 착시현상(Vertigo)
-외환위기 당시는 어땠습니까.
▲사실 저희는 700원에서 900원으로 상승할 시기에 헤지를 많이 했습니다. 환율이 심상치않다는 결론을 내렸고 정책적으로도 헤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씀드렸고요. 사실 나중에 한국은행이 고백했지만 1997년12월 당시 국내 외환보유액은 실질적으로 20억달러 정도였습니다. 200억달러 중 180억달러 가량이 인출불가능한 금액이었으니까요.
당연히 시장에서는 이미 그런 얘기가 돌았었고 저희가 헤지에 열을 올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환율이 900원에서 1000원 올라갈 때 헤지비중을 100%로 높였습니다. 물론 저희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만큼의 헤지는 못 해서 손실을 좀 봤어요. 다만 다른 곳 처럼 넋 놓고 당하지는 않았으니 회사에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가니까 그때부터 헤지한다고 달려드는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회사들이야 당연히 실패하죠.
외환위기가 터지고 환율이 1996원 고점을 찍었는데 왜 그때부터 죽 빠지기 시작했겠습니까. 더이상 달러를 사는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1500~1700원대에서 달러매집에 나서는 바람에 살 사람은 다 산 거죠. 많은 기업들이 품의서 쓰고 1억달러 사라는 결제받아가며 달려들 때는 이미 "꼭지"였습니다. 매물이 나와도 받아줄 곳도 없었구요. 자연스레 1400원대로 하락하게 된 겁니다.
머니게임에서는 다수가 피를 보게 돼 있어요. 소수가 이길 수밖에 없습니다.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황소무리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쭉 달려가다가 갑자기 맨 앞의 황소가 확 돌아서요. 그럼 나머지 황소들은 이유도 모른채 돌아서는 대열에 정신없이 동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뒤에서 쫓아오던 황소들이 피 흘리고 쓰러질 밖에요. 1700원에 달러 산 기업들은 뒤쫓아오는 황소들이죠.
-맨 앞의 황소가 아무나 되는건 아닐텐데요(웃음). 선두대열에 서기 위해 따로 노력하는 점이라도 있으세요.
▲저는 누구나 선두대열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시장참가자들이 저만큼의 노력을 안 하는 것도 아닐테구요. 남는 건 자신감 문제죠. 머리를 믿느냐 가슴을 믿느냐 하는 문제.
사실 저도 오늘 1296원이 깨질 때 많이 불안했어요. 사람인데 왜 안 그렇겠습니까. 하지만 저에겐 이 두려움을 어떻게 이길거냐는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즉, "내가 두려워하는 이유가 내 머리가 경고신호를 보내서 두렵냐, 내 심리상태가 두려워하는 것이냐"를 구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제가 공군중위 시절 비행기에 대한 이론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전투기를 몰고 바다로 한참을 달려가면 나중에는 위쪽이 하늘인지 아래쪽이 하늘인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 온다고 하더군요. 바로 버티고(vertigo, 착시현상)이죠. 몸이 꽉 달라붙은 상태에서 여압장치때문에 몸이 거꾸로인지 아닌지를 인식할 수 없는 거에요. 때문에 비행 전에는 매일매일 교관들이 교육을 시키죠. "너를 믿지말고 기계를 믿으라"고. 기계는 분명히 어느 쪽이 하늘인지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어 이거 고장났네"라는 자기중심적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바다 쪽을 하늘로 착각하고 고도를 높이려다 추락하는 사고가 나는 겁니다.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제 노력이 늘어날수록 차트를 믿으려고 합니다. 제가 열심히 분석해서 1294원70전이라는 저항선을 설정해놨다면 이게 깨지지않는 이상 제 자신을 믿을 수 밖에요. 가슴이 아닌 머리를 믿어야 합니다.
전문가도 시장을 두려워합니다. 1분1초 시장이 두렵죠. 만약 제가 저항선을 설정해놨지만 60% 정도의 확신밖에 없다면 평소 거래규모의 60%만 거래하면 돼요. 그 저항선이 깨지면 손절매하면 되고요. 돈 벌 기회는 다음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거래할 때 수리력을 연습하지는 않아요. 그런 능력은 기본이기도 하고 어느 정도 타고난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선 다음부터는 철저히 밑바닥 노력싸움입니다.
아까 제가 보여드린 차트는 제가 일일이 숫자를 입력해서 만든 겁니다. 요즘 블룸버그니 로이터니 단말기 안에서 클릭하나만 하면 차트가 줄줄이 나오지만 전 그렇게 안 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머리 속에 안 들어옵니다. 자기가 직접 차트를 그리고 출력해서 더듬어봐야 "과거에는 이런 움직임이 있었구나"가 머리 속에 펼쳐지거든요. 그래야 어떤 시점에서 "아 과거에 이렇게 움직인 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그럴 수 있겠다"는 감을 받게 되죠. 인간의 속성상 똑같이 행동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시장에서는 반드시 과거 사례가 되풀이되는 순간이 옵니다.
◇꾸준히 일정수준 이상을 벌어라
-수익을 가장 크게 낸 적은 언제인가요.
▲남 부장님이 계시던 시절입니다. 6000만달러 팔았는데 환율이 3일만에 30원이 빠졌어요. 18억원을 단시간에 번 거죠. 그것도 정확히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다시 잡았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차트를 항상보니까 늘 움직임을 감지하죠. 이번에 얼마가 부러졌다 싶으면 막 쏟아붓고 얼마가 뚫렸다면 달러를 사들이는 식 말입니다. 하지만 시장이 언제나 한 번에 어느 쪽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에요. 1, 2, 3 이런 식으로 지지선이나 저항선을 차례로 건드리면서 이동합니다. 그러니 미리미리 대비를 해 놓아야죠.
-항상 하는 일과의 연속인데 거래규모가 커서 수익이 더 커졌단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이 쪽으로 움직일 것이란 확률을 높게 평가했으니까요. 사실 매일매일 거래하는 사람들이 극적인 순간을 경험하기란 극히 어렵습니다.
-손실을 크게 입은 적은요.
▲손실이야 늘 입죠.(웃음) 그러나 손절매 기준을 철저히 지키니까 한건에 대해 1억원 이상 잃어본 적은 없습니다.
금액승률과 거래승률이란 말이 있습니다. 금액은 얼마나 이익을 남겼느냐, 거래승률은 몇 번 거래중 얼마나 이겼느냐를 뜻합니다. 이상하게 시장에는 거래승률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일인데 말이죠. 사실 남부장님처럼 수준이상의 경지에 오른 분들이야 금액승률도 좋고 거래승률도 70% 낼 수 있지만 보통 사람은 힘들어요. 9번 읽고 1번 따더라도 그 금액이 손실보다 크면 됩니다. 금액승률은 최소한 70%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거래승률도 50% 정도는 돼야죠.
요즘 거래 잘하는 주니어딜러들이 많습니다만 이런 말을 해주고 싶군요. 한순간 10억을 번 사람은 한 순간에 10억을 날릴 수도 있어요. 그러니 꾸준히 일정수준 이상을 벌어들이는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올해 6월 이상하게 거래가 너무 안됐어요. 잡기만 하면 고점이고 팔면 다시 환율이 튀어오르고...그래서 거래볼륨을 10분의 1로 팍 줄였습니다. 지금부터는 수익이 중요한게 아니라 죽어가는 내 감각을 살리는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습니다. 6월에 9000만원 정도 손실을 봤지만 7월에는 5억원 수익을 냈어요. 이게 중요합니다.
당기순익이 200억 나는 회사가 하루거래 규모가 2억~3억이라는 건 말이 안됩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거래하는 회사가 꽤 있어요. 하루에 2억을 잃으면 어떻게 할 겁니까. 지극히 경계해야죠. "적절한 수익을 내고 위험도 동시에 지되 수익이 위험보다 좀더 많아야한다" 는 것이 제 신조입니다.
◇당국개입에 연연하지 말라.."시장이 절대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로 손해를 입은 기억은 없습니까. 뭐 기습적인 당국의 개입이라던지 하는 일들 말입니다.
▲음..우선 그런 일을 믿지 않습니다. 아침에 전화받을 때가 있습니다. 한은이 개입한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아서요. 전 신경 안 씁니다.
한은도 분명한 시장참가자입니다. 단지 힘이 크고 거래규모가 많을 뿐이죠. 근데 한은을 절대적인 존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한은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외환위기 때 그 사실이 극명하게 드러난 거 아닙니까. 조지 소로스가 영란은행을 이길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장의 힘을 당해낼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어디서 1억달러 달러팔자 나올거 있대더라"고 전화를 받으면 전 속으로 그렇게 말합니다. "누군데? 누가 그러는데?"라고. 제가 1억달러 들고 있어도 오늘 팔지 내일 팔지 저 자신도 모릅니다. 그런데 남들이 이렇게 할 거라는 걸 또다른 사람이 어떻게 안단 말입니까. 저는 저희 팀원에게도 "귀가 두꺼워야한다"고 누누이 강조합니다. 남들이 이렇다고 다 우겨도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그게 옳은 거라고.
오늘 제가 롱이었는데 여기저기서 환율하락한다고 전화가 온다고 가정하죠. 전 그럼 "야 오늘 먹었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소수가 이기는 게 머니게임이니까요. 물론 언제 어디서나 들어맞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달러매도초과(숏)이란 소문이 도는 건 자기가 팔아야 할 입장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겁니다. 시장이 이미 숏이면 환율은 더이상 못빠집니다. 돌아서는 황소가 생기면 쭉 상승할 거구요.
-작년은 어땠습니까. 극도의 정체 후에 하반기부터 환율급등이 일어났는데.
▲한동안 1130원대에서 환율이 꼼작않던 시기가 있었죠. 그 때 제가 어느 분에게 질문받고 그런 말을 했어요. "1150원이 무너지면 1250원이 보인다. 1250원 뚫리면 1370원도 생각해야 한다"고. 1150원 무너진다고 100원, 200원씩이나 높여잡느냐고 하지만 1400원에서 떨어진 환율이기 때문에 다시 그 정도까지는 갈 수 있다고 덧붙여 말씀드렸습니다. 실제로 1360원까지 갔고요. 위가 강력한 힘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막히니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1300원이 안 뚫린다는 믿음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 무렵 타겟포워드 옵션(target forward option)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옵션은 두가지 상품을 하나로 묶음으로 해서 옵션을 살 때 지불하는 가격(Premium)이 0인 Zero Cost 옵션이었습니다. 당시 환율은 1100~1130 박스권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는 편이었죠.
옵션구조는 행사가격이 1150원인 달러 풋옵션 1개 매수, 그리고 행사가격이 1170원인 달러 콜옵션 2개 매도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때 풋 옵션은 기초자산 가격<행사가격이니까 in-the-money고 콜 옵션은 기초자산 가격<행사가격이니까 out-of-the-money가 돼요. 당연히 풋 옵션 가격이 더 비싸므로 "풋 하나-콜 두 개"를 하는 거죠.
작년에 기업들이 이런 거래를 굉장히 많이했습니다. 환율은 1100~1130원에서 안 움직인다고 믿고 20원을 더 비싸게 팔 기회를 노린 겁니다. 효과적일 때도 있었지만 1300원이 뚫리면서 몇십억원의 손실을 한 순간 입은 겁니다.
-한국에서는 통화옵션 거래가 거의 안된다고 들었습니다만.
▲저도 굉장히 아쉬워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거래하고 싶어도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타겟포워드 옵션도 미국 같았으면 소송대상이에요. 미국에서라면 "나는 무식해서 파생상품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얘네가 와서 하라고 꼬드겨서 거래를 했다. 그래서 손해봤으니 배상하라"는 주장이 나올거고 이 옵션이 전형적인 대상이 될 겁니다. 사실 기업들이 이 옵션 구조의 위험을 잘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아요.
저에게도 타겟포워드 하자는 제안이 상당히 많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환율이 1170원, 1200원 가면 어떡하냐고 물으면 "에이 안 가요" 그러거든요. 이 옵션이 3~6개월 짜리인데 그 사람들이 6개월 후 환율이 1170원 안된다고 어떻게 보장합니까. 아무도 보장 못하죠.
그렇다고 이 옵션을 산 사람이 바보냐. 그것도 아닙니다. 제가 수출업체라고 치죠. 천만달러가 들어올 예상인 수출업체가 풋 옵션을 금액의 반인 오백만달러만 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에서 천만달러를 다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환율이 상승하면서 엄청난 손해를 입은 기업들이 생겨난 겁니다. 금융기관도 잘못이지만 유수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딜러라면서 그런 가능성을 돌아보지 않고 거래했다는 것이 답답합니다.
-현재 거래상품의 비중은 어떻게 됩니까.
▲스팟이 20%, 스왑이 70% 정도고 나머지 10%에 이것저것 섞여 있습니다.
옵션시장을 계속 지켜보고 있는데 거래하기가 쉽지않습니다. 일단 기업에 있으니까 옵션 셀을 하긴 힘들고...옵션을 팔려면 델타헤지, 감마헤지 등 꾸준한 관리를 해야하는데 이 시간 내기가 쉽지않아요. 이것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보강되면 모르겠습니다만. 기업들은 은행과 달리 양 방향으로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사실상 델타헤지도 안 됩니다. 또 서울 외환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해서 옵션을 살 때 프리미엄이 상상이상으로 높아요. 옵션 거래를 할 이유가 더욱 줄어드는 겁니다.
(주: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의 한 단위 변동에 대한 옵션가격 변화를 나타내는 용어로 헤지비율을 의미한다.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의 한 단위 변동에 대한 델타의 변화.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헤지비율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려주는 지표다.)
-대부분 롱인 상태에서 거래하십니까.
▲종합상사니까 일방적으로 달러가 들어오고 나가고 그렇진않습니다.
-수익, 손실을 떠나서 재미있었던 스왑거래는 없었나요.
▲12월이 되면 각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결산한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이때 기업들이 달러네고를 굉장히 많이 내놓는데 요즘은 다들 헤지에 관심을 기울이니까 기업들도 sell&buy 스왑을 합니다. 그냥 달러를 팔자니 두려운거죠. 때문에 12월달에는 비이상적으로 스왑레이트가 높아집니다.
저는 11월말이나 중순에 sell&buy 를 미리 해 둡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짧게짧게 buy&sell을 해 나가면서 양자의 만기를 일치시킵니다. 제가 만약 buy&sell을 1당 0.1로 10일간 했다치면 손해가 1원이 나지만 마지막으로 매치시키면서 1당 0.4로 하면 손해를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시장상황을 이용한 거래라고 할까요.
◇기업체 외환담당자=인터뱅크 딜러+코퍼레이트 딜러
-승진을 무척 빨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작년 환율급등 시기때 계열사 중 한 곳이 환차손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저희 SK글로벌 환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자주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그 쪽 담당자들이 여기와서 배우고...뭐 그런 정도죠.
작년말 환율이 1290원에서 1360원으로 급등할 때 국내 정유사들의 탓도 컸습니다. 환율이 올라도 원유를 안 사다가 1290원부터 막 사들였거든요. 뭐 어쨌든 저희 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좋게 났으니 제 윗분들의 체면이 섰다고나 할까요.(웃음)
SK글로벌 직제로는 입사 후 대리 3년, 이후 과장 5년이란 기간이 소요됩니다. 저는 대리가 된 지 2년만에 과장으로 승진했으니 좀 빠른 편이죠. 회사 안에서 환관리 업무는 전문가가 담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진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저희는 일반경영직과 전문직 직원들로 나눠져있는데 저는 전문직이에요. 1999년12월31일자로 퇴사를 하고 2000년1월1일자로 과장으로 다시 입사했습니다.
남 부장님이 SK증권으로 가시면서 한동안 팀장직은 공석이었습니다. 1년 동안 팀장없이 저 혼자 거래했습니다. 성과가 괜찮다 싶었던지 다른 팀장님들에 비해 제가 한참 어린데도 올 9월 팀장발령을 받았습니다.
-작년에 트레이딩을 통해 번 돈이 어느 정도입니까.
▲정확한 액수는 밝혀드릴 수 없고 금융기관에서 연봉 1억을 받는 딜러가 딜링해서 번 규모보다 5배 정도 벌었습니다. 연봉협상도 일반 경영직 직원들과는 다른 식으로 이뤄집니다.
사실 연봉이야 금융기관 종사자들보다는 상당히 작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회사에서 "너는 이 분야 전문가다"라고 인정해준 것이 더 큰 의미죠. 돈 문제야 제가 아쉬우면 금융기관으로 옮기면 그만이거든요. 그럴 마음은 아직까지 없지만 말입니다.
-금융기관과 기업체에서 딜링하는 분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은행의 인터뱅크 딜러들은 자기 포지션만 관리하면 되지만 기업체 딜러는 그건 기본으로 하고 영업 쪽 환위험도 관리해야 합니다. 인터뱅크와 코퍼레이트 업무를 동시에 담당하는 거죠. 각기 장단점은 있겠습니다만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하려면 훨씬 많은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겠죠.
금융기관으로 옮길마음이 없다고 한 이유도 그겁니다. 여기에서 좀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 채권수익률 소폭 하락.."주가 꺼림칙"(마감)
- [edaily] 채권수익률이 소폭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단기간 수익률 급락에 따른 경계 심리에다 주식시장 상승 등으로 매수 강도가 약해졌다. 장 막판 국채선물 가격이 튀어 오르고 선네고 거래도 일부 있었지만 주말이어서 매수세가 지속되지는 않았다.
다음주 국고채, 통안채 정기입찰과 예보채 7년물 입찰 등으로 수급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6일 미국의 공개시장위원회, 8일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어 수익률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2일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 1-9호는 전날보다 1bp(0.01%포인트) 낮은 4.81%에 거래된 후 선네고 시장에서 4.79%에 사자 호가가 나왔다. 국고5년 1-10호도 선네고 시장에서 전날보다 7bp 낮은 5.85%선까지 떨어졌으나 막판에 매물이 집중돼 5.88%로 소폭 밀렸다. 전날 선네고 거래가 없었던 국고5년 경과물은 1-10호 수준에 맞춰 수익률 레벨이 하향 조정됐다.
통안2년은 전날 수준을 유지했는데 9월6일물이 4.86%, 8월23일물은 4.85%로 2bp 정도 떨어졌다. 예보채는 거래가 뜸했다.
국고3년 지표물은 4.8%선, 국고5년은 5.9%선에 막혀 한동안 고전했다. 선네고 시장에서 저항선을 하향 돌파하기는 했지만 다음주 이벤트가 많아 수익률이 하향 안정세를 이어갈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다음은 주요 채권의 최종 호가. ▲국고3년 1-9호 4.79%(-3), 1-6호 4.93%(-1), 1-3호 4.88%(-2), 1-1호 4.86%(보합) ▲국고5년 1-10호 5.88%(-4), 1-7호 6.04%(-10), 1-4호 6.04%(-8), 1-2호 5.98%(-16) ▲통안2년 9월6일 4.86%(-1), 8월23일 4.85%(-2), 8월10일 4.85%(-2) 5월31일 4.73%(-2), 2월8일 4.62%(보합) ▲예보 3년 61호 5.41%(-7) 63호 5.46%(?)
증권협회가 고시한 최종 호가 수익률은 국고3년이 전날보다 8bp 내린 4.79%, 국고5년은 10bp 내린 5.88%, 통안2년은 1bp 내린 4.86%, 회사채3년 AA-는 5bp 내린 6.46%, BBB-는 4bp 내린 10.57%를 기록했다.
◇오전
미국의 NAPM 지수나 개인 소비 등은 채권시장에 유리한 방향으로 발표됐다. 미국 채권가격은 장기물은 상승, 단기물은 하락했다.
전날 수익률 급락에 따른 차익매물과 미국 주가 상승 등으로 개장초 호가는 강보합선으로 시작했다. 국고5년 1-10호는 전날보다 2bp 낮은 5.90%까지 떨어졌으나 저항선에 걸려 추가 하락에 애를 먹었다.
국고3년 1-9호역시 전날보다 2bp 낮은 4.80%까지 떨어졌다가 4.85%로 상승했다. 오전장 마감을 앞두고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 폭을 넓히면서 4.82%로 되돌아왔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창구판매를 실시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가능성 등이 회자됐지만 시장에 이렇다할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오전장 마감 직전 국채선물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스프레드 거래가 이뤄졌다.
◇오후
국고3년 4.8%선, 국고5년 5.9%선 저항선에 걸려 제자리 걸음을 계속했다. 경제지표는 채권시장에 유리하지만 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됐다.
장마감이 다가오면서 이번에도 국채선물 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마침 예보채 7년물의 다음주 발행설이 유포됐다.
재경부 관계자는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됐다고 판단하고 다음주 중으로 1조5000억원의 예보채를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채 입찰 소식으로 잠시 흔들렸던 국채가격은 예외없이 장 막판 급등했다. 현물 채권시장에서도 선네고 거래가 이뤄졌다. 국고3년 1-1호는 4.79%, 국고5년 1-10호는 5.85%로 떨어졌다. 그러나 국고5년의 경우 매물이 집중돼 5.88%로 상승했다.
한미은행의 한 딜러는 "주식시장에 대해 "유동성 장세다. 내년 상반기를 봐야한다" 등 다양한 분석이 있는데 채권 투자자들은 경기관련 지표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의 한 딜러는 "다음주 수급이 빠듯해서 랠리를 벌이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미국 금리인하, 콜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남아있어 수익률이 충렁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