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269건

조법종 교수 "中 '동북공정'은 진행형…남북 공동대응해야"
  • 조법종 교수 "中 '동북공정'은 진행형…남북 공동대응해야"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향후 남과 북이 통일이 됐을 때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북한과의 국경선 문제다. 고구려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근간에는 영토 문제에서 우위권을 점하려는 의도가 있는 만큼 남북이 함께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1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의 한국사 연표 왜곡 사건은 동북공정의 연장선”이라며 이 같이 해법을 제시했다. 조법종 교수는 “중국 측에서는 동북공정 프로젝트를 학술연구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그것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것은 ‘현재진형형’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미래형’”이라고 강조했다.한국 고대의 북방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근 중국 국가박물관이 한중 수교 30주년과 중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진행한 ‘한중일 고대청동기’ 특별전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제외한 한국사 연표를 버젓이 게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제공한 한국사 연표를 중국 측이 임의로 수정해 고구려와 발해 부분을 아예 삭제해버린 것이다.해당 사실을 인지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정을 요구하자 중국 국가박물관에서는 한국사 연표 전체를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논란이 불거진 후 이틀 만이다. 이 같은 중국 측의 회신은 사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무마시키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표를 바로 잡아 다시 게재한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버린 것은 역사를 중국의 의도대로 조작하려는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사진=전북사학회).동북공정은 2002년, 5개년 계획으로 시작한 중국의 역사연구 프로젝트다. 중국 측은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의 지방정권으로 결론내리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파악한 한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양국은 2004년 ‘중국이 교과서, 정부 차원에서 고구려사 왜곡을 하지 않는다’는 ‘5대 양해 사항’에 구두로 합의하면서 상황을 봉합했다. 2006년 정상회담에서도 합의 정신을 재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한복·김치 등 우리 문화를 중국에 귀속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은 진화한 형태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조법종 교수는 앞서 JTBC 교양프로그램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진실에 대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동북공정 자체가 남북통일이 됐을 때의 관계까지 고려한 중장기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남과 북이 통일된다면 영토 문제와 더불어 조선족으로 지칭되는 소수민족의 분리독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원초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중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역사적으로 양국, 민족간 문제를 정리하는 방법이라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고구려와 발해가 있던 만주 일대는 우리 한민족의 5000년 역사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무대였다. 우리 민족의 상징이었던 고구려를 중국 역사의 일부분으로 편입시켜 중국이 가장 신경 쓰는 영토와 소수민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마디로 얕은 ‘꼼수’를 쓰는 거다. 우리 측의 반발로 정치적으로 쟁점화되는 걸 잠시 피했지만, 중국 내 다른 박물관에서도 역사 왜곡 현상은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민족정신의 근간을 흔드는 이러한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응이 중요하다. 중국 측의 동북공정 시도가 있을 때마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강력한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우리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방침이 중국에 엄중하게 통보가 돼야 할 것”이라며 “역사의 근간을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 정부의 기조와 국가의 방향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역사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치적인 것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근본적인 대응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남북 통일까지 고려한 미래 비전으로 설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구려 역사 왜곡 관련중국 국가박물관에 전시된 한국고대역사연표. 발해와 고구려 부분이 빠져있다(사진=웨이보 캡처).
2022.09.20 I 이윤정 기자
"거창한 수식어보단… '제작자' 조이현으로 인정받고파"
  • "거창한 수식어보단… '제작자' 조이현으로 인정받고파" [인터뷰]
  • ‘클라씨 제작자’ 조이현 대표(사진=M25)[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제가 맡은 그룹들이 잘 되는 게 가장 큰 목표예요. 분명히 잘 될 거라는 믿음으로 끊임없이 제작을 맡고 있고요. 거창한 수식어보다 ‘제작자 조이현’으로 인정받는 날까지 더 열심히 할 거예요.”‘걸그룹 멤버’에서 ‘걸그룹 제작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조이현 M25 대표. 요즘 그를 수식하는 수식어는 ‘클라씨 대표님’이다. 조 대표는 MBC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방과후 설렘’을 통해 선발된 일곱 멤버들을 걸그룹 클라씨로 데뷔시켰다. 조 대표는 걸그룹 활동 당시 쌓았던 경험과 노하우를 클라씨에 녹여냈다. 그 결과 클라씨는 지난 5월 데뷔 이후 두 장의 앨범을 성공적으로 발표했고 2개월 만에 일본 정식 진출까지 이뤄내는 등 대단한 성과를 이뤘다.가요·방송관계자들은 조 대표의 뛰어난 안목과 감각 있는 프로듀싱을 주목한다. 클라씨 멤버들을 단시간 내 실력파 아이돌로 만들었고, 차별화된 음악과 퍼포먼스로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며 4세대 아이돌 대표주자로 성장시켰다. 그래서인지 클라씨의 행보 못지않게 조 대표의 행보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가요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걸그룹 출신 제작자, 성공한 여성 제작자라는 점에서다.‘클라씨 제작자’ 조이현 대표(사진=M25)조 대표는 단아한 한복을 입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아티스트가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의 일을 즐기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고 싶다”며 “덧붙여 아티스트, 팬, 회사가 편하게 소통하고 싶다”고 클라씨와 M25의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또 “CEO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와 직원들이 모두 즐거운 회사로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다음은 조이현 대표와의 일문일답.-첫 명절을 앞둔 클라씨에게 어떤 덕담을 건넸나요?△“‘올해 복 클라씨가 다 갖자!’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클라씨는 무조건 잘될 거야, 우리 파이팅 하자’고 덧붙였고요. 명절이라고 해서 특별한 덕담을 건넸다기보단 항상 보면 주문처럼 외치는 말들을 건넸어요.”-클라씨가 정식 데뷔 이후 일본 프로모션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는데요. 제작자 입장에서 본 클라씨의 강점은 무엇일까요?△“‘방과후 설렘’이 끝나고 하루도 쉬지 않고 클라씨의 무대를 위해 달려왔어요. 데뷔앨범도 이례적으로 전곡 타이틀을 걸고 두 달 사이 무려 10곡이 들은 2개의 앨범도 발매했고요. 그 후 곧바로 일본 프로모션까지 7개월을 정신없이 보냈지만 클라씨가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잘 해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클라씨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가장 먼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라 이미 검증된 실력과 열정, 개성 아닐까요? 클라씨가 지닌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건강하게 무대를 즐겼으면 좋겠고, 저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서포트 하려고요.”조이현 대표와 클라씨 멤버들(사진=인스타그램)-제작자로서 맞이하는 명절은 사뭇 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요?△“예전엔 명절이라고 하면 쉬는 날이라는 생각이 커서 기쁜 마음이 앞섰는데 지금은 쉬는 날이 늘어나면 해야 하는 일들을 못한다는 부담감이 생겨 오히려 마음이 편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확실히 프로듀서로서 업무를 하다 보니 일에 대한 집착이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하.”-최근 여성 제작자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조이현 대표만의 색깔과 강점은 무엇인가요?△“아무래도 저는 그룹 활동을 경험해 봤잖아요. 제작자와 아티스트의 입장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아이돌 활동을 했을 때 아쉬웠던 부분(트레이닝 등)을 알기에 연습생들에게 더 좋은 선생님을 찾아주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작곡가들을 적극적으로 만나서 회의도 많이 했어요. 비주얼과 패션도 마찬가지고요. 뭔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쭉 이어지면서 종합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워요.”‘클라씨 제작자’ 조이현 대표(사진=M25)-클라씨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요?△“성장하는 아이들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좋은 음악과 퀄리티 높은 무대를 만들어내는 클라씨, M25가 되는 게 목표예요.”-올 하반기 계획도 알려주세요.△“하반기에는 클라씨 컴백이 예정되어 있어요. 앨범 활동과 함께 일본 활동도 준비 중이고요. 국내외 활동을 병행해야 해서 바쁘면서도 즐거운 연말이 될 것 같아요. 클라씨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2.09.11 I 윤기백 기자
탁현민 "보그 사진이 한복 홍보? 일본 디자이너 옷도 있는데"
  • 탁현민 "보그 사진이 한복 홍보? 일본 디자이너 옷도 있는데"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이 패션지 보그의 청와대 사진 촬영에 대해 “모델은 잘못이 없지만 정부의 미숙함으로 다른 집단 평판에 해를 끼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보그 코리아탁씨는 24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패션지 보그 코리아는 문화재청 협조로 청와대에서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보그는 유명 모델 한혜진씨 등이 포함된 모델들이 청와대 건물 내외부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그러나 청와대 개방을 둘러싼 논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반영하듯 불쾌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집무실 졸속 이전과 관련된 청와대 ‘유원지화’에 반대했던 야권 지지층에서 이같은 반응이 많았다. 탁씨는 “애초에 청와대 이전 혹은 청와대 폐쇄와 관련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안 됐고 그 이후의 계획 수립 과정도 문제가 있었고 당연히 공론화 과정은 없었고 그다음에 폐쇄 이후에 새 공간을 조성하는 것도 문제고 그리고 그 공간을 운영하는 방안도 계속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그 모든 과정 전체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화보 촬영 협조를 ‘실패’로 규정한 이유를 설명했다.탁씨는 “한혜진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보그코리아도 화보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제는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어떤 예술인들이나 혹은 집단들의 평판에 해를 자꾸 끼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탁씨는 “한복을 알리기 위해서 한복을 찍었다”는 해명이 나온 데 대해서도 “아주 솔직하지 못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이어 “결과물들을 실제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복만 찍은 게 아니다. 다른 여러 가지 복장들을 다 갖추고 있고 심지어 일본의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인인 류노스케 오카자키라는 사람의 작품도 그 안에 있다”고 지적했다.탁씨는 “그런 것들을 자꾸 숨긴다. 그리고 그 과정을 다 알았으면 여러 가지 다양한 검토들을 했어야 할 텐데 그런 검토 없이 자꾸만 무리하게 개방 행사 혹은 사람들을 초청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청와대 관리 자체가 난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보그 코리아탁씨는 자신이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내면서 문화재 내부에서 행사를 하려고 시도했으나 못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왜 못 했냐 하면 문화재는 문화재 심사라는 걸 해야 된다. 그렇게 하지 않고 자기들 임의대로 어떤 기준 없이 마구 사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 정부에서도 엄격하게 지켜지던 문화재 관리가 청와대 개방 후 지켜지지 않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탁씨는 일제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개칭하고 동물원으로 만들어버린 사례를 비교하면서 “궁중에 대한 숙청 작업, 그다음에 궁전의 조경과 동식물원을 신설해야 어떤 백성들이 많이 그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이런 의도를 가지고 했던 것이다. 그런 것과 유사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탁씨는 청와대 ‘개방’이라는 표현도 “상당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청와대를 지속적을 확대 개방 해왔는데 이번 정부는 오히려 공간 활용에 대한 고려도 없이 청와대를 폐쇄해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2.08.24 I 장영락 기자
휠체어 탄 김지우씨 “한국 사회, 무해한 장애인 원해”
  • 휠체어 탄 김지우씨 “한국 사회, 무해한 장애인 원해”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서 열린 ‘제34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에서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은 내년도 본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 서울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조례 재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 중에 있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국 사회는 무해한 장애인을 원합니다. 도와줘야 하는 불쌍한 존재로 인식할 때는 호의적이지만, 장애인이 권리를 요구하면 비난과 조롱의 말을 서슴지 않죠.”뇌병변 장애를 가진 유튜버 김지우(21)씨가 경험해온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나 김씨는 시청자들이 자폐 스펙트럼을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는 열광하지만,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에 차가운 시선을 보이는 이유의 지점이 여기에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드라마 ‘우영우’의 등장에 대해서는 “반갑다”면서도 “현실에서는 장애인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다. 양날의 검처럼 느껴졌다. EBS ‘딩동댕 유치원’에 나오는 휠체어를 탄 친구 ‘하늘이’처럼 서사를 지닌 인물이 아니라, 그냥 학교, 놀이터에서 마주치는 것이 진짜 편견을 없애는 길”이라고 했다.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를 펴낸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김지우 씨가 매달 자신의 ‘휠체어 꾸미기’ 작업을 통해 선보이고 있는 ‘이달의 휠체어’ 모습. 웨딩드레스, 한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맞는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로, 단순히 휠체어의 외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삶에서 휠체어를 어떻게 패션으로 치환하는지, 타인의 시선을 당당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사진=포토그래퍼 유흐름 제공).◇“출근길에 장애인이 없다”김씨는 7년차 인기 유튜버다. 고등학생 시절인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 ‘굴러라 구르님’을 운영하며 장애 이슈를 다루고 있다. 그는 어리고 장애가 있는 여성이라는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장애 이슈를 건드릴 때마다 자주 소환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의 첫 책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휴머니스트)는 유투버이자 20대 여성, 휠체어를 탄 뇌병변 장애인으로서 겪어온 일상과 관계의 면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김씨는 “아무래도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이다보니 활자보다 영상에만 익숙해지더라. 유튜버 활동을 해오면서 언젠가 내 이야기를 정리된 무언가로 풀어내야겠다는 생각은 꾸준히 갖고 있었다”면서 “글로 만날 수 있는 독자층은 또 다를 텐데,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은 독자를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김씨 유튜브에 구독자가 많은 이유는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근사한 농담처럼 건넨다는 점이다. 이 같은 강점은 김씨의 책에도 잘 녹아있다. 이를테면 김씨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꺼낼 때 엄마가 아닌 ‘현미’라고 지칭하는 식이다.“어린 내가 겪어야 했던 배타의 과정을 감당한 건 내가 아니고 현미였다. 그래서 현미는 자연스레 ‘쌈닭’이 됐다. 어릴 때 내게 익숙했던 현미의 모습은 뭔가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따박따박 따지는 거였다. (중략) 나와 분리되지 않는 삶을 산 현미는 어떤 것들을 견뎌야 했을까. 이제는 현미를 마주할 때다.”김씨는 엄마를 이름으로 부른 의도에 대해 “장애인인 저를 이야기할 때 가족 얘기를 빼고 쓸 수 없다. 좋든 싫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으로서 가족들에게 돌봄을 받고 자란다. 다만 ‘엄마’ ‘아빠’라고 쓰면 사회적 맥락에서 모성애, 희생 같은 것들이 너무 쉽게 달라붙을 것 같았다. 장애인 부모로서 읽히는 게 아닌 그냥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고 말했다.성에 대한 얘기도 책에 거침없이 썼다. 그는 “장애 여성으로서 다층적 차별을 겪게 되더라. 출산을 장려하면서도 장애여성들은 임신중절을 권유받기도 한다”며 “당연한 욕망인 성욕도 장애인이 이야기를 꺼내면 공격 당하는 일도 적지않다.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책에는 장애 이슈를 다루는 기획자로서 장애인의 삶을 어떻게 기록할 것인지, ‘덜’ 준비된 사회를 향해 어떻게 목소리를 낼지 등에 대한 사유와 통찰이 녹여져 있다. 준비가 ‘덜’된 사회를 향한 촌철살인도 잊지 않는다. 김씨는 책에서 “뇌성마비의 걸음이란 한 발자국, 손을 흔드는 타이밍까지 계산해야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지하철 엘리베이터가 있는 출구와 내가 가야 할 장소가 정반대라든지,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는 안내문을 본다든지, 환승을 하려면 리프트를 다섯 번 타야 한다거나 출구로 나가 100m 정도를 가서 다시 내려가야 하는 일 역시 다반사다. 지하철은 ‘대중교통’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 자꾸 대중이라는 말 안에 장애인이 있는 것은 까먹는 모양이다. 여전히 많은 것이 달라지지 않았고, 책임을 져야 할 사회는 조용한데 열의가 있는 개인만이 고군분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는다.이길보라 영화감독 겸 작가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틈새를 유쾌하고 발칙하고 근사하게 가로지른다”며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서 휠체어를 탄 여성으로 살아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정확하게 한국 사회의 단면을 짚어낸다”고 적었다.그는 요즘 휠체어 꾸미기에 빠져있다.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복, 웨딩드레스, 교복 등 다양한 의상을 입고 그에 알맞은 휠체어 디자인을 선보이는 화보 프로젝트 ‘이달의 휠체어’를 진행 중이다. 줄임말로 일명 ‘휠꾸’로 통한다. 단순히 외형을 꾸민다는 데 나아가 ‘당당함’을 획득하자는 의도를 담았다. 휠체어가 타인의 시선을 받아내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타인의 눈길을 끄는 패션쯤으로 그 시선을 즐긴다고 했다.김씨는 ‘휠꾸’를 하나의 문화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어릴 적 ‘왜 나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지?’라는 생각을 품었던 만큼 장애 아동들을 모아 나만의 휠체어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다니는 김씨는 지난해 4월 ‘서울대 배리어프리 보장을 위한 공동행동’을 결성해 현재까지 관악구 예산지원으로 서울대 인근 식당 32곳에 경사로를 설치하기도 했다. 공중파 방송출연, ‘세바시’ 강연,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 봉송 주자, 연극 배우, 잡지(보그) 화보 촬영 등을 하며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 왔다.그는 대표로 나서는 일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표’ 자리에 올려지는 것은 대단한 권리인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에겐 그 자체로 소수자성을 재확인시키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그럼에도 직접 나서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장애인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김씨는 “어릴 적 나는 어른이 되면 내 장애가 낫는 줄 알았다. 알려주는 사람도, 나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도 없었다”며 “장애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김지우 씨가 자신의 휠체어에 그라피티를 새긴 뒤 촬영한 화보(사진=포토그래퍼 장모리 제공).
2022.08.03 I 김미경 기자
한복입고 상추쌈 먹는 中여인… 한국만 빼고 방영한 이 드라마
  • 한복입고 상추쌈 먹는 中여인… 한국만 빼고 방영한 이 드라마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한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삼겹살을 구워 상추쌈을 싸 먹는 여주인공. 어딘가 익숙한 이 중국 드라마를 두고 국내에선 공분이 일고 있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 표절 의혹과 ‘문화 공정’ 논란이 제기된 것이다.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중국 드라마 ‘진수기’가 최근 표절 의혹, 문화 공정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디즈니 플러스)문제의 드라마 ‘진수기’는 지난 4월 7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디즈니 측이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빌리빌리에서 판권을 사 독점 방영하게 된 것인데, 한국에서는 해당 드라마를 시청할 수 없다.드라마의 줄거리는 세계 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싶은 민간 출신의 여주인공이 여러 시련을 거쳐 황궁에 들어간 뒤 뛰어난 요리 솜씨로 세자의 눈에 들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내용이다.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이 중국 전통 요리법이라고 소개하며 상추쌈을 싸 먹는 장면 (영상=온라인커뮤니티 캡처)이를 두고 지난 1일 다수의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표절 의혹과 문화 공정 의혹이 제기됐다.특히 해당 드라마가 지난 2003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표절했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주인공 장금이가 궁궐에 들어가 수라간 궁녀를 거쳐 최초의 어의녀가 되기까지의 사랑과 성장을 그린 ‘대장금’과 내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또 드라마 속 연출된 의상과 음식 역시 문화 공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중국 전통 요리법이라고 삼겹살에 상추쌈이 나왔다”라며 특정 장면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중국 전통 의상을 입으면 되지 왜 굳이 한복을 입나” “베이징올림픽 때도 한복 입더니 대놓고 한복 공정을 한다” “이건 도둑질이나 마찬가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일부에서는 논란이 된 드라마를 한국만 빼고 전 세계에 방영한 디즈니플러스를 향해서도 화살을 겨눴다. 이들은 “디즈니 실망스럽다 구독 취소하자” “디즈니플러스에 제대로 항의해야 한다”라고 성토했다.(사진=디즈니플러스)이러한 국내 비판적 여론에 중국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진수기’가 한국에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며 “논란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배우들이 한복이 아닌 명나라 옷을 입고 있다’, ‘진수기에 나온 음식들은 다 중국 전통 음식이라 흠잡을 데가 없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라고 보도했다.루 차오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은 환구망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있고 밀접한 교류를 통해 의복과 음식 등 문화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라며 “조선시대 의복, 특히 관복은 중국 명나라 의복을 거의 모방한 것과 같다”라고 주장했다.(사진=디즈니플러스)이어 “한국은 예로부터 유교를 내세우며 중국의 우수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흡수해왔으며 조선시대에는 스스로를 소중화(小中華)라고 하기도 했다”라며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한국과 중국 사이 문화 분쟁은 일부 젊은 한국인들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 양 국민 모두 역사를 직시하고 상호 존중하는 자세와 열린 마음으로 교류해 양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2.07.05 I 송혜수 기자
장경태 "김건희 여사, 너무 구석에…초라한 모습" 사진 어떻길래?
  • 장경태 "김건희 여사, 너무 구석에…초라한 모습" 사진 어떻길래?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영부인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했다.이에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여사의 자리 배치를 지적하며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고 지적했다.지난달 30일 cpbc 라디오 ‘오창익의 뉴스공감’에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장 의원은 “나토 정상회담에 간 김 여사의 행보를 어떻게 보시냐”는 질문을 받았다.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윗줄 왼쪽)가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정상 배우자들과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을 견학하고 있다.(사진=스페인 왕실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장 의원은 “각국 영부인과의 사진 등을 통해 (김 여사가) 너무 구석에서 초라한 모습들을 보이는 듯한 인상들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김 여사님 도대체 누가 수행하고 있는 것인지 영부인의 외교 일정, 공식 일정, 만찬 참석 일정 등의 수행을 과연 어떤 분들이 하고 계시는지 궁금하고 거기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혀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장 의원은 김 여사의 수행과 관련해 아직 대통령실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알고 있는 안보 정보는 영부인과 공유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분리해서 제2부속실을 두게 돼 있었는데 저도 모르겠다. 명확하게 말씀을 안 하시더라”라고 토로했다.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장 의원이 지적한 사진 중 하나는 지난달 29일 김 여사가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 영배우들과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에서 기념 촬영을 했을 당시 찍힌 모습으로 추측된다.스페인 왕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이 사진에서 김 여사는 다른 영부인들에 비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은 채 뒤에 서 있다.앞서 김 여사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스페인으로 떠나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16개국 정상 배우자와 스페인 왕실 주관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국제 외교 무대에 정식 데뷔했다.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0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28일엔 개원 11년이 된 스페인 한국문화원을 방문해 한복을 주제로 한 의상전시 공간과 한글학당 등을 둘러봤다.또 같은 날 국왕 펠리페 6세가 주관한 환영 갈라 만찬에서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와 조 바이든 대통령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와 대면했다.29일엔 산 일데폰소 궁과 인근 왕립 유리공장, 소피아 왕비 국립미술관 등 스페인 문화예술 정수로 꼽히는 곳을 둘러본 뒤 저녁엔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동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대통령실 내부에선 첫 해외 방문에 동행한 김 여사 일정을 두고 “비교적 무탈하게 마무리됐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07.01 I 권혜미 기자
LA아트페어 첫 한국화랑 '완판작가'…곽훈이 여든에 떠난 '고래사냥'
  • LA아트페어 첫 한국화랑 '완판작가'…곽훈이 여든에 떠난 '고래사냥'
  • 작가 곽훈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개인전에 건 120호 규모의 작품 ‘할라잇’(2022·193.9×130.3㎝) 옆에 섰다. 알래스카 이누이트의 고래잡이를 소재로 망망대해에서 사투를 벌이는 고래와 사람을 강한 붓선으로 그려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975년 미국으로 떠날 때 다신 한국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런데 고국에서 부르니 흔들립디다.” 숙명이든 운명이든 시작은 가느다란 한 줄 인연에서부터다. 작가 곽훈(81)의 숙명도, 운명도 그랬던 듯하다. 그이에게 ‘한 줄’은 전화선이었는데. 김창실(1935∼2011) 선화랑 설립자와의 인연이 말이다.“어느 날 김 사장이 미국으로 국제전화를 했습디다. 그땐 한국화랑협회장 자격이었는데. 한국에서 화랑들이 결의해 ‘LA국제아트페어’(지금의 ‘LA아트쇼’)에 나가기로 했다고, 미국에서 바로 선화랑 부스로 합류할 수 없겠느냐고 묻데요.” 미국에서 데뷔하고 작품활동을 하던 터라 미국화랑이 데리고 나간 아트페어에 몇 번 참여하긴 했단다. 그런데 한국화랑과 조인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1987년 이 장면에 또 다른 ‘처음’이 있었다는데. 한국화랑이 해외 아트페어에 나서는 게 최초였다는 거다. 곽훈의 ‘기’(1984·85×141㎝)와 ‘기’(1985·148.5×140㎝). 세상 만물의 기운을 뻗쳐낸 표현주의 추상회화 ‘기 시리즈’ 중 두 점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이고, 화랑 여주인들의 옷차림이 난리도 아니었어요. 열두 명쯤 됐나. 한복을 차려입고 보석반지에 장신구를 있는 대로 달고 죽 서 있는데 볼 만하데요.” 바로 어제 일인 양 그 현장을 기억해내는 작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돈다. 당시 한국화랑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신 화가들이 주름잡고 있을 때였단다. 서양화보단 단연 동양화였다. 컬렉터가 길게 줄을 선 채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작품을 채 가던’ 바로 그 시절이었던 터. 그럼에도 미국에서 서양화를 그리는 작가를 단박에 알아보고 아트페어 부스를 개인전처럼 채우게 한 ‘김 사장’의 안목을 그이는 아직도 높이 사고 있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곽훈 개인전’ 전경. ‘겁 시리즈’가 걸린 전시장에 한 관람객이 ‘겁’(1991·213.5×183㎝) 앞에 오래 머물렀다. 오른쪽으로 ‘겁’(1992·153×183㎝)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벨기에의 유명 갤러리인 필립 기니오에서 개막도 하기 전에 2점을 사갑디다. 아트컨설턴트란 미술품 딜러 200여명이 부스를 들락거리고. 결국 출품작의 2.5배쯤 팔았지. 몽땅 팔고 다시 채우고 또 팔고 채우고 그렇게 해서.” 그 인연이 서울 화랑가에 곽훈의 붓과 발, 그림과 얼굴을 제대로 들이게 했다. 1988년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게 된 거다. 옛 명맥을 잇고 있는, 인사동에 몇 안 남은 그들 중 하나인 선화랑이 45주년에 ‘작가 곽훈’을 전시장에 다시 세운 이유기도 할 거다. 1988년 그 ‘첫’은 이후 1990년, 1991년, 1993년, 1995년으로 회를 거듭했고, 이젠 끊어졌나 싶을 만큼 긴 27년이나 지난 올해 그 ‘한 줄’을 기어이 찾아 다시 이어냈다. 오십대 중반의 중견작가는 여든의 원로작가가 돼 돌아왔다. 작가 곽훈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개인전에 건 500호 규모 ‘기’(1985·367×214㎝) 앞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알래스카서 찾은 고래뼈, 반구대 암각화서 살 붙여 작가의 화업을 굳이 한 단어로 뽑아내자면 ‘표현주의 추상회화’라고 할 거다. 크게 세 갈래로 가지를 뻗는데. 세상 만물의 기운을 뻗쳐낸 1970년대 ‘기 시리즈’,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 흐름을 재료적 물성으로 시각화한 1990년대 ‘겁 시리즈’, 2010년 이후 이른바 ‘고래사냥’으로 통하는 ‘할라잇(Halaayt) 시리즈’까지. 군더더기 없이 ‘곽훈 개인전’이란 타이틀로 연 전시는 이 모두를 망라한 사실상 ‘회고전’으로 꾸렸다. 1980∼1990년대 대표작 위에 바로 올해 작업한 신작을 올려 50여점을 걸었다. 최소한 ‘할라잇’ 이전이라면, 그이가 관통해온 바탕은 동양의 철학이고 한국의 서정이다. 서양화단에 내건 작품에 우리만 알아볼 코드가 보이니 말이다. ‘시리얼볼’(1981)이란 서양타이틀 속에 다완이 보였고, ‘인캔테이션’(주문·1980) 연작에선 짚더미가 등장했다. 이는 ‘겁’ 시리즈로 옮아가며 추상성이 깊어지는 과정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되는데, 나무팽이나 절구, 아니면 한자를 박아서라도 정체성을 드러냈다고 할까. 혹여 잘 띄지 않더라고 했다면, 없어서가 아니라 잘 감춰둬서라고 해도 될 정도다. 곽훈의 ‘겁’(1992·153×183㎝)과 ‘겁’(1993·153×183㎝)이 나란히 걸렸다.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 흐름을 재료적 물성으로 시각화한 연작이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그랬던 화면에 반전을 만든 건 역시 ‘할라잇’이다. 날갯짓하듯 해수면을 박차고 튀어오르는 고래, 그 허연 뱃가죽, 요동치는 파도 끝에 매달린 작은 조각배와 그 위에 올라탄 어부들까지, 마치 추상을 뚫고 나온 구상이라 해도 될 만큼 형체를 입고 있다. “1990년대 초 미국 알래스카를 여행할 때였다. 해변가에 널린 고래뼈를 보고 있자니 망망대해에서 목숨 걸고 고래사냥을 하던 이누이트족이 보였다.” 신의 강령이란 뜻을 가진 이누이트어 ‘할라잇’이 그이의 작품세계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그 고래뼈에 살을 붙인 건 울산 반구대 암각화란다. “10여년 전 찾아가 직접 봤는데 단순한 원시미술이 아니구나 싶더라. 7000년 전 우리 조상은 고래를 잡았다는 거 아닌가.” 곽훈의 ‘할라잇’(2022·145.5×112.1㎝)과 ‘할라잇’(2022·145.5×112.1㎝). 해수면을 박차고 튀어오르는 고래, 요동치는 파도 끝에 매달린 작은 조각배와 그 위에 올라탄 어부들까지, 추상을 뚫고 나온 구상이라 해도 될 만큼 형체를 입고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물론 고래를 제대로 본 적은 없다. 잡아온 건 바로 육지에서 퍼지니까. “작품을 위해 알래스카 민속박물관은 여러 번 찾아갔더랬다”고 했다. 그렇게 캔버스에 물감을 넓게 겹쳐 바르고 바짝 마른 물감을 긁어내기도 하는, 그만의 방식 그대로 고래사냥 아니 죽은 고래도 살려내는 작업을 해냈다. 곽훈의 ‘할라잇’ 드로잉(2022·각 76.5×57㎝). 종이에 혼합재료로 그린 9점이다. 오른쪽은 그중 여섯 번째 작품을 클로즈업했다. 비상하듯 뻗쳐오른 고래 아래 작은배에 올라타고 고래사낭에 나선 에스키모들이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80대 현역의 신조 “내 붓은 멈추지 않는다” 대구에서 나 1960년대 초 서울대 미대 회화과로 유학 후 졸업할 때만 해도 ‘내 붓길을 막을 일이 뭐 있을까’ 싶었을 거다. 그즈음 김구림·김차섭 등과 ‘AG’로 통하던 아방가르드협회를 만들고 전위미술운동에 흠뻑 빠졌던 터다. 1960년대 말부터 5∼6년은 이화여고에서 교편도 잡았다. 당시 예술가라면 누구나 그랬듯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었는데.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한 달이 되는 불안한 시절을 그이 역시 겪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곽훈 개인전’ 전경. ‘기 시리즈’가 걸린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500호 규모 ‘기’(1985·367×214㎝)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오른쪽으로 200호 규모의 ‘기’(1988·274.5×167㎝)가 보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결국 예술의 발목을 잡는 건 예술보다 질긴 현실이 아니던가. 1975년 미국 이민길에 나설 때까지 이름 석자를 알리는 일에는 실패하고 만다. 설사 미국이라고 쌍수를 들어 그이를 환영했겠나. 도착해 4년 넘게 광고회사에서 전람회용 그림을 그리며 속깨나 태웠나 보다. “데뷔가 서른여덟이었으니 가장 아쉬운 점은 출발이 너무 늦었다는 거였다. ‘10년은 일찍 시작했어야 했구나’ 했더랬다.” 하지만 오래 걸리진 않았다. 이내 조신 양코 LA시립미술관장에게 발탁된 그이는 1980년 아트코어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며 현지 화단에 뿌리를 내렸다. 이후는 수순처럼 보였다. 1993년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 또 1995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한국관 개관에 제1회 초대작가로 선정된 일까지 ‘너무 늦었다’고 할 순 없으니까. “내 붓은 멈추지 않는다”는 게 그이의 자부이자 신조다. 요즘도 경기 이천 작업실로 매일 출근한다는 그이는 ‘고래사냥 이후’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야 간신히 물을 수 있었다. 47년 전 미국으로 향하며 왜 다신 돌아오지 않겠다고 했는지. 답은 짧고 간결했다. “좌익집안이라고 몰아세우는 통에….” 전시는 7월 16일까지. 작가 곽훈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 개인전에 건 120호 규모의 작품 ‘할라잇’(2022·193.9×130.3㎝) 옆에 섰다. 알래스카 이누이트의 고래잡이를 소재로 망망대해에서 사투를 벌이는 고래와 사람을 회색톤의 강한 붓선으로 그려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2022.06.28 I 오현주 기자
정웅인, '파친코'로 새로운 도전…"글로벌 경쟁력 보여주고파" ①
  • 정웅인, '파친코'로 새로운 도전…"글로벌 경쟁력 보여주고파" [인터뷰]①
  • 정웅인(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한국 작품에서도 열심히 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고 싶어요.”배우 정웅인이 K콘텐츠 열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웅인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작품! 그래 한번 해보는 거지, 좋은 경험이지’에서 끝났다면 ‘기생충’, ‘미나리’, ‘오징어 게임’, ‘파친코’ 계보가 이어지니 욕심이 생긴다”며 “좋게 봐주신 분들이 찾는다면 기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웅인이 출연한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리는 작품. 대표적인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100%를 기록했으며,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글로벌 흥행을 했다.정웅인은 ‘파친코’가 글로벌 흥행을 한 것에 대해 “배우로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앞으로 행보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좀 더 긍정적인 성과들을 파친코가 얻었으면 좋겠다. 애플TV+ 작품들을 찾아봐도 좋으실 것 같다. 완성도가 높은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이어 ‘파친코’의 인기에 대해 “로튼 토마토 지수가 좋다는 것을 기사로 봤다. 그러기 쉽지 않은 곳인데? 날카롭게 보는 로튼토마토에서 좋게 봐준다는 것에 기분이 좋았고, 애플TV+ 작품이 여러 어워즈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나. ‘파친코’도 그런 성과를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이어 “한국인의 역사를 소재 미국에서 제작한다는 게 흥미로웠다”며 “차별성이 있지 않은가. 덕분에 한복 같은 한국의 문화가 좀 더 친숙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정웅인은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가족들은 아직 다 못 봤다”며 “일단 우리 아내는 지금 책을 읽고 있다. 드라마를 보고 책 읽는 게 좀 더 생생하지 않냐고 하니까 그래도 책부터 보고, 다 완결된 다음에 온 가족에 모여서 함께 1화부터 8화까지 쭉 정주행 할 심산이다”고 설명했다.지인 중에서는 배우 김윤진에게 연락을 받았다며 “저랑 몇 년전에 작품을 같이 했는데 최근에 연락 와서 파친코를 너무 잘봤다고 해줬다. ‘정 배우 최고’라고 해줘서 고마웠다. 최고라는 말 잘 안 쓰는데 너무 기분이 좋더라. 같이 드라마 찍는 배우들도 ‘파친코’를 보다가 선배님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해준다”고 말했다.정웅인이 등장하는 장면, 한수와 아버지의 사연은 원작 소설엔 없는 내용이다. 그는 “한수를 위해 만들어졌고 프로듀서 수 휴가 고심을 많이 했다고 했다. 7화를 한편의 영화처럼 만들고 싶어했으니 신중하게 이 회에 대해 접근했고 야심 차게 준비했다. 강렬한 비극을 표현하면서 배우들이 참 고생이 많았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정웅인(사진=애플TV+)정웅인은 다수 작품을 통해 명연기를 펼친 ‘연기파 배우’다. 국내 작품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그런 정웅인이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정웅인은 소속사의 권유로 오디션을 보게 됐다며 “대사를 전달받고 연기를 하는 식은 아니었고, 한국에서 검증된 배우라는 것은 알지만 이 캐릭터와 이미지, 어떤 에너지로 전달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했다. 사실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서로 하기로 마음먹고 미팅을 진행하지만 당시에 우린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정웅인은 프로듀서 수 휴와의 대화에서 이 캐릭터를 생각하면 한수가 바라보는 아버지의 뒷 모습, 담배를 쥔 모습, 주판을 튕기는 아버지의 손가락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분량적으로는 짧은 시퀀스였기 때문에 그것에 담을 함축성이 숙제였고, 제주도 방언이나 일본어 보다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치열한 땀이 녹아 들게끔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 마음이 잘 전달됐고 정웅인은 해당 캐릭터로 합류를 하게 됐다.합류가 결정된 후에는 제주어에 대한 고민이 이어졌다. 정웅인은 “번역하시는 분도 비대면으로 미팅했는데 ‘제주어가 어려우면 쉽게 풀이를 하게 할까요?’라는 제안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러지 말자고 했다. 지금의 제주어와 그 시대의 1920년대 제주어가 다른 느낌일 것 같아서 실감이 느껴지게 표현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캐릭터를 그 시대 사람으로 살리고 싶은 연기자로서 그런 부분에 욕심이 있다. 역시나 너무 어려웠다. 좀 후회스럽기도 했지만 전세계에 제주도 방언이 스트리밍된다니 감격스럽기도 하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첫 작업. 약 1000억의 제작비가 든 것으로 알려진 ‘파친코’는 국내와 캐나다 등을 오가며 촬영을 했고 거대한 스케일로 주목 받기도 했다. 정웅인은 매니저 없이 홀로 캐나다에서 촬영을 했다며 “캐나다 현장은 스태프들이 맡은 직무가 좀 더 세분화되고 그 분야에 헤드들을 붙여놨다. 아무래도 좀 더 스케일이 크고 섬세했다”고 경험한 것을 털어놨다.이어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랜 경험을 가진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있다는 것이었다. ‘레디! 액션!’만 외치는 분 마저도 50대였다. 한국 현장에는 주니어들이 많은데 이번 현장에서는 연륜이 지닌 밀도가 현장을 멋지고 수월하게 돌아가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며 “경험이 많다 보니 훨씬 효율적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었고 자극이 됐다”고 전했다.지진 장면에 대해서도 “앵글을 보니 대역 없이 직접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한국 배우들은 이런 특유의 집요한 집중력이 있는데 그런 걸 좀 보여 드린 것 같다. 현장에서 박수도 받았고 대역 없이 소화하면 출연료 더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주고 받았다”고 현장 이야기도 털어놨다.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경험과 도전을 한 정웅인은 ‘파친코’에 대해 “새로운 세상과의 연결 고리인 작품이다. 시청자분들에게는 우리 부모님들, 부모님의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부모님과 조부모님, 그 위의 분들에게도 따뜻한 말한마디 해주길.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음 좋겠다”고 전했다.
2022.04.30 I 김가영 기자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놀랐나…尹, 특별감찰관제 재가동
  • 김정숙 여사 옷값 논란에 놀랐나…尹, 특별감찰관제 재가동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법무부가 특별감찰관제 재가동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맞춰 대통령 주변 비리 차단에 나서기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사진=청와대)문재인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의 의상 비용을 겨냥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불법 없이 전액 사비로 옷값을 지불했다고 밝혀, 특별감찰관제 재가동에 따라 신·구 권력 갈등이 예상된다. ◇인수위 “새 정부서 특별감찰반 가동”차승훈 인수위 부대변인은 1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법무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차기 정부에서 특별감찰반이 정상 가동될 예정이므로 예산 운용 등에 대해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차 부대변인은 “대통령의 배우자 및 사촌 이내 친족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를 상시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제도는 2016년 9월 특별감찰관 사직 이후 현재까지 공석”이라며 “특별감찰관의 공석 상태와 특별감찰반부 특별감찰관 과장 등의 사직 임기 만료로 인해 특별감찰반은 현재 운영 지원 팀 3명만 근무하는 조직 유지를 위한 행정 업무만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소속 독립기구이나 특별감찰관의 예산은 특별감찰관법 소속 부서인 법무부에 편성돼 있다”며 “법무부는 특별감찰관과 업무 관련성이 미미하므로 특별감찰관법 개정을 통해 특별감찰관에게 국가재정법상 중앙관서의 장 지위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그는 ‘특별감찰관제도 재가동을 국정과제로 선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정무사법행정 해당 분과 확인 결과 이번 주에 업무보고가 막 끝난 상태라 국정과제 논의는 이제 시작됐다”며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다.◇靑 “옷값에 특활비 안 써, 전액 사비”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정숙 여사 옷값에 청와대 특수활동비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활비 사용 의혹을 반박하면서 카드 구매를 언급했음에도 이와 상반되게 현금으로 한복을 구매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김 여사를 업무상 횡령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위반 교사 등 혐의로 경찰 고발까지 진행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사건을 서울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김 여사의 사비를 사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카드냐, 현금이냐는 지급 방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것이 다 사비라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라며 “현재 공무로 참석하는 순방 행사에서 사용하는 영부인의 의상은 청와대의 일부 예산안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영부인이 전액 사비 부담을 했다고”고 강조했다.박 수석은 “마치 현금 5만원권이 마치 불법이 있는 것처럼, 그것이 특수활동비로 그렇게 현금으로 지급되는 것처럼 국민들을 그렇게 호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저희는 강하게 의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04.01 I 함지현 기자
가수 송가인 `한복` 세계에 알린다
  • 가수 송가인 `한복` 세계에 알린다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악인 출신 가수 송가인(36)이 우리나라의 한복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다.문화체육관광부는 21일 “올해의 ‘한복 홍보대사’에 송가인을 위촉했다”고 밝혔다.국악인 출신으로 2012년 가수로 데뷔한 송가인은 그동안 ‘미스트롯’, ‘풍류대장’, ‘트롯 매직유랑단’ 등 다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트롯의 부흥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각종 방송을 비롯해 공연 행사 등 관중과 팬들을 만나는 현장 곳곳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등 한복 사랑을 몸소 실천해 왔다. 2022 한복 홍보대사에 위촉된 가수 송가인(사진=㈜포켓돌스튜디오).문체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한류 콘텐츠 소비와 관심이 증가하고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송가인은 앞으로 한복 홍보대사로서 한복을 비롯한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아름다운 우리 음악과 어우러진 한복의 멋과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위촉식 이후 진행한 인터뷰에서 송가인은 “문체부가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한복 교복과 근무복을 개발하고, 특히 세계인이 한복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외 현지 패션스쿨, 재외 문화원 등과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며 “한복이 우리 국민뿐 아니라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복식이 될 수 있도록 한복 홍보대사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이번 인터뷰 영상은 25일 문체부 누리소통망(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다. 또한 한복 홍보대사 선정을 기념해 온라인 댓글 행사를 다음달 27일까지 진행하고, 참가자 추첨을 통해 한복 관련 소품 등을 선물할 예정이다.황희 장관은 한복 홍보대사에 선정된 송가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 한복 홍보대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 더욱 많은 세계인들이 한복의 멋과 매력을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도 한복이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 아닌, 일상에서 언제든지 입는 옷,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우리 옷으로 인식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2.03.21 I 김미경 기자
"전통·모던 적절히 섞은 '발레 춘향' 해외서도 먹혔죠"
  • "전통·모던 적절히 섞은 '발레 춘향' 해외서도 먹혔죠"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잘못 섞으면 촌스러워지기 쉽죠. ‘발레 춘향’은 전통 속에 모던함을 적절히 조화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그게 해외 무대에서도 통했다고 생각합니다.”최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에서 만난 문훈숙(59) 단장이 꼽은 ‘발레 춘향’의 성공 비결이다. ‘발레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심청’에 이어 선보인 한국적 소재의 창작발레로 2007년 초연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며 호평을 받았다. 3년 만의 재공연이자 2022년 시즌 개막작으로 오는 18~20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을 앞두고 있다.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차이콥스키 음악 이용한 건 신의 한 수”‘발레 춘향’의 탄생 배경에는 한국적인 창작발레가 필요하다는 문 단장의 철학이 있었다. 문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활동 당시 ‘심청’의 주역으로 국내외 무대를 누볐다. 발레단장이 된 뒤에도 한국적 창작발레에 대한 고민을 이어왔다. 2007년 한국무용가 배정혜가 안무한 ‘춤, 춘향’에서 영감을 얻어 ‘발레 춘향’을 제작했다. 현재 공연 중인 ‘발레 춘향’은 2014년 유병헌 예술감독이 재안무를 맡아 대대적인 개정 작업을 거친 버전. 문 단장은 “유 예술감독의 제안으로 차이콥스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이용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고 말했다.‘발레 춘향’이 보여주는 전통과 모던의 조화는 원작의 재해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춘향이 강단과 신념으로 불의해 항거하고 사랑을 지켜낸 진취적인 여성으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1막 후반부 이별 장면 속 화려한 여성 군무, 그리고 2막 장원급제와 어사출두 장면을 장식하는 역동적인 남성 군무는 ‘발레 춘향’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 문 단장은 “특히 2막의 남성 군무는 아름다우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발레리노의 춤에 한복이 더해져 신비로운 장면을 연출한다”고 명장면으로 꼽았다.개정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 ‘발레 춘향’은 2015년 오만 무스카트 로열오페라하우스, 2018년 콜롬비아 보고타 훌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 극장 등 해외 무대에 선보이며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2018년 ‘제6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흥행성도 입증 받았다.문 단장은 다음 한국적인 창작발레 소재로 ‘흥부전’을 고민 중이다. 문 단장은 “아직은 아이디어만 있는 정도라서 영감이 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며 “지난해 ‘트리플 빌’에서 선보인 소품 ‘코리안 이모션’처럼 전막 발레가 아니더라도 한국적인 소재의 창작발레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이 최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유니버설발레단)◇한국 발레 저력, 해외 알리기에도 힘써문 단장은 현역 무용수 시절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과 함께 한국 발레의 저력을 해외 무대에 알렸다. 선화예술학교, 영국 로열발레학교,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거쳐 워싱턴발레단에 입단하며 전문 무용수로 활동을 시작했고,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멤버로 활동하며 발레단의 역사를 써왔다. 1995년 수석무용수 겸 단장으로 취임한 그는 2002년부터 현역에서 은퇴한 뒤 발레단 운영에 매진하며 창단 40주년을 앞둔 유니버설발레단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최근 코로나19로 유니버설발레단도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늘 객석을 지켜주는 관객이 큰 힘이 됐다. 특히 지난해 선보인 공연들은 대부분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였다. 문 단장은 “이제 한국 발레는 뛰어난 실력을 갖춘 무용수들을 많이 배출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이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인프라는 아직 부족하다”며 “민간 발레단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과 기업의 후원, 기부 등이 함께 간다면 한국 발레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문 단장에게 발레는 운명이자 친구다. “처음 발레를 할 때는 원하든 원치 않든 가야만 하는 길이었기에 처음엔 힘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후회하지 않아요. 삶의 아름다움과 예술에 대한 감각을 알게 해준, 발레는 정말 많은 것을 저에게 준 벗이니까요.”
2022.03.09 I 장병호 기자
'반중정서'에 어리둥절 중국, '반한감정'은 어느정도?
  • '반중정서'에 어리둥절 중국, '반한감정'은 어느정도?[중국은 지금]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한국 내에서 반중(反中)정서가 이렇게 심각해? 스포츠 경기에서 이런 일이 한 두 번도 아닌데 대사관이 성명을 낼 정도라니”-20대 사업가 A씨주한중국대사관이 이틀 연속 성명을 냈던 지난 9일 중국인 지인들로부터 웨이신(위챗) 문자를 받았다.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이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에 대해 창끝을 겨누고 심지어 반중정서를 선동해 양국 국민의 감정에 해독을 끼쳤다(毒化)”고 중국 대사관이 주장했던 날이다. 중국 대사관이 편파판정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면서 관심이 없던 중국인들도 괜한 반감을 갖게 된 것이다지난 2012년 9월 18일 중국 원저우에서 반일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AFP)그래서 다시 반문했다. 한국인들의 반중정서가 커진 건 단순 이번 올림픽 때문이 아니라 중국이 동북공정을 지속하고 김치나 한복이 중국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라고. 이에 대해 금융인 B씨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런 한국 문화가 중국에서 왔다고 한 적 없어요. 일부 네티즌들의 목소리일 뿐이죠. (한복 유례가 중국이라는) 바이두 백과는 위키백과처럼 누구나 쓸 수 있어 공신력이 떨어져요. 그렇게 따지면 한국 정부는 단오절 문화를 가져가지 않았나요?”라고 답했다. 한국이 ‘강릉 단오제’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신청했던 2004년 중국 정부는 한국을 ‘문화약탈국’으로 묘사했고 그 인상이 여전히 중국인들 사이에는 남아 있는 것이다. 단오절은 명칭이나 의의는 비슷하지만 한중 양국의 풍습은 오늘날 크게 다르다.중국 조선족 C씨에게도 이번 논란에 대해 물었다. “한복은 당연히 한국에서 온 거죠. 그걸 부정하는 조선족은 없을 거에요. 조선족은 중국에서 소수민족의 권리를 가지고 한복, 김치 등 관련 문화를 계승해왔습니다. 그걸 부정한다면 저희의 뿌리도 한반도가 될 수 없는 거 아닌가요.” 조선족이 중국에서 한복을 입은 역사가 백년이 넘었고, 신중국 건립 때부터 55개의 소수민족으로 인정됐었는데 이제와서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극단적인 네티즌이나 클릭수를 높이고자 하는 블로거는 온라인상에 늘 존재했다. 최근 올림픽 편파판정 논란을 계기로 한국 언론들이 한중 양국간 네티즌들의 이런 극단적인 글을 앞다퉈 보도하며 양국에서 반중정서, 반한정서가 극에 달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느껴지는 반한감정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이미 많이 사라진 상태였다. 최근 중국은 미국 등 서방국과 경쟁하면서 그들을 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중국인들에게 ‘우리가 넘어야 할 경쟁상대는 미국’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한국에 대한 적대감은 그리 크지 않다. 적어도 중국 대사관이 연일 입장문을 내고 이 내용이 확대 재생산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또한 2012년 중국인들이 일본에 가졌던 반일, 혐일 감정과도 확연히 다르다. 당시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영토 분쟁을 벌이면서 중국 내 반일감정이 극에 달해 중국 120여 곳의 도시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대는 오성홍기를 흔들며 반일 구호를 외쳤고, 일본 공관 앞을 지날 때마다 돌멩이 등을 집어던졌다.결국 지금 한국에 보도되고 있는 중국 내 반한 움직임은 현지 분위기와는 다르게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것이다. 추궈홍(邱國洪) 전 주한 중국대사 역시 지난해 8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어떤 나라나 비슷하겠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극단적인 편이며 이것이 사회의 모든 여론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볼 순 없다”며 김치와 한복 기원 논란에 선을 그은 바 있다. 반중정서에 불을 지핀 지난해 중국의 김치 논란도 저작권 인식이 거의 없는 중국 내 언론 환경을 잘 모른 한국 언론들의 침소봉대식 보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중국 국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중국이 ‘김치’의 국제표준을 얻었고, ‘김치 종주국 한국의 굴욕’이라고 표현했다는 사실이 국내에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그 글을 환구시보가 쓰지 않았다는 것은 중국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저작권 인식이 높지 않아 많은 언론사 SNS 운영자들이 클릭수를 위해 블로거나 개인 창작자은 물론 타 언론사의 글도 자신의 바이두 계정에 올린다. 김치 국제표준 소동을 일게 한 글도 환구시보가 직접 작성한 게 아니란 얘기다.또한 중국은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다. 중국 내 댓글 1000여개가 달린 글을 한국처럼 ‘여론’이라고 보기 어렵다. 중국 내 정서가 어찌됐던 한국 내 반중이 고조되는 만큼 양국 정부의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당국의 잘못된 말 한마디가 숨어있던 반한, 한중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부 한 당국자는 “중국대사관 측에 ‘기본적으로 공관이 주재국 언론 보도나 정치인의 발언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할 때는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 등을 존중해서 각별히 신중을 기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한중 관계와 양국 국민 간 우호적 감정을 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8일 특파원단과 간담회에서 중국 내 반한 정서에 대한 질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을 작은 나라로 생각했을텐데,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한민국이 되니 불편함이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일단 진정되고 나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화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적극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2.02.13 I 신정은 기자
박술녀 "한복 입었다고 탓은 말길…한복에 관심 갖는 계기됐으면"
  • 박술녀 "한복 입었다고 탓은 말길…한복에 관심 갖는 계기됐으면"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조선족 여성이 한복을 입은 것 자체를 탓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오히려 이번 논란이 우리 전통 의상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유명 한복 디자이너 박술녀(65) 선생은 최근 논란이 된 베이징 개막식 한복 등장에 대해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선생은 9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전통 한복을 입고 등장했다면 오히려 행동으로써 ‘한복은 우리 것’이라고 말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앞서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 차림의 댕기 머리 여성이 등장해 ‘문화공정’ 논란을 낳았다. 중국 측은 문화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라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문화를 소개한 것뿐이라는 입장이다. 박 선생은 “예전에 아기를 봐주던 분이 조선족이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 행사가 있을 때 한복을 입었다고 이야기를 하더라”라며 “한복은 우리 옷인 만큼 우리가 더 많이 입어줘야 한복 문화의 발전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개막식에 나타난 한복 복장에 대해서는 “우리 전통 한복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은 이번 개막식 한복 논란에 대해 한복이 한국의 전통의상이면서 자국 소수민족인 조선족의 전통의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조선족 여성이 입은 의상은 소매가 넓은 전통 한복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박 선생은 “전통 한복과 비슷하게 보이는 퓨전 복식”이라고 설명했다. 박 선생은 “경복궁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한복 형태라고 보면 된다”며 “우리 전통 한복은 비단으로 한땀한땀 만들어내는 정성이 깃든 옷”이라고 가치를 부여했다.박 선생은 최근 경영난을 겪는 한복 업체가 많아지면서 중국에 옷감을 보내 한복을 만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값싼 노동력으로 무장했다지만, 전통 의상만큼은 한국의 장인들이 제대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박 선생은 “소품들이야 중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어떻게 한복까지 중국의 도움을 받나”라고 한탄했다. “최근 몇년 사이 광장시장에서 오랫동안 운영해 온 한복매장들이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 이후로는 기술자도 많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광장시장에 오후 8시쯤 되면 큰 차가 와서 바느질거리를 실어간다. 일반 옷뿐 아니라 한복도 그 차에 많이 실린다고 한다. 단가가 안 맞아서 운영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한복도 중국에서 제작해 온다고 한다.”박 선생은 24세라는 어린 나이에 이리자 한복 명인의 제자가 됐다. 7년의 수학 생활을 마치고 한복집을 차린 이후에는 한복의 고급화, 세계화에 앞장서왔다. 그는 대학교수 자리도 마다하고 여전히 손에서 바늘을 놓지 않으며 한복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박 선생은 “서양의 가방을 사는 데는 몇백만원에서 천만원 쓰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한복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인식을 없애야 한다”며 “외국에서는 전통 의상을 굉장히 아끼는데, 우리나라도 전통 의상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선생은 “공부는 못했지만, 바느질은 제일 잘했다”며 “40여년 넘는 세월동안 손에서 바느질을 놓지 않고 살아온 게 나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사진=이데일리 DB).
2022.02.10 I 이윤정 기자
황희 “정치인이었다면 적극 항의했을 것…독도와는 달라”
  • 황희 “정치인이었다면 적극 항의했을 것…독도와는 달라”
  •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이유에 대해 최소한의 항의 표시를 위한 대응 차원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한복을 중국 것이라고 공식 주장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서 방중한 만큼 신중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황희 장관의 얘기다.앞서 지난 4일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조선족으로 등장한 것을 두고, 국내 일각에선 문화공정 비판이 제기됐다. 올림픽에 맞춰 중국을 방문 중인 황 장관은 7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한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출국 전 듣고 한복을 준비해 갔다”며 “중국 정부가 한복이 중국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없는 상황에서 공식 항의를 할 근거가 없었다”고 말했다.올림픽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중 중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한 모습(사진=문체부).그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반응 않더라도 국민정서를 감안해 뭔가 하고 싶었고, 할 수 있는 조치가 한복을 입고 가는 것이었다”며 “정부 대표인 내가 한복을 입고 개회식에 참석함으로써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임을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장관으로서 올림픽에 참석을 했거나 국회의원, 정치인 신분이었다면 적극 항의했을 것”이라면서 방중 계기에 중국 측 언론과 인터뷰나 중국 정부 관계자와 만날 기회가 생길 때마다 우리 측의 유감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2020 도쿄올림픽 당시 일본의 독도표기 문제를 놓고선 강경 입장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정부가 중국엔 저자세가 아니냐는 지적에는 이번 한복 논란과 독도 문제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의 한복 문제는 민간에서 시작한 주장으로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본 독도 문제와 같은 선상에서 논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선거를 1개월여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들이 ‘반중정서’를 업고 이번 한복 논란을 활용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여야가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황 장관은 지난 5일 베이징 시내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복 논란에 대해 “중국 측에서 조선족이 소수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이것은 양국 관계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오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공식적으로 항의할 뜻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한편 황 장관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대한민국 정부대표로 참석해 우리 선수단 등 관계자를 격려하고, 스포츠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황희 장관은 5일 거우중원 중국 체육장관을 만나 스포츠 분야에서의 한중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을 논의하는가 하면, 같은 날 우리 선수단과 대회지원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황 장관은 엄격한 방역정책의 영향으로 현지 응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경기장도 계속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내에서 우리 선수단이 안정된 환경 속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방침이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경기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2.02.07 I 김미경 기자
중국, 평화의 제전서 '한복 공정'…2008년 올림픽 때도 전적 있었다
  • 중국, 평화의 제전서 '한복 공정'…2008년 올림픽 때도 전적 있었다
  •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상호 고유 문화가 존중되고 다양성에 이해증진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절감하게 됐다. 한복이 한국의 대표적 문화라는 건 의심할 사람은 없다. (중국 측에)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란과 우려를 표명했다.”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한 데 대해 6일 박병석 국회의장은 베이징 특파원단과 화상 간담회에서 “양측이 모두 상호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당당하고 건설적으로 중국 각국 당국과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지난 4일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소수민족 복식으로 차려입은 사람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한 가운데 조선족 대표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외교부는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나 2008년 베이징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에도 한복은 등장했었다. 올림픽 뿐 아니라 중국의 중요 행사도 마찬가지다. 일제 강점기 전후로 중국으로 이주한 ‘조선족’은 한족을 제외한 중국의 55개 소수민족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제1장 제4조에 소수민족 정책을 명시하고 있다. 이번에 이슈가 된 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데다 앞서 한국의 역사가 자국 역사의 일부라는 ‘동북공정’, 타국의 문화까지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이 이어진데 따른 한국 내 반중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전 세계에 중국을 알리는 행사였다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에 중국의 힘과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행사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경제는 2008년 올림픽 당시보다 세 배 커졌다. 개막식에서도 2008년 땐 웅장함으로 시선을 잡았던 요소가 많았다면 이번엔 첨단 과학기술로 중국의 현재를 보여주는 데 역점을 뒀다. 현장에서는 “중국에선 중국 방식을 따르라”라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외신기자들이 모인 위챗(웨이신) 단체방은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러 가는 것이지 감옥에 가는 게 아니다”며 한바탕 소동도 있었다. 경기 전후 4차례 핵산 검사를 요구하는 건 코로나19 때문에 그렇다 쳐도 노트북 등 개인 소지품마저 제한하며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개막식이 열린 베이징 국가체육장 밖에서 네덜란드 기자가 생중계를 하던 중 갑자기 보안 요원에 끌려나가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기도 했다. 4일 중국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인사하는 모습이 스크린을 통해 보이고 있다. (사진=AFP)워싱턴 소재 컨설팅 기업 ‘중국전략그룹’(CSG)의 크리스토퍼 존슨 대표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메세지는 ‘우리는 여기 있으니 (세계가)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세계인의 겨울 축제게 돼야 할 올림픽이 중국을 과시하는 축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개막식에서 공연이 끝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세계 정상들과 함께 등장할 땐 관중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공산당 행사를 방불케 하기도 했다.대만 선수단이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중화타이베이’라는 지역명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AFP)중국의 이같은 ‘배짱’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강압적이고 주변국을 존중하지 않는 외교 행태로 중국은 상당수 국가와 관계가 악화했고 올림픽은 ‘외교적 보이콧’으로 시작 전부터 얼룩졌다. 2008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대대적으로 올림픽을 홍보했던 다국적 기업들은 올해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시 주석과 만남에서 인권 논란이 되고 있는 신장 위구르 지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 주요국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했던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유로 시 주석과 오찬을 만찬으로 변경했고, 올림픽 개막식 참관 등 베이징에서의 공식 일정이 끝나자마자 곧장 러시아로 돌아갔다는 후일담도 나온다.
2022.02.06 I 신정은 기자
베이징올림픽 '한복 논란'에…"中에 우리 동포들 존재" 강민진 주장
  • 베이징올림픽 '한복 논란'에…"中에 우리 동포들 존재" 강민진 주장
  •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중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조선족 대표로 한복을 입은 여성을 출연시켜 논란이 된 가운데,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중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5일 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림픽 한복 논란, 중국동포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그는 “이번 사건은 중국의 반복된 역사 왜곡 논란의 맥락 위에서 민감해진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은 한복이 한푸에서 기원했다는 식의 문화패권주의와 역사 왜곡을 반드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하지만 또 다른 관점을 설명하며 “중국 국민으로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국 국적을 갖고 중국 영토 내에서 살아가는 우리 동포들이 존재한다. 한복은 우리의 것일 뿐 아니라 동포들의 것이기도 하며, 중국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조선족 동포 역시 자신들의 문화와 의복을 국가로부터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강 대표는 “중국의 다양한 민족 의상 중에 한복만 제외되었더라면, 중국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입장에서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요”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대한민국이 점차 이주사회로 변모해가고 있음을 지적했다.그러면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중국 동포들의 인구수가 적지 않지만,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각종 차별과 혐오에 노출되고 있다”고 꼬집으며 “정치권은 이른바 ‘조선족 혐오’ 부추기는 외국인 건강보험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끝으로 강 대표는 이주민에 대한 제도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하며 “동등한 시민으로서 대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 지금 대선후보들이 해야 하는 더 시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사진=강민진 청년의당 대표 페이스북)앞서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중국 56개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국기 전달식에 참여한 그는 흰색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를 입고, 댕기 머리를 한 채 반갑게 손을 흔들며 등장했다.해당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중국이 한국을 자기네 문화라고 우기고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고, 논란이 커지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해명을 이어갔다.황 장관은 “중국 측에선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소수 민족이라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말한다”며 “양국 간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오성홍기를 든 소수민족 중 하나로 표현됐다.(사진=뉴스1)이어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에서 한 나라로 성장하지 못한 민족을 주로 가리키는 소수 민족으로 조선족을 과감하게 표현한 것은 양국 간 오해 소지가 있고,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유감을 표했다.한편 지난해부터 중국은 동북공정(고조선사·부여사·고구려사·발해사가 중국사라는 주장)뿐만 아니라 한복, 김치, 판소리, 갓 등의 한국 고유문화까지 자신들 것이라 주장하며 드라마, 영화, CF 등의 문화 콘텐츠에도 노출시키며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외교부는 중국이 한복을 입은 여성을 출연시킨 것에 대해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2.02.06 I 권혜미 기자
황희 장관, 한복 논란에 "소수민족 표현 유감..오해 생길 수 있어"
  • [베이징올림픽]황희 장관, 한복 논란에 "소수민족 표현 유감..오해 생길 수 있어"
  •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벌어진 ‘한복 논란’에 대해 “양국 관계에 오해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56개 소수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댕기머리를 하고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은 이 여성은 손을 흔들며 식장에 등장했고 국기 전달식에 참여했다. 이 장면을 본 정치인들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이소영 의원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공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국내 누리꾼들도 ‘중국이 한복을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는 처사’, ‘중국의 동계올림픽에 문화공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등의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논란이 커지자 황희 장관은 5일 중국 베이징 시내 메인 미디어센터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중국 측에서는 조선족이 소수 민족 중 하나라고 한 건데 소수 민족이라고 할 때는 그 민족이 하나의 국가로 성장하지 못한 경우를 주로 말한다”며 “한국은 (중국) 바로 옆에 세계 10위권 큰 나라로 존재하고 있는데 양국 간 좋은 관계에 오해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장관은 “이날 오전 중국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도 ‘한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는 상황에서 한 나라로 성장하지 못한 민족을 주로 가리키는 소수 민족으로 조선족을 과감하게 표현한 것은 양국 간 오해 소지가 있고,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022.02.05 I 주영로 기자
“옷 사고 안마 받았다” 김원웅 회장, 국회 카페 자금 횡령 의혹
  • “옷 사고 안마 받았다” 김원웅 회장, 국회 카페 자금 횡령 의혹
  •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국가유공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한 명목으로 국회에서 카페를 운영해 온 김원웅 광복회장이 수익금 수천만 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국가보훈처가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김원웅 광복회장 (사진=연합뉴스)보훈처는 26일 “관련 보도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감사를 실시하겠다”라며 “감사 결과에 따라 행정처분, 형사고발 등 관리·감독 주무기관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이와 관련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이날 김 회장과 전 기획부장 등 3명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광복회는 지난 2020년 5월부터 유공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겠다며 국회 소통관 앞에서 야외 카페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전날 TV조선은 “이곳 카페 자금 중 수천만 원을 김 회장이 유용해왔다고 광복회 전 간부가 폭로했다”라며 “횡령액은 김 회장의 의상 구입과 안마시술소, 이발소 등에 사용됐다는 게 간부의 증언”이라고 보도했다.광복회 전 기획부장 A씨는 이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김 회장이 국회 카페에서 나오는 돈을 우리가 좀 자유롭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며 “1년여간 카페 자금 4500만 원을 횡령했다”라고 주장했다.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횡령금을 입금한 내역과 해당 돈이 이발소와 한복업체 등에 송금된 내역이 담긴 통장 사본을 증거로 제시했다.다만 김 회장의 부인은 “A씨의 과잉 충성이었다”라며 “해당 금액은 자신이 모두 갚아줬다”라고 횡령 지시 여부를 부인했다.이에 대해 광복회는 해당 사안에 대한 입장을 정리 중이다.
2022.01.26 I 송혜수 기자
'쥴리 증언' 안해욱씨, "모친 최씨도 소개받아…검사들도 있었다"
  • '쥴리 증언' 안해욱씨, "모친 최씨도 소개받아…검사들도 있었다"
  •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YTN, 열린공감TV 등에 이른바 ‘쥴리’라는 인물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이 당시 만남에 대한 추가 증언을 내놨다. 안씨는 “쥴리 소개로 모친 최은순씨도 만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YTN유튜브 캡처안씨는 25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씨는 앞서 1997년 5월쯤 라마다호텔 6층에서 자신을 쥴리라고 소개한 여성과 만난 적이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쥴리라는 인물이 현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과거 사진과 동일한 인상착의를 가지고 있다는 게 안씨 주장이다.안씨는 “1997년 5월 7일”이라며 쥴리를 처음 만난 날짜도 정확히 기억했다. 이에 대해 안씨는 “태권왕 선발대회를 언제든지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하는데 KBS 생중계를 마지막으로 대회가 끝났고, 5월 6일 날 라마다 르네상스에 있는 나이트클럽에 난생 처음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이튿날도 또 한번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협회가 어린이날에 행사를 가졌는데 그 이튿날이라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씨는 쥴리와의 첫 만남에서 동석한 이들도 기억해냈다. 그는 “한무리의 사람들은 명함도 주고받고 있는데 대표이사들이었고, 무슨 회사의. 동석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국세청 관리들이 있었고 또 우리가 좌석에 앉고 난 뒤에 조금 뒤에 또 한무리의 사람들이, 젊은 분들이 왔는데 그분들은 검사들이라고 했다”고 증언했다.검사라고 알게 된 것은 “조남욱 회장이 인사를 시켜 줬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초대한 조남욱 회장의 소개가 있었다는 증언이다.안씨는 당시 “태권도 시범을 보여 달라고 하길래 다른 사람들이 신사복을 입어서 하기 어렵다고 해서 나는 개량한복을 입었기 때문에 발차기를 보여 주니까 다들 박수도 치고 그랬다”고 기억하기도 했다. 또 테이블마다 노래를 부르기를 권해 자신이 무대로 나가 배호의 “비 내리는 명동거리”를 불렀던 사실도 기억했다.안씨는 특히 이 첫 만남 이후 여러 차례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 들러 쥴리와도 추가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고 주장했다.안씨는 “(조 회장이) 태권도에 관심이 많으셔 가지고 또 우리도 조남욱 회장이 재계의 거물이니까 영입하는 게 좋겠다 해서 그런데 마땅한 자리가 그때 없어서 부회장이랑 부총장을 모시기에는 급이 너무 높고 해서 당시에 IOC 위원이던 김운용씨가 여러 자리를 갖고 있는데 한 자리를 내어놓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서로 고양이 목에 방울 걸듯이 여의치가 못 해 가지고 중도에 실패한 걸로 그렇게 기억하고 있다”며 태권도계와 조 회장 사이 오갔던 뒷얘기도 전했다.안씨는 쥴리와의 두 번째 만남은 사적인 만남이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세 번째 만남은 “그해 가을쯤 쥴리가 라마다르네상스 호텔 2층 회랑에서 전시회를 했다. 초대를 받아 갔다”며 상술했다.안씨는 “쥴리가 우리 엄마라면서 최은순씨와 인사를 시켜 주기도 했다. 라마다르네상스는 1층에 커피숍이 있는데 1층과 연결된 계단 위로 넓은 회랑이 있다. 김건희 씨는 전시회가 첫 번째라면서 미숙한 태도 등을 보여 줘서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안씨는 자신의 일행 중 한 명이 쥴리의 그림을 샀고, 그림을 구입한 이와 연락도 하며, 그림 자체도 “남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최은순 씨는 딸의 생애 처음 전시회의 작품을 사 주고 행사를 도와주고 하니까 고마워하면서 내 손을 부여잡고 앞으로 딸을 잘 부탁한다고 그렇게 인사도 했다”며 최씨와의 만남 역시 회상했다. 안씨는 쥴리라는 인물을 김건희씨의 과거 사진과 똑같다고 지목한 이유에 대해서는 “쥴리는 특별한 얼굴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생생하다. 약간 남성적인, 광대뼈가 좀 나오고 그런 얼굴이었다”고 설명했다.
2022.01.25 I 장영락 기자
1 2 3 4 5 6 7 8 9 10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