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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닻올린 우상호 비대위, 계파갈등에 전대룰까지 ‘첩첩산중’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주 안으로 인선을 매듭짓고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본격적으로 띄우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전준위 구성을 ‘1호 과제’로 꼽았는데,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최근 수면으로 부상한 계파 갈등을 조기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첫 공식 일정에서 계파 간의 갈등을 키우는 인신공격성 표현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우상호 비대위원장은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인으로 민주당 내부 분열을 꼽으며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수박’이라는 용어를 지목하며 “심지어 우리 당의 대표를 하신 분한테 ‘수박’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자기 모멸 아니냐”며 “그런 저열한 언어를 쓰지 말아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수박’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겉은 푸르면서(민주당 상징색) 속은 빨간(국민의힘 상징색) 정치인’을 부를 때 쓰인다. 강성 지지층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도 ‘수박’이라고 비난해왔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전준위 구성을 최우선으로 접근하겠다”며 이번 주 안에 매듭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날은 ‘1986년생 여성’ 서난이 전북도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추가 선임했다. 대선·지방선거 평가단 구성에 대해서는 “서두르겠다”고 했지만, 8월 전당대회 이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 위원장은 “평가단이 꾸려지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문제”라며 “제가 시기부터 못 박으면 월권이 된다”고 말했다.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친명계’(친이재명계)와 ‘비명계’(비이재명계) 그룹 간의 갈등 관리도 비대위의 주요 과제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의원 특권 폐지로 당대표 이준석을 배출한 국민의힘보다 혁신을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며 “민주당 적폐의 상징인 계파와 대의원 특권을 불사르라”고 촉구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상 지도부를 뽑을 때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선출하고 있다. 대의원은 약 1만 5000명, 권리당원은 약 8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수가 훨씬 적은 대의원이 권리당원보다 더 많은 비율이 반영되는 것은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안민석 의원의 주장이다. 반면 같은당 박용진 의원은 “시끄러운 소수(Vocal Minority), 과다 대표되는 거대한 소수의 정당을 탈피해야 한다”며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대의원 특권을 폐지할 경우 ‘강성’인 권리당원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중도층과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폐쇄적 선출방식은 ‘당심50 대 민심50’의 개방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타당 지지자들은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대의원제 폐지론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은 호남 출신 당원 비율이 90%까지 간 적이 있었다”며 “(대의원제는) 대의원 숫자를 (지역위원회별로) 똑같이 가져감으로써 당의 주요 결정 과정에서 (영남의) 소외를 막고자 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의원과 권리당원 반영 비율 조정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당대회 ‘룰’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경우 후보 간의 유불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극적 개정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 위원장은 “지금 당원이 굉장히 늘어나서 대의원과 당원의 비율이 1대90까지도 나온다”며 “전준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
- 물가 대응과 중장기 식량 안보, 두마리 토끼 잡을수 있을까[현장에서]
-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쌀가루는 우리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수단입니다. 식량주권 확보라는 국정과제 실천을 위해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설명하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지난달 10일 취임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첫 브리핑으로 삼은 과제는 ‘쌀가루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그런데 당장 밀 수입은 차질을 빚고 밀가루 가격이 뛰는 상황에서 굳이 지금 쌀가루 활성화를 전면에 내세운 시점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밀 자급률 제고와 식량 안보 대응도 중요하지만 지금 윤석열 정부의 급선무는 당장 치솟고 있는 소비자물가 안정이기 때문이다.◇농진청장 시절 과제 다시 꺼낸 농식품부 장관정 장관은 지난달 11일 취임식에서 가장 먼저 “밀가루를 대체할 건식 쌀가루 산업화를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쌀가루(분질미) 활성화를 최대 역점으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브리핑에서도 “분질미는 농촌진흥청장 재임 시 세계 최초로 쌀의 분질 유전자를 발견해 개발한 품종으로 사실 퇴임 후에도 꾸준히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관심을 가져왔다”고 소개했다.분질미는 일반적인 쌀과 달리 가루로도 활용이 가능한 품종이다. 이 품종을 2027년 20만t을 생산해 국내 밀가루 수요 약 200만t의 10%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다. “200만t의 밀가루를 먹기 위해 220만t의 밀을 수입한다. (밀 자급률 제고를 위해) 10년 이상 노력을 했어도 그렇다”는 게 정 장관의 지적처럼 밀 자급률을 끌어 올리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그런데 윤 정부는 당장 급등하는 물가 잡기에 여념이 없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든 부처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소관 분야 물가 안정은 직접 책임진다는 자세로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지수는 2020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2020년 12월(8.9%)을 제외하곤 모두 두 자릿수대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을 기록하며 고물가에 일조했다. 올 들어선 3월 0.4%에서 4월 1.9%, 5월 4.2%로 다시 상승세다.농축수산물 물가가 오르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등에 연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4% 올라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정황근(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인천시 중구 대한제분 인천공장을 찾아 밀가루 수급 관련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특히 농식품부는 직접 소비되거나 가공식품의 원재료가 되는 농축산물의 수급 안정을 담당하는 물가 안정 최일선 부처다.물론 농식품부는 지금도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이나 비료·사료 가격 안정 등 민생 대책과 농축산물 비축, 채소가격안정 지원 등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육류 가격 상승과 관련해서는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밀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국민들과 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밀가루 가격 인상분을 국비로 지원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지금도 단기 대응에는 농식품부의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2027년 밀가루 소비 10%를 대체할 밀가루를 대체할 쌀가루 개발이 지금 농식품부의 중점 사업으로 발표돼야 하는지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정 장관은 이번 대책의 기대 효과로 밀 자급률 제고와 함께 쌀 공급 과잉 해결을 제시했다. 쌀은 현재 자급률이 90% 이상으로 공급대비 수요가 적어 쌀값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다. 물론 쌀이 주식인 국내 농업정책의 핵심 현안이긴 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현재 발생한 식량 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중장기 과제 맞지만 시급한 현안 먼저 챙겨야1%에도 그치지 않는(2020년 기준 0.8%) 밀의 자급률 제고가 식량 안보 정책의 핵심인 것은 맞다. 쌀가루 활성화 사업이 미래 밀가루 수요를 대체해 밀 자급률을 끌어 올린다면 큰 성과로 남을 수 있다.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그간 십 수년 간 밀 생산 확대에도 별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지금 쌀가루 대책을 꺼내 효과를 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농지는 한정된 상태에서 기존 벼 재배농가와 밀 가공업체들의 참여가 관건이다.이번에 농식품부가 발표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은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전문 생산단지 조성과 직불제 신설, 재배 안정성 강화 △산업화를 위한 공공비축제도, 전략 품목 및 가공·유통 기술 개발 △대량 수요처 활용, 수출 등 소비 기반 확대다. 이는 그동안 내놨던 밀 자급률 제고 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발표한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에서도 생산단지 확충, 체계적 재배 관리, 직불금 등 우대, 비축제도 운영, 대량·안정적 소비시장 확보 등으로 대상만 바뀐 수준이다.결국 재배 확대의 대상이 ‘국산 밀’에서 ‘국산 분질미’로 바뀌면서 밀 재배단지 확충 등 기존 계획과 상충할 소지도 있다.농식품부가 지난 9일 발표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추진과제(왼쪽)와 2020년 11월 발표한 ‘밀 산업 육성 기본계획’ 추진과제. (이미지=농식품부)정부 계획을 보고 밀 재배에 나섰던 농가들이 정책 변경에 혼란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정 장관은 브리핑에서 밀 육성 계획과 관련해 “식량 계획을 하반기 발표할 텐데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밀과 분질미 이모작이 가능해 상호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정 장관의 설명이지만, 품종별로 정부 지원이 다르고 농가별 재배 기술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현 가능할 지 장담할 수 없다. 밀 자급률 제고 대책의 근본적 방법은 밀을 대체할 쌀 품종 재배가 아니라 농민들이 국산 밀 또는 밀 대체용 쌀을 자연스럽게 재배할 수 있는 유통 체계 확립이다. 밀 재배 농가들은 국산 밀 자급도나 낮은 이유는 재배가 아닌 판매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충남 부여에서 만났던 100t 가까운 밀을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정부 수매로 밀 재배를 늘리기엔 한계가 있고 판매처와 유통망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밀을 재배하다가 몇 년 전 다른 품종으로 전환했다는 상주의 농업인은 “밀 재배가 어려운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팔 곳이 없었다”고 전했다.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분질미를 개발하고 상용화를 실현하려는 정 장관과 농식품부 노력을 폄훼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엄중한 경제 상황에 취임했다면 단순 현장 방문이 아닌 현안 해결에 진력을 쏟아야 할 때다. 그리고 번번이 무산됐던 국산 밀 활성화 대책이 왜 실패했고,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부터 들여다봐야 할 때다.
- 이준석 “민주당 선거 2연패, 180석의 저주…힘 자랑만 했다”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더불어민주당의 잇단 선거 패배 요인으로 “무리수를 많이 뒀다. 180석의 저주를 받은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접견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민주당의 패인을 묻는 진행자의 말에 “대선에서 졌다면 최근 민심을 반영해 방향을 재정립해야 하는데, 대선에선 졌지만 의회 절대 다수당이라는 생각으로 힘자랑만 하고 근육자랑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자기들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동훈(법무부장관)은 절대 악이야. 때리면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에 모든 걸 쏟아부었는데, 어설프게 때리면서 선거 분위기가 다 넘어간 것”이라며 “이제라도 전략을 재정립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이와 함께 자신을 향한 ‘당내 장악력 부족’이라는 부정적 평가에 대해선 “우리 당은 승리가 절박했던 당이었고, 승리하는 승장이 필요했다. 그에 맞는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라며 “생각보다 당한 지적을 해야 잘못된 방향이 교정된다. 당내 인사들에게 강한 발언을 하기도 하고 대통령 후보와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선거에서 이겼을 때와 졌을 때의 내 위상이 다른데 선거에 지려고 그랬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경우 서울·부산시장 선거 이기기 전날까지도 공격을 받았고, 황교안 전 대표 이런 분들은 당내 장악력은 컸을지 모르겠지만 이기진 못했다”며 “1년 전으로 돌아가 선거에서 이기는 대표와 장악령 높은 대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이기는 대표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진석 전 부의장과의 갈등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방문도 사전에 조율했고, 연찬회 등도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말하고 갔다. (정 의원이) 지적한 사실관계 부분이 다 틀린 것”이라 “정 의원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었으면 (지방선거에서)공천관리위원장을 맡기지도 않았을 거다. 정 부의장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상황이 굉장히 아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친윤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민심 들어볼래’(민들레) 모임에 장제원 의원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에 대해 “당연히 그렇게 결론이 났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장 의원의 결단은 존중받아야 하고, 그것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길”이라면서도 “결단 내리시면서 권 원내대표와 의리를 강조했는데, 그보단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결단했다고 하는 것이 낫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성상납 의혹’에 대한 윤리위 일정에 대해 이 대표는 “윤리위가 어떤 개연성에 의해 징계절차를 논의하겠다고 한건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의례적이다. 어떤 사람이 의혹을 제기하고 수사를 한다고 하면 수사결과를 지켜 보는 것이 보통”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수사 받으러 오라는 얘기도 없다. 문제 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의 민생을 위한 협의가 원만하게 잘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오찬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방문이 대통령과 협의 없이 간거라는 등 악의적인 익명 관계자의 말이 있었는데 대통령이 ‘잘 다녀왔느냐. 외교적인 상황이 아니면 특사로 갔을텐데’ 등 발언으로 선을 그었다. 당과 용산(대통령실)의 관계가 갈수록 돈독해질 것”이라며 “여당과 정부, 용산은 이달말 ‘고위 당정용’ 회의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윤석열 정부 한달 평가를 해달라는 진행자의 말에 “한다면 하는 정부”라며 “윤 대통령은 10차례 이상 출근길 소통을 했다. 이런 변화 쉬운 것이었는데 (역대 대통령이) 결단을 안하고 안했을 뿐이다. 저희는 한달 새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했다.
- `청년` 이준석의 혁신, `선배` 정진석은 발끈…박지현 데자뷔[국회기자 24시]
-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연이어 승리를 거둔 국민의힘이지만, 더불어민주당 못지 않게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와 당 내 최다선(5선)이자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의 갈등이 표면화된 건데요. 정 의원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사 중 하나란 점에서 관심이 쏠렸습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정진석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鄭 “선배 우려를 개소리 치부” 李 “1년 내내 흔들어 놓고는, 추태”…혁신위 두고 설전갈등의 시작은 정 의원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우크라이나로 떠나기 전 띄운 ‘혁신위원회’에 대해 당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이 대표를 저격을 했습니다. 정 의원은 대선 당시에도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를 공개 저격한 이 대표에게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기도 합니다. 정 의원은 “(혁신위) 구성도 일단 두 분이 나오는데 이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들인 것 같다. 나머지 분들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최재형 위원장과 천하람 위원으로 보면 ‘이준석 혁신위’로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죠. 지방선거 대승 직후 이 대표가 ‘혁신’을 내세우며 공천·정당 개혁 등을 담당할 당 혁신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SNS를 통해 “공관위 과정 내내 최 의원과 저는 어떤 경로로도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고, 따로 식사 한 번 같이 한 적 없다. 적당히 하라”고 맞받았습니다. 말 그대로 당의 혁신을 위한 조직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꾸려진 조직이 아니라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죠. 이후 양측의 갈등은 다소 신경질적인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정 의원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사람 좋다고 함부로 걷어차는 것 아니다”라고 이 대표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고, 이 대표는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며 각을 세웠습니다. 이 대표는 “국민 평가가 좋은 상황 속에서 혁신위를 얘기하고 최재형 위원장을 선임했다. 최 위원장을 이준석계로 몰아붙여 공격하는 것은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해서는 안되는 추태”라고 비판하기도 했죠.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586 퇴진’ 말했던 박지현, 반발 부딪혀 무대 뒤로 청년은 쇄신을 말하고, 기성 정치인은 반발하는 구도. 낯이 익습니다. 지방선거 직전에 더불어민주당에서 벌어진 상황과 유사해보입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분이 이번 지방선거에 기회를 주신다면 제가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 나가겠다”며 ‘586 세대의 퇴진’과 ‘팬덤 정치와의 결별’ 의지를 밝혔습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고,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민주당 내 기성 정치인들에게 반기를 들었는데요.결론은 아시다시피 586세대의 집단 반발 이후 박 위원장의 사과문으로 마무리됐습니다. 586 용퇴론은 민주당의 선거 패배 이후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86세대의 맏형 격인 우상호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박 전 위원장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사진= 정진석 의원 SNS)◇‘소이부답’ 액자 올린 정진석…이준석 “그게 소이부답?”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오면 이 대표와 정 의원은 일단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더이상 소모적 논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하는 등 중재에 나섰고, 양측 모두 중재의 취지에 동의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앙금은 여전합니다. 정 의원은 자신의 SNS에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을 뿐 답하지 않는다)’이 적힌 액자를 게시했고, 이 대표는 “소이부답은 행동으로 하는 것이지, 소이부답을 소이부답 하겠다고 올리는 게 소이부답이겠나. ‘나 조용히 하겠다’는 걸 글로 올려놓고 조용히 하겠다는 것은 의아한 반응”이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다음주 구성이 본격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헌정사 첫 30대 당수의 혁신 계획이 성공할지, 박 전 위원장처럼 말에서 그치게 될지 주목해 볼 일입니다.
- '손흥민 만회골-정우영 극장골' 벤투호, 파라과이에 극적 무승부
-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라과이의 경기.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만회골을 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대구=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벤투호가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남마의 강호 파라과이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0-2로 끌려가다 손흥민(토트넘)의 프리킥 만회골과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이로써 한국은 6월에 치른 3차례 A매치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일 브라질전에선 1-5로 패했지만 6일 칠레전에선 2-0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아울러 이날 결과로 역대 파라과이전 상대전적은 2승 4무 1패가 됐다.이날 한국은 핵심 주전인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정우영(알사드)가 빠진 베스트11을 꺼내들었다. 황희찬은 기본군사훈련 참여를 위해, 정우영은 다리 근육 부상으로 일찍 소집해제됐다.한국은 이날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으로 배치하고 나상호, 황인범(이상 FC서울), 권창훈(김천상무) 등 2선 공격수를 3명이나 배치한 공격적인 전술을 꺼내들었다.정우영이 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백승호(전북현대)가 기용됐다. 포백 라인은 김진수(전북), 김영권(울산), 정승현(김천상무), 김문환(전북)이 선다.골문은 오랜만에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조현우가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 것은 지난 3월 29일 아랍에미리트(UAE)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 이후 처음이었다.한국은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파라과이를 몰아붙였다. 전반 5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상대 수비를 막힌데 이어 전반 9분에는 황인범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공략했다.하지만 한국은 전반 10분 이후 파라과이의 역습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 23분 뼈아픈 선제골을 내줬다. 한국 공격 상황에서 공을 빼앗기면서 파라과이의 반격이 펼쳐졌다.우리 문전에서 수비수 정승현이 먼저 공을 차지했지만 상대 미드필더 미겔 알미론(뉴캐슬)에게 빼앗겼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주전으로 활약 중인 알미론은 골키퍼 조현우(울산현대)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이후에도 한국은 계속 측면 돌파를 활용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날카로움이 떨어졌다. 전반 39분 백승호가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오른쪽 크로스를 받은 김진수(전북현대)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진 손흥민의 슈팅도 옆그물을 때렸다.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5분 알미론에게 또다시 추가골을 내줬다. 이번에도 역습에 무너졌다. 자기 진영에서 공을 가로챈 파라과이는 공격수 4명이 전력질주했다. 반면 우리는 수비 1명이 힘겹게 따라붙었다. 사실상 노마크 찬스에서 알미론의 왼발에 걸리면서 두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0-2로 뒤진 한국은 후반 15분 나상호, 백승호를 빼고 엄원상(울산현대), 김진규(전북현대)를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한국의 만회골은 후반 22분 손흥민의 발끝에서 터졌다. 파라과이 페널티지역 바깥 정면에서 황의조가 파울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절묘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수비벽을 넘겨 골망을 흔들었다. 101번째 A매치에서 33번째 득점을 올린 손흥민은 한국 축구 역사상 A매치 최다골 공동 4위로 올라섰다.자신감을 회복한 한국은 김진수, 권창훈, 황의조를 잇따라 벤치로 불러들이고 홍철(대구FC),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조규성(김천상무)을 투입, 공격에 더욱 불을 지폈다.후반 30분 이후에는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한국은 손흥민을 중심으로 파라과이 골문을 집중공략했다. 하지만 한껏 내려앉은 파라과이 수비벽은 좀처럼 뚫리지 않았다.결국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정우영이 파라과이의 거친 수비를 뚫고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극적으로 승부를 원점에 돌렸다. 역시 후반 교체로 들어간 엄원상이 결정적인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했고 정우영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