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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모두 마스크 벗었다…안도와 불안 공존하는 미국
-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몰 잔디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독립기념일 축하 불꽃놀이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지난 10일 오후 3시께 미국 뉴욕 브루클린 지역 남쪽 해안에 위치한 코니 아일랜드. 뉴욕의 대표 명소 중 한 곳인 이곳은 해수욕장, 산책로, 공원 등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마스크는 거의 대부분 쓰지 않았다. 아이스크림, 감자튀김 등을 파는 가게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놀라운 건 코니 아일랜드 인근 실내 수족관인 뉴욕 아쿠아리움이었다. 기자가 좁은 실내를 따라 들어가보니, 관람객 중 족히 절반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상 팬데믹 자체에 무감각해진 것처럼 보였다.현장에서 만난 앤서니씨에게 ‘델타 변이가 다시 유행한다고 한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지 오래”라며 “언제까지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미 신규 감염 3만명 안팎 급증미국 내 델타 변이발(發) 팬데믹 경고등이 켜질 조짐이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하루 3만명 안팎까지 늘고 있는 탓이다. 이미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진 만큼 위험이 더 크다는 우려와 함께 백신 접종을 늘리며 팬데믹과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12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8187명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올해 1월 한때 하루 31만명 이상 확진자가 쏟아질 정도였으나, 3월 이후 대대적인 백신 접종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줄었다. 지난 6일 하루 감염자는 3180명까지 내렸다. 그런데 근래 다시 많게는 10배 이상 급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3만6990명을 시작으로 2만2569명→2만6570명→2만8187명 등으로 일일 기준 3만명 안팎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초중순 수준이다.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1만9455명으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47% 급증했다. 마스크 규제가 없어지다시피 한 탓이라는 해석이 일부에서 나온다.요즘 미국이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는 대다수가 마스크를 벗었음에도 백신 접종률은 50% 후반대에서 정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자가 이날 찾은 미국 뉴저지 패러무스 파크의 한 의류 매장 내 직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었다. 직원 A씨는 “델타 변이를 듣기는 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그 와중에 백신 접종률은 미국 정부의 목표에 못 미치고 있다. CDC 집계를 보면,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18세 이상 성인은 58.9% 비중이다. 최소 1회 이상 맞은 이는 67.7%다. 최근 1주일간 하루 신규 백신 접종자는 약 24만6000명으로 4월 정점 당시 200만명에 육박했던 때와 비교하면 88% 급감했다.지역별 접종률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 특히 문제다. CNN은 “앨라배마주, 아칸소주, 루이지애나주, 미시시피주 등 일부 남부주에서는 접종률이 35%를 밑돈다”고 전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탓에) 미국에서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델타 공포에 ‘접종 확대’ 목소리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백신 미(未)접종자 사이에서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집마다 찾아다니며 접종을 독려하고 이동식 클리닉을 활용하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건 이와 직결돼 있다. 미국이 보유한 백신이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게 라이너 교수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방역정책의 중심을 언제까지 ‘통제’에만 둘 수 없는 만큼 팬데믹 상황을 ‘관리’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접종 확대라는 것이다.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월 사망자 숫자를 보면 99.2%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이었다”며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백신 효력이 100%는 아닌 데다 사람마다 백신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접종 후 코로나19에 걸리거나 사망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려움을 겪는 이들 중 미접종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했다.
- "역사문화 중심지" vs "접근성 우수"…불붙은 '이건희 기증관' 유치전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송현동은 역사문화 중심지이자 문화예술 집적지다”(김영종 종로구청장)“용산은 국내외 관람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서 한국 문화부흥을 꿈꾼 고인의 의지를 실현시킬 최적의 장소다”(성장현 용산구청장)전국 40여곳 지자체의 ‘유치경쟁’을 불렀던 ‘이건희미술관’이 결국 서울에 들어선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를 2곳으로 압축하고, 연내 최종 부지 선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에 오른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위)와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서울 용산구 용산동 부지(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 2만3000여점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 유치를 둘러싼 기초자치단체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용산구는 현재 추진 중인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밝히는 등 유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종로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화계 인사 670여명과 함께 이건희 기증관 유치에 팔을 걷어부쳤다.이건희 기증관은 이 회장의 유족 측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2만3181점의 문화재와 미술품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조사와 연구, 전시, 교류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후보지로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인근 문체부 부지를 후보지로 채택했다. 용산구는 지난 5월 용산가족공원 내 문체부 소유 부지 활용 방안을 제안한 데 이어 이달 7일 이건희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공원 일대를 묶어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 벨트로 가꿔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부지는 남산과 한강을 연결하는 녹지축 한 가운데 위치했으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과도 가깝다. 여기에 용산구는 지난 4월 용산구 일대 57만㎡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신규 지정돼 오는 2024년까지 510억원 규모의 ‘용산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을 벌인다. 이건희 기증관을 유치하면 역사문화 르네상스사업에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종로구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서울시만 놓고 보면 교통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지만, 비수도권과 해외 관광객들까지 고려하면 용산구가 더 접근성이 좋다”고 강조했다. 지하철 1·4·6호선과 경원·경의선이 지나가고 KTX 용산역과 공항철도 역사인 서울역이 위치해 전국은 물론 해외 방문객들의 접근이 편리하다는 주장이다. 또 한남대교와 연결된 경부선과 서울 동서를 가로지르는 강변북로는 전국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게 용산구의 설명이다. 용산구는 미술관 조성에 행정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한편 기증관 조성 후 국립중앙박물관(고미술)-이건희 미술관(근대미술)-삼성미술관 리움(현대미술)으로 이어지는 ‘이건희 컬렉션 투어 프로그램’도 개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종로구는 송현동이 삼성에서 미술관을 지으려다 포기했던 장소로 고인의 유지를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복궁과 청와대, 광화문 등을 잇는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국립현대미술관, 개관을 앞둔 서울공예박물관, 삼청동, 인사동, 북촌 내 밀집한 다양한 갤러리 및 공방 등과 맞물려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특히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의 장점으로 뛰어난 접근성을 꼽았다. 종로구 관계자는 “어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더라도 손쉽게 갈 수 있는 곳에 자리해 용산보다 입지가 더 좋다”면서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관광객 80~90%인 800만~900만명이 종로구를 방문했던 만큼 인사동 등 인근 지역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구의 경우 기증관 부지 인근에 식당·카페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문화향유 공간으로는 종로가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미술계 역시 송현동 선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최열 전 문화재전문위원,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등 673명이 모여 발족한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원하는 사람들의 모임’ 준비위원회에서는 송현동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켜나갈 미술관 신설을 요청하고 뜻을 함께하고 있다.종로구는 기증관에 대한 구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는 “문체부 소유 부지인 만큼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기증관은 연내 최종 부지를 선정해 2027~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기증품에는 국보 216호인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이중섭·박수근, 모네·고갱·피카소 등 국내외 거장의 그림이 망라돼 있어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 한옥 처마 밑에 숨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 자치구 최초로 건립된 성북구립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중심으로 한 기획 전시를 주로 연다.(사진=서울관광재단)[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파트가 많은 서울 도심 속 우리는 가끔 자연을 재료로 만든 한옥의 아름다움이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한양도성 북쪽에 자리한 서울 성북구. 우리나라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문학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으로 심우장, 길상사, 수연산방, 최순우옛집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한옥들의 처마 밑이나 뜰에 앉아 신선한 바람을 쐬면 나무와 향토가 주는 싱그러움과 함께 더운 여름도 날려 버릴 것만 같다.1-3.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전형산 작가의 ‘목소리의 극장’전이 열린다. 스텝이 작품 ‘균형의 함정1;높은-소리, 낮은-소리’ 앞에서 작동법을 선보이고 있다.▲지역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미술관 ‘성북예술창작터와 거리갤러리’성북예술창작터(성북구립미술관 분관)는 동사무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고친 도시재생공간이다. 조선 시대 화가 장승업의 집터였다고 하니, 그 의미가 남다르다. 총 2층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공간에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창작 활동을 하는 시각예술 분야의 신진 예술가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친다.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이들을 발굴·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성북구민과 함께 성북구의 숨은 이야기와 풍경을 수집·기록하는 등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열린 미술 문화 만들기에 힘쓴다. 지금 성북예술창작터에 가면 전형산 작가의 1인전 ‘목소리의 극장’을 관람할 수 있다. 총 8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고, 관람객이 작품 일부를 작동해 볼 수 있다. 설치미술 작품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스텝이 작품을 설명해주고, 작동법을 알려준다. ‘목소리의 극장’전은 7월 24일까지 열린다.성북예술창작터 관람 후에는 성북구립미술관이 주관하는 ‘거리갤러리’를 함께 둘러보면 좋다. 거리갤러리는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미술관’ 콘셉트로 진행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2018년 건축가 조성룡이 성북구립미술관 아래 복자교 일대에 오래된 석축과 건물, 옛 물길의 살려 거리갤러리 공간을 설계했다. 지금 2020년 ‘성북구립미술관 거리갤러리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설치미술가 김승영이 두 번째 작가로 참여해 ‘바람의 소리’殿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2월 31일 이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김승영 작가와 성북동 주민이 거리갤러리에 설치된 작품과 어우러질 수 있는 조경을 조성한다. 성북예술창작터 근처에 1968년 창업하여 생크림빵과 통팥빵으로 유명한 나폴레옹과자점이 있다. 성북예술창작터와 나폴레옹과자점 사이의 뒤쪽 동네가 옛날에 앵두나무가 많아 ‘앵두마을’이라 불렸던 곳인데 당시에는 근대한옥 밀집구역이였다. 지금은 한양도성 아래 골목에만 한옥이 몇 채 남아있다. 이 한옥을 고쳐 지은 레스토랑 ‘이안’과 카페 ‘반하당’이다.최순우옛집 안채에서 자원활동가가 관람객에게 최순우의 생애와 옛집에 관해 해설해 주고 있다.▲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일깨우는 공간 ‘최순우옛집’최순우옛집(서울시 등록문화재 제268호)은 미술사학자이자 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인 혜곡 최순우가 말년을 보냈던 근대한옥이다. 혜곡은 이곳에서 대표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했다. 이후에 집이 헐릴 뻔 했지만 이화여대 교수였던 김홍남이 시민 후원금을 모아 샀다. 이로써 최순우옛집은 시민이 지켜낸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1호가 되었다. 외벽에 후원자들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는 풍경이 감동적이다.시민이 앞장서 이 집을 지킨 이유는 옛집의 가치와 우리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평생을 바친 혜곡의 노력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혜곡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재직하는 동안 유물 수집과 보존 처리, 연구, 인재 양성에 힘을 쏟았다. 1950년대 말부터 일본, 유럽, 미국 등을 순회하며 우리 문화재 알리기에 앞장섰다. 일본에서 열린 ‘한국미술 5천년전’은 57만여 명이 관람하는 성과를 이뤄 전설로 남았다.혜곡이 살뜰히 가꾸었던 옛집 곳곳에 유품과 친필 원고, 문화예술인들이 보낸 연하장과 선물한 그림 등이 전시돼 있다. 최순우옛집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안채의 용(用)자 창살이다. 혜곡은 이 창살의 비례가 아름답고 정갈하다며 칭송했다고 한다. 김홍도의 글자를 좋아했던 혜곡은 사랑방 용자창살문 위에 김홍도의 글자를 집자 해 쓴 편액을 걸었다. 혜곡은 우리나라 식물에도 애정을 쏟았다. 맘에 드는 나무나 꽃이 있으면 뜰에 옮겨와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앞뜰과 뒤뜰에 소나무, 대나무, 산사나무, 산수국, 모란, 수련 같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주변 명소로는 선잠단지(사적 제83호)를 추천한다. 조선 성종 때 백성에게 양잠을 장려하고 누에치기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선잠제를 지냈던 곳이다. 선잠제는 국가의 중요한 제사였으므로 왕비가 뽕잎을 따며 양잠의 모범을 보이는 친잠례가 이루어졌다. 2018년 선잠단 위쪽에 선잠단지와 선잠제의 역사를 기록한 성북선잠박물관이 들어섰다. 길상사는 도심에 지어졌어도 전각들이 숲에 둘러싸여 있어 산 속 사찰 같은 분위기를 띤다.▲종교를 초월한 도심 속 안식처 ‘길상사’ 길상사 일주문을 통과해 절 마당에 있으면 마치 숲속에 들어온 것 같다. 삼각산 남쪽 자락의 숲과 계곡이 절 안에 들어와 있다. 이곳이 주택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극락전 왼쪽, 계곡이 흐르는 숲 구역은 낮에도 그늘이 짙다.계곡 상류 비탈에 늘어선 오두막 같은 건물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인데, 길상사가 개원하기 전 대원각에서 사용했던 건물이다. 성북동의 최고급 요정이었던 대원각이 길상사가 된 사연은 유명하다. 1987년 대원각 주인 김영한이 법정스님의 저서 ‘무소유’를 읽고 감동하여 대원각 대지 7000평과 건물 40여 동을 절 짓는 데 시주할 뜻을 밝혔다. 당시 시가 1000억이 넘는 부동산이었다고 한다. 1995년 법정스님이 대원각을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 말사 대법사로 등록했다가, 1997년 길상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길상사 창건일에 김영한은 법정스님으로부터 염주 한 벌과 길상화라는 불명을 받았다. 2년 뒤 김영한은 자신의 유언대로 눈 내리는 날 길상사 경내에 유골이 뿌려졌다. 법정스님도 2010년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길상사는 대원각 시절 건물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설법전 앞의 관음보살상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연상케 해 눈길을 끈다. 이는 법정스님이 종교 간 화합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에게 의뢰해 봉안한 것이다. 법정스님은 길상사가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부담 없이 드나들며 마음의 평안을 얻는 작은 공원이자 사색의 공간이며 기도처가 되길 바랐다고 한다. 그 뜻에 따라 일반인을 위한 템플스테이, 템플라이프, 여름수련회 등의 다양한 사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근처에 2010년 G20 정상회의 때 영부인들이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찾은 곳으로 유명해진 한국가구박물관이 있다. 창경궁 전각을 비롯한 한옥 10채를 옮겨와 15년 동안 복원하고, 18·19세기 목가구 2,550점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다.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우리옛돌박물관까지 둘러볼 수 있다.수연산방은 1900년대 개량한옥으로서 건물 한 채에 사랑채와 안채가 함께 지어져 있다. 오른쪽 누마루가 사랑방 역할을 했다.▲일제강점기 문인들의 사랑방 ‘이태준가옥(수연산방)’우리나라 단편소설의 선구자라 불리는 상허 이태준은 성북동 자택을 ‘수연산방’이라 이름 짓고, 1933년부터 1946년 동안 월북하기 전까지 살았다. 수연산방(서울시 민속자료 제11호)은 ‘여러 사람이 모여 산속의 집에서 책 읽고 공부한다’는 뜻이다. 이름에 걸맞게 당시 수연산방은 문인들의 사랑방이었다. 상허는 김기림, 정지용, 이효석, 박태원, 김유영 등과 구인회를 조직하고 수연산방에서 시와 문학을 논했다. 상허는 ‘달밤’, ‘복덕방’, ‘돌다리’, ‘밤길’, ‘화관’ 등 100여 편에 이르는 작품을 집필했는데, 월북작가의 작품이 해금 된 1988년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수연산방은 1998년부터 찻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언뜻 보면 전통한옥 같지만, 사랑채와 안채를 한 건물에 배치한 1900년대 개량한옥이다.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왼쪽에 건넌방, 오른쪽에 안방을 두었다. 건넌방과 튓마루, 안방과 누마루를 다실로 사용한다. 앞뜰 풍경을 액자 속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어 누마루가 이 찻집의 명당이다. 이 누마루는 작은 규모의 한옥에서 보기 드물게 섬세하고 화려하게 지어졌다. 한옥 찻집은 흔하지만, 수연산방처럼 예스러운 멋을 간직한 곳이 흔치 않다. 수연산방의 여름철 대표 메뉴가 단호박빙수와 오미자차다. 단호박빙수는 단맛으로 포장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빙수의 품격을 높였다. 수연산방에서 도보 2분 거리에는 이종석별장(서울민속자료 제10호)이 있다. 조선말 마포에서 새우젓 장사로 부자가 된 이종석이 여름별장으로 지은 한옥으로, 건축 연도는 1900년대로 추정된다. 1985년 덕수교회에서 이곳을 인수해 연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연산방 맞은편 50년 전통을 자랑하는 ‘쌍다리돼지불백’식당이 있다. 개업 당시는 테이블 네 개 뿐이였던 기사식당이 지금은 꽤 규모가 커져서 시간이 지나도 푸짐한 한 상으로 사랑받고 있는 맛집이 되었다. 만해 한용운이 말년을 보냈던 심우장의 단출한 모습. 만해는 방에 불을 지피지 않고 냉방에서 생활했다.▲독립운동 역사의 현장 만해 한용운 ‘심우장’만해 한용운 심우장(사적 제550호)은 1933년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이 성북동 골짜기에 지은 집이다. 지금은 골짜기가 아니지만, 여전히 비좁고 가파른 골목을 한참 오른 뒤에야 심우장에 도착한다. 낮은 철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너른 마당에 북향으로 지은 근대한옥 한 채와 관리소가 보인다. 만해는 조선총독부를 마주 보기 싫어서 남향집을 거부하고, 산비탈 북향 터에 집을 지었다. 심우장은 온돌방, 대청, 부엌으로 구성된 매우 단출한 구조다. 심우장에 남겨진 만해의 친필 원고, 유품, 연구 논문집, 서화, 초상화, 옥중 공판 기록 등을 통해 만해의 독립운동 활동상과 애국지사들과의 교류 현황을 짐작해본다. 만해가 서재로 사용했던 온돌방에는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서예가 오세창이 쓴 ‘심우장(尋牛莊)’ 현판이 걸려 있다. ‘심우(尋牛)’는 깨우침을 찾아 수행하는 과정을 소를 찾는 일에 비유한 불교 설화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29세에 불가에 입문한 만해는 입적할 때까지 독립운동에 온몸을 바쳤다. 1910년 경술국치 때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군 훈련장을 순방하며 독립군을 양성했다. 1919년 3·1만세운동의 주동자로 지목되어 3년 동안 옥살이하기도 했다. 만해는 조선 땅이 감옥인데 방에서 편히 지낼 수 없다며 늘 냉방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토록 독립을 염원했던 그는 광복을 목전에 두고, 1944년 심우장에서 중풍과 영양실조로 숨졌다. 이후 외동딸인 한영숙씨가 심우장에 살다가 만해사상연구회에 기증했다. 심우장 마당에는 수령 1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와 만해가 심은 향나무, 한영숙씨가 심었다는 잣나무가 산다. 사철 푸른 세 나무가 일제의 끈질긴 협박과 회유에도 변절하지 않았던 만해의 결기를 닮은 듯하다. 소나무와 향나무가 성북구 보호수로 지정됐다.성북동빵공장의 대표 메뉴인 생크림팡도르. 평일 300개, 주말 400개 한정 판매한다.▲세계의 면 요리가 한 자리에 ‘성북동 누들거리’성북동에 면 요리 전문점이 많다. 수십 년 된 칼국수와 잔치국수 식당을 비롯해 메밀국수, 짜장면, 냉면, 쌀국수, 파스타, 우동 전문점 등 약 27개 점이 한성대입구역에서 수연산방에 이르는 길에 늘어서 있다. 5번 출구 나폴레옹제과점 뒤편 주택가 골목 안에 있는 ‘국시집’이 성북동 칼국수의 원조로 알려졌다. 2대째 영업 중이며 김영삼 전 대통령 단골집으로 유명하다. 한우 사태와 양지로 끓인 육수는 맑고 깊은 맛을 낸다. 손으로 반죽한 경상도식 건진국수 면발은 매끄럽게 목을 넘어간다. 6번 출구쪽에는 멸치 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구포국수’가 있다. 이밖에 ‘성북동칼국수’, ‘손가네곰국수’, ‘하단’, ‘올레국수’, ‘우리밀칼국수’ 등 10여 개 국수집이 누들거리에서 성업 중이다.누들거리에는 소문난 빵집도 많다. 명불허전 ‘나폴레옹과자점’을 필두로 산딸기 프레첼이 유명한 ‘샤뽀블랑’, 천연발효종으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오보록’, 간식보다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 빵을 파는 ‘밀곳간’ 등이다. 심우장 위쪽 베이커리 카페 ‘성북동빵공장’은 숲이 보이는 테라스에서 40여 종의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성북동 핫플레이스다.
- "9월까지 반려동물 등록하세요"…10월부터 집중 단속
- 10일 전북 완주군 이서면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공원 모델 조성지에서 연구원이 개와 함께 ‘반려동물 동반 텃밭’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세종=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7~9월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농식품부는 30일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은 소유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7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동물등록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진신고 기간 내에 신규로 등록하거나, 기존에 등록된 정보를 변경 신고하면 미등록이나 지연에 따른 과태료가 면제된다.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해당 동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날 또는 소유한 동물이 등록대상동물이 된 날(월령이 2개월이 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시·군·구에 동물등록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 소유자의 성명이나 주소 또는 전화번호가 변경된 경우, 등록대상동물이 죽은 경우 등은 각각 해당 사항이 변경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등록대상동물을 잃어버린 경우에는 잃어버린 날부터 10일 이내 신고해야 한다.소유자가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은 경우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소유자·동물 관련 변경사항을 신고하지 않은 경우에는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시장·군수·구청장이 부과한다.동물등록 신청은 가까운 시·군·구청이나, 시·군·구에서 동물등록대행자로 지정한 동물병원(3420곳), 동물보호센터(169곳), 동물보호단체(11곳), 동물판매업소 등을 방문해 접수할 수 있다.휴가 중이라면 머물러있는 지역에서도 동물등록이 가능하다. 휴대폰으로 ‘국번 없이 120’을 누르면 해당 지역 시·군·구청 콜센터로 연결되고, 반려동물 담당 부서를 통해 동물등록대행자로 지정된 가까운 동물병원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등록정보 변경 신고의 경우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다만 소유자가 변경된 경우는 온라인으로 신고할 수 없고, 동물등록증을 챙겨서 시·군·구청을 방문하여 신고해야 한다.동물등록은 무선식별장치를 체내에 삽입하는 내장형 방식과 목걸이 등의 형태로 부착하는 외장형 방식 중 선택할 수 있다. 내장형 방식을 희망하는 경우 동물등록대행자로 지정된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등록할 수 있으며, 외장형 방식은 동물등록대행자로 지정된 동물판매업소 등에서 등록할 수 있다. 다만 외장형 방식으로 등록할 경우 목걸이 분실·훼손 등의 우려가 있어, 한 번 체내에 삽입하면 평생 분실이나 훼손의 우려가 없는 내장형 방식이 권장된다.농식품부는 이번 자진신고 기간이 끝나면 10월부터 전국 시·군·구(세종시와 제주도 포함)에서 반려견 미등록자와 변경사항 미신고자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계획이다. 도로, 공원 등 공공장소와 주요 산책로를 이용하는 반려견은 물론, 실외 사육견인 마당개도 단속 대상이 된다.1차 위반 시 2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지자체가 운영하는 반려동물 놀이터나 공원 등 공공시설 이용도 제한된다.김지현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은 “동물등록은 소유자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고, 책임감 있게 보호하며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라며 “반려인 스스로 법령과 펫티켓을 준수함으로써 동물 학대와 유기, 개물림 사고 등 사회문제를 줄이는 데 동참해야 하며 그 첫걸음이 반려동물 등록”이라고 밝혔다.
- 이제 마스크 벗었는데…'더 센 놈' 델타 변이 공포 덮친 美(종합)
- 미국 뉴욕 시민들이 맨해튼 허드슨강에 위치한 인공섬 공원 ‘리틀 아일랜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공)[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월가의 한 대형 투자자문사에서 채권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A씨. 팬데믹 이후 1년 넘게 재택근무를 했던 그는 최근 주 2회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다. 뉴저지 테너플라이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대중교통으로 족히 2시간은 걸린다. 출퇴근 길을 보면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갔다는 게 그의 말이다.그런 A씨가 내심 불안한 게 있다. 인도발(發)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소식이다. A씨는 “요즘 맨해튼에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만으로 델타 변이를 예방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실제 요즘 맨해튼을 비롯한 뉴욕 일대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기자가 23일(현지시간) 센트럴파크, 브라이언트파크, 배터리파크 등 맨해튼 일대를 둘러보니, 관광객으로 보이는 몇몇을 빼면 실외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다녔다. 로어 맨해튼에서 만난 앤드루씨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한 달 후 델타 변이 지배종 될 것”이제 막 마스크를 벗기 시작한 미국이 델타 변이 변수를 만났다. 미국이 방역 조치를 사실상 모두 해제한 데다 전염력이 다른 변이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또 팬데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NBC와 인터뷰에서 “한달여가 지나면 델타 변이가 지배적인 종(種)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기존 영국발 알파 변이보다 전염력이 60% 더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파우치 소장은 “델타 변이가 두 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주”라며 “현재 미국 내 신규 감염자 중 델타 변이 비중은 약 20%”라고 설명했다. 두 배로 늘어나는 시간을 감안할 경우 한달여 뒤면 상당히 지배적인 종이 될 것이라는 게 파우치 소장의 전망이다. 이는 최근 로셸 월런스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이 예상한 시점보다 빠른 것이다. 월런스키 소장은 “델타 변이는 몇 달 뒤 지배적인 종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파우치 소장은 이날 CBS에도 나와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퍼질 것”이라며 “빨리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와 49개주에서 모두 발견됐다.델타 변이가 팬데믹을 재연할 것이라는 연구는 적지 않게 나와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전염병 연구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의 분석을 보면, 미국인의 75%가 백신을 접종한 와중에 델타 변이가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가을과 겨울 미국에서 매주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됐다. 무엇보다 우려가 커지는 건 해외의 전파 속도 때문이다. ‘백신 접종 모범국’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 외국인 관광객의 자가 격리 면제 계획을 연기했다. 다음달 1일 시행하려다 한달을 미뤘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늘어난 감염의 70%는 델타 변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대부분은 입국자의 격리 의무 위반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이스라엘, 격리 면제 계획 한달 연기유럽은 이미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과 유럽경제지역(EEA)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 30개국 내 델타 변이 확산 영향 평가 결과, 오는 8월 말까지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EU 내 신규 감염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날 밝혔다.ECDC는 “델타 변이에 의한 감염이 8월 초까지 신규 확진의 70%, 8월 말에는 90%에 달할 것”이라며 “빨리 백신을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안드레아 아몬 ECDC 국장은 “델타 변이가 여름 동안 널리 퍼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영국은 델타 변이의 위력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에 따르면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더 큰 델타 플러스가 이날 41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사진=AFP 제공)
- 오늘의 부고 종합
- [이데일리 편집국] △백순용(전 성균관대 교수)씨 별세 = 백승진(의왕예술인협회장)·승철(자영업)씨 부친상, 정기동(대신증권 상무)·정윤철(수원스쿼시 스포츠센터 대표)씨 장인상 = 8일 오후 5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4호실,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3151 △김종철씨 별세, 김경영·김경화씨 부친상, 박해준(한국경제신문 업무지원국장 직무대행)씨 장인상 = 9일 오전 2시, 전주 모악장례문화원 303호실, 발인 11일 오전 8시30분, 063-221-4044 △성주경씨 별세, 성중탁(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씨 부친상 = 대구 칠곡경북대병원 장례식장 VIP실 201호, 발인 11일, 장지 경남 창녕 선영, 010-7472-6887△김옥자씨 별세, 김동현(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전 동국대 대학원 교수)씨 부인상, 김일윤(㈜PIA 대표이사)·김지윤씨 모친상, 석명기(삼정KPMG 전무)씨 장모상 = 8일 오후 10시께,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11일 오전 8시, 장지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 02-2227-7580△이규철씨 별세, 이은석(건설공제조합 대전지점장)씨 부친상 = 9일 오전, 충남 논산시 놀뫼시민장례원 특1호, 발인 11일 오전 8시, 041-733-0404
- [줌인]석달 잠행 마친 윤석열 "지켜봐달라"…대선 행보 `시동`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랜 잠행을 깨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약 세 달만의 첫 공개행보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그는 향후 정치 계획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는 9일 서울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우당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형제들과 전 재산을 팔고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해 독립군을 양성한 독립운동가인 우당 이회영 선생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다. 윤 전 총장은 이회영 선생의 증손이자 죽마고우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동참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행사에 오게 됐다.행사장은 그의 공개 일정을 듣고 몰려온 취재진 등으로 가득찼다. 윤 전 총장은 행사 시작에 앞서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묻는 기자들을 향해 “그에 대해서는 아직, 오늘 처음으로 제가 (공개 장소에) 나타났는데…”라며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나 싶다”고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그는 행사 참석 이유에 대해 “한 나라가 어떤 인물을 배출하느냐와 함께 어떤 인물을 기억하느냐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난다고 했다”며 “우당 선생의 기념관 개관이 아주 뜻깊고 대단히 반가운 일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기대 내지는 염려, 이런 걸 제가 다 경청하고 다 알고 있다”며 “좀 지켜봐 주기를 부탁한다”고 설명했다.본격적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한 건지, 침묵이 길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장모와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가 핵심 사안에 대한 확답은 주지 않았지만,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앞서 그는 총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대권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대중에 드러내지 않고 두문불출 했었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노동문제 전문가인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당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잠깐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렇다 할 발언을 하진 않았다.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러다 최근부터 권성동·정진석·윤희숙 국민의힘 의원과 연달아 회동을 하고 장제원·유상범 의원과도 통화를 하는 등 국민의힘과 접촉을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가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9일)은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시점으로, 윤 전 총장이 말을 아낀 배경에는 행여나 전당대회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물론 일각에서는 그가 이철우 교수를 비롯한 측근들의 입을 빌려 말하는 `간접정치`만 한다는 점에서 국민적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었다. 이에 대선을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대민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었다. 이런 민심을 의식한 듯, 그는 현충일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K-9 자주포 폭발사고’ 피해자인 이찬호씨와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인 전준영씨를 만나기도 했다.이날 우당 기념관 개관식 또한 보훈·안보 일정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행사장에는 보수 유튜버를 비롯해 열혈 지지자들도 찾아와 ‘윤석열 화이팅’ ‘윤석열 대통령’ 등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윤 전 총장이 이제는 모습을 드러내고 정권교체, 대선 행보 등에 대한 대국민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지나면 그가 입당을 하게 될 것임을 확신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보여주고 싶은 장면만 사후에 편집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여론의 관심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시간 끌기를 해왔으나, 예쁜 그림만 보여주는 것도 한 두 번이다. 국민은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며 “이제는 정책 드라이브든 정권교체에 대한 방법론이든 본인의 메시지를 `리얼 타임`(실시간)으로 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더는 미룰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독자노선을 확보한 후 제1야당(국민의힘)과 합치는 형태로 갈 거라고 봤었는데, 은둔의 정치가 너무 길어서 `투스텝`으로 가기엔 시간이 없고, 비용과 자원을 최대한 줄일 방법은 국민의힘과 바로 결합하는 것이다. 7~8월에는 결판이 날 듯 하다”고 전망했다.
- 서울시, 오후 3시 기준 서남·동북권역 오존주의보 발령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9일 오후 3시 기준 서남권역 영등포구, 동북권역 강북구의 오존 농도가 0.120 ppm/hr 이상으로 측정돼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9일 오후 서울 남산예장공원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서울지역은 이날 맑은 날씨, 강한 일사량, 높은 기온, 대기정체 등 고농도 오존이 생성되기 유리한 기상조건이 형성되며 오존 농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연구원은 분석했다.오존은 대기 중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이 태양에너지와의 광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2차 오염물질이다. 고농도에 노출 시 호흡기와 눈을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키며, 심하면 호흡장애 현상까지 초래하게 된다.서울시는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4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포함해 매일 ‘오존 예·경보 발생 상황에 대비해 비상 근무하고, 오존 농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주의보 발령에 대비하고 있다.주의보와는 별개로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자료에 따라 오존 예보를 진행한다. 오존 최고 농도를 예측해 당일 예보는 오전 5시, 11시 기준으로 내일 예보는 오후 5시, 11시 기준으로 예보한다.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서울시 유관부서, 정부기관, 언론사, 학교, 다중이용시설 등에 팩스, 전화, 문자 등으로 전파하고 문자서비스 신청자에게 문자를 발송하여 경보 상황 및 시민행동요령을 안내한다. 오존 주의보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원하는 시민은 누구든지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내 ‘대기질정보 문자서비스 받아보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시 오존을 포함해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주의보 또는 경보 발령 시 무료로 해당 발령상황 받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