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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원 미래수석 "검증된 사업모델 버린 게 포켓몬 고 성공요인"
  • 현대원 미래수석 "검증된 사업모델 버린 게 포켓몬 고 성공요인"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결국 아이디어 문제다.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에 가두는 게 아니어야 한다. 다른 세상으로 가는 도전이 필요하다.”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현대원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의 성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포켓몬 고는 구글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나이앤틱이 구글에서 분사해 일본 게임회사 닌텐도와 손잡고 만든 증강현실(AR)게임이다.오락게임 ‘포켓몬(포켓몬스터)’의 모바일 버전인 셈이다.지난 6일 미국에서 출시된 뒤 닷새 만에 사용시간이 페이스북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현 수석은 14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포켓몬 고는 2013년 만우절에 ‘포켓몬들을 구글 지도에 뿌려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고, 아이들의 캐릭터를 실제 좌표상에 뿌려 어른들의 어드벤쳐(모험심)을 자극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어른들도 게임을 즐기게 됐다. 휴대폰에 머무는 게 아니라 등산이나 낚시 같은 실질적인 어른들의 레저활동과 접목해 콘텐츠 산업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포켓몬 고는 위치정보시스템(GPS)과 증강현실(AR)을 결합했기 때문에 이용자의 현실 위치에서 포켓몬들이 튀어 나온다. 이를 포획하고 훈련시키면서 대전도 하고 거래도 할 수 있다.현 수석은 “우리나라 게임사들은 개발능력도 좋고 스킬도 뛰어난데 뭔가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면서 “실적이 급하니까 단기 성적에 집중한다. 검증된 비즈니스모델에서만 뭔가를 찾으려 하는데 사실은 인터넷상의 매시업( Mashup, 웹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와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웹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종 간 서비스와 콘텐츠를 연동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는 도전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현대원 미래전략수석은 청와대로 가기 전 한국VR산업협회 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포켓몬 고의 열풍으로 특수한 안경을 쓰는 가상현실(VR)이 아니라 외부 기기가 필요 없는 증강현실(AR)사업이 뜰 것이라는 전망에는 “VR과 AR은 모두 3D 기술에서 기반한 동전의 앞뒤와 같다. 같이 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둘을 섞은 게 복합현실(MR)인데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AR·VR 같은 신개념 콘텐츠 융복합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현 수석은 “(VR플랫폼인) 오큘러스가 한국 출시를 안 하는 이유로 정부의 게임물 사전 규제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늦기는 했지만 미래부와 문체부가 협의해 사후로 풀고 법도 바꿨다”면서 “정부 자세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AR시장은 2020년 1200억 달러(약 140조 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VR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VR시장 규모는 지난해 9636억 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5조7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용어 설명 AR : Augmented Reality의 약자로 실제 세계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방식. 특정 지역을 비추면 정보나 물체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보인다. VR과의 결정적 차이는 특수한 안경이나 장갑 같은 외부 기기를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VR : Virtual Reality의 약자다. 특수한 안경 등을 쓰고 사용자가 시각과 청각 등을 통해 실제 가상 세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게 하는 방식. 사용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만든 현실이나 360도 촬영한 영상 등을 통해 높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MR : Mixed Reality의 약자로 복합현실로 번역된다. 단순히 가상 공간을 보는 것을 넘어 실제 현실처럼 걷는 속도, 시선의 위치 등에 따라 각기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다. 가상 현실의 한계를 한 단계 뛰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07.14 I 김현아 기자
②예약손님만 받는 국내최초 검안학박사 안경사
  • [소상공인열전]②예약손님만 받는 국내최초 검안학박사 안경사
  • [이데일리 유근일 기자] “편안한 안경 착용을 위해서는 정밀한 검안이 가장 중요하다. 정밀한 검안으로 고객의 눈에 딱 맞는 안경을 맞춰 온 결과 전국 각지에서 저희 안경원을 찾을 정도가 됐다.”경기도 분당에서 아이필 안경원을 운영하는 김재도(52·사진) 원장의 말이다. 그는 지방 고객들의 검안과 안경광학 전공생들의 강의를 위해 일주일에도 수차례 경기도 분당과 울산, 경북 구미를 오간다.그는 “안경이 눈에 잘 맞지 않아 두통을 호소하는 손님부터 안경을 쓰면서 각종 불편함을 호소하는 손님들이 주로 매장을 찾는다”며 “각지에서 예약 손님이 몰려들어 예약제로만 검안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위해 김 원장을 만난 날도 30분 단위로 끊임없이 찾아오는 예약 손님들로 안경원은 분주했다. 아이필 안경원에는 하루 평균 16명 안팎의 손님이 안경을 맞춰간다.그가 예약제로만 손님을 받는 것도 정밀한 검안을 하기 위해서다. 평소 착용하는 안경이 얼마나 불편한지 여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해 총 10개에 달하는 시력 측정 장비로 자신의 눈에 꼭 맞는 안경을 추천해주고 있다. 정밀 검사를 실시할 경우 1시간에 달하는 시간을 검안에만 쓰기도 한다.그가 검안에 공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안경공학과를 졸업하고 대구에 첫 안경원을 열면서부터였다. 그가 대학에서 안경공학을 전공하던 1980년대는 안경사를 육성하기 위한 교재도 마련되지 않은 때였다. 안경공학과 교수들은 대부분 안경테 공장과 재료 공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이었다.1991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안경원을 열고 다양한 검안 장비를 사용해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들여온 광학서적을 참고해 자체적으로 제작한 검안 장비들이었다. 그는 “안경원을 열었던 첫 날까지만해도 5000원짜리 식염수 한 통을 판 것이 매출의 전부였지만 눈에 꼭 맞는 안경을 만든다는 소문을 타고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보다 정밀한 검안을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해외유학. 국내에서는 검안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였다. 1995년 호주로 떠난 그는 국내 최초로 검안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 원장은 “안경의 기본은 잘 보이고 이쁘게 보이는 것뿐 아니라 편안함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현행 법령으로는 단순히 시력 교정을 하는 것 외 안경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풀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눈에 질환이 있어 시력이 낮은 것인지, 두 눈의 시력 차이로 인해 원근 구분이 어려운 지 등을 안경사들이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김 원장은 “안경사들이 가야할 길은 결국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안경 렌즈 뿐 아니라 콘택트렌즈까지 수많은 기능성 제품들이 나와있고 고객의 눈에 맞춰 좋은 렌즈를 처방해줄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안경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경사들 모두가 대학에서 이미 타각적 굴절검사기 등의 사용법을 익혀 안과에서 정밀 검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법적 문제로 인해 보다 다양한 장비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든 현행법이 개선돼야 전국의 안경사들도 국민의 눈 건강 관리에 앞장설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김재도 원장이 아이필안경원을 찾은 손님에게 검안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유근일기자
2016.06.24 I 유근일 기자
  • [전문]정의화 "20대 국회 출범 직후 개헌 논의 시작해야" 퇴임 기자회견문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퇴임 기자회견문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 가족과 언론인 여러분,이제 나흘 후 저는 국회의장 임기를 마칩니다.지난 2년 동안 제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직을 맡아 숨 가쁘게 달려 온 여정을 뒤로 하고 국회를 떠나게 됩니다. 부족한 제가 국회의장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두 분 부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모든 국회 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전반기 의장과 후반기 의장이 단절 없이 이어져 국회의장 공백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국회법 관련 규정이 생긴 1994년 이후 20년 만이었습니다. 저에게 온전히 주어진 2년이라는 임기를 국민 여러분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로 생각하고,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2년이었습니다. 저는 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본회의장에서 “우리 국회의 혁신, 소통, 화합을 이루고, 우리 국회를 품격 높은 선진 국회로 만들어 국민적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집무실에 ‘참을 인(忍)’자를 써서 걸어놓고, 어떻게든 소통과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국회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습니다. 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재량권을 발휘해 교섭단체 간 대화와 타협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초선의원 때부터 참으로 의아하게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의회주의를 그렇게 강조하던 의원들이 행정부로 가면 국회를 필요에 따라 거수기나 통법부로 여기곤 한다는 점입니다. 삼권이 서로를 존중하고 예를 갖추는 가운데 국민의 삶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구조입니다.입법부 수장으로서 우리 국회가 삼권분립의 튼튼한 토대 위에 반듯하게 나아가고 상생의 정치, 합의의 정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헌법과 법률에 따라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자 했습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국회의 교착상태를 풀었고, 예산안을 헌법과 법률이 정한 시한 내에 원만히 처리하는 전통을 세웠습니다. 김영란법, 공무원연금 개혁 등 주요 법안들도 여야 합의로 처리했습니다. 연중 상시국회 운영, 대정부질문제도 개선, 위원회 청문회 제도 활성화 등 국회운영제도 개선을 통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습니다. 믹타 국회의장 회의, 유라시아 의장회의, 한일의회 미래대화 등 국익을 위한 의회수장 외교 활동도 결실을 거두었습니다. 지난 주말 국회 잔디밭은 아이들 웃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많은 국민들이 가족의 손을 잡고 국회 잔디마당을 찾아주셨습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준공 후 40년이 지나서야 드디어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간 것입니다.하지만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들을 제때 처리하지 못한 점, 정쟁의 구도를 끊어내기 위한 정치개혁을 이루지 못한 점, 국가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남북국회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 등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해 국회는 도대체 무엇을 했냐는 따가운 질책에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곧 개원할 20대 국회는 19대 국회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국가 전반에 산적한 과제들을 풀어내고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되찾는 국회가 되기 바랍니다. 특히, 협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치개혁을 이루고 중요한 국가적 미래과제들에 대해 여야가 함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국회미래연구원’ 설립 등의 과제는 빠른 시일 내에 성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는 저의 국회의원 20년을 마무리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지난 20년 동안 권력의 대세를 따르지 않고, 부끄럽지 않게 정치적 소신을 지켜왔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그러나 국회를 떠나면서 제가 바라보는 우리 정치가 대단히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10년 후 대한민국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한국경제를 책임지던 여러 산업 분야에 동시다발적으로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는 국가적 위기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지역과 이념의 기득권 질서에 안주하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무능과 나태 속에 빠져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국민이 아니라 권력자를 바라보는 정치, 국익과 민생이 아니라 당리당략과 사리사욕에 사로잡힌 정치가 되어가는 것 같아 참으로 답답합니다. 지난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명확합니다. ‘정치를 바꾸라.’는 것입니다. 구태의연한 이념적 색안경으로 서로를 적대시하고,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내 편이 아니라며 배척하며, 편 가르기에만 몰두하는 한심한 정치를 그냥 둘 수 없다는 뜻입니다.정치가 문제를 악화시키던 시대를 끝내고, 산적한 국가적 문제를 정치가 해결하라는 명령입니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해법을 찾는 일, 날로 더해가는 사회적 격차문제를 해소하는 일,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질서를 정착시키는 일 등 당장 우리 정치가 소매를 걷어붙여야 할 일이 산적해 있습니다.우리 정치,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합니다. 협치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합니다. 무능한 정치를 유능한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우선, 아직도 권위주의 시절에 살고 있는 정치권 일부와 구시대적 행정편의주의에 젖어있는 일부 공직사회의 인식부터 완전히 바꾸어야 합니다.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시대는 오래전 끝났습니다. 국회운영제도 개선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 중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부분을 두고 일부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그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감사하고, 특정한 국정사안을 조사하는 것은 헌법 61조에 규정되어 있는 국회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정책적으로 현안조사가 필요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과 대안을 마련하여 국민들의 걱정을 하루속히 풀어드려야 할 의무가 국회에 있습니다.그런 문제에 정치가 제때 응답하지 못했고, 책임소재는 제대로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일 잘하는 국회, 정부를 제대로 감독하고 견제하는 국회를 원하고 계십니다.행정부가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르게 일하라고 만든 법을,‘귀찮다’고 ‘바쁘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과거의 일부 청문회에서 나타났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며 정책 청문회 활성화 자체에 반대하는 것 또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식의 회피성 주장일 뿐입니다.저는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를 비롯해 연중 상시국회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국회법이 이번 정부가 임기 끝까지 국정을 원만히 운영하는 데 오히려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낡은 정치를 바꾸려면, 정치의 틀 역시 바꾸어야 합니다. 낡은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던져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룰 수 있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으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폭넓게 수용하여 갈등을 녹여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질서, ‘협치의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개헌 논의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지금은 87년 체제를 극복해야 할 구조적 전환기입니다. 역사가 바뀌고, 시대의 요구가 바뀌면 헌법을 그에 맞게 바꾸어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국가적 과제와 비전이 구현되어 있는 새로운 헌법이 우리에게는 필요합니다. 개헌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20대 국회 출범 직후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들이 수렴되기를 기대합니다.선거제도 또한 이대로는 안 됩니다. 현행 소선거구 제도는 다수의 사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고질적인 지역구도를 깨기 어려운 심각한 단점이 있습니다.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고 사회적 합의와 생산적 타협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지역패권주의와 승자독식의 선거 제도를 혁파해야 합니다. 마침 정쟁이 아닌 협치가 필수적인 상황이 되었습니다. 20대 국회에서는 중대선거구제, 권역별비례대표제 등 근원적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 국회를 떠나지만, 낡은 정치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열어나가는 길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합니다. 협치와 연대의 정치개혁, 국민중심의 정치혁신에 동의하는 우리 사회의 훌륭한 분들과 손을 잡고,우리나라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빅 텐트’를 함께 펼치겠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초당적으로 국회를 운영해왔듯, 퇴임 후에도 정파를 넘어서는 중도세력의 ‘빅 텐트’를 펼쳐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겠습니다. 더 이상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저는 국민들의 민의가 정치에 직접적으로 전달되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정치개혁을 고민하려 합니다.국민과 정치와의 거리를 최대한 좁힐 수 있도록 정당 시스템의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데 앞장서겠습니다.이것이 20년간 국가의 녹을 받아온 제가 국가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정치가 싫고 국회가 밉다고 외면하지 마시기를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정치는 사회적 합의의 기초이고, 국회는 우리 사회를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법을 만들고 고칩니다. 정치와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사회도 바뀌기 힘듭니다. 우리 정치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국회가 제 할일 제대로 하는지 지켜봐주십시오. 저 정의화도 제 이름자대로 늘 ‘옳은 길’을 걷고, 항상 ‘화합하는 길’을 가며 국민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그동안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2016년 5월 25일 국회의장 정 의 화
2016.05.25 I 김영환 기자
노동개혁 법안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 [여의도 와글와글]노동개혁 법안이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출근길에 생수 한 병을 샀습니다. 물병을 들고 걸어가는 길에 문득 ‘물도 자연스럽게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순간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동네 슈퍼마켓 음료 진열대에 있는 생수를 보고는 ‘무슨 맛일까’하고 사 먹는 데 아무 맛도 안났습니다. ‘이런 희한한 음료수도 있구나’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말 그대로 그냥 ‘물’이었고 다음부턴 절대 돈 주고 사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또는 당연하다는 듯이 생수를 사 마시는 제 모습을 보니 순간 웃음이 났습니다. ‘웃픈(웃기다+슬프다)일’입니다. 자유재가 경제재로 된 케이스입니다. 외부요인인 환경오염으로 더러워진 물을 못 마시게 되자 그 물을 정화하고 상품화한 비용를 치러야 얻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나와는 상관없겠지 싶었던 환경오염이 당장 내 주머니에서 돈을 내고 물을 사 마셔야 하는 일상으로 바뀐 거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여야 위원이 지난달24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 무관심이 심화하는 오늘날 ‘나와는 상관없겠지’ 하고 생각하다가는 그 비용을 치러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마치 돈을 내고 물을 사 먹어야 하는 것처럼요. 국회의 역할 중 핵심은 입법입니다. 국민 의견을 수렴해 법안을 만드는 고유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입니다. 법안 하나하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합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법안을 국민 의견 수렴도 없이 국회 안에서도 체계적인 심사과정 없이 여야 지도부가 ‘주고받기식’으로 통과시킨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른바 ‘빅딜(Bigdeal)’이 관행이 됐다지만 지양해야 합니다. 국민 입장에서는 분명 ‘환경오염’과 같은 외부적 요인일테니 말이죠. 대표적인 게 노동개혁 관련법입니다. 법안 중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 개정안을 볼까요. 골자는 비정규직 기간을 현행 2년에서 2년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지금은 2년 계약만료 시점이 오면 다니던 회사에서 나와야 합니다. 회사가 더 고용하려고 하면 무기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죠. 정부·여당은 비정규직원이 2년뒤 ‘어쩔수 없이’ 퇴사해야 하는 것보다는 본인(35세 이상)과 고용주가 원한다면 2년을 더 근무할 수 있게 하자는 법이라고 주장합니다. 대신 4년 후에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회사는 벌금을 내야하고 근로자는 이직수당을 받습니다. 반대로 야당은 ‘평생 비정규직법’이라고 주장합니다. 평생을 4년짜리 비정규직 자리만 찾아 다닌다 게 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기업의 사내유보금 등을 활용해 정규직 고용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근로기준법안 △고용보험법안 △파견근로자보호법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안 등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적용 대상이라고 할 수 있을법한 법안들입니다. 그만큼 여야가 테이블에 올려놓고 꼼꼼히 따지고 봐야 할 내용이죠.정치권은 이렇게 중요한 법안들을 제대로 심의는 하지 않은 채 ‘쪼개니 붙이니’하며 허송세월하고 있습니다. 법안을 심사해야 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김영주 위원장) 법안심사소위에선 말장난 수준의 언쟁만 오갔습니다. “꼭 공부 못하는 사람이 성문 종합영어, 시험에도 안 나오는 관사·대명사부터 본다. 시험에 많이 나오는 부정사·동명사부터 급한 거부터 해야 한다.”(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공부 못하는 사람에 대한 폄하 발언은 좀”(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우리가 급한 법하고 그쪽이 급한 법이 다르다”(우원식 새정치연합 의원)“자꾸 끓이다 보면 뭐가 되겠지. 죽이 되든 밥이 되든”(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김 의원은 노동개혁 법안부터 소위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이고, 우 의원은 야당이 제안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부터 다뤄야 한다며 옥신각신하는 상황입니다. 보다 못한 이 의원이 ‘죽밥’ 얘기를 한 것이고요. 12월 임시국회에는 노동개혁 법안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의 핵심 경제활성화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등과 선거구획정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주요 법안이 얽히고 설키면서 벌써부터 빅딜 얘기가 나돌고 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정의화 국회의장은 10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주고받는 거래의 정치가 일상화되고 있다.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조차 흥정의 대상이 되는 보기 민망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여야는 서로가 제안한 법에 대해 ‘재벌과 특권층을 위한 법’, ‘反시장적인 법’이라는 구태의연한 이념적 색안경을 벗어야 한다”고 여야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여야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온 국민이 지켜봐야 한다는 뜻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는 형태로 여야를 비판한 건 아닐까요. 결국 노동개혁법이라는 우리 생활에 중요한 법안을 어떻게 여야가 다루는지를 감시하는 것은 국민이 필연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구정물’에 대한 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면요.▶ 관련기사 ◀☞ [여의도 와글와글]與野 ‘법안빅딜’···“야바위꾼이나 하는 것”☞ [여의도 와글와글]YS와 백남기 그리고 '통합과 화합'☞ [여의도 와글와글]노동5법 심의연기에 "NO" 외친 김영주☞ [여의도 와글와글]이번엔 '청년수당' “양치기소년” 될라
2015.12.12 I 강신우 기자
  • [전문]정의화 국회의장 대국민 담화문
  •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은 1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 10일 여야가 합의한 이른바 ‘경제활성·민주화법’ 처리와 오는 15일 이전까지 선거구 획정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정 의장 대국민 담화 전문.국민 여러분!어제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났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리는 문제들에 대해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옳을 것 같아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오늘 매우 착잡하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불신과 비판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 의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통감합니다. 저는 국회의장이 된 후,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의 앞날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들을 제거하는 국회를 만들고자 다짐했습니다. 어떻게든 소통과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국회를 운영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제 방에 ‘참을 인’자를 써서 걸어놓고, 여와 야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의견을 경청하려고 했습니다. 중요한 의제들에 대해 대타협을 이끌어내려고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나름대로 성과도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국회의 교착상태를 풀었고, 예산도 예정된 일정 안에 원만히 처리했습니다. 공무원 연금 개혁을 포함해 주요 법안들이 여야 합의로 처리되도록 중재의 노력도 많이 기울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기국회를 끝낸 지금 현재의 국회 모습에 대한 세간의 걱정과 비판을 의장으로서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19대 국회는 제가 그토록 원했던 정쟁의정치 구도를 끊어내지 못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패권주의와 양당 대립을 심화시키는 선거제도의 개편 등 근원적인 정치개혁을 호소했습니다만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이런 근원적인 정치개혁은커녕 선거구 획정 기준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한 쟁점 법안들도 상식과 합리를 바탕으로 충분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당의 ‘이념의 덫’과 ‘불신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습니다. 저는 어제 정기국회 본회의 도중 양당 원내대표를 불러 이에 대한 합의를 마지막으로 시도했으나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경주하겠습니다. 국회와 정부는 국가를 운영하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습니다. 각자 기능에 충실하면서 또한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정신인 소통과 공감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무언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소통의 노력보다는 비난의 화살만이 오가고 있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회의 기능과 권한이 커지는 만큼 국정에 대한 국회의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견제와 감시도 중요하지만, 나라의 어려움을 주도적으로 해소하는 기능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런 국회의 생산적 기능이 지금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국정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있다는 비판을 우리 국회의원들은 있는 그대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합니다.한편 저는 국회가 독립된 헌법기관인 의원 각자의 의견이 존중되고,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줄곧 강조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국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국회의원과 상임위는 보이지 않고, 교섭단체의 지도부만 보입니다. 국회의원은 거수기가 되고, 상임위는 겉돌고 있습니다. 전혀 연관이 없는 법들을 당리당략에 따라 서로 주고받는 거래의 정치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조차 흥정의 대상이 되는 보기 민망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높은 수준의 타협과 합의보다는 낮은 수준의 ‘거래’를 촉진하는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선진화법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제가 국회개혁자문위원회의 의견으로 제안한 ‘무쟁점 법안 신속처리 제도’ 등 국회 개혁법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를 끝내면서 대한민국 국회가 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한지 여야 모두가 문제점을 충분히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하루빨리 국회선진화법의 보완을 서두르고 예측 가능한 국회, 효율적 국회 운영을 위한 개혁방안들을 처리해야 합니다. 오늘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둔 사실상 19대 국회 마지막 국회입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사회적경제 기본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등 아직도 남아있는 숙제들을 이제는 정말 마무리해야 합니다. 여야는 서로가 제안한 법에 대해 “재벌과 특권층을 위한 법”, “反시장적인 법”이라는 구태의연한 이념적 색안경을 벗어야 합니다. 다른 의견을 이단(異端)으로 인식하면 공동체는 반분되기 마련입니다. 시야를 미래에 두고,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서면 얼마든지 의견을 모을 수 있는 법들입니다. 선거구 획정 문제 역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5일 이전에 반드시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여야 지도부는 오늘부터 당장 밤을 새워서라도 머리를 맞대고 기준을 마련해서 획정위원회에 넘겨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장으로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 신성한 권리인 선거권을 침해하고 출마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일을 두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이마저 안 한다면 19대 국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었던 국회로 최악의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부디 이번 임시국회를 통해 19대 국회의 밀린 숙제를 모두 정리하고,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연말이 되길 의장으로서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여러 가지 힘든 일이있더라도 용기를 내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그득한 연말이 되셨으면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평안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12.10 I 강신우 기자
 베테랑서 ‘개(犬) 폭행’ 조태오, 형사처벌 받을까?
  •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 베테랑서 ‘개(犬) 폭행’ 조태오, 형사처벌 받을까?
  •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학대하거나 잔인하게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해 1991년 만들어졌습니다. 사진 속 강아지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호수’입니다. 호수는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눈이 불편한 양지호 정인교회 목사의 훌륭한 눈이 돼 주었다가 2010년 2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진 = 조용석 기자)[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사례1.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A씨는 2014년 3월, 아파트 14층에 주인 없는 고양이가 침입했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올라갔습니다. A씨는 고양이 머리를 두 차례 발로 밟아 제압한 뒤 준비한 끈으로 목을 힘껏 졸라 묶었습니다. 목이 졸린 채 1층 가스배관에 묶여 있던 고양이는 곧 죽었습니다. 사례2. 지난해 6월 10일, 제주도에서 폐지 수집을 하는 B씨는 아침부터 무척 화가 난 상태였습니다. 자신이 기르던 개가 손을 물었기 때문이죠. 이성을 잃은 B씨는 목줄을 수차례 세게 잡아당겼습니다. 개의 목에는 곧 상처가 났고 피가 흘렀습니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B씨는 나무 막대기를 사용해 개의 몸통을 수회 때렸습니다. ‘복날 개 패듯 때린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무자비한 폭력을 설명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동물은 때려도 된다’는 인식이 숨어있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동물을 학대하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면 법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거나 학대하는 행위를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사례1의 A씨는 동물보호법 제8조 1항 1호(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를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부산지법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동물보호법은 소유권을 따지지 않습니다. 자기 소유의 동물이라도 학대를 했거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면 처벌받습니다. 자신의 개를 피가 나도록 때린 사례2의 B씨는 동물보호법 8조 2항 1호(도구·약물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와 2호(살아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는 행위)를 위반한 혐의가 적용됐고 제주지법은 B씨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영화 ‘베테랑’에서는 조태오(유아인 분)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기르던 개를 골프채로 잔인하게 때려죽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조태오의 잔인함을 잘 설명하는 장면이지만 앞서 소개한 판례에 대입해보면 동물보호법 제8조 1항 1호를 위반한 겁니다.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는 “동물보호법이 만들어진 것은 20년이 넘었으나 실제로 적용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많지 않다”며 “동물 학대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사람들이 적고 자기 소유 동물의 경우 학대가 드러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주인이 있는 동물의 신체를 훼손하거나 죽였을 때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함께 재물손괴죄(형법 366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법에서는 동물을 재물로 판단, 주인이 있는 동물에 대한 피해는 재물 손괴와 유사하게 취급합니다. 이에 대한 처벌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동물보호법(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어겼을 때보다 무겁습니다. 2011년 2월 허모씨는 서울의 한 수산시장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횟칼로 주인이 있는 고양이 2마리를 찔렀습니다. 두 고양이에 대한 치료비는 약 150만원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허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고 이 판결은 2012년 11월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피해를 당한 동물의 주인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는 있지만 큰 보상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이는 동물을 재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물에 대한 배상은 물건 가액에 대해서만 가능하며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는 위자료는 원칙적으로 지급하지 않습니다. 고 변호사는 “반려동물에 대한 위자료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덧붙여 개나 고양이를 도축해 먹는 행위는 법에 저촉될까요? 동물보호법에서는 잔인하게 죽이는 행위를 금지할 뿐, 도축하는 행위 자체를 처벌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개나 고양이는 축산물에 포함되지 않아 축산물위생관리법에 따른 규제도 받지 않습니다. 개를 식용으로 기르는 농장이나 도축하는 곳을 단속할 마땅한 근거가 없는 셈입니다 개나 고양이를 축산물로 분류하면 규제가 가능해지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식용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를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 관련기사 ◀☞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집 안마당서 2m 음주운전 처벌은?☞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자전거도로서 사람을 치었다면 교통사고일까?☞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안경점 김사장, 태풍 때문에 범법자된 까닭은?☞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진상손님에게 소금 뿌리면"…죄가 될까 안될까?☞ [판결문 읽어주는 남자]술자리 상사 뒷담화 녹음됐다면..불법? 합법?
2015.10.26 I 조용석 기자
  • 방콕테러 용의자 "외국인 추정"…몽타주 배포·체포영장
  • [뉴스속보팀] 태국 방콕의 폭탄 테러를 수사하는 현지경찰이 19일(현지시간)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용의자의 몽타주를 배포하고 추적에 나섰다. CCTV에 찍힌 모습을 토대로 만든 몽타주 속 용의자는 텁수룩한 검은 머리에 안경을 쓴 젊은 남성이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이 몽타주를 공개하면서 결정적 제보자에게 현상금 100만 바트(약 3천300만원)를 주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밝은 피부색과 검은 머리카락에 짧은 수염을 기르고 안경을 쓴 이 남성이 외국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찰이 이날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체포영장에도 이 남성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외국인으로 기재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방송 인터뷰에서 “폭탄 테러의 용의자가 혼혈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초 태국 경찰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반군부 세력인 이른바 ‘레드셔츠’,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등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경찰은 방콕 폭탄 테러 현장인 에라완 사원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용의자의 외모 때문에 위구르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태국은 제3국으로 가려고 자국에 불법 입국한 위구르족 109명을 지난달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바 있다.이후 이들은 애초 목적지로 원한 터키에서 터키인들과 위구르족이 강제 송환에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태국에 아직 남아있는 위구르족들을 더는 중국에 강제 송환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위구르족 강제 송환 후 주태국 중국대사관은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첩보를 지난 11일 입수하기도 했다. 경찰이 입수된 사건 현장 CCTV에서는 지난 17일 폭발이 일어나기 직전 노란 옷을 입고 안경을 쓴 젊은 남성이 에라완 사원 근처 벤치에 앉아있다가 등에 메고 있던 검은색 배낭을 의자에 내려놓고 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남성이 버려두고 간 가방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다쳤다.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안전을 제공할 법적 수단을 찾을 것이고, 그것이 숨어 사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며 용의자에게 자수를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CCTV 정밀 분석을 통해 사건 현장에 머물던 이들 가운데 추가로 2명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지방송 인터뷰에서 “빨간 옷을 입은 사람, 흰 옷을 입은 사람도 용의자”라고 말했다.
2015.08.19 I 이윤정 기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송민호·YG·Mnet, 명예훼손 공식 사과하라"(전문)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송민호·YG·Mnet, 명예훼손 공식 사과하라"(전문)
  • 쇼미더머니4 송민호[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가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4’의 ‘송민호 논란’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은 지난 10일 ‘쇼미더머니4’ 방송에서 송민호가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랩 가사로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7월 10일 Mnet ‘쇼미더머니4’에 방영된 아이돌 그룹 위너 송민호씨의 랩 가사 중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대한민국 여성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준 것은 물론, 대한민국 여성들의 건강과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새 생명들의 건강을 위해 356일 24시간 불철주야로 진료를 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소속 4000여 산부인과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합니다”고 전했다.이어 “또한 이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여과 없이 방영한 Mnet 채널 및 ‘쇼미더머니4’ 제작진과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해당 사태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에 대한 성의 있는 공식적 의견 표명을 적극 요청하는 바입니다”라며 “방송 방영 직후부터 월요일 현재까지 방송을 시청 후, 성적 모욕감과 산부인과 비하에 문제의식을 느낀 많은 여성들이 보낸 공식입장 표명 요청 전화와 메일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폭주하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또한 “문제가 된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는, ‘MINO 딸내미 저격’ 즉, MINO가(자신이) 여성들을 저격하겠다는 뜻이며,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자신이 저격한 여성들이 자기 앞에서 산부인과처럼 다리를 다 벌린다는 뜻의 내용으로 해석되어 이 내용을 듣는 여성들은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이 방송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성적 가치관 및 산부인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 측은 또한 “과연 산부인과가 남성들 앞에서 다리나 벌리는 곳으로 폄하되어야 할 곳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군 및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와 이를 여과 없이 방영한 Mnet ‘쇼미더머니4’ 측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진심 어린 사과 및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포함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의사 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충분한 수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없이 무성의로 일관하거나 어물쩡 넘어가는 일이 생긴다면, 여성부와 보건복지부에 강력한 항의와 더불어 법적인 대응을 통해 물적, 심적 보상을 강제할 것입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앞서 ‘쇼미더머니4’ 제작진은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라며 “편집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쇼미더머니4’는 방송 심의 규정과 시청자 정서를 고려하여 방송을 제작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사 논란과 같은 실수가 발생되어 ‘쇼미더머니4’를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는 시청자분들께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사전 심의에 더욱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힙합과 래퍼들을 알리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다음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식 입장 전문이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7월 10일 Mnet ‘쇼미더머니4’에 방영된 아이돌 그룹 위너 송민호씨의 랩 가사 중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가 대한민국 여성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준 것은 물론, 대한민국 여성들의 건강과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새 생명들의 건강을 위해 356일 24시간 불철주야로 진료를 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소속 4000여 산부인과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합니다.또한 이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여과 없이 방영한 Mnet 채널 및 ‘쇼미더머니4’ 제작진과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도 해당 사태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에 대한 성의 있는 공식적 의견 표명을 적극 요청하는 바입니다.방송 방영 직후부터 월요일 현재까지 방송을 시청 후, 성적 모욕감과 산부인과 비하에 문제의식을 느낀 많은 여성들이 보낸 공식입장 표명 요청 전화와 메일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폭주하고 있습니다.문제가 된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는, ‘MINO 딸내미 저격’ 즉, MINO가(자신이) 여성들을 저격하겠다는 뜻이며,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 자신이 저격한 여성들이 자기 앞에서 산부인과처럼 다리를 다 벌린다는 뜻의 내용으로 해석되어 이 내용을 듣는 여성들은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을 뿐 아니라, 이 방송을 시청한 10대 청소년들에게는 잘못된 성적 가치관 및 산부인과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산부인과는 자궁과 난소 등 여성의 소중한 신체 부위를 검진함으로써,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난소암 같은 무서운 질병을 조기에 예방하고 여성의 건강을 증진하는 곳입니다. 이를 통해 저출산율 세계 1위의 초저출산 국가인 대한민국이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 받지 않도록,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 생명들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게 돕는 곳입니다. 그런데, 송민호 군은 ’산부인과처럼 다벌려‘ 라는 가사로 여성들이 남성들을 향해 다리 벌리는 공간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을 모욕하고, 산부인과와 산부인과의사들의 명예를 훼손했습니다.생리 관련 질환이나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등을 위해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할 젊은 여성들이 산부인과 방문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제 때 산부인과를 방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생리통을 진통제로 견디거나 산부인과 검진을 제 때 받지 못해 자궁경부암을 조기 발견하지 못하고, 심하게는 치료시기를 놓쳐 후유증으로 불임이 되거나, 자궁적출까지 해야 하는 대한민국 여성들이 아직도 많이 있습니다.이 때문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와이즈우먼의 자궁경부암 이야기’,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등의 웹사이트 개설을 통해 전문의들이 매일 무료상담을 해 오고 있으며, 산부인과의 문턱을 낮추어 젊은 여성들도 조기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캠페인을 지속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습니다.그런데도 과연 산부인과가 남성들 앞에서 다리나 벌리는 곳으로 폄하되어야 할 곳입니까? 이런 노력들이 성과를 내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은 아이돌 그룹 위너의 송민호군 및 소속사인 YG 엔터테인먼트와 이를 여과 없이 방영한 Mnet ‘쇼미더머니4’ 측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진심 어린 사과 및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포함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의사 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충분한 수준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이 없이 무성의로 일관하거나 어물쩡 넘어가는 일이 생긴다면, 여성부와 보건복지부에 강력한 항의와 더불어 법적인 대응을 통해 물적, 심적 보상을 강제할 것입니다.▶ 관련기사 ◀☞ 美 빌보드 "'K팝 넘버1' 용형, YG-크레이지본과 국경을 깼다"☞ '쇼미더머니4' 제작진 "송민호 가사 논란 명백한 제작진 실수"(공식입장)☞ '냉장고를 부탁해' 홍석천, 이문세 앞에서 왜 울었을까☞ 모델 한규리, 괌에서 비키니 입고 찰칵..'D컵 몸매' 시선 유혹☞ '슈퍼맨', 최고의 순간=바로 지금..일상이 주는 감동↑
2015.07.13 I 강민정 기자
'맹모닝',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맹기용 셰프, 제 점수는요~
  • '맹모닝', 직접 만들어 봤습니다..맹기용 셰프, 제 점수는요~
  • 맹기용 셰프가 만들어 논란이 된 ‘맹모닝’.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혹독한 ‘주방 신고식’을 치른 맹기용 셰프. 26일 하루는 그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을 터다. “오늘은 화요일에 쉽니다”라는 페이스북 글이 마치 이런 상황을 예견이라도 한듯 보일 정도였다.말도 안 되는 내용과 설정 투성이인 ‘막장 드라마’도 보고 욕한다고들 한다. 만약 음식에도 ‘막장’이란 말을 붙일 수 있다면 맹기용 셰프가 종합편성채널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선보인 ‘맹모닝’일 것 같았다.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말이다. 통조림 캔을 따 꽁치만 걸러낸다. 레몬 식초가 없어 레몬 즙으로 대신, 오렌지 즙을 내 비린내를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팬에 볶으며 양파와 다진 마늘을 넣었다.△맹모닝,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적어도 욕을 할 것이라면, 만들어서 먹어는 보고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27일 오전 7시. 미리 장을 봐둔 냉장고엔 가수 지누의 그곳에 있던 재료들이 ‘맹모닝’이 되길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별 의미는 없지만 타이머도 맞춰 보았다. 30분이 조금 넘은 약 33분에 ‘맹모닝’을 완성했다.사실 꽁치 통조림의 뚜껑을 따는 순간부터 비렸다. 김치찌개에 들어가든 볶음밥에 들어가든, 꽁치는 원래 비린 게 맞다. 문제는 샌드위치와의 조합이었다. 향신료나 통후추, 매운 고추 등의 도움 없이 레몬즙과 오렌지 생즙 만으로 비린 맛을 잡긴 무리였다. 양파와 마늘을 함께 넣어 볶았지만 비린 맛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맹모닝을 만들며 가장 망설여진 순간이다. 부글부글 끓는 것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침착하게 빵을 적셨다.맹모닝을 만들며 가장 망설여진 순간은 꽁치 기름을 팬에 두를 때였다. 거기에 양송이 스프를 넣고 우유를 섞었다. 보드라운 빵이 그 물에 적셔신다고 생각하니, “이 레시피 진짜 맞지?”라고 재차 확인하게 됐다. 이후 과정은 보통 샌드위치 만들 듯 순조롭고 특별할 것이 없었다.이후 샌드위치를 차곡차곡 재료 순서대로 쌓아 만드는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볶아둔 꽁치가 살짝 식으며 비린 향이 진정됐다. 아, 그 향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푹 담궈둔 빵도 꽁치 기름 향 보단 스프와 고소한 우유 향을 입었다.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맹모닝, 제 점수는요‘맹모닝’을 먹였다. 집에서 요리 과정을 지켜본 뒤 맛을 본 어머니 그리고 완성된 음식을 먹은 회사 동료이었다. 성비는 여자 둘, 남자 셋. 다섯 명 모두의 공통된 생각은 역시 “비리다”였다. 한 명은 씹고 난 후 뒤끝에 강한 꽁치 향을 불편해했다. 다른 한 명은 “비린데, 뭐 먹을 만 하다”고 했고, 또 다른 한 명은 “좀 맵게 간을 하면 더 괜찮을 것 같다”며 가장 잘 먹었다. 직접 요리를 한 필자 역시 “먹을만 한데 이 레시피 만으론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요리 과정을 지켜보며 이미 꽁치의 비린 향에 취한 어머니의 반응이었다. 그는 역성을 냈다.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이 떠올랐다. 녹화 내내 “비릴 텐데요”, “아~ 비립니다”, “역시 비리고요”라는 현장 중계가 이미 “맹모닝은 망했다”는 인상을 안기진 않았을까. 그 때문에 미각에도 색안경이 씌워진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맹모닝’의 맛이 좋다는 게 아니라 이렇게까지 비난 받을 맛은 아니라는 뜻이다.맹모닝 비주얼, 이 정도.△현장의 변수, 그것도 문제였다종합적으로 판단하자면 ‘맹모닝’이 그렇게 대중에게 혼이 나야 할 음식은 아니었다. 취향은 상대적이고, 맛을 느끼는 기준 역시 천차만별이지만, 적어도 셰프의 자질을 문제 삼아 논란을 일으키며 ‘음모론’까지 제기하는 상황에 놓일만큼 치명적인 음식은 아니었다.‘맹모닝’을 내놓은 맹기용의 판단이 옳진 않았다. 그 배경엔 현장의 변수가 상당히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단 15분 안에 음식을 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은 ‘냉장고를 부탁해’의 셰프들을 가장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맹기용은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셰프지만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방은 첫 경험이었다. 이연복 셰프가 칼에 손을 다치기도 하고 샘킴이 시간 계산 실패에 당황하기도 한 곳이다. 이태원 골목을 휘어 잡은 홍석천도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드는 곳이 ‘냉장고를 부탁해’의 주방이다. 꽁치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꽁치 기름을 버리지 않고 양송이 수프에 섞은 기발한 상상력은 이 모든 처음 겪는 상황이 만들어낸 ‘시행착오’로 받아들여도 될 법하다.맹기용.△맹기용, 발전을 기대해‘냉장고를 부탁해’의 이동희 책임프로듀서(CP)는 이데일리 스타in과 전화통화에서 맹 셰프를 기용한 결정적인 이유를 언급했다. 바로 ‘실험정신’이다. 현재 ‘냉장고를 부탁해’는 수 많은 요리 대결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메뉴, 재료, 소스를 활용한 음식들이 나오고 있다. 만드는 사람이 다르면 맛도 다르게 나올 법 하지만 되도록이면 새로운 자극을 주고 싶은 제작진 입장에선 새 인물 영입에 공을 들였을 터다.음식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에도 출연하며 방송에 최적화 된 맹 셰프는 ‘냉장고를 부탁해’가 찾던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유일한 ‘20대 셰프’로서 보여줄 수 있는 패기를 기대했다. 다른 사람들은 시도할 생각을 못하는 음식이나 접근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 첫 결과물이 예상한 기대의 수준을 뛰어 넘은 ‘실수’가 된 건 맹 셰프의 자질이 부족해서도, 제작진의 판단이 잘못돼서도 아닌 듯 보인다.이동희 CP는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본인도 참 많이 힘들거라 생각을 했는데, 누구보다 보란듯이 잘 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며 “실력에 대한 검증이나 셰프로서의 자질 문제는 함께 출연하는 분들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신경쓰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이 CP는 “사실 그날 녹화가 끝난 후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던 셰프들도 함께 회식을 즐길만큼 분위기도 좋았고 새로웠다”며 “그런 기운이 앞으로 점차 화면에서도 드러나 시청자에게 전달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김사랑, '백상'서 몸매 돋보인 드레스 브랜드는?☞ 김사랑, '백상' 시상자 참석 4년만의 컴백작도 홍보 '제대로'☞ [현장에서]'유승준' 아니다..그의 이름은 미국인 스티브 유☞ 씨엘씨 '변치않는 맑음' 약속하는 화보 공개☞ '5대 페이지' 고가은, 섹시 화보 "음악 표현 위해서라면…"
2015.05.27 I 강민정 기자
  • 노인 난청환자 급증...보청기 제대로 알고 착용해야 효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어버이날을 맞아 귀가 잘 안 들리는 부모님을 위해 보청기를 선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들어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인성 난청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과도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2014년 기준으로 난청으로 진단을 받은 환자가 44만9,976명으로 5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을 고려하면 노인성 난청 환자는 전국적으로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18년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 진입 후 2026년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 비해 영양분의 섭취가 원활해지고 건강한 삶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동시에 의료 수준의 향상 등으로 평균 수명은 점점 증가하면서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다.이제는 단순히 장수하는 것만이 축복이 아니라 ‘삶의 질’까지도 충족되어야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 갈 때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잘 들리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게 되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점점 거리를 두게 되고, 나아가서는 건강한 신체의 젊음을 갈구하는 것보다 더 큰 상실감을 갖게 될 것이다.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에 의해서 청각 세포가 손상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유전적인 요소라든지 환경적인 요소 등이 관여를 해서 증상 발현이 빨라질 수도 혹은 늦어질 수도 있기는 하지만, 손상된 청각 세포는 다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이다.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대처 방법은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다.다인이비인후과병원 이명·난청 클리닉 유재철 원장은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므로 먼저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중이염 등 치료를 받아야 할 질병이 있다면 반드시 치료 후에 착용해야 한다”며 “안경을 맞출 때도 안과를 찾아 검진을 하고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듯이 보청기도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자신의 청력도를 파악한 후에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만들어주는 장치이기 때문에 자신의 난청 증세와 맞지 않는 것을 사용하면 오히려 난청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불필요한 주변 잡음까지도 크게 하여 불편만 가중시킬 수도 있다.다인이비인후과병원 보청기 센터의 김하진 청각사는 “대부분의 소리는 잘 들리지만 높은 주파수대의 소리가 잘 안 들리는 노인성 난청의 경우 전체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모두 증폭시키는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음만 크게 느껴질 뿐 난청 교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보청기를 착용하더라도 청력은 계속해서 떨어지기 때문에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청력을 검사하고 청력에 맞게 보청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작은 소리 잘 못 듣는 우리 아이, 가족력 없어도 유전성 난청일 수 있다☞ 갑자기 귀가 잘 안들린다면...'돌발성 난청' 의심해 봐야☞ 감기와 함께 오는 중이염...방치하면 난청 올 수도☞ 보청기 불편, ‘중이 임플란트’로 난청 치료☞ '7년 만의 신곡' 노사연, 난청 고백…"이겨내는 법 알았다"
2015.05.08 I 이순용 기자
"물산업 반도체 2배 시장..환경기업 규모 키워 경쟁"
  • [화통토크]"물산업 반도체 2배 시장..환경기업 규모 키워 경쟁"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안경을 벗어보면 어떨까요?” 인터뷰 사진을 찍기 전 사진 기자가 말했다. 윤성규(60·사진) 환경부 장관은 “안경을 벗고 있으면 날카로워 보인다고 해서요…”라며 멈칫했지만, 이내 안경을 벗었다. 스틸소재의 검은색 안경테가 사라지자, ‘독일병정’, ‘연필 10자루’라는 별명에서 풍기는 냉철하고 엄한 이미지가 사라졌다. 선한 눈매에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이 비로소 밖으로 드러났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김정욱 기자)◇직장·학교 다니며 고시공부까지 그가 ‘환경’을 만난 건 33세 때다. 1975년 19세에 건설부(현재 국토교통부) 국가공무원 4급(현재 7급)으로 공직을 시작했으니 진짜 운명을 만나기까지 14년이나 걸린 셈이다. 어려운 집안 형편에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공부하며 2년제 전문대학을 마쳤다. 졸업 후 곧바로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편입해 기술고시 시험에 도전했다. 공부와 일 어느 것도 놓을 수 없었다. 잠은 하루 2시간씩 잤다. 그렇게 1년을 공부했다. 기술고시에 합격, 대학 4학년이던 1978년 사무관으로 발령받았다. 첫 근무지는 문화공보부였다. 상공부(현재 산업통상자원부)를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학교에 다니는 2년 동안은 그야말로 밤손님처럼 공부했어요. 전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고시 준비만 했지만, 한양대 편입 후에는 직장 다니랴, 고시 준비하랴, 학교 다니랴 삼중고를 겪었지요.”문화공보부에서 일하다 환경부의 전신인 환경청이 규모를 키우며 인력을 확충하던 때 환경부로 자리를 옮겼다. 26년이 지난 2004년에야 그는 산자부를 가게 됐다. 부처 간 교류근무 차원으로 소속을 옮겨 1년간 자원정책심의관을 맡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미 뼛속까지 ‘환경맨’이 된 그에게 더 이상 상공부의 미련은 없었다.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있는데, 남자 팔자도 뒤웅박 팔자더라고요. 뒤웅박은 박의 꼭지 근처에 구멍을 뚫어 그 속을 파낸 거라 한번 그 안에 들어가면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죠. 인생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원래 생각했던 대로 가는 게 아니라 저를 둘러싼 뒤웅박이 있어 그 속에서 생활하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김정욱 기자)◇새만금에서 4대강까지 소통에서 해법 찾아 그는 환경부의 뜨거운 감자를 도맡아왔다. 시화호, 새만금, 4대강 등 어느 것 하나 민감하지 않은 게 없었다. 새만금사업이 대표적이다. 1990년대 말 추진된 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개발 사업은 ‘개발’과 ‘보호’ 논리가 충돌하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윤 장관이 수질정책과장으로 재직하며 작성한 보고서가 ‘동진강 진행·만경강 중단’이다. 파장을 우려한 총리실은 보고서 외부 유출을 금지했다. 2001년 새만금 사업 공개토론회에서 그는 자신이 과장 때 만든 이 보고서를 토대로 새로운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수정안은 받아들여졌고, 새만금 사업의 큰 물줄기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비슷한 시기에 그는 4대강의 상류를 보호하는 토대인 ‘수질오염총량관리제(지방자치단체별로 목표 수질을 정한 뒤 이를 달성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오염물질의 배출 총량을 관리하는 제도)’와 ‘물 이용 부담금 제도(물을 공급받는 주민이 물 사용량에 비례해 부담금을 내는 제도)’ 등을 만들었다. 정부 일방의 추진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일일이 이해당사자를 찾아가 한발씩 양보를 이끌어냈다. ‘물 소통 전문가’라고 칭하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소통을 잘 한다고 할 순 없습니다. 다만, 문제의 맥은 어느 정도 짚습니다. 맥을 잘 짚어야 시행착오가 적은 해법을 낼 수 있으니까요.”환경부 장관이 된 그가 봉착한 물 문제는 ‘4대강’ 녹조였다. 올여름에도 무더운 여름이 예고되며 ‘녹조라떼’의 공포는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그는 4대강 사업이 녹조를 심화시킨 원인이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보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고개를 저었다.“보 해체 시 드는 비용을 국민이 부담하지 않는다면 고려해 볼 수 있지만, 이때 발생하는 비용 또한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보를 유지하면서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안이 지금으로선 최선입니다.”그는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예산과 인력을 총동원해 깨끗한 4대강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지류·지천 관리를 통해 녹조의 원인물질인 인을 제거하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녹조의 서식환경을 없애도록 댐·보 최적운영방안을 국토부, 농식품부와 함께 도출할 예정입니다.”◇ 물산업 시장 매년 4% 성장..2025년 900조 세계 환경산업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물 산업 규모는 세계 반도체산업보다 2배 이상 크다. 매년 4% 이상 성장한다. 2013년 560조원 규모이던 물 산업시장은 2025년에는 900조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은 걸음마 수준이다. 10인 미만 영세기업이 70%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상당수가 정수공정, 하수처리공정, 폐수처리공정에 집중돼 있다.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물환경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김정욱 기자)윤 장관은 “세계 환경산업의 핵심은 기계 장비산업”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 환경산업이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몇 년 전 독일 뮌헨의 환경박람회를 방문해 꼼꼼하게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전시물 중 90% 이상이 환경 관련 기계장비더군요. 공정보다는 기자재산업의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환경 장비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고급 환경 기술 기자재 산업을 육성해 환경산업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합니다.”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국내에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사장되고 만다. 올해 안에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 국내 환경산업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게 환경부의 기대다. 이 법안은 기업이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도 경제성 있는 우수한 환경관리기법(최적가용기법)을 적용하도록 강제하는 한편 사업장별 입지 여건 등에 맞는 맞춤형 허가배출기준을 정해 지키도록 한 것이 골자다. 아울러 허가 조건 및 기준을 주기적으로 검토(5~8년)하되,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등 합리적 규제를 통해 기업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환경관리 수준을 높이는 게 목적이다. “환경관리 수준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관련 기술도 발달합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좋은 환경기술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수출길도 열릴 것입니다.”◇‘성불고’(誠不孤) 20년…마음을 얻다그의 좌우명은 성불고(誠不孤)다. 논어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덕불고 필유인(德不孤 必有隣·덕이 있는 자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에서 ‘덕(德)’을 ‘성(誠)’으로 바꿨다. ‘성실은 결코 외롭지 않다. 반드시 알아줄 때가 있다’는 의미의 성불고는 그의 평생의 지침이 됐다.도대체 몇 년을 묵묵히 견뎌야 세상이 알아주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껄껄 웃으며 20년쯤 걸렸다고 했다. “곳곳에서 물싸움이 치열할 때 논두렁 밭두렁 막걸릿잔을 기울이며 주민과 이야기를 나눴죠. 끊임없이 노크했더니 처음엔 ‘죽일 놈 살릴 놈’ 했던 그분들이 제 우군이 되어주더군요. 저에게 ‘성불고’는 여전히 유효합니다.”그는 청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대학 2~3학년 때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정하고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한우물을 파야 길이 열립니다. 어느 분야든 성실하게 정성껏 한 일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진정 자신의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고 싶다면 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하고 정직하게 하기를 바랍니다.”▲윤성규 장관은 1956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충주공업전문학교, 한양대를 졸업하고 동대에서 환경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건설부 7급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이듬해 기술고시에 합격, 문화공보부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다 1987년 환경부 전신인 환경청으로 자리를 옮겼다.이후 폐수관리과장, 폐기물정책과장, 수질보전국장, 환경정책국장 등 환경부내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했다. 2005년에는 국립환경과학원장을, 2008년에는 기상청 차장을 맡았다. 2009년 3월 기상청 차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 한양대 환경공학연구소에서 연구교수로 일하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환경부 장관으로 4년 만에 공직에 복귀했다. 박근혜 정부 최장수 장관 중 한 명이다.
2015.04.28 I 이지현 기자
'슈퍼맨', 이렇게 또 한 뼘 성장..'뭉클한 육아일기'
  • '슈퍼맨', 이렇게 또 한 뼘 성장..'뭉클한 육아일기'
  • 슈퍼맨이 돌아왔다[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성큼 자라는 아이들. 아빠들은 자고 일어나면 또 한 뼘씩 자라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하고 흐뭇해 했다.15일 방송된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 69회 ‘언제 이렇게 컸니?’에서는 성큼 자란 아이들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자랄까 기분 좋은 기대감이 다가온 봄처럼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들었다.매일 매일 커가는 아이들은 갈수록 예뻐진다. 지온은 인형처럼 깜찍해졌다. 지온에게 봄의 추억을 심어주려고 스위스 마을로 산책 간 엄태웅은 그런 지온의 모습을 쉴 새 없이 찍어댔다. 먹는 모습, 안경 쓴 모습, 심지어는 넘어진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았다. 집에서 사진을 보며 “너무 예쁘다. 인형 같다”를 반복해 아내에게 “팔불출 같다. 이제 그만하라”는 핀잔까지 들었다. 엄태웅은 지온의 추억이 담긴 앨범을 펼쳐보며 어느새 자란 아이의 성장에 감동했다. 추사랑은 갈수록 사랑스러워졌다. 표정이 다양해지고 표현력이 늘었다. 아빠 따라 미간을 오므리며 “이놈~” 장난을 치다가도 이내 앙증맞은 깜찍이 웃음을 웃어댔다. 애틋한 표정을 짓다가 뽀로통한 표정을 짓기는 등 천의 얼굴로 시청자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스스로 할 줄 아는 일도 많아졌다. 만세는 기저귀를 벗었다. 혼자서 속옷을 입고 바지를 입었다. 서준과 서언은 함께 노는 법을 알게 됐다. 이사 간 집의 거실에 놓여진 빈 텐트에서 둘은 ‘까꿍’ 놀이를 하며 깔깔 즐거워했다. 서준은 동생에게 사과를 갖다 주라는 엄마의 말을 철썩 같이 알아듣고 서언에게 사과를 건넸다. 외모만큼 아이들은 속도 깊어졌다. 사랑은 참을성이 커졌다. 1년 전 병원에만 가면 울던 사랑은 충치를 치료하려고 아빠와 처음으로 간 치과에서 씩씩한 모습으로 아빠를 놀래켰다. 가만히 아빠 손가락을 잡더니 찡그리지도, 울지도, 칭얼대지도 않고 덤덤히 치료를 했다. 사랑은 일하러 간다는 엄마를 애틋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등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할 줄도 알게 됐다. 삼둥이는 처음으로 이국열차를 타는 쌍둥이의 헬멧을 챙기고, 떨어진 담요를 쥔 채로 뛰어가 덮어주는 등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놀랄 정도로 가득했다. 아빠들의 육아법도 날이 갈수록 탄탄해졌다. 송일국은 ‘마법의 10초’로 화제를 모았다. 아이들이 떼쓸 때 10초만 기다려주면 신기하게도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쌍둥이 집에 놀러 간 민국과 만세가 카드를 서로 갖겠다고 싸우자 방에 들어가 5분간 의자에 앉힌 뒤 생각하게 하는 훈육법도 ‘육아의 달인’다운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아이의 이런 성장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지금 이 모습을 좀 더 지켜봤으면, 조금만 천천히 자랐으면 바라는 아빠들의 마음이 뭉클함을 선사했다.‘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무한 사랑의 아이들과 아빠들의 좌충우돌 육아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관련기사 ◀☞ ''킹스맨'', 역대 청불 영화 ''톱5'' 등극..''추격자''도 넘을까☞ ''여왕의 꽃'' 윤박, 불효자는 잊어라..''여심 저격수''가 왔다☞ ''섹션'' 김성민 마약 혐의 조명.."동종 전과有, 2~3년 실형 예상"☞ ''섹션'' 강균성, "아이스크림 사업 이영돈 PD 때문에 망했다"☞ 지성, 영원한 이보영 바라기.."아빠 될 준비, 남편 노릇할 것"
2015.03.16 I 강민정 기자
종영 '킬미 힐미', 우리가 사랑한 '1배우 7인격'의 모든 것
  • 종영 '킬미 힐미', 우리가 사랑한 '1배우 7인격'의 모든 것
  • 킬미힐미 지성[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밤 10시는 이제 그냥 ‘늦은 시간’이 돼버렸다. 더이상 설렐 인격도, 말도, 행동도, 반전도 없어져버렸다.MBC 수목 미니시리즈 ‘킬미 힐미’가 끝났다. 보통 드라마처럼 남녀주인공에 푹 빠져도 한동안 헤어나오기 힘든 법인데. ‘킬미 힐미’는 시청자 입장에서, 한마디로 요약해 ‘망했’다. 차도현부터 미스터X까지, 시청자가 빠져든 인물이 무려 7가지. 여기에 이 모든 걸 연기한 배우 지성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시청자는 허우적댄다. ‘킬미 힐미’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통수 대본’에 속은 시청자들은 “이제 그 희열을 맛보기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끝이 나버렸다”라며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럴 땐 곱씹어, 다시 떠올려보는 게 답이다. ‘킬미 힐미’, 우리를 사로잡았던 차도현, 아니 신세기, 아니 페리박, 아니 요나…, 그냥 ‘지성’의 극중 모습을 되새겨봤다.킬미힐미 차도현△차도현: 천연기념물 같은 ‘순둥이’다. 항상 남을 배려한다. 일곱 캐릭터 중 유일하게 존댓말을 쓴다. ‘산체’ 같은 순수한 눈빛이 특징. 머리카락은 항상 내리고 양복은 ‘장그래’(‘미생’)처럼 한 치수 크게 입는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이란 사회적 지위와 재력에 맞지 않게 “죄송합니다”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만큼 자존감이 약하다. 항상 주위 눈치를 보고, 목소리는 작다. 특히 회장님(김영애 분)앞에 서면 얼굴을 들지 못하고 뺨 맞기 일쑤다. 여자 앞에서는 쑥맥이다. 올해 나이 28세. 어려서 겪은 충격적인 일에 대한 상처로 마음이 일곱 조각 난 사내다.킬미힐미 신세기△신세기: 7가지 인격 중 리더. ‘까칠남’ 종결자다. ‘썩소’(썩은 미소)가 전매특허. 진한 아이라인에 귀걸이를 하고 다니는 패셔니스타다. 특히 징이 박한 가죽 재킷을 좋아한다. 패싸움에 능하다. 1대 8대결도 거뜬하다. 각목에 머리를 세게 맞아도 끄떡없는 열혈남아가 따로 없다. ‘폼생폼사’는 삶의 모토. “기억해. 2015년 1월7일 오후 10시 정각. 내가 너한테 반한 시간.” 손발 오그라드는 멘트라도 ‘여심’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거침 없이 내 뱉는다. 알고보면 순정파다. ‘오리진(황정음 분) 해바라기’다. 차도현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위기에 닥쳤을 때 깨어나는 인격이다. 분노를 대신 표출한다. 목에 빨간색 문신이 그려지는 순간. 신세기가 왔다는 신호다.킬미힐미 요나△요나: 17세 여고생이다. ‘불량’이란 단서가 붙는다. 입이 거칠다. “한번 만 더거짓말면 디*다” “십*아”는 약과다. 아이돌 ‘사생팬’이다. 좋아하는 가수를 따라다니며 춤과 노래를 방정맞게 따라 하는 게 취미다. 좋아하는 건 핑크색이다. 분홍색 옷과 머리핀을 즐긴다.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내는 콧소리가 치명적이다. 두 다리를 뒤로 접어 올리며 팔짝 뛸 때는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두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활짝 웃는 애교가 전매특허다. 특히 오리온(박서준 분)앞에서 ‘핑크빛 애교’가 불꽃놀이처럼 터진다. 반전이 있다. 분위기를 맞춰줘야 한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우악스럽게 변한다. 힘이 장사다. 차도현이 심적 고통을 받아 이를 벗어나려 할 때 주로 등장한다. 일곱 캐릭터 중 가장 활기차다. 킬미힐미 페리박△페리박: 나이 많은 ‘어르신’이다. 귀 기울여 집중해야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사투리 구사 실력이 남 다르다. 5:5로 머리카락을 가르는 헤어스타일은 페리박의 전매특허. 과거 기계공으로 원양어선을 탄 적이 있는데 그 당시 터득한 사제폭탄 제조기술로 오리진을 구해낸 인격이기도 하다. ‘페리박, 그 분이 오신다’를 알 수 있는 증거는 눈에 나타나는 노란 선.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학대 받은 오리진의 기억과 연결된 인격체란 해석이 압도적이었다. 나쁜 아버지에 대한 기억 한편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음을 드러냈다.가장 먼저 차도현을 떠난 ‘솔선수범형’ 인격으로, 그 후 ‘미스터X’가 등장하기 시작했다.킬미힐미 안요섭△안요섭: ‘해리포터’ 안경을 썼다면 이 분이 오셨다는 증거다. IQ가 180인 천재. 미술, 문학 등 예술에 특히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교복을 입고 입술에 틴트를 바르고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생팬’인 안요나가 쌍둥이 여동생이다. 하지만 안요섭은 아름답지 못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 시도때도 없이 자살을 시도한다. 나이는 17세. 천재는 어린 나이에 비운의 생을 마감했더라는 역사 속 비애인가. ‘Kill me’가 아닌 ‘Heal me’를 마음에 새기자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낸 첫번째 인격이었다. 차도현이 잃어버린 어린 시절 기억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로 나타난다는 해석이 분분했다.킬미힐미 나나△나나: 걸그룹 멤버의 이름이 아니다. ‘세계 미인 2위’에 꼽힌 위엄을 자랑하는 그보다 ‘킬미 힐미’ 속 나나가 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고작 7세. 이 아이에게 빠져도 되나 싶을만큼 어린 나이 때문에 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마음을 졸인 인격체다. 항상 곰인형을 들고 다니는 게 특징인데, ‘나나’라는 이름도 자신의 것이 아닌 곰인형의 것이라고. 알고보니 나나의 정체는 ‘일곱 살 오리진’이었다.킬미힐미 미스터X△ 미스터X: ‘어른’ 마법사다. 검은색 망토에 중절모, 같은 색 장갑이 트레이드 마크다. 19세기 소설 책 속에 나올 법한 탐정 같은 모습이다. 어둡고 신비롭게 보이지만 ‘도덕책’ 같은 사람이다. “내가 상상하는 만큼 두려움의 크기가 결정된다.”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혼란에 빠진 차도현을 다독이는 캐릭터다. “과거와 직면하라”는 직언도 아끼지 않는다. 정체는 오리진(황정음 분)의 아빠다. 차도현이 자신의 아버지에게서 학대받은 오리진을 지켜주기 위해 만든 새로운 인격이다.▶ 관련기사 ◀☞ ''해투'' 이규한 "소속사 수장 윤종신, 수입 공개하며 ''너도 벌수 있다''"☞ ''해투'' 김성주, "''아빠 어디가'' 인기에 이미지 관리한 아빠들 있다"☞ ''해피투게더'' 이규한 "첫눈에 반한 여친, 연예인이라 거부했었다"☞ ''해피투게더'' 이규한, "여친 내 기사에 ''가식떨지마'' 악플 달아"
2015.03.13 I 강민정 기자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신기술 테마주는
  • [모바일트렌드 직구토크]'넥스트 스마트폰 시대'..신기술 테마주는
  •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얼마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공중전화 옆에서만 되는 ‘시티폰’이 신기술 테마주라며 격론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불편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누구나 손안에 ‘컴퓨터’ 하나씩을 들고 다닐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불과 20년만에 우리에게 일어난 변화다. 그렇다면 앞으로 20년은 또 얼마나 달라질까. 미래 전문가들은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 인간이 불필요하게 고민하고 의사결정해야 할 일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지금은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미리 시간 계산을 하고 출발을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약속이 시간이 되면 알람이 울리고 미리 집앞에 무인 자동차가 와서 대기를 하고 있을 것이다. 무인자동차가 이미 예상 소요 시간을 계산해 출발했기에 약속 시간에 늦을 염려는 전혀 없다. 약속 장소에 도착해서도호텔 측에서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고 약속장소로 안내해 준다. 또 심박수 맥박 등 우리의 기본적인 신체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주거래 병원에 전송되며 약간의 이상 징후만 생겨도 의사와 화상 면담을 할 수 있다. 신체 센서를 통해 우리의 생체 바이오리듬은 늘 체크되고 어떤 여인이 바이오리듬을 깨며 컨디션을 망쳤는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박종일 대우증권 스마트금융과장 [사진=김정욱 기자]특히 무선충전기술의 발달은 반가운 소식이다. 이제 더이상 충천 때문에 배터리를 2~3개씩 들고 다니면서 충전을 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2~3일은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충전히 되고 한번 물건을 사면 굳이 유선으로 충전하는 일 따위는 불필요하다. 지금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들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펼쳐질 우리의 또다른 미래가 될 것이다. 최근 원격진로,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웨어러블 컴퓨터, 3D 프린터 등 신기술이 새로운 IT 테마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테마주가 그렇듯 이들 역시 20년전 ‘시티폰’처럼 반짝하고 잊혀질 수 있다. 이에 이번주 직구토크는 ‘모바일 트랜드’로 정했다. 과연 어떤 스마트폰처럼 대세로 자리잡고 또 어떤 기술이 하루살이처럼 사라질 것인가. IT 테마주의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국내 모바일과 IT 주요 기업의 전문가로 구성된 모바일 전문 포럼 ‘커넥팅랩’의 핵심 멤버들을 모셨다. 지난달 17일 서울 명동 이데일리 본사에서 박종일 커넥팅랩 대표(대우증권 스마트금융과 과장), 진현호 커넥팅랩 편집장, 정태광 KT M&S 대리가 이날의 주인공들이다. ◇사물인터넷, 2014 ‘IT 월드컵’ 아젠다..“정부 모멘텀 테마” ▶성선화 기자(이하 성)=신기술에 본격적인 관심이 생긴 것은 주식 테마주 때문이다. 사물인터넷, 2차 전지, 3D 프린터, 원격진료 등등 각종 신기술 관련 테마주들이 움직인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여기저기서 워낙 많이 관련주로 엮는 바람에 실체가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란 용어만 들어서는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그림이 없다. ▶진현호 커넥팅랩 편집장(이하 진)=오는 10월 정부가 국내 최초 IT 업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2014 ITU 전권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회의 주관을 맡은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사물인터넷을 이번 ITU 전권회의 의제로 정하고 준비 중이다. 이동통신 3사들도 정부의 방향에 보조를 맞춰 열심히 준비 중이다.▶성=사실 사물인터넷이란 용어 자체도 어감이 이상하다. 영어로 풀이하자면 ‘Things of internet’이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물건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가 실체도 없고 확실치도 않은 기술을 밀어붙이는건가.▶박종일 커넥팅랩 대표(이하 박)=정부 주도 투자는 맞지만 사물인터넷이 전망이 없다는 건 아니다. 전망은 밝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밀어붙이고 돈을 투자해서 잘 되는 경우도 많다. 3세대 이동통신인 EV-DO(Evolution-Data Optimized)이 처음 국내에 도입될 때도 2002년 월드컵 때였다. 당시에도 정부가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진=사실 신기술은 정부가 주도해야 발전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도 정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등 규제를 완화해야 경기가 살아나는 것과 비슷하다. ▶성=요약하자면 사물인터넷은 ‘정부 모멘텀이 있는 테마주’로 볼 수 있을듯하다. ▶정태광 KT M&S 대리(이하 전)=IT업계 입장에서도 스마트폰 단말기 단가가 떨어지고 향후 마땅한 신성장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넥스트 스마트폰’에 대한 해답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물인터넷은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다. 기존 디지털 디바이스에 통신 모듈을 심어 인터넷으로 연결하면 더 높은 단가의 스마트 디바이스로 팔 수 있다. ▶박=헬스케어도 강력한 정부 주도 산업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의료 민영화도 마찬가지다. 이로써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할 수있는 기본 인프라를 구축한 셈이다.◇원격진료, 치료가 아니라 ‘관리’…“신속한 이상징후 발견이 목적”▲진현호 KT 홍보실 매니저▶성=정부의 법통과 등으로 사물인터넷 못지 않게 이슈가 된 것이 원격진료다. 일부 관련 테마주들이 많이 움직였다. ▶정=원격진료를 산업 측면에서 분석하면 대형 마트가 생기는 것이다. 대형 병원들이 메뉴얼화된 시스템을 통해서 진단을 하게 된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도 원격진료를 통해 서울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나머지 영세 병원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성=무엇보다 원격진료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보지 않고도 진료를 하는 게 가능한가.▶박=원격진료의 정확한 의미는 치료가 아니라 ‘관리’다.원격진료가 가능하려면 평소에 환자의 몸 상태에 관한 데이터가 병원 측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병원이 365일 내 몸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다가 이상이감지되면 의사가 진단을 하는 시스템이다. ▶진=이는 의료시장의 환경 변화와 맞물려 있다. 현재 한국은 전세계 유례없는 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향후 헬스케어 산업은 치료가 아니라 관리의 목적이 더 클 수 있다. 50~60대 노년층은 자신의 건강 상태를 꾸준히 모니터링 하고 싶어한다. ▶박=지금 손목에 차고 있는 게 ‘핏비트(fitbit)’다. 센서가 스마트폰과 연계돼 내 몸의 상태 데이터를 전송해준다. 과거 기기들에 비해 상당히 발전된 단계다. 계단을 올라갈때는 운동으로 인식하지만 내려갈 때는 운동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심지어 수면 패턴까지도 알 수 있다. 5살 짜리 아이와 함께 자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마트폰에 나타나는 수면 데이터로 알 수 있는 것이다. 혼자 잘 때는 일정하고 고른 색깔이 나타나지만, 아이랑 같이 잘 때는 분홍색으로 색깔이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자다가 중간에 잠을 깼다는 것이다. ▶정=구글은 이미 눈물을 통해서 혈당을 재는 기술을 선보였다. 원격진료를 위한 기술은 이미 상당히 발전해 있다. ▶성=그렇다면 원격진료의 핵심 기술은 뭔가.▶정=센서 기술이 핵심이다. 센서로 입력된 정보를 원거리까지 보내는 것이다. 다시말해 환자의 데이터를 무선 통신을 통해 멀리 있는 변원까지 전송하는 것이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센서를 부착한 디바이스와 통신 모듈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블루투스나 와이파이 등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디지털 디바이스와 통신을 결합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이 주목을 받는 것이다. ▶성=잠시 주식 얘기를 하자면, 최근 모다정보통신이 원격진료 테마주로 급등했다. 그런데 정확한 기술이 있는건지, 실체가 분명한 회사인지 모르겠다. ▶진=모다정보통신은 디바이스를 3G나 LTE 등의 통신에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다. 원격진료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은 국내에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그리고 모다정보통신 등이다. ▶성=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휴대폰 제조업체다. 모다정보통신도 핸드폰을 만드는 회사인가▶진=모다정보통신은 특수 단말기를 만든다. ▶성=그동안 원격진료에 대해 착각했던 부분이 있다. 평소에 나를 관찰하고 있다가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화상 등을 통해서 문진을 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박=삼성전자,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의 투자가 상당히 활발한 편이다. ▶성=하지만 삼성이 넥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삼성 갤럭시 기어에 대한 평가가 별로다. ▶진=지금으론 속단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처음에 ‘옴니아’를 선보였을 때도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하지만 갤럭시로 성공해 전▲정태광 KT M&S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게다가 현재 나온 스마트 왓치 중엔 기어를 따라 갈만한 것이 없다. 전세계 스마트왓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애플은 아직 스마트왓치를 출시 하지 않았다. 앞으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무선충전기술..향후 가장 확실한 테마▶성=기술 얘기가 나왔으니, 잠깐 돌아가서 사물인터넷 기술에 대해 얘기해보자.어떻게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할 수 있나. ▶진=기술적으로는 아주 간단하다. 통신 모뎀만 연결하면 된다. 통신 칩만 하나 있으면 연결 가능하다.▶성=그렇다면 노트북, 핸드폰 등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들을 칩과 센서만 있으면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진=그렇다. 센서는 온도, 습도 등 사물의 변화를 감지해 데이터로 보내준다. 예를 들면 냉장고 온도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내는 것이다. ▶성=하지만 굳이 왜 사물인터넷은 필요한가. ▶진=이런 상상을 해보자. 지금은 약속 장소에 가려면 스스로 다 알아서 해야 한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시계도 봐야 하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도 생각해놔야 한다. 하지만 20년 후에는 아무생각없이 집에 있어도 된다.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알람이 출발 시간을 알려준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도록 집앞에 차도 대기해 높는다. 도착해서도 굳이 목적을 밝히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알아서 장소를 안내해 준다. ▶정=사업자 측면에서 분석하자면 지속적인 수요 창출을 위해 꾸준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수요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다. 이는 애플이 스마트 왓치 출시를 계속 미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왓치가 스마트폰보다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스마트카와 글래스(안경) 쪽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스마트폰 ‘다음’은 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성=솔직히 스마트 왓치는 크게 흥미가 가지 않는다.시계는 하나의 패션인데 멋스럽진 않다. ▶박=맞다. 기어1은 보는 사람들도 힘들어 보인다고 한다. 그래도 기어2는 조금 낫다는 평가다. 최근 애플이 그래서 패션 업계 임원들을 영입해 갔다. 미국 브랜드인 토리버치와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이 나왔다. 패션과 왓치가 결합되면 훨씬더 매력적일 수 있다. ▶정=이런 기술은 ‘만약 된다면’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언제 될 것인가’가 문제다. 또하나 주목하는 것은 무선 충전 기술이다. 무선충전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다. 디바이스들이 많아지면 일일이 충전하기 힘들다. 무선 충전은 그냥 차고 있으면 충전을 할 필요가 없다. 집에 들어가면 충전이 된다. 2~3일간 집에 안 들어가도 충전 가능하다.▶성=그게 가능한가. 누가 와서 충전하나.▶박=프랑스 대통령이 한국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미국 뉴욕에선 지하철에서 전화도 안 된다.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되는데 무선 충전은 왜 안 되나. 무선충전은 간단한 무선으로 전력을 받는 것이다. ▶성=전력이 주파수를 타고 돌아다니다는 말인가.▶진=10년 후가 되면 모든 어린이들은 당연히 무선 충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유선 충전기는 박물관의 골동품 정도로 취부될 수도 있다.이미 기술은 다 나와 있다.
2014.05.05 I 성선화 기자
사례를 통해 보는 라식/라섹수술 "그때 그냥 수술했더라면…"
  • 사례를 통해 보는 라식/라섹수술 "그때 그냥 수술했더라면…"
  • [e-비즈니스팀] 라식수술이 대중화되면서 안경을 벗고 시력을 되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술방법이나 장비 면에 있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끝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진보된 수술 기술에도 불구, 라식수술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여전히 보고되고 있다. ▲ 서 모씨(32세)는 몇 달 전, 라식수술을 했다. 수술할 병원은 규모도 크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선택했다. 그만큼 경험이 많고 실력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수술 후, 서 씨는 앞을 볼 때 개운치 않음을 느꼈다. 뭔가 눈에 커튼이 쳐진 것처럼 어둡고 시야가 좁은 듯한 느낌이었다. 이와 같은 증상에 대해 병원에 설명했으나 병원에서 돌아온 대답은 “기다리면 나아진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 씨는 그로부터 1달 뒤 망막박리라는 판정을 받는다. 이는 최근 발생했던 사례이다. 망막박리는 라식수술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증상은 아니지만 조기치료가 중요한 증상이며, 수술병원에서 라식수술을 하기 전 실시하는 안종합검사를 꼼꼼히 실시했다면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증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병원이 빨리 수술을 진행하고자 검사단계를 간소화했다는 것에 있었다. 망막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산동제라는 약물을 이용해서 동공을 열어야 하는데, 이 약물의 효력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라식수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처럼 종종 환자의 안전보다는, 수술건수나 병원의 이익이 더 우선시되어 의료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는 부분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결국 부작용의 발생을 높이게 될 것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에서 라식수술 소비자가 직접 라식부작용 예방 및 안전한 수술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 김 모씨(26세) 역시 얼마 전 라섹수술을 받았다. 김 모씨가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수술 전 라식소비자단체에서 발급되고 있는 ‘라식보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라식보증서를 발급받고 수술하면 유사 시 보증서에 의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했지만, 김 씨가 라식보증서를 발급받은 이유는 무엇보다 라식보증서 발급 제도에 의해 관리되는 병원이라면 안전을 우선시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김 씨가 보증서 신청 후 병원을 방문했을 때 병원에서 한 말도 ‘수술 날짜를 잡자’가 아니라 ‘수술은 조금 뒤로 미루고 그 전에 치료부터 하자’였다. 김 씨는 “제가 오랜기간 렌즈를 착용해와서 각막상태가 곧바로 수술하기에 좋지 않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바로 수술을 하면 시력이 잘 안나올 확률도 있고, 오히려 각막혼탁과 같은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구요. 수술날짜를 잡자고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수술이 잘 되는 것’, ‘안전하게 수술하는 것’이 더 우선시 되는 것 같아서 믿음이 갔어요. 라식보증서가 ‘부작용 발생 시 최대 3억 배상’과 같이 의료진의 책임을 무겁게 만드는 약관들이 있고 또 보증서 자체가 법적효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는데 그 영향도 있지 않나 싶고, 라식보증서를 챙기고 수술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만약 그 때 그냥 수술했더라면 큰 일 날 뻔한거니까요.”라고 말했다. 최근 김 씨처럼 라식/라섹수술 시, 라식수술보증서를 통해서 안전을 보장받고자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라식보증서는 지난 2010년 이래로 라식소비자단체에서 운영해오고 있는 안전관리제도로, 라식소비자들이 보다 안전하게 수술받고 라식/라섹부작용을 예방하여 안정적으로 시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해 만들어졌다. 이는 실제 라식부작용 사례자가 약관 개발에 참여하고, 지난 10년간 소비자 보호원에 접수된 피해사례를 바탕으로 하여, 실제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고 유사시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주목할만하다. 지금까지 두 사례를 통해 라식/라섹수술의 현주소를 알아보았다. 수술이 아무리 발전을 거듭하고 안정화되어 왔어도 부작용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또한, 그 안에서 점차 라식수술에 임하는 의료소비자가 병원을 선택할 때의 판단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더 신중해져야 하며,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성악가 신델라 "클래식 같지 않은 성악, 성공비결이죠"
  • 성악가 신델라 "클래식 같지 않은 성악, 성공비결이죠"
  • 신델라.[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신데렐라처럼 예쁘게 자라라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 신델라. 아버지의 센스에 생소한 이름임에도 친근감이 느껴진다. 신델라는 성악가다. 지난해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 OST ‘아모레 미오(Amore Mio)’로 큰 사랑을 받은 신델라는 뜻 깊은 2014년을 맞는다.“지난해 10월 낸 앨범 ‘위드유(with you)’가 새해 들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요. 1년 만에 만든 결과물이었죠. 행복했어요. 고생한 고생하신 분들, 감사했던 분들, 하나하나 생각나더라고요. 올해를 되돌아보면, 정말 사람을 얻은 해였어요. ‘사람이 재산이다’는 말은 늘 들어왔지만 실감하긴 처음이었거든요.”신델라가 OST 음원을 내고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던 건 인맥의 힘이 컸다. 누군가의 소개로 이뤄지는 일회적인 만남이 아닌 스스로가 소중하게 쌓아온 인연 덕이다. 사람을 ‘관리’하는 데 있어 본인의 노력도 분명 컸을 법 한데 인연이 꾸준히 이어온 점에 대해 “기적과도 같은 행복”이라고 표현했다.“클래식을 하는 사람 치곤 어린 나이잖아요. 그럼에도 활동을 이을 수 있는 건 같이 일한 사람들이 계속 연결됐기 때문이에요. 제 생각에 저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 같아요. 작곡가라고 해서 ‘저 사람한테 곡을 받아야지’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그저 사람이 좋아서 우정으로 만나다 보면 그게 곧 일로 연결되더라고요.”‘여왕의 교실’ OST로 만난 지평권 음악감독도 비슷한 경우다. 지 감독이 나선 MBC 드라마 ‘구암 허준’에서도 신델라는 목소리를 입혔다. 현재 MBC ‘제왕의 딸 수백향’까지 지평권 음악감독이 맡고 있는데 늘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다른 작품과 달리 이번 OST에는 참여하지 않았다.“성악과 달리 OST는 보컬이 음악에 얹어지는 느낌으로 불러야 하는 것 같아요. 제 목소리가 주(主)가 돼선 안 되죠.”어떤 음악에서든 본인이 소화하는 분야에선 철학이 확고했다. 클래식에 어울리는 발성과 성악가와 같은 ‘비주얼’도 아닌 그가 어떻게 이런 성장을 마련하게 됐을까. 신델라는 오히려 그러한 ‘답지 않음’에서 자신의 매력을 찾았다.“흔히 가수로 성공한 분들이 비음이나 독특한 음색 때문에 고생했던 때를 언급하시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목소리가 얇아서, 성악가 답지 않아서, 힘들었겠다고요. 전 그렇지 않았어요. 정통 발성은 하지만 너무 성악가 같지도 않고 다가갈 수 있는 목소리, 이질감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라 좋다는 칭찬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돌이켜보면 학창시절 때도 그런 칭찬에 용기를 얻고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된 것 같고요.”신델라는 흔히 떠올리는 성악가의 이미지와는 좀 다르다. 성량 좋아 보이는 성악가들의 풍채도 아니다. 배우 한지민을 꼭 닮은 청초한 이미지에 걸그룹 멤버들의 목소리처럼 깜찍함이 배어있다. 성악가라는 틀에 갇혀있지 않은 성악가다. 프로필은 화려하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졸업한 산타체칠리아 음악원 성악과를 나왔다. 성적도 우수했다. 1,2등을 다투는 재원으로 조기졸업까지했다. ‘엄친딸’의 표상이 아니냐는 말에 “그런 표현이 싫어서 어떤 프로필에도 학력 등을 자세히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 이력이 뭐 그리 중요하냐”며 “성악가로 노래를 잘 하면 되는거지”라는 소신을 밝혔다.“학교를 이야기하면, 유명한 성악가 분들이 나온 곳을 졸업했다고 대단해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 경쟁을 어떻게 이겼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노력의 결과겠지만, 전 힘들여 연습에 시간을 쏟지 않았어요. 그냥 일상이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말하는 걸 보면 노래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종종 접했는데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그 습관이 배어있는 거죠. 말도 노래처럼, 노래는 말처럼. 그래서 듣는 분들도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고요.”일반적인 성악가와는 차별화되는 목소리, 뛰어난 비주얼. 자칫 잘못하면 ‘이미지로 승부를 건다’는 색안경도 씌울 수 있다. 소신과 철학이 뚜렸했던 신델라 마저도 이 부분에서 만큼은 두려움도 안고 있었다.“성악가는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최선을 다했어요. ‘이미지로 먹는다’는 생각 안 들게 하려고요. 오래 걸리고 돌아가더라도 길 따라 가고 싶어요. 저만의 색을 보여주는 거죠. 클래식, 팝, 가요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저의 색깔을 입힌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개인 공연, 뮤지컬 도전 등도 더 많이 할 거고요.”
2014.01.13 I 강민정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 "대부업체가 저축은행 품는다"
  •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다음은 2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 뉴스다.▲1면-대부업체가 저축은행 품는다-상장사 70% 남는 장사 했다-벗으면 천박해? 색안경 벗으시죠▲종합-굿모닝 이데일리/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삼성 1만3000명.LG7000명 채용▲네버엔딩 노출시대-무명탈출 마지막 카드로 벗었다?..사실은 그녀들도 즐긴다▲12월 결산법인 상반기 실적-삼성전자 끌고 현대차 밀고 ,,역시 ‘電車’의 힘-덩치 키운 우량기업..실속 챙긴 중견기업▲정치-‘이석기 블랙홀’ 정기국회마저 삼키나-朴대통령, 정치 거리두고 경제 올인▲경제.금융-정책 약발 끝났나..경제회복 탄력 약해졌다-삼성화재 공격적 마케팅..중소형 손보사 ‘어쩌나’▲산업-이상철의 ‘허무 베팅’,,이석채의 ‘배짱 베팅’-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중.장기 발전전략-현대자동차 6년만에 세무조사 왜?-3D TV ‘반쪽 콘텐츠’ 오명 벗는다-베일 벗은 ‘G패드’-‘패션업계 맞수’ 유통서 다시 격돌-현장르포 인천경제자유무역 ‘송도지구’를 가다▲하반기 대기업 공채<上>-스펙보다 열정과 끼 지켜본다-삼성:창조경제 이끌 인재 발굴-현대차그룹:톡톡 튀는 개성파 환영▲Culture-춘향.몽룡이는 광한루만 가나? 클럽도 간다!-따져보기 뮤지컬 ‘스팸 어랏’-뮤지컬배우 임태경 韓.美.日 단독콘서트-거문고에 녹아든 ‘ 글 읽는 소리’▲Golf&Sports-“김보경, 카디프 공격수 중 최고 활약”-버디 11개..청야니 부활 샷▲Uni.Edu-유아교육 女졸업생 10명중 8명 취업..이태백 걱정없다▲마켓-코스피 회복세 ‘출구전략 재부각’이 변수-‘하반기 실적 모멘텀’ LG그룹株러브콜▲증권-엔터株 성적표 ‘기대 이하’..목표가 줄하향-오리온, 상반기 실적 부진 딛고 하반기엔 웃나▲글로벌 마켓-시리아 공습 결정 美의회에 달렸다-애플 따라하던 샤오미..대륙서 애플 눌러▲피플-“IT 제품 체험하는 과학놀이터 만들겠다”-구본준 부회장, LG배 여자야구대회 시구▲오피니언-4050 중산층 가계수지의 명암-‘앱에 먹힌 세상’서 사는법▲사회.부동산-8.28 이후 다주택자 임대사업 쉬워졌다-서울 자치구 17곳 이달 양육수당 ‘바닥’-가난할수록 담배 더 피운다
2013.09.01 I 이민정 기자
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소리는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 [인터뷰]소리공학자 배명진 교수 "소리는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는 소리공학은 소리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 (사진=소리공학연구실)[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대학을 취업학원이 아닌 학문의 전당으로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대학인’(大學人)들이 있다. 명강의로, 학문적 성취로 존경받는 교수들을 찾아 그들의 가르침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과 교수의 연구실을 처음 들어선 이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기에 바쁘다. 연구실을 가득 채운 희귀한 발명품들 때문이다. “이게 물풍금이라는 거에요. 물이 흘러내리는 소리로 연주를 하는 장치죠”전원을 올리자 파이프가 달린 네모난 기계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배 교수는 이 원리를 이용해 낙동강에 거대한 규모의 물풍금을 설치했다. 낙동강을 찾은 이들이 경치 뿐 아니라 음악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 연구실 안 발명품에 그치지 않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야 하다는 배교수의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다.아직은 생소한 ‘소리공학’. 소리공학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지난 2007년 보성에서 발생한 70대 노인의 여대생 살해 사건은 기억할 것이다. 증거가 없어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에서 배 교수는 목소리 성문 분석을 통해 범인을 밝혀내 주목을 받았다. 배교수는 이후에도 천안함 침몰, 북한 핵실험 등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언론에 오르내린 유명인사다. 첨예한 정치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다. 하지만 배 교수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과학자로서 과학적 사실을 말할 뿐입니다. 학자로서 양심에 따를 뿐, 정치적 입장은 다른 문제죠”배교수는 엘리트코스를 밟아 강단에 선 교수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가 신기했어요. 사람이 튀어나올 것 같아 라디오 앞에서 밥도 안 먹고 기다리곤 했어요.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그의 어릴 적 꿈은 전파사에 들어가 기술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꿈은 고교 졸업 후 전자회사 입사로 이어졌다. 당시 배교수가 보유한 자격증은 14개나 됐다. 그러나 배교수는 기술만으로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대학문을 두드렸다. 소리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던 소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소리공학자가 됐다. ‘이론은 무엇보다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는 배교수의 철학은 이같은 성장과정속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현재 개발 중인 시각장애인용 ‘스마트 안경’도 이런 배교수의 철학이 담긴 작품이다. 이 안경은 초음파를 이용 주변 사물이 감지한 뒤 이 사물이 근처로 다가오면 소리를 내 보행 시 충돌이나, 교통사고 등을 예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적으로 이미 가능하고, 3년 안에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봐요. 시각을 잃어 답답한 사람들에게 더 풍요로운 삶을 가능하게 해 줄 겁니다.”그가 최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또다른 분야는 ‘건강’이다.“웃음 치료나 산림욕처럼 건강한 삶을 만드는데 소리도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소리의 진동을 이용해 건강에 좋은 마사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거죠.” 배교수의 꿈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2013.04.05 I 박보희 기자
꽃피는 춘 삼월
  • [여의도 칼럼]꽃피는 춘 삼월
  • [신델라 소프라노] 어른들이 이맘 때면 자주 쓰는 말이 ‘꽃피는 춘 삼월’ 이다. 나도 삼월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대학교 때 첫 미팅 이다. ‘ 첫’ 이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설레임을 준다. 미팅도 설레는데 첫 미팅, 그것도 입시공부의 억압에서 막 벗어난 미팅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캠퍼스 커플에 대한 환상이 현실이 될것 기분을 들게 한다. 뮤지컬 배우 신델라대학교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에겐 3월 첫 미팅은 설레임과 흥분을 가져다주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7대 7의 첫 미팅이 선배 언니에 의해 만들어졌다. 어려서부터 친했던 우리 7명은 한 번도 서로에게 보여준 적 없는 가장 예쁜 모습으로 서로의 미모에 감탄(?)하며 미팅 장소로 공주처럼 나갔다. 이미 우리들의 머릿속은 제각기 이상형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환상으로 우리의 기분은 최고조에 달해있었다. 이 기분이라면 다시 수능시험을 보라고 해도 기분 좋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부푼 기대로 잔뜩 멋을 부리고 들어선 카페에서 우리를 맞아준 남자들이란 새하얀 피부의 세련된 대학생 오빠들이 아니라 한결같이 아직 여드름 조차 가라앉지 않고, 앉아서 공부만 했는지 뒤룩뒤룩 살찌고, 두꺼운 뿔테 안경을 쓴 오빠들이었다. 아니면 정체불명의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에 고등학생의 티를 채 벗지 못한, 촌스럽기 그지없는 아저씨 같은 남학생들이었다. 우리들은 서로 복화술로 “폭탄이다. 폭탄!!”얘기 하면서도 애써 그렇지 않은 것처럼 추억의 사다리게임, 남학생 소지품 고르기, 맘에 드는 이성 이름적기 등으로 시간을 죽였다. 하지만 이미 땅 까지 떨어진 우리들의 기분을 끌어 올리기는 역부족이었고 돌아올 때 심정이란 춘 3월 봄바람이 그렇게 쌀쌀한 줄은 예전엔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갓 입학한 남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그때는 그 모습을 어찌나 용서 할 수 없었던지. 거울에 비친 우리 친구들의 모습도 남학생들과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7명 여자들의 춘 3월 미팅은 봄바람을 타고 계속됐다. ‘미팅이라 그런가? 그럼 일대 일로 하는 소개팅은 다르겠지’ 는 위안과 희망을 갖고 실망과 기대를 몇 번씩 반복하면서 카페와 극장을 학교보다 더 많이 나갔다. 그런 사이 우리 7명중 한두명이 남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고, 눈에 콩 깍지가 쓰인 것도 모르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했다. 솔직히 우리들 눈에는 첫 미팅 때 만난 남자 애나 별 반 다를 게 없어 보이는 남자 애가 멋있다며 하나, 둘씩 닭살 커플들이 탄생했다. 그렇게 시작된 캠퍼스 커플들의 연애 스토리는 여자 친구들이 모였을 때 늘 함께 공유하는, 그녀와 그의 둘만의 스토리를 넘어 여자 친구들과 캠퍼스 전체가 다 아는 공개 러브 스토리가 됐다. 십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친구들과 만나면 첫 미팅의 악몽, 미팅에서 함께 만났던 폭탄들과 그 험난했던 연애 과정, 혹은 마음에 든 첫 남자친구와의 연애스토리 등등 나 혼자만의 추억이 아닌 우리 공동의 추억담을 얘기하면서 몇 시간동안 지치지도 않고, 깔깔거리고 웃으며 수다를 떨곤 한다. 동네 여고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 ‘써니’의 여 주인공들처럼. 벌써 춘 3월 열흘이 지났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은 가고 어김없이 따뜻한 봄은 찾아왔다. 추위로 한없이 웅크러져 있던 몸과 마음을 저 마다 갖고 있는 추억속 춘삼월의 첫 미팅, 첫 소개팅, 첫 사랑 등을 떠올리며 이 따뜻한 봄을 맞아보면 어떨까.
2013.03.11 I 문화부 기자
전통시장, 르네상스를 꿈꾸다
  • 전통시장, 르네상스를 꿈꾸다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문전성시’ 대문앞이 사람들로 북적여 시장을 이룬다는 뜻이다. 시간이갈수록 이 사자성어의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오늘날 시장은 찾아보기도 힘들 뿐더러 더이상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이 됐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장을 본다’기 보다는 ‘마트를 간다’고 말한다. 지난주 이데일리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통시장의 부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현장을 찾았다. ◇ 시장에 불어든 젊은 바람..청년 장사꾼의 도전남부시장 청년몰의 가게 범이네 식충이(왼쪽 위)와 차와(오른쪽 위), 청년몰 입구 전경(아래)전라북도 전주 완산군의 남부시장, 총 10개 동이 들어서 있는 이 시장의 6동 옥상. 흔히 흡연구역이거나 창고로 쓰일 법한 건물 옥상에 오르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금연♡’이라는 애교스러운 문구. 눈을 돌려 주위를 둘어보니 ‘카페나비’, ‘뽕의도리’, ‘플라잉팬’, ‘만지면 사야 합니다’ 등 이색적인 이름의 작은 가게들이 둥그렇게 둘러서 있다.시장위의 시장, 남부시장의 청년몰이다. 이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시행 중인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남부시장 상인회와 사회적 기업 이음이 힘을 모아 젊은이들의 창업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이 모여 토론하고 기술을 배우면서 자신들의 가게를 디자인하고 만들었다. 손님들을 끌기 위해 야시장과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시행했다. 그렇게 지난 5월5일 ‘적당히 벌고 아주 잘 살자’라는 모토 아래 12개의 가게를 열었다. 전주 유일의 보드게임방 ‘같이놀다가게’를 운영하는 백승열(31)씨는 “생존 자체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는 내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디자인 할 수 있다”며 청년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장맛비가 내리는 평일 오후 였지만, 드문드문 청년몰을 찾은 손님들도 만날 수 있었다. 인근 대학교에 다닌다는 강서영(23)씨는 이번이 두번째 방문이라고 했다. 강 씨는 처음에는 학교 근처에 있는 팜플렛을 보고 호기심에 찾았다“며 ”가게들도 예쁘고 사장님들도 재밌어 친구를 데리고 왔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전통시장에 온 적이 없었다는 박지인(23)씨는 ”재활용품을 이용해 인형을 만드는 강습을 신청했다“며 ”앞으로는 종종 찾게 될 것 같다“며 즐거운 듯 웃었다. 실제로 청년장사꾼 프로젝트 시행 이후 남부시장의 매출도 20%나 증가했다. 야시장이 열리는 주말에는 1500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등 시장에 활기를 더했다. 김병규 이음 대표는 “이 안에서 젊은이들이 서로 돕고 기존 시장 상인들과 상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적인 생태계를 만들기를 바란다“며 ”이런 시도를 통해 안으로부터 변화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타나냈다. ◇ 겉은 마트 속은 시장..전통시장은 리모델링 中군산공설시장 외부전경두번째로 찾은 곳은 국내 최초의 마트형 전통시장인 군산 공설시장. 기존 재래시장이 있던 자리에 지난 3월16일 새롭게 오픈했다. 290억원(국비 97억원, 시비 193억원)을 투입해 만든 이 곳은 겉에서 보기에는 대형마트와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딴세상이 펼쳐졌다. 현대식 건물 안에는 시장에서 보던 가게들이 자리해 있었다. 곡식 빻는 소리, 한약재와 젓갈 냄새, 반찬가게와 대장간 등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점포들이 모두 눈에 띄었다.4층짜리 건물인 군산공설시장은 층 구성도 마트와 비슷하다. 1층에서는 농수축산 등 1차 식품과 분식·족발 등 간편 먹을거리를 팔았다. 2층은 의류와 침구, 커텐, 한복 등 생활용품과 안경점, 귀금속, 핸드폰 등의 서비스업종 및 전문 식당들만이 들어올 수 있다. 3층에는 다른 곳에있던 군산시 여성교육장을 옮겨왔다. 유동인구를 늘리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한 것. 고객의 편의를 위해 488대건물 내 234대, 기존공용주차장 158대, 신규 96대)의 주차공간도 확보했다.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찾는 발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날씨를 고려하더라고 직전에 찾았던 전주 남부시장에 비해서도 손님이 적은 모습이었다.시장 상인들은 공통적으로 ”관리비나 임대료가 싸고 시설도 잘 돼 있어 장사하기는 훨씬 편해졌다“면서도 ”생각보다 손님이 적다“고 입을 모았다.군산공설시장 1층 전경(왼쪽), 간편먹거리 코너(오른쪽)군산시 측은 ”시설 현대화 작업 이전보다 매출은 20% 정도 늘었고 문화시설 이용객이나 탐방객 등으로 유동 인구도 증가했다“면서도 ”상인들의 노령화를 해결하고 마트로 가는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한 방안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설시장을 재건축하면서 새로 들어왔다는 한 가게 사장은 ”군산의 특산물이 회인데 여기(공설시장)는 회코너가 너무 약하다“며 ”현지인들이나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수산시장 처럼 회를 먹고 사갈 수 있도록 하면 다른 가게들도 장사가 더 잘 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2.07.08 I 장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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