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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개월 남은 6·1 지방선거…잠룡들도 움직인다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오는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민선 8기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17개 시·도교육감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는 21대 대통령선거 3개월 뒤 열린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선 승리가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허니문 선거’ 경향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선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는 새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힘이 실리면서 승기를 이어가는 성향이 강했다. 올해도 이러한 성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3월 대선으로 아직 지방선거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출마 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를 앞두고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눈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지방선거행’도 곧 본격화할 전망이다. 선거권 나이가 18세로 하향된 후 첫 지방선거라는 점과 3월9일 5곳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가 이들 거물급 정치인의 지방선거 출마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의 특징은 4년 전 당선된 광역단체장 17명 중 5명이 재도전할 수 없어 새로운 시·도지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선 또는 3선을 준비하는 광역단체장 중 상당수가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출사표를 내던진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상당수의 ‘신인 시·도 자치단체장’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사진·그래픽=뉴스1)◇“수성이냐 탈환이냐”…경기도지사에 쏠리는 눈‘도백의 무덤’이라며 흑역사를 써내려 온 경기도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격전지이자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머쥐며 단박에 ‘대권 잠룡’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자리로 위상이 달라져서다.‘무주공산’이 된 경기지사직을 놓고 여야 잠룡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고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와 끝까지 가겠다며 출마 포기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5선인 안민석(오산)·조정식(시흥을), 4선 김태년(성남수정), 3선 박광온(수원정), 재선 박정(파주을) 의원을 비롯해 여당 최고위원 출신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국민의힘에선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안양동안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정병국(여주·양평) 등 5선 출신 전 의원과 4선 신상진(성남중원), 3선 김영우(포천·가평), 재선 주광덕(남양주병)·함진규(시흥갑)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의 등판 여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대선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중량감 있는 관료 출신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여야 모두 오세훈·박형준 현 시장의 아성에 도전할만한 후보를 아직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靑 참모들, 지방선거 ‘앞으로’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들도 6월 지방선거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광주전남에서 청와대 출신 후보군으로 강화수 전 행정관과 박노원 전 행정관, 박시종 전 선임행정관, 윤난실 전 비서관, 최용선 전 선임행정관, 최치현 전 행정관 등이다.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 3명이 도전장을 냈다.현 김삼호 청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광산구청장 선거에는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윤난실 전 제도개혁비서관, 최치현 전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박 전 선임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 부실장을 지냈고 2020년 총선에 출마한 데 이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윤난실 전 비서관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제도개혁비서관을 지내다 사표를 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산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 최치현 전 행정관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실과 사회조정비서관실 등에서 일했고 국가보훈처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을 지내기도 했다.나주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최용선 전 선임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에 입성해 안보전략비서관실과 총무비서관실, 국정상황실 등 청와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장성군수 선거에 나서는 박노원 전 행정관은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장성 부군수를 비롯해 전라남도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한 행정 관료 출신이다. 여수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강화수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서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국회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을 거쳤다.
- '모르고 가면 손해', 서울 도보해설관광 '베스트4'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여행지에 흐르는 이야기를 통해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나면 여행은 더욱 알차고 풍요로워진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흐르는 역사적인 사실부터, 전설까지 알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을 걸으며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발견 가능한 코스다. 이에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설 연휴에 가족, 연인, 친구 또는 혼자라도 가볍게 떠나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4곳을 추천했다. 기존에는 총 예약인원이 3인 이상일 경우 출발 확정이 되었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소수로 인원이 제한되면서 최근에는 한 명만 신청을 해도 해설사가 배정되면 출발이 확정된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여행 코스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경복궁 광화문의 해치◇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은 코스인 ‘경복궁’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고궁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은 2021년 이용자 순위 톱10에 들었다. 그중 1위는 조선 왕조의 찬란한 시작을 알렸던 경복궁이다. 경복궁 매표소에서 해설사님을 만나 본격적인 경복궁 투어를 시작한다. 홍례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는 금천교다. 금천교를 지나면 근정문 지나 근정전을 만나다. 근정전 앞에는 벼슬 위치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좌우로 놓여있다. 품계석을 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조선 시대 왕과 문무백관이 만나는 조참(朝參) 행사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경복궁 근정전, 우측 대각선 방향으로 바라보는 것이 인왕산과 북악산의 능선이 어우러져 가장 아름답다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앞에 서면 오른쪽 끝으로 이동해 대각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근정전의 처마가 살짝 들려 있어 좌측으로는 인왕산, 우측으로는 북악산의 능선과 하나같이 이어진다. 근정전이 상징적인 공간이었다면 뒤쪽의 사정전은 실제 업무를 보는 정무 공간이었다. 매일 주요 관리들과 정사를 논하고 유교 경전을 공부하였다. 사정전 바닥에는 마루가 깔려 있어 겨울에는 상당히 추웠다. 이에 사정전 양쪽에 온돌시설을 갖춘 만춘전과 천추전을 두고 이곳에서 정무를 봤다. 사정전 왼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경회루가 나타난다.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특별한 장소다. 2020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경회루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회루의 전경,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을 음악과 함께 어울려 전 세계에 화제가 됐었다.복원공사를 마치고 3년만에 다시 돌아온 경복궁 향원정경복궁 코스를 끝내면 경복궁 북측의 향원정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에 공개되었다. 향원정에서는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경복궁 코스는 설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인 목요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두 타임으로 나눠 운영한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다섯 개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창덕궁은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이다. 임진왜란 때 도성의 궁궐이 모두 불타 없어진 이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중건해 왕들은 이곳에서 생활했기에 조선 후기에는 조선의 정전 역할을 했다. 창덕궁은 서울의 다섯 개 궁궐 중에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 우리만의 건축미를 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창덕궁 역시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금천교를 지나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창덕궁의 금천교는 1405년에 창건된 이래 그대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의미가 있다. 인정문과 인정전에는 어질 인(仁)을 써서 경복궁의 근정전이 근면하게 정치를 다스린다는 뜻이라면 창덕궁은 어질게 백성을 다스리라는 뜻을 담았다. 창덕궁의 편전인 선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던 곳으로 조선 후기에 정조 순조 철종 등의 위패를 모시면서 입구가 지붕으로 바뀌었다. 선정전에 위패를 모시면서 침실이었던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겸하게 되었다. 창덕궁의 전각과 전각, 기와지붕이 계속 이어진다희정당 앞에 지붕이 튀어나온 공간은 순종 황제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주차하던 공간이다. 근대화가 되면서 궁궐 내부에 가마가 아닌 자동차가 들어왔다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온다. 낙선재는 궁궐의 다른 건물과는 달리 단청을 하지 않은 독특한 건물이다. 헌종이 경빈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선재에는 단청은 없지만, 왕과 후궁이 머물렀던 장소인 만큼 창살이나 창호, 마루 난간 등에 다양한 장식을 새겨 넣었다. 양반 댁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장식 무늬를 찾아보는 것도 낙선재를 돌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창덕궁 코스 설 연휴 기간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타임으로 운영한다.통의동 백송터, 서촌 도보관광의 시작점이다◇예술가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마을로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동네이다. 경복궁 3번 출구에서 해설사를 만나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이 시작된다.처음 만나게 되는 통의동 백송은 1990년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후 고사 되었지만, 쓰러진 나무의 씨앗을 받아 주변에 심어놓아 서촌의 역사를 잇고 있다. 상촌재는 경찰청 소유의 옛 한옥을 복원하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공간이다. 아늑한 구조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성동계곡, 겸재 정선의 그림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서촌 코스 중 하이라이트는 수성동 계곡이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곳에 있었고, 아름답다고 이름난 계곡이었다고 한다. 겸재 정선도 수성동 계곡을 그렸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돌다리를 찾아보며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수성동 계곡을 나오면 박노수미술관을 만난다. 겉모습은 서양식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한옥 양식을 절충한 건물이다.서촌의 마지막 코스인 이상의 집은 우리에게 소설 날개로 알려진 소설가 이상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이다. 이상은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집에 양자로 들어와 23세가 될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27세에 요절하여 짧고 굵은 생을 살았던 그가 남긴 작품들을 전시 자료로 만나볼 수 있어 더 뜻깊은 공간이다. 서촌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국립중앙박물관 석탑정원에 놓인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만나는 보물찾기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경을 테마로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물처럼 숨어있는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청자정을 지나 석탑정원으로 이어진다. 석탑 정원에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탑들이 잔디밭에 늘어서 있는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전시된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은 국보 문화재로 신라 석가탑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보물로 지정된 고달사 쌍사자 석등은 중대석에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석등의 미를 살린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보존되고 있는 보신각 종석탑 정원을 벗어나면 보신각종을 만난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재야의 종을 올리는 그 보신각종의 진짜 종이다. 실제 종이 노후화가 되어 1985년에 새롭게 만들어 보신각에 걸고, 본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서 보존하고 있다. 보신각종 옆에 있는 석불을 둘러본 후에는 마지막 코스인 승탑 정원으로 간다. 승탑은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시는 조형물이다. 승탑 옆에는 승탑 주인의 이름과 업적, 승탑의 조성 연도가 기록된 승탑비가 세워져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승탑과 승탑비를 둘러보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입구에 도착하면 도보해설관광 코스가 끝난다. 도보해설관광 코스를 끝내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연계하여 방문한다면 더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과 2월 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 [해외 M&A 키워드]MS의 블리자드 인수, 키워드는 ‘메타버스’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소식을 알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홈페이지(사진=마이크로소포트)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입니다. 세계적인 게임 기업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인기 게임 지적재산권(IP)입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회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게임 소식이 발표되는 자체 행사 ‘블리즈컨’에는 매년 3만~4만명이 넘는 게이머들이 참가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게임 업체입니다.게임 업계에서는 비할 곳 없는 영향력을 가진 액티비전블리자드지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닌 이에게는 낯선 이름이었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주요 외신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에도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이름이 대대적으로 회자됐습니다. 바로 빌 게이츠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회사를 거금 687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M&A) 건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이면서, MS 창사 46년 이래 가장 큰 M&A로 기록되는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요인 시각자료(사진=미래에셋증권)◇ “게임은 사실상 메타버스” MS, 신사업 위해 과감히 투자MS는 흔히 윈도우 시리즈로 대표되는 컴퓨터 운영체제(OS)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게임 산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2000년 자사가 생산하는 게임 콘솔 엑스박스(X-Box) 게임을 전담해 만드는 엑스박스 스튜디오를 만들어 운영 중이며, 지난 2020년에는 ‘엘더스크롤’ 등 게임으로 유명한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모회사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달러(약 8조95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의도는 사티아 나델리 MS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에서 드러납니다. 나델리 CEO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사실을 밝히며 “게임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어떤 면에서 보자면 심즈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2D(화면에 표시되므로)지만, 우리는 (고글 등을 이용해) 3D로 구현할 게획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즉, MS는 게임을 최근 유행하는 메타버스 개념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을 위해 눈독 들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이 가상 공간에서 만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게임은 메타버스와 상당 부분 유사성을 띠는 것이 사실입니다.즉, 게임 개발로 체득한 가상 공간 운영 능력을 메타버스로 치환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가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메타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VR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절됐던 현실과 가상의 세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MS는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한 것입니다.MS 뿐 아니라 이미 대부분의 빅 테크 기업은 메타버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사명은 메타버스를 뜻하는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구글과 애플도 VR용 장치를 출시하면서 메타버스와 연계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앨런 브랙 액티비전블리자드 전(前) 사장(사진=액티비전블리자드)◇ X-Box 입지 공고화…블리자드, 성추문으로 가격도 낮아져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지만, MS의 이번 인수의 바탕엔 극히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바로 자사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의 경쟁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압도할 수 있는 기회를 쥐게 됐기 때문입니다.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콜 오브 듀티’는 1인칭 액션 슈팅게임(FPS)의 명작으로 꼽히며 엑스박스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항상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팬이 많습니다. MS는 이번 인수로 콜 오브 듀티 뿐 아니라 헤일로, 둠, 오버워치 등 FPS 게임을 월 정액으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라 FPS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플레이스테이션 대신 엑스박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액티비전블리자드가 사내 성추문으로 기업의 위상이 꺾인 점도 MS에겐 기회였습니다. 블리자드 내부에선 여성 휴게 및 수유실을 남성들이 사용, 임신 가능성 있는 여직원의 승진 기회 박탈, 여직원들의 외모 비하 및 성추문, 남자 상사가 여직원에게 강간이나 음담패설 등이 이뤄졌다는 점이 폭로되면서 일부 개발자가 불명예 퇴진하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사장이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버지’로 알려진 J 앨런 브랙이 불명예 퇴진하고,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 등 차기작을 주도하던 여성 공동 대표 젠 오닐마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성추문으로 위기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MS가 유리한 입장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 낯'섬'을 욕망하다[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1>
- 폴 고갱이 타히티섬에서 그린 ‘망고와 여인’(1896). 후기인상파를 대표하는 작가인 고갱은 1891년 남태평양 타히티섬으로 처음 이주한 뒤 2년 동안 독특하고 과감한 색채가 돋보이는 회화 60여점을 그렸다. 하지만 고독과 향수에 시달리고, 무엇보다 돈이 떨어지자 1893년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후 1895년 다시 타히티섬, 1897년 다시 프랑스로의 여정을 반복했다. 작품은 두 번째로 찾은 타히티섬에서 그렸다. 원주민의 건강한 인간성을 강렬하고 원시적인 색감에 묻혀낸 작품들 중 한 점이다. 캔버스에 유채, 97×130㎝,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미술관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큐레이터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큐레이터·미술평론가] 폴 고갱(1848∼1903)이 고국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섬에 갔던 일은 유명하다. 아마도 우리가 타히티란 지명에 익숙한 것은 고갱 덕분일지도 모른다. 증권회사에 다니던 고갱이 주식시장 붕괴로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프랑스와 덴마크의 여러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타히티섬에 처음 찾아간 것은 1891년이다. 문명을 버리고 오지를 찾아간 화가의 굳은 결단이라기에는, 이미 당시 타히티섬은 프랑스 식민지로 귀속돼 서구문물이 많이 퍼져 있던 상태였다. 여인들이 스스럼없이 옷을 벗고 다니고,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문명인의 고뇌가 없는 이상세계를 꿈꿨던 고갱은,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다소 실망을 했다. 하지만 이내 타히티섬 곳곳에 남아 있는 원시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마흔네 살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곳 부족장의 열세 살 난 딸과 결혼을 했으며, 프랑스에서 이미 매독에 걸린 상태였기 때문에 갓 결혼한 어린 부인은 물론 십대의 다른 소녀들에게도 매독을 옮겼으며, 그네들은 그런 상태에서 출산을 하기도 했다. 고갱은 태어난 아이들을 양육하는 책임을 지진 않았다. 풍습이 다른 식민지 섬에서 자국의 법과 도덕을 위배한 성적 방종이 고갱에게 죄책감을 주진 않았던 것 같다. 당시 타히티는 프랑스 총독부의 관할 아래 물자·자원을 착취당하고 있기도 했다. 고갱의 ‘망고와 여인’(1896)은 푸른 바다가 있는 언덕에 나체로 누워 있는 여인을 그린 것이다. 슬쩍 몸을 가리고 비스듬히 누운 여인의 포즈는 단박에 서양의 비너스 그림들을 떠올리게 한다. 서구 그림의 전통적인 주제, 그러니까 비너스나 성모자상 같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주제에 타히티섬 여인들을 동원해 그리는 것은 고갱이 종종 사용하던 방법이고, 이러한 그림들은 유럽인을 대상으로 판매하기에도 좋았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의 여인 곁에는 망고열매가 나뒹굴고 있는데, 열대과일 망고는 고갱이 여인들의 손에 들려 그리거나 정물만으로도 그렸던, 애호한 소재였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 아래 푸릇푸릇한 나무그늘 아래 벌거벗고 누운 타히티 여성은 과연 풍요로운 낙원을 느끼게 한다. ◇고갱이 그린 ‘망고와 여인’, 그 암울한 이면 하지만 남태평양 한가운데의 식민지 섬에서 낙원을 느끼는 것은 지배국 남성의 과도한 낭만이 아니었을까. 고갱이 그린 타히티 그림들은 이내 고정 컬렉터가 생겼고 큰 명성도 안겨줬지만, 타히티섬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어떻게 봤을까. 그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전통문화가 있었으며 말과 복장이 다른 타국의 지배자들이 멋대로 건물을 짓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을 지켜봐야 했을 것이다. 모델이 된 여성들이 프랑스에서처럼 제대로 모델료를 받았을지도 의문이거니와, 필시 고갱의 성적 대상이 됐을 것이란 짐작까지 가능케 한다. 고갱에게 타히티섬은 자신의 독창적 예술형식에 걸맞은 소재를 제공한 개인적 식민지가 아니었을까. 식민지 섬이 아니더라도 섬은 인간에게 어떤 환상을, 그것이 아름다움이든 공포든, 지금 발 딛고 있는 이곳과는 다른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스위스화가 아르놀트 뵈클린(1827∼1901)이 그린 한 쌍의 섬, ‘죽음의 섬’(1880)과 ‘삶의 섬’(1888)은 섬에 대해 인간이 가지는 양가적 감정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아르놀트 뵈클린의 ‘죽음의 섬’(1880). 자주 또 반복적으로 죽음을 암시하거나 주제로 삼은 뵈클린이 그린 여러 ‘죽음의 그림’ 중 대표작이다. 침묵과 고요, 꿈꿀 수 있는 장소로 죽음과 섬을 동일시했다. 풍부한 상상력이 바탕이 된 독특한 감각과 색채가 분위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캔버스에 유채, 110.9×156.4㎝, 스위스 바젤 바젤미술관 소장.‘죽음의 섬’은 오래 바라보게 되는 그림이다. 죽음의 세계를 이토록 지독한 외로움으로 그려낸 그림이라니. 어떠한 전거 없이도 그림은 그 자체로 무덤인 섬으로 보는 이를 안내한다.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섬에는 배를 정박할 입구가 나 있다. 섬을 장식하는 나무는 유럽의 공동묘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프러스다. 사이프러스는 섬 가운데 컴컴한 숲을 이루고 있어, 그 안쪽 통로로 들어서면 빛을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사이프러스숲을 감싼 바위들에는 조각된 문의 형태가 보이는데, 각각이 무덤인 듯하다. 서구는 오랜 석관의 전통이 있고, 작은 건물처럼 가족묘를 돌로 만들기도 했으므로, 건축물의 일부처럼 보이는 바위의 문들은 무덤의 부분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다. ◇혼자 겪는 가장 고독한 과정…‘죽음의 섬’ 가는 일 이 그림은 극도로 고요하다. 밤바다를 노 저어가는 소리조차 어둠에 묻힐 듯하며, 바람도 불지 않고, 흔한 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노를 젓는 금발의 남성과 흰 망토를 머리끝까지 두른 사람은 각자 섬을 향해 있고, 서로 대화를 나눌 것 같지도 않다. 고요하게 섬으로 전진하고 있는 배 위에는 하얀 천으로 싸인 상자가 있는데, 아마 관인 듯하다. 흰옷을 입은 사람은 누구일까. 어둠 속에서도 흰옷 입은 사람의 그림자가 하얀 관 위에 짙게 드리워져 의문은 더욱 커진다. 망자의 관을 운반하는 안내자일까, 아니면 관에 누운 사람의 영혼인가. 배는 곧 섬의 안쪽 입구에 당도할 것이고, 하얀 관은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림에서 인간의 죽음은 드라마틱한 어떤 사건도 없이, 죽은 이의 사연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그저 소리 없이 외딴섬에 가닿는 것으로만 묘사돼 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혼자 겪어야 하는 이토록 고독한 과정일 것이므로. 뵈클린은 이 그림을 여섯 번 반복해 그렸고 2차대전 중 폭격으로 파괴된 한 점을 제외하고 다섯 점은 각국의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바위섬의 형태와 하늘빛이 조금씩 달라지고, 후원자의 요청에 따라 관에 꽃을 두르거나 하는 변형이 있긴 했어도, 흰옷을 머리끝까지 둘러쓰고 선 사람의 모습은 변한 적이 없다. 뵈클린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은 죽음의 알레고리일 것이다. 뭐라 따로 표현할 길이 없는 죽음의 실체에 그는 유령 같은 뒷모습만 부여했고, 앞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르놀트 뵈클린의 ‘삶의 섬’(1888). ‘죽음의 섬’ 연작 이후에 뵈클린이 옮겨간 ‘삶이 있는’ 섬 그림이다. 색·소리·분위기 등의 대비를 의도해 죽음과는 다른 삶·생명을 묘사했지만 ‘죽음의 섬’만큼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고대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반인반수’ 등은 뵈클린이 즐겨 사용한 장치다. 마호가니 나무에 유채, 93.3×40.1㎝, 스위스 바젤 바젤미술관 소장.여섯 점의 ‘죽음의 섬’을 그리고 나서 뵈클린은 ‘삶의 섬’ 한 점을 그렸다. ‘삶의 섬’에서는 다양한 나무들이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다. 야자수부터 색색의 꽃을 피우는 꽃나무까지 푸른 하늘 아래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섬 아래에는 물에 들어가 노는 사람들이 보이고 여러 마리의 백조가 그들 곁에서 헤엄치고 있다. 갈색 수염을 기른 남자는 반인반수 사티로스(그리스신화에서 반은 사람이고 반은 짐승인 괴물)처럼 보이지만 하체가 물에 잠겨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섬 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색색의 사람들이 화관을 쓰고 즐겁게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섬으로 훌쩍 ‘한달 살이 떠나는 이유이 그림에는 소리가 있다. 첨벙거리는 소리, 즐거움에 넘치는 사람들의 소리 말이다. 뵈클린은 ‘죽음의 섬’과 대응하는 ‘삶의 섬’에서 여러 대척점을 만들고자 했을 것이다. 섬 모양과 나무, 사람과 동물의 생기 있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소란스럽고 역동적인 이승의 단면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의 섬’과 비교해 봤을 때, ‘삶의 섬’은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죽음에 고도로 집중해 완벽하게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냈던 것만큼, 삶의 생동감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형태를 찾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만하다. 삶은 원래 지나치게 가지각색이지만, 죽음은 오롯이 한 길이기 때문이다. 고갱의 섬도 뵈클린의 섬도 결국은 환상의 소산이다. 섬이란 공간은 원시적 이상세계라거나 삶과 죽음의 상징을 덧붙이기에 알맞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선 이 장소와는 다른 일이 펼쳐지리라 기대되는, 땅이면서도 독자적이고 세상의 부분이면서도 세상을 떠나 있을 것만 같은 장소기 때문이다. 물론 섬사람이 아닌 이방인의 시선에서 말이다. 그러니 일상에 지친 이들이 어느 순간 배낭을 메고 섬에 가서 ‘한 달 살기’ ‘한 해 살기’ 등의 프로젝트를 감행하는 것일 게다. △이윤희 큐레이터는…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 “장애인 등 불편 없도록”…서울지하철 전 역사에 엘레베이터 설치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마치고 ‘1역 1동선’을 확보한다고 28일 밝혔다. 1역 1동선은 장애인, 고령자 등의 교통약자가 지하철역 출구(지상)에서 대합실, 승강장까지 별도의 도움 없이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공사를 위해 서울시는 2024년까지 약 650억 원 전액을 시비로 투입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54개(2021년 기준, 확보율 92.3%) 역에 1역 1동선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1역 1동선 확보율 그래프.먼저 올해도 추가로 10개 역에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시작한다. 해당 역사는 7호선 남구로역, 5호선 강동·종로3가역, 6호선 새절·상월곡·봉화산·구산역, 7호선 수락산·청담·광명사거리역 등이다. 이들 역사는 2023년 완공할 예정이다.공간 확보 문제로 승강설비가 들어서기 어려웠던 6개 역사도 설계 및 지속 검토에 나선다. 우선 5호선 상일동역, 3호선 고속터미널역, 8호선 복정역은 승강기 설치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중 5호선 상일동역의 경우 애초에 승강장이 좁게 건설된 특수한 구조 때문에 ‘도시철도 건설규칙’ 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가 국토교통부에 건설규칙 개정을 요청했고, 작년 11월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설계를 마치는 대로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5개 역사에서 승강시 설치 공사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간다. 최근 2년 동안 공사를 진행해 운영을 앞두고 있는 5개 역사는 1호선 청량리역, 2호선 용답역, 3호선 교대역, 4호선 명동역, 5호선 마천역 등이다.아울러 서울교통사는 역사 내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는 철거 후 새 것으로 교체하고, 미설치된 곳에는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는 사당역 8번 출구에 에스컬레이터를 신설하고, 신금호역·산성역은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공사를 한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승강편의시설 설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재정”이라며 “어려운 공사 상황을 감안한 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안철수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로 가야"[전문]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국익 우선을 최우선으로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존엄을 지켜내되, G10 국가에 걸맞게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를 함께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안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가 생각하는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는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라고 이같이 밝혔다.안 후보는 “미·중 갈등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갈등이 커질수록 대한민국의 결정의 시간도 비례해서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국익 우선주의’, ‘민주주의 가치 존중’, ‘국제사회 제도와 규범 준수’, ‘상호주의’, ‘호혜 평등’이라는 다섯 개의 외교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남북 관계에 대해선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민족적 애정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화를 추진하되, 핵실험 재개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에는 국가적 이성과 냉철함으로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원칙 있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안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전략>신사, 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안철수입니다.오늘 저를 초청해주신 서울 외신기자클럽 김무선 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오늘 저는 제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을 경우, 펼쳐 나갈 안철수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저의 기조 발표가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통해 해외 우방 각국이 저 안철수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세계는 격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여러분이 계시는 이곳 서울이야말로 격변하는 세계의 실질적인 중심지일지도 모릅니다. 미ㆍ중 갈등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갈등이 커질수록 대한민국의 결정의 시간도 비례해서 빨라질 것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어 동서냉전이 다시 시작되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중국이 대만에 물리력을 행사하고 미국이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한국의 고민은 매우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분명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협의해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이 모든 사안들은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 그리고 미래사회로의 지속가능성,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관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차기 행정부는 냉철한 상황판단에 기반하여 책임 있는 외교정책 기조를 빠르게 확립해야 합니다. 국익을 극대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때로는 과감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 정부처럼 가치도 원칙도 모호한 외교로 버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줄 위에 잠시 서 있을 수는 있지만 줄 위에서 평생을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 안철수가 생각하는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는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입니다. 국익 우선을 최우선으로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존엄을 지켜내되, G10 국가에 걸맞게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를 함께 지향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과 국제사회 모두에 책임 있는 국가의 책임 있는 외교정책 기조입니다.이를 위해 ‘국익 우선주의’, ‘민주주의 가치 존중’, ‘국제사회 제도와 규범 준수’, ‘상호주의’, ‘호혜 평등’이라는 다섯 개의 외교 원칙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정책 기조와 원칙에 기반하여 오늘은 한미관계를 포함한 주변국 정책, 남북관계 정책의 기조와 과학기술 외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먼저 한미관계를 포함한 주변국 정책입니다. 첫째, ‘2020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완전하게 이행할 것입니다. 2020년 5월 합의한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을 통해 한국의 대미 정책의 지속성, 연속성, 일관성을 입증하고, 한미 양국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는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기여로 우리의 안보 환경을 개선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과 공조 체계를 강화하여 우리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와 과학기술의 시장을 획득해 나갈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 안보 정책의 기본 축입니다. 기본 축이 튼튼해야 흔들림이 없고, 흔들림이 없어야 유연성과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지난 5월 한미정상 회담의 완벽한 이행을 통해 우리는 국제사회에 보다 책임 있는 국가로 인정받으며 우리의 이익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한중관계의 회복을 위한 원칙 있는 외교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존중해야 하는 우리의 주권 사항 및 원칙을 우리 스스로 확립해야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사드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보복, 중국의 KADIZ와 영해 침범 등 군사적으로 우리의 주권을 침범하는 행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저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3불 정책을 즉각 폐지할 것입니다. 3불 정책은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존엄과 자주성을 해치는 매우 잘못된 정책입니다. 대중국 레드라인을 제도화하고 중국의 군사적 도발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원칙 있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양국은 상호 평등하고 호혜적인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셋째, ‘김대중-오부치 성명’의 정신에 기반한 한일관계를 복원하겠습니다. ‘김대중-오부치’ 합의 정신에 기반하여 한일 양국의 역사문제, 영토 문제의 정치 도구화를 방지하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국내정치를 위해 외교를 이용하는 못난 양국의 정치 리더십은 퇴출되어야 합니다. 협량하고 정치공학적인 리더십은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을 바라는 양 국민의 이익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저는 일본의 진정한 참회를 촉구해 나가되,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한 ‘투트랙’ 접근방식을 통해 미래 지향적 협력관계와 역사문제를 분리하여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주변국 정책 기조를 통해 대한민국은 동북아정세 안정에 기여하고,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를 추구하는 세계중심 국가로서의 지위와 평가를 획득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rule-taker(수용자)가 아닌 국제사회 책임 있는 국가들과 함께 룰을 만들어나가는 rule-maker 국가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남북관계 정책 기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저의 한반도 평화 비전과 목표는 ‘핵과 전쟁 없는 한반도’ ‘함께 사는 남북’입니다. 이런 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민족적 애정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화를 추진하되, 핵실험 재개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에는 국가적 이성과 냉철함으로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원칙 있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한반도의 군사적 도발 억제를 위한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외교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안전과 평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는 군사적 도발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군사적 맞대응도 불사하는 의지와 자세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국가의 모습입니다. 안철수 행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한미동맹의 대비태세를 강화하여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 핵 위협에 대항하는 ‘한미핵공유협정’ 체결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그동안 남북관계는 민족과 국가를 혼용하여 원칙 있게 진행되어 오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특수관계이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간의 관계입니다. 핵문제를 민족 문제로 접근해서는 절대 풀 수 없습니다. 국가의 냉철함과 이성이 북한과의 솔직한 대화를 이끌어 내는데 더 효과적이고 북한을 더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을 심어주는 일도 없어야 하고 과거의 상투적인 수법은 안 통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시켜주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 견인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비핵화가 진척되어 북한에 대한 투자가 재개될 경우, 과거처럼 남북 둘만의 개성공단보다는 대한민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기타 EU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이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경제외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대외교는 종합외교이고, 외교의 대부분은 사실상 경제외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제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의 핵심 외교전략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 경제외교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 원천의 미국 그리고 과학기술의 최대 수요 시장의 중국과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경쟁과 견제 구조에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과학기술 협력 외교를 크게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초격차 기술확보와 함께 세계 시장과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자 생존전략입니다. 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과학기술 외교의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고, 현재의 외교부를 외교통상부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직속으로 과학기술과 외교안보의 융합전략의 컨트롤타워인 가칭 “국가과학기술안보위원회” 설치할 것입니다. 민·관·학의 인적 자원을 유기적으로 과학기술 외교에 투입하기 위한 국가의 지원체계도 만들겠습니다. 이상, 외교 안보에 있어 세계 책임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차기 행정부의 주변국과 남북관계 기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제가 다 말씀드리지 못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외교 등 나머지 부분은 추후 말씀드려 나갈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