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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남은 6·1 지방선거…잠룡들도 움직인다
  • 4개월 남은 6·1 지방선거…잠룡들도 움직인다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오는 6월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린다. 민선 8기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17개 시·도교육감을 뽑는 이번 지방선거는 21대 대통령선거 3개월 뒤 열린다는 점에서 대선 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선 승리가 지방선거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허니문 선거’ 경향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선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선거나 지방선거는 새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힘이 실리면서 승기를 이어가는 성향이 강했다. 올해도 이러한 성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인물 중심의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3월 대선으로 아직 지방선거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지만 출마 예정자들은 본격적인 선거 레이스를 앞두고 지역 민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눈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의 ‘지방선거행’도 곧 본격화할 전망이다. 선거권 나이가 18세로 하향된 후 첫 지방선거라는 점과 3월9일 5곳에서 열리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결과가 이들 거물급 정치인의 지방선거 출마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의 특징은 4년 전 당선된 광역단체장 17명 중 5명이 재도전할 수 없어 새로운 시·도지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선 또는 3선을 준비하는 광역단체장 중 상당수가 낮은 지지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출사표를 내던진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상당수의 ‘신인 시·도 자치단체장’을 배출할 것으로 보인다.(사진·그래픽=뉴스1)◇“수성이냐 탈환이냐”…경기도지사에 쏠리는 눈‘도백의 무덤’이라며 흑역사를 써내려 온 경기도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격전지이자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거머쥐며 단박에 ‘대권 잠룡’으로 올라설 수 있는 자리로 위상이 달라져서다.‘무주공산’이 된 경기지사직을 놓고 여야 잠룡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고양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와 끝까지 가겠다며 출마 포기의사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선 5선인 안민석(오산)·조정식(시흥을), 4선 김태년(성남수정), 3선 박광온(수원정), 재선 박정(파주을) 의원을 비롯해 여당 최고위원 출신 염태영 수원시장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국민의힘에선 국회부의장을 지낸 심재철(안양동안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정병국(여주·양평) 등 5선 출신 전 의원과 4선 신상진(성남중원), 3선 김영우(포천·가평), 재선 주광덕(남양주병)·함진규(시흥갑) 전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의 등판 여부도 관심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대선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중량감 있는 관료 출신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은 여야 모두 오세훈·박형준 현 시장의 아성에 도전할만한 후보를 아직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靑 참모들, 지방선거 ‘앞으로’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들도 6월 지방선거에 잇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을 중심으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광주전남에서 청와대 출신 후보군으로 강화수 전 행정관과 박노원 전 행정관, 박시종 전 선임행정관, 윤난실 전 비서관, 최용선 전 선임행정관, 최치현 전 행정관 등이다. 광주 광산구청장 선거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참모 3명이 도전장을 냈다.현 김삼호 청장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광산구청장 선거에는 박시종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윤난실 전 제도개혁비서관, 최치현 전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박 전 선임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 부실장을 지냈고 2020년 총선에 출마한 데 이어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비서실 부실장을 지냈다. 윤난실 전 비서관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제도개혁비서관을 지내다 사표를 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산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다. 최치현 전 행정관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실과 사회조정비서관실 등에서 일했고 국가보훈처장관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광산구청 열린민원실장을 지내기도 했다.나주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최용선 전 선임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초기 청와대에 입성해 안보전략비서관실과 총무비서관실, 국정상황실 등 청와대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장성군수 선거에 나서는 박노원 전 행정관은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장성 부군수를 비롯해 전라남도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근무한 행정 관료 출신이다. 여수시장 선거에 도전하는 강화수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에서도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국회와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을 거쳤다.
2022.01.30 I 문승관 기자
중국 "일,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하면 분노 부를 것”
  • 중국 "일,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하면 분노 부를 것”
  •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중국 정부는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한 데 대해 반대입장을 드러냈다고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결정한 28일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연합뉴스 서면 질의에 “강제노역은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 침략과 식민통치 기간에 저지른 심각한 범죄”라며 “분노를 부를 것”이라고 답변했다.대변인실은 “일본은 앞서 유사한 등재 과정에서 일부 유적지에서 아시아 국가 노동자들의 의사에 어긋나는 강제노역이 있었다고 인정하며 희생자를 기리기로 약속했지만 끝내 실현하지 않았다”며 2015년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 근대산업시설의 세계유산 등재 당시 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이어 “일본이 이웃 나라의 아픈 기억을 무시하고 새로운 유사 등재를 시도하는 것은 분노와 반대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대변인실은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와 실제 행동으로 역사가 남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아시아 이웃 나라와 국제사회의 신용을 얻어야 한다”고 촉구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올해 신청해 조기에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실현에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2022.01.30 I 전재욱 기자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한국 반발보다 미국 우려 의식"
  •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한국 반발보다 미국 우려 의식"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사도(佐渡) 광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한다고 발표하기 전 미국 측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보도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지난 28일 저녁 사도 광산 관련 발표를 하기 전 당일 아침부터 주일본 미국대사관의 레이먼드 그린 수석 공사에게 사전에 설명했다. 일본이 당사국도 아닌 미국에 사도 광산과 관련한 사전 설명을 한 것은 미국 측이 한일 갈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1일 기시다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회담 후 일본 외무성과 자주 접촉하는 미 국무부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동맹이 마주하고 있는 지금 한국과 일본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메시지를 일본 측에 전했다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다.니혼게이자이는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총리가 우려한 쪽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기대하는데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추천으로 한일관계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한국 외교부는 기시다 총리의 사도 광산 세계유산 추천 발표 직후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키로 한 것은 강한 유감”이라며 “이같은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미국 쪽 동향에 신경을 쓰던 기시다 총리는 지난 2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물어봤다. 아베 전 총리는 “미국은 사전에 말하면 난색을 보일 것이 당연하다”며 “1년 반은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일본 정부가 내달 1일 유네스코에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공식 추천하면 1년 반 정도 뒤인 내년 6~7월께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그때까지 미국의 압박과 한국의 반발을 견디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아베 전 총리는 2015년 조선인 징용 현장인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의 세계유산 등재 경위를 언급하면서 당시 외무상이었던 기시다에게 “당시도 그랬지 않느냐”며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오고 있으니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은 지난 28일 밤 기자들에게 한국 외교부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추천과 관련해 중단을 촉구한 것에 대해 “독자적인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한국 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하야시 외무상은 다만 세계유산 등재 추진 때 관계국과 협의가 장려된다면서 “한국과도 성실히 대화해 냉정하고 정중히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2.01.30 I 양지윤 기자
꾸준한 수익 안겨줄 부동산 대체투자는 '亞 오피스'
  • 꾸준한 수익 안겨줄 부동산 대체투자는 '亞 오피스'
  •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글로벌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 아시아 지역 오피스 시장이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시아 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은 데다 재택근무 비율도 낮기 때문이다. 30일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올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4.1%, 2분기와 3분기 5.8%, 4분기 5.2%로 5% 전후를 기록할 전망이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가 예측한 아태지역(APAC) 내년 한해 오피스 순임대면적은 8300만sqft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이후 홍콩과 호치민, 하노이 등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의 신규 오피스 공급 물량이 적어 지난 2019년 이후 상승세를 보여왔던 공실률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아시아 주요 도시의 오피스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률 하방압력도 높아진 상태다. 코로나19 이후 맬버른의 오피스 가격은 27.7% 올랐고 서울도 25.4% 상승했다. 도쿄와 홍콩도 6%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싱가포르도 3.6% 올랐다. 베이징과 상하이만 9%대 하락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자산 리모델링 등을 통한 임대료 프리미엄 확보에 적기”라고 설명했다. 물류창고 등 아태지역 산업용 부동산의 경우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오피스 자산과 수익률 차이가 33bp까지 줄어 다른 지역 산업용 부동산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사적 평균인 97bp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하나대체운용은 신규 물류센터 비중이 낮은 일본과 홍콩 등에서 노후 자산에 대한 밸류 에드 투자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리테일의 경우 상업용 부동산 중 유일하게 평균 자산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PwC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이후 리테일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하락해 가격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리테일 섹터 투자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50%에 불과했다. 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리테일 섹터 비중을 현재 30% 수준에서 5년 디 15% 수준으로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오피스는 서울 주요지역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공실률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투자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차인들 사이에서 공유 오피스 사용 계획이 많은 만큼 이같은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 국내 공유 오피스 운영업체들의 임대 수요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에 따라 하나대체운용은 추가 금리인상에도 오피스 가격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이후 투자처로 각광받은 물류센터의 경우 선별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했다. 온라인 소매판매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고 총 소매판매 중 온라인 비중이 35%를 넘어서고 있으나 바이러스 확산이 완화되면 서비스 소비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도심 주변 물류센터 운영이 다각화되면서 주유소나 상업시설 일부를 창고로 활용하거나 인천 등 경기 서북권 지역으로 물류센터 공급이 대규모로 예정돼 있다는 점도 선별투자의 이유로 제시했다. 리테일, 호텔 등의 자산 역시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작년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를 시행했지만 확진자와 중증입원자가 증가하고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 소비 활동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2.01.30 I 권소현 기자
'모르고 가면 손해', 서울 도보해설관광 '베스트4'
  • '모르고 가면 손해', 서울 도보해설관광 '베스트4'
  •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여행지에 흐르는 이야기를 통해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나면 여행은 더욱 알차고 풍요로워진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을 통해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흐르는 역사적인 사실부터, 전설까지 알 수 있다. 무심코 지나쳤을 풍경들을 걸으며 그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발견 가능한 코스다. 이에 서울관광재단은 이번 설 연휴에 가족, 연인, 친구 또는 혼자라도 가볍게 떠나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4곳을 추천했다. 기존에는 총 예약인원이 3인 이상일 경우 출발 확정이 되었지만,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소수로 인원이 제한되면서 최근에는 한 명만 신청을 해도 해설사가 배정되면 출발이 확정된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무료 관광 프로그램이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문화관광해설사가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등 여행 코스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경복궁 광화문의 해치◇지난해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은 코스인 ‘경복궁’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단연 고궁이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은 2021년 이용자 순위 톱10에 들었다. 그중 1위는 조선 왕조의 찬란한 시작을 알렸던 경복궁이다. 경복궁 매표소에서 해설사님을 만나 본격적인 경복궁 투어를 시작한다. 홍례문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장소는 금천교다. 금천교를 지나면 근정문 지나 근정전을 만나다. 근정전 앞에는 벼슬 위치를 나타내는 품계석이 좌우로 놓여있다. 품계석을 보며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조선 시대 왕과 문무백관이 만나는 조참(朝參) 행사의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경복궁 근정전, 우측 대각선 방향으로 바라보는 것이 인왕산과 북악산의 능선이 어우러져 가장 아름답다경복궁의 정전인 근정전 앞에 서면 오른쪽 끝으로 이동해 대각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 근정전의 처마가 살짝 들려 있어 좌측으로는 인왕산, 우측으로는 북악산의 능선과 하나같이 이어진다. 근정전이 상징적인 공간이었다면 뒤쪽의 사정전은 실제 업무를 보는 정무 공간이었다. 매일 주요 관리들과 정사를 논하고 유교 경전을 공부하였다. 사정전 바닥에는 마루가 깔려 있어 겨울에는 상당히 추웠다. 이에 사정전 양쪽에 온돌시설을 갖춘 만춘전과 천추전을 두고 이곳에서 정무를 봤다. 사정전 왼쪽으로 빠져나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갖춘 경회루가 나타난다.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던 특별한 장소다. 2020년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경회루에서 퍼포먼스를 펼쳤다. 경회루의 전경, 연못에 비친 경회루의 모습을 음악과 함께 어울려 전 세계에 화제가 됐었다.복원공사를 마치고 3년만에 다시 돌아온 경복궁 향원정경복궁 코스를 끝내면 경복궁 북측의 향원정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3년에 걸친 복원 공사를 마치고 작년 11월에 공개되었다. 향원정에서는 향기가 멀리 간다는 그 이름처럼 우리 궁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경복궁 코스는 설 연휴 기간에는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인 목요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오후 2시 30분 두 타임으로 나눠 운영한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다섯 개 궁궐 중 유일하게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창덕궁은 태종 때 경복궁의 이궁으로 세워진 두 번째 궁궐이다. 임진왜란 때 도성의 궁궐이 모두 불타 없어진 이후 경복궁이 아닌 창덕궁을 중건해 왕들은 이곳에서 생활했기에 조선 후기에는 조선의 정전 역할을 했다. 창덕궁은 서울의 다섯 개 궁궐 중에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의 지형을 훼손하지 않고 조화롭게 배치, 우리만의 건축미를 살렸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창덕궁 인정전의 모습창덕궁 역시 경복궁과 마찬가지로 금천교를 지나 궁궐 안으로 들어간다. 창덕궁의 금천교는 1405년에 창건된 이래 그대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의미가 있다. 인정문과 인정전에는 어질 인(仁)을 써서 경복궁의 근정전이 근면하게 정치를 다스린다는 뜻이라면 창덕궁은 어질게 백성을 다스리라는 뜻을 담았다. 창덕궁의 편전인 선정전은 왕이 집무를 보던 곳으로 조선 후기에 정조 순조 철종 등의 위패를 모시면서 입구가 지붕으로 바뀌었다. 선정전에 위패를 모시면서 침실이었던 희정당이 편전의 기능을 겸하게 되었다. 창덕궁의 전각과 전각, 기와지붕이 계속 이어진다희정당 앞에 지붕이 튀어나온 공간은 순종 황제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주차하던 공간이다. 근대화가 되면서 궁궐 내부에 가마가 아닌 자동차가 들어왔다는 사실이 재밌게 다가온다. 낙선재는 궁궐의 다른 건물과는 달리 단청을 하지 않은 독특한 건물이다. 헌종이 경빈 김씨를 후궁으로 맞이하면서 지었다고 전해진다. 낙선재에는 단청은 없지만, 왕과 후궁이 머물렀던 장소인 만큼 창살이나 창호, 마루 난간 등에 다양한 장식을 새겨 넣었다. 양반 댁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장식 무늬를 찾아보는 것도 낙선재를 돌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창덕궁 코스 설 연휴 기간 정상 운영한다. 단 2월 3일에는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2시 두 타임으로 운영한다.통의동 백송터, 서촌 도보관광의 시작점이다◇예술가와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서촌은 경복궁과 인왕산 사이에 있는 마을로 골목골목이 거미줄처럼 얽혀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동네이다. 경복궁 3번 출구에서 해설사를 만나 서촌의 오래된 골목 산책이 시작된다.처음 만나게 되는 통의동 백송은 1990년 여름 태풍으로 쓰러진 후 고사 되었지만, 쓰러진 나무의 씨앗을 받아 주변에 심어놓아 서촌의 역사를 잇고 있다. 상촌재는 경찰청 소유의 옛 한옥을 복원하여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된 공간이다. 아늑한 구조가 돋보이는 공간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성동계곡, 겸재 정선의 그림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서촌 코스 중 하이라이트는 수성동 계곡이다. 수성동 계곡은 인왕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유명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안평대군의 옛 집터가 이곳에 있었고, 아름답다고 이름난 계곡이었다고 한다. 겸재 정선도 수성동 계곡을 그렸다. 그림 속에 남아있는 돌다리를 찾아보며 오늘날의 모습과 비교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수성동 계곡을 나오면 박노수미술관을 만난다. 겉모습은 서양식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한옥 양식을 절충한 건물이다.서촌의 마지막 코스인 이상의 집은 우리에게 소설 날개로 알려진 소설가 이상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장소이다. 이상은 세 살 때 큰아버지의 집에 양자로 들어와 23세가 될 때까지 이곳에 살았다. 27세에 요절하여 짧고 굵은 생을 살았던 그가 남긴 작품들을 전시 자료로 만나볼 수 있어 더 뜻깊은 공간이다. 서촌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국립중앙박물관 석탑정원에 놓인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국립중앙박물관 정원에서 만나는 보물찾기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는 자연과 어우러진 문화유산이 보물처럼 숨어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경을 테마로 조성된 정원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보물처럼 숨어있는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는 청자정을 지나 석탑정원으로 이어진다. 석탑 정원에는 통일신라부터 조선 시대까지 석탑, 석등, 석불 등 석조문화재들이 전시되어 있다. 석탑들이 잔디밭에 늘어서 있는 풍경이 꽤 이국적이다. 전시된 갈항사 동서 삼층석탑은 국보 문화재로 신라 석가탑의 계보를 이어오고 있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보물로 지정된 고달사 쌍사자 석등은 중대석에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아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을 조각해 석등의 미를 살린 작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보존되고 있는 보신각 종석탑 정원을 벗어나면 보신각종을 만난다. 매년 새해가 될 때마다 재야의 종을 올리는 그 보신각종의 진짜 종이다. 실제 종이 노후화가 되어 1985년에 새롭게 만들어 보신각에 걸고, 본래의 종은 국립중앙박물관 정원으로 옮겨서 보존하고 있다. 보신각종 옆에 있는 석불을 둘러본 후에는 마지막 코스인 승탑 정원으로 간다. 승탑은 스님의 사리나 유골을 모시는 조형물이다. 승탑 옆에는 승탑 주인의 이름과 업적, 승탑의 조성 연도가 기록된 승탑비가 세워져 있다. 문화재로 지정된 승탑과 승탑비를 둘러보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입구에 도착하면 도보해설관광 코스가 끝난다. 도보해설관광 코스를 끝내고 국립중앙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연계하여 방문한다면 더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코스 설 연휴 기간 중 1월 31일과 2월 1일은 휴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와 오후 2시다.
2022.01.30 I 강경록 기자
MS의 블리자드 인수, 키워드는 ‘메타버스’
  • [해외 M&A 키워드]MS의 블리자드 인수, 키워드는 ‘메타버스’
  •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콜 오브 듀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소식을 알리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홈페이지(사진=마이크로소포트)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름입니다. 세계적인 게임 기업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인기 게임 지적재산권(IP)입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회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신작 게임 소식이 발표되는 자체 행사 ‘블리즈컨’에는 매년 3만~4만명이 넘는 게이머들이 참가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게임 업체입니다.게임 업계에서는 비할 곳 없는 영향력을 가진 액티비전블리자드지만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닌 이에게는 낯선 이름이었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주요 외신은 물론 우리나라 언론에도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이름이 대대적으로 회자됐습니다. 바로 빌 게이츠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 회사를 거금 687억달러(약 81조원)에 인수했기 때문입니다. 게임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인수합병(M&A) 건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이면서, MS 창사 46년 이래 가장 큰 M&A로 기록되는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요인 시각자료(사진=미래에셋증권)◇ “게임은 사실상 메타버스” MS, 신사업 위해 과감히 투자MS는 흔히 윈도우 시리즈로 대표되는 컴퓨터 운영체제(OS)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게임 산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2000년 자사가 생산하는 게임 콘솔 엑스박스(X-Box) 게임을 전담해 만드는 엑스박스 스튜디오를 만들어 운영 중이며, 지난 2020년에는 ‘엘더스크롤’ 등 게임으로 유명한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모회사 제니맥스미디어를 75억달러(약 8조95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MS가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의도는 사티아 나델리 MS 최고경영자(CEO)의 인터뷰에서 드러납니다. 나델리 CEO는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 사실을 밝히며 “게임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어떤 면에서 보자면 심즈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2D(화면에 표시되므로)지만, 우리는 (고글 등을 이용해) 3D로 구현할 게획이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즉, MS는 게임을 최근 유행하는 메타버스 개념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 말로,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을 위해 눈독 들이고 있는 분야입니다. 사람들이 가상 공간에서 만나 다양한 경험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게임은 메타버스와 상당 부분 유사성을 띠는 것이 사실입니다.즉, 게임 개발로 체득한 가상 공간 운영 능력을 메타버스로 치환한다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재택근무 및 화상 회의가 일상으로 자리잡으면서 메타버스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고, VR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절됐던 현실과 가상의 세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MS는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한 것입니다.MS 뿐 아니라 이미 대부분의 빅 테크 기업은 메타버스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을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사명은 메타버스를 뜻하는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구글과 애플도 VR용 장치를 출시하면서 메타버스와 연계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입니다.앨런 브랙 액티비전블리자드 전(前) 사장(사진=액티비전블리자드)◇ X-Box 입지 공고화…블리자드, 성추문으로 가격도 낮아져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결정이지만, MS의 이번 인수의 바탕엔 극히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있습니다. 바로 자사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의 경쟁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를 압도할 수 있는 기회를 쥐게 됐기 때문입니다. 액티비전블리자드가 보유한 ‘콜 오브 듀티’는 1인칭 액션 슈팅게임(FPS)의 명작으로 꼽히며 엑스박스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에서도 항상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만큼 팬이 많습니다. MS는 이번 인수로 콜 오브 듀티 뿐 아니라 헤일로, 둠, 오버워치 등 FPS 게임을 월 정액으로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할 예정이라 FPS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플레이스테이션 대신 엑스박스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액티비전블리자드가 사내 성추문으로 기업의 위상이 꺾인 점도 MS에겐 기회였습니다. 블리자드 내부에선 여성 휴게 및 수유실을 남성들이 사용, 임신 가능성 있는 여직원의 승진 기회 박탈, 여직원들의 외모 비하 및 성추문, 남자 상사가 여직원에게 강간이나 음담패설 등이 이뤄졌다는 점이 폭로되면서 일부 개발자가 불명예 퇴진하는 등 심각한 위기를 겪었습니다. 특히,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사장이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아버지’로 알려진 J 앨런 브랙이 불명예 퇴진하고, 디아블로4와 오버워치2 등 차기작을 주도하던 여성 공동 대표 젠 오닐마저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액티비전블리자드가 성추문으로 위기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MS가 유리한 입장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습니다.
2022.01.29 I 김무연 기자
美, 개인소비지출물가 40년만 최고…최악 인플레 오나
  • 美, 개인소비지출물가 40년만 최고…최악 인플레 오나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거의 40년 만에 가장 큰 폭 치솟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해 11월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 상승했다. 지난 1982년 6월 이후 거의 39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PCE 물가는 오일쇼크가 경제를 강타한 1974년과 1980년 당시 두자릿수까지 치솟았다가 급격하게 안정화했고, 그때 이후로는 줄곧 한자릿수에서 움직였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역사적으로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PCE 물가가 더 오른다면, 사실상 1980년대 초 초인플레이션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것이다.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9% 뛰었다. 이 역시 1983년 9월 이후 38년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PCE 물가가 주목 받는 건 연준이 통화정책을 할 때 참고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경제 전망을 할 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아닌 PCE 전망치를 내놓는다. 연준의 물가 목표치는 연 2.0%다.월가에서는 이미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 컨센서스가 당초 3~4회에서 5회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다. 물가 폭등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경우 FOMC를 열 때마다 인상할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2022.01.29 I 김정남 기자
낯'섬'을 욕망하다<21>
  • 낯'섬'을 욕망하다[이윤희의 아트in스페이스]<21>
  • 폴 고갱이 타히티섬에서 그린 ‘망고와 여인’(1896). 후기인상파를 대표하는 작가인 고갱은 1891년 남태평양 타히티섬으로 처음 이주한 뒤 2년 동안 독특하고 과감한 색채가 돋보이는 회화 60여점을 그렸다. 하지만 고독과 향수에 시달리고, 무엇보다 돈이 떨어지자 1893년 고국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후 1895년 다시 타히티섬, 1897년 다시 프랑스로의 여정을 반복했다. 작품은 두 번째로 찾은 타히티섬에서 그렸다. 원주민의 건강한 인간성을 강렬하고 원시적인 색감에 묻혀낸 작품들 중 한 점이다. 캔버스에 유채, 97×130㎝, 러시아 모스크바 푸시킨미술관 소장200여년 전 소설 ‘오만과 편견’이 탄생한 곳은 낡은 책상이었답니다. 종이 몇 장과 잉크병, 깃대펜이 전부인 그곳이 바로 영국작가 제인 오스틴의 작업실이었던 셈입니다. 장서가 그림처럼 꽂힌 책장, 큼직한 책상이 근사한 ‘서재’란 공간은 남성 작가만 차지할 수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서재뿐인가요. 화가의 공간이던 ‘아뜰리에’도 그랬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카페’와 ‘술집’ ‘광장’도, 한 가정집의 ‘부엌’과 ‘식당’ ‘침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속해 있던 공간이지만, 그곳이 모든 이들에게 늘 공평했던 것은 아니었던 겁니다. 오랜 시간 미술관을 일터로 삼아온 이윤희 큐레이터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장면,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론 객관적 기록으로, 때론 상징을 담아, 때론 비틀린 풍자를 숨겨낸 ‘그림으로 읽는 공간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사람이야기’입니다. 주말 독자 여러분을 아트인문학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편집자주> [이윤희 큐레이터·미술평론가] 폴 고갱(1848∼1903)이 고국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섬에 갔던 일은 유명하다. 아마도 우리가 타히티란 지명에 익숙한 것은 고갱 덕분일지도 모른다. 증권회사에 다니던 고갱이 주식시장 붕괴로 전업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프랑스와 덴마크의 여러 지역에서 작품활동을 하다가 타히티섬에 처음 찾아간 것은 1891년이다. 문명을 버리고 오지를 찾아간 화가의 굳은 결단이라기에는, 이미 당시 타히티섬은 프랑스 식민지로 귀속돼 서구문물이 많이 퍼져 있던 상태였다. 여인들이 스스럼없이 옷을 벗고 다니고, 먹을거리가 풍부하고, 문명인의 고뇌가 없는 이상세계를 꿈꿨던 고갱은, 생각과는 다른 모습에 다소 실망을 했다. 하지만 이내 타히티섬 곳곳에 남아 있는 원시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마흔네 살 기혼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곳 부족장의 열세 살 난 딸과 결혼을 했으며, 프랑스에서 이미 매독에 걸린 상태였기 때문에 갓 결혼한 어린 부인은 물론 십대의 다른 소녀들에게도 매독을 옮겼으며, 그네들은 그런 상태에서 출산을 하기도 했다. 고갱은 태어난 아이들을 양육하는 책임을 지진 않았다. 풍습이 다른 식민지 섬에서 자국의 법과 도덕을 위배한 성적 방종이 고갱에게 죄책감을 주진 않았던 것 같다. 당시 타히티는 프랑스 총독부의 관할 아래 물자·자원을 착취당하고 있기도 했다. 고갱의 ‘망고와 여인’(1896)은 푸른 바다가 있는 언덕에 나체로 누워 있는 여인을 그린 것이다. 슬쩍 몸을 가리고 비스듬히 누운 여인의 포즈는 단박에 서양의 비너스 그림들을 떠올리게 한다. 서구 그림의 전통적인 주제, 그러니까 비너스나 성모자상 같은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주제에 타히티섬 여인들을 동원해 그리는 것은 고갱이 종종 사용하던 방법이고, 이러한 그림들은 유럽인을 대상으로 판매하기에도 좋았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의 여인 곁에는 망고열매가 나뒹굴고 있는데, 열대과일 망고는 고갱이 여인들의 손에 들려 그리거나 정물만으로도 그렸던, 애호한 소재였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 아래 푸릇푸릇한 나무그늘 아래 벌거벗고 누운 타히티 여성은 과연 풍요로운 낙원을 느끼게 한다. ◇고갱이 그린 ‘망고와 여인’, 그 암울한 이면 하지만 남태평양 한가운데의 식민지 섬에서 낙원을 느끼는 것은 지배국 남성의 과도한 낭만이 아니었을까. 고갱이 그린 타히티 그림들은 이내 고정 컬렉터가 생겼고 큰 명성도 안겨줬지만, 타히티섬 사람들은 그의 그림을 어떻게 봤을까. 그들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전통문화가 있었으며 말과 복장이 다른 타국의 지배자들이 멋대로 건물을 짓고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을 지켜봐야 했을 것이다. 모델이 된 여성들이 프랑스에서처럼 제대로 모델료를 받았을지도 의문이거니와, 필시 고갱의 성적 대상이 됐을 것이란 짐작까지 가능케 한다. 고갱에게 타히티섬은 자신의 독창적 예술형식에 걸맞은 소재를 제공한 개인적 식민지가 아니었을까. 식민지 섬이 아니더라도 섬은 인간에게 어떤 환상을, 그것이 아름다움이든 공포든, 지금 발 딛고 있는 이곳과는 다른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예컨대 스위스화가 아르놀트 뵈클린(1827∼1901)이 그린 한 쌍의 섬, ‘죽음의 섬’(1880)과 ‘삶의 섬’(1888)은 섬에 대해 인간이 가지는 양가적 감정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아르놀트 뵈클린의 ‘죽음의 섬’(1880). 자주 또 반복적으로 죽음을 암시하거나 주제로 삼은 뵈클린이 그린 여러 ‘죽음의 그림’ 중 대표작이다. 침묵과 고요, 꿈꿀 수 있는 장소로 죽음과 섬을 동일시했다. 풍부한 상상력이 바탕이 된 독특한 감각과 색채가 분위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캔버스에 유채, 110.9×156.4㎝, 스위스 바젤 바젤미술관 소장.‘죽음의 섬’은 오래 바라보게 되는 그림이다. 죽음의 세계를 이토록 지독한 외로움으로 그려낸 그림이라니. 어떠한 전거 없이도 그림은 그 자체로 무덤인 섬으로 보는 이를 안내한다. 거대한 바위를 깎아 만든 섬에는 배를 정박할 입구가 나 있다. 섬을 장식하는 나무는 유럽의 공동묘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이프러스다. 사이프러스는 섬 가운데 컴컴한 숲을 이루고 있어, 그 안쪽 통로로 들어서면 빛을 볼 수 없을 것만 같다. 사이프러스숲을 감싼 바위들에는 조각된 문의 형태가 보이는데, 각각이 무덤인 듯하다. 서구는 오랜 석관의 전통이 있고, 작은 건물처럼 가족묘를 돌로 만들기도 했으므로, 건축물의 일부처럼 보이는 바위의 문들은 무덤의 부분으로 쉽게 식별할 수 있다. ◇혼자 겪는 가장 고독한 과정…‘죽음의 섬’ 가는 일 이 그림은 극도로 고요하다. 밤바다를 노 저어가는 소리조차 어둠에 묻힐 듯하며, 바람도 불지 않고, 흔한 새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노를 젓는 금발의 남성과 흰 망토를 머리끝까지 두른 사람은 각자 섬을 향해 있고, 서로 대화를 나눌 것 같지도 않다. 고요하게 섬으로 전진하고 있는 배 위에는 하얀 천으로 싸인 상자가 있는데, 아마 관인 듯하다. 흰옷을 입은 사람은 누구일까. 어둠 속에서도 흰옷 입은 사람의 그림자가 하얀 관 위에 짙게 드리워져 의문은 더욱 커진다. 망자의 관을 운반하는 안내자일까, 아니면 관에 누운 사람의 영혼인가. 배는 곧 섬의 안쪽 입구에 당도할 것이고, 하얀 관은 어둠 속으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그림에서 인간의 죽음은 드라마틱한 어떤 사건도 없이, 죽은 이의 사연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그저 소리 없이 외딴섬에 가닿는 것으로만 묘사돼 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혼자 겪어야 하는 이토록 고독한 과정일 것이므로. 뵈클린은 이 그림을 여섯 번 반복해 그렸고 2차대전 중 폭격으로 파괴된 한 점을 제외하고 다섯 점은 각국의 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바위섬의 형태와 하늘빛이 조금씩 달라지고, 후원자의 요청에 따라 관에 꽃을 두르거나 하는 변형이 있긴 했어도, 흰옷을 머리끝까지 둘러쓰고 선 사람의 모습은 변한 적이 없다. 뵈클린에게 흰옷을 입은 사람은 죽음의 알레고리일 것이다. 뭐라 따로 표현할 길이 없는 죽음의 실체에 그는 유령 같은 뒷모습만 부여했고, 앞모습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르놀트 뵈클린의 ‘삶의 섬’(1888). ‘죽음의 섬’ 연작 이후에 뵈클린이 옮겨간 ‘삶이 있는’ 섬 그림이다. 색·소리·분위기 등의 대비를 의도해 죽음과는 다른 삶·생명을 묘사했지만 ‘죽음의 섬’만큼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고대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반인반수’ 등은 뵈클린이 즐겨 사용한 장치다. 마호가니 나무에 유채, 93.3×40.1㎝, 스위스 바젤 바젤미술관 소장.여섯 점의 ‘죽음의 섬’을 그리고 나서 뵈클린은 ‘삶의 섬’ 한 점을 그렸다. ‘삶의 섬’에서는 다양한 나무들이 제멋대로 자라나고 있다. 야자수부터 색색의 꽃을 피우는 꽃나무까지 푸른 하늘 아래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섬 아래에는 물에 들어가 노는 사람들이 보이고 여러 마리의 백조가 그들 곁에서 헤엄치고 있다. 갈색 수염을 기른 남자는 반인반수 사티로스(그리스신화에서 반은 사람이고 반은 짐승인 괴물)처럼 보이지만 하체가 물에 잠겨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섬 위에는 화려하게 차려입은 색색의 사람들이 화관을 쓰고 즐겁게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섬으로 훌쩍 ‘한달 살이 떠나는 이유이 그림에는 소리가 있다. 첨벙거리는 소리, 즐거움에 넘치는 사람들의 소리 말이다. 뵈클린은 ‘죽음의 섬’과 대응하는 ‘삶의 섬’에서 여러 대척점을 만들고자 했을 것이다. 섬 모양과 나무, 사람과 동물의 생기 있는 모습을 그려냄으로써 소란스럽고 역동적인 이승의 단면을 보여주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의 섬’과 비교해 봤을 때, ‘삶의 섬’은 밀도가 대단히 떨어진다. 죽음에 고도로 집중해 완벽하게 고요한 풍경을 만들어냈던 것만큼, 삶의 생동감을 묘사하기에 적합한 형태를 찾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럴 만하다. 삶은 원래 지나치게 가지각색이지만, 죽음은 오롯이 한 길이기 때문이다. 고갱의 섬도 뵈클린의 섬도 결국은 환상의 소산이다. 섬이란 공간은 원시적 이상세계라거나 삶과 죽음의 상징을 덧붙이기에 알맞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내가 선 이 장소와는 다른 일이 펼쳐지리라 기대되는, 땅이면서도 독자적이고 세상의 부분이면서도 세상을 떠나 있을 것만 같은 장소기 때문이다. 물론 섬사람이 아닌 이방인의 시선에서 말이다. 그러니 일상에 지친 이들이 어느 순간 배낭을 메고 섬에 가서 ‘한 달 살기’ ‘한 해 살기’ 등의 프로젝트를 감행하는 것일 게다. △이윤희 큐레이터는… 1970년생. 대학을 다니던 20대 어느 겨울, 해외여행 자유화 덕분에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인생에 미술을 들인 결정적 계기가 됐다. 누구나 들렀던 어느 미술관에서 뜻밖에 렘브란트의 ‘어머니 초상’이란 작품이 발을 붙들었다. 뭔가 꿈틀거리는 게 올라왔다. 세상을 감동시킨 그 수많은 작품을 설명하는 언어를 가지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였다. 이화여대에서 독문학과를 졸업한 뒤론 동대학원 미술사학과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미술의 역사, 미술의 말을 공부했다. 이후 ‘공간’ 지 미술기자를 시작으로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학예실장, 청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수원시립미술관 학예과장 등을 거치며 오래전 그 렘브란트의 감동을 현장으로 옮겼다. 번역서로 ‘그림자의 짧은 역사’(2006), ‘포토몽타주’(2003), ‘바디스케이프’(1999)가 있으며 저서로 ‘여성의 눈으로 보는 미술 키워드’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2.01.29 I 오현주 기자
이재명,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에 "용납할 수 없어"
  • 이재명, 日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진에 "용납할 수 없어"
  • 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김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대해 “일본은 전쟁과 강제동원 유물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즉시 철회해야한다”고 밝혔다.이 후보는 28일 자신의 SNS에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어코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면서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는 글을 게재했다.이어 이 후보는 “사도광산은 일제 강제동원의 생생한 현장이며 참혹한 제국주의 침탈의 결과물”이라며 “그럼에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인권유린의 추악한 민낯을 감추기 위한 꼼수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이 후보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추진은 군함도에 이은 또 하나의 역사 만행이라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고 사죄조차 하지 않는 일본이 강제징용 현장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려는 것은 심각한 역사부정이며 피해자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비판했다.또한 “일본은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를 왜곡, 미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며 “침략과 강제동원의 역사가 세계유산으로 미화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정부는 일제 피해 국가,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일본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막기 위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이재명 정부는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일본의 역사 침략은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22.01.28 I 김가영 기자
일본, 사도관광 세계유산 추천 강행…한일 역사전쟁 포문(종합)
  • 일본, 사도관광 세계유산 추천 강행…한일 역사전쟁 포문(종합)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기로 최종 방침을 굳히면서, 다시 한 번 한일 간 역사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강행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집권 자민당 내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FP)28일 NHK방송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일본 문화청 문화심의회가 사도관광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최종 결정한 이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언제 신청하는 것이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에 효과적인지 검토해 왔는데, 올해 신청해 조기에 논의를 시작하는 게 등재 실현의 지름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문화심의회는 지난 달 사도광산을 세계문화유산 추천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던 장소라며 강력 항의하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 정부도 지난 달 말 “강제징용과 강제노역은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침략과 식민통치 기간에 저지른 엄중한 죄행”이라며 “분노와 반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반대했다.이에 일본 정부는 등재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내년 이후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유네스코에선 지난 해 관련국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결론이 날 때까지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지 않는 제도가 도입됐는데, 한 번 불가하다고 판단한 추천 후보가 그 이후에 등재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사도광산은 세계기록유산이 아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지만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를 필두로 집권 자민당 내 보수진영이 잇따라 강행할 것을 강력 촉구하면서 막판에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온 이상 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의 추종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도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추천해야 한다”며 강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보수·우익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는 배경에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는 아베 전 총리의 압박에 기시다 총리가 굴복했다는 평가다. 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사도 광산을 추천할 수 있는 마감일은 2월 1일이다. 일본 정부는 내달 1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안건 의결이 마무리되면 추천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회의회(ICOMOS·이코모스)가 추천서를 받아들이면, 현지 조사를 포함해 약 1년 반 동안 심사를 진행하고 내년 6~7월께 사도 광산의 등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 설득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 간 치열한 외교전이 예상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 측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시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추진키로 결정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이라며 “이러한 시도를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2022.01.28 I 방성훈 기자
이준석 "제정신?" vs 이재명 "극우포퓰리즘"...호남소외론 격화
  • 이준석 "제정신?" vs 이재명 "극우포퓰리즘"...호남소외론 격화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호남 소외’ 발언을 두고 “정신 나간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극우 포퓰리즘적 경향”이라고 응수했다.이 후보는 28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 “분열과 증오를 이용해 정치 권력을 획득하려는 극우 포퓰리즘적 경향을 이 대표는 좀 되돌아보길 바란다”며 “국민의 고통과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이익을 획득하려는 것을 역사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남성과 여성을 갈라서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고, 또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겨 증오하게 하고, 심지어 이제는 남북 간 갈등과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준석 대표식 또는 윤석열 후보식의 갈등조장 정치는 이제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연합뉴스)이 후보는 “이 대표가 험한 말씀을 자주 하던데 그건 그분 말씀이니 찰떡처럼 알아들으면 될 것 같다”고도 했다.자신의 호남 소외 발언에 대해선 “과거 박정희 정권이 영호남을 분리해 영남 우대정책으로 혜택을 준 게 사실”이라며 “참으로 아픈 역사적 사실이며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이제는 영남도 수도권 우선 정책 때문에 똑같이 피해를 보고 있다. 균형발전정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앞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가 전날 광주를 찾아 ‘호남 소외론’을 거론한 데 대해 “선거에 지역감정을 끌어들이는 정신 나간 정치인을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다시는 이런 황망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했다.이 대표는 자신의 이러한 발언을 ‘막말’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공유하며 “막말이 아니라 맞말(맞는 말)”이라며 “2022년에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정치인이 제정신인가”라고 재차 반박했다.그러면서 “경상도 가서는 역차별 이야기하고 전라도 가서는 호남 소외론 이야기하고. 충청도 가서 한 말씀만 하면 트리플 크라운 되겠다”고 했다.
2022.01.28 I 박지혜 기자
'내연기관 102년 전통' 벤틀리, 2025년 전기차 출시
  • '내연기관 102년 전통' 벤틀리, 2025년 전기차 출시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벤틀리모터스가 2025년부터 5종의 전기차동차를 출시한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열풍에 벤틀리 모터스도 동참한 것이다. 벤틀리 측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2030년까지 전 차량 제품군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이기 위해 25억파운드(약 4조42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벤틀리모터스)벤틀리 측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2030년까지 전 차량 제품군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선보이기 위해 25억파운드(약 4조42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벤틀리는 이를 위해 영국 내 유일한 벤틀리 조립 시설인 크루 공장을 전기차 공장으로 전환한다. 이 공장에서 2025년 첫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벤틀리모터스는 이후 5년 간 매년 새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벤틀리모터스는 2030년에는 내연 기관차량을 생산하지 않고 오직 전기차만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벤틀리모터스는 향후 2년 내 태양 전지판의 수를 3만개에서 4만개로 늘려 크루 현장에서 자체 친환경에너지 생산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벤틀리모터스는 브랜드의 상징적인 헤리티지 컬렉션부터 현재 판매 중인 모델 라인업 전체에 지속 가능한 차량용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2022년 플라잉스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출시와 함께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벤테이가 PHEV의 5개 파생 모델을 추가할 방침이다. 벤틀리모터스는 올해 전체 차량 판매량 20% 이상을 하이브리드 제품군으로 채운다.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벤틀리모터스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25억파운드의 투자와 비욘드(Beyond) 100 가속화 전략 그리고 배터리 기반의 전기 구동 모델들에 대한 크루 생산을 통해 벤틀리모터스 102년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이는 우리의 공급 파트너와 벤틀리모터스 임직원은 물론 자동차 산업과 영국 제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비욘드 100 가속화 전략은 벤틀리모터스가 역사상 중요한 변환 국면에 들어섰음을 상기시켜준다”고 밝혔다.이어 “전 세계 자동차시장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속가능한 럭셔리 모빌리티 시장의 리더로서 이러한 흐름에 맞춰 탄소중립을 통해 환경적 영항을 줄이는데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01.28 I 신민준 기자
“장애인 등 불편 없도록”…서울지하철 전 역사에 엘레베이터 설치
  • “장애인 등 불편 없도록”…서울지하철 전 역사에 엘레베이터 설치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 275개 전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100% 설치를 마치고 ‘1역 1동선’을 확보한다고 28일 밝혔다. 1역 1동선은 장애인, 고령자 등의 교통약자가 지하철역 출구(지상)에서 대합실, 승강장까지 별도의 도움 없이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에 탑승할 수 있는 동선을 말한다. 공사를 위해 서울시는 2024년까지 약 650억 원 전액을 시비로 투입한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54개(2021년 기준, 확보율 92.3%) 역에 1역 1동선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1역 1동선 확보율 그래프.먼저 올해도 추가로 10개 역에 엘리베이터 설치공사를 시작한다. 해당 역사는 7호선 남구로역, 5호선 강동·종로3가역, 6호선 새절·상월곡·봉화산·구산역, 7호선 수락산·청담·광명사거리역 등이다. 이들 역사는 2023년 완공할 예정이다.공간 확보 문제로 승강설비가 들어서기 어려웠던 6개 역사도 설계 및 지속 검토에 나선다. 우선 5호선 상일동역, 3호선 고속터미널역, 8호선 복정역은 승강기 설치 설계를 진행 중이다. 이 중 5호선 상일동역의 경우 애초에 승강장이 좁게 건설된 특수한 구조 때문에 ‘도시철도 건설규칙’ 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가 국토교통부에 건설규칙 개정을 요청했고, 작년 11월부터 설계를 시작했다. 설계를 마치는 대로 예산을 확보해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5개 역사에서 승강시 설치 공사를 마치고 운영에 들어간다. 최근 2년 동안 공사를 진행해 운영을 앞두고 있는 5개 역사는 1호선 청량리역, 2호선 용답역, 3호선 교대역, 4호선 명동역, 5호선 마천역 등이다.아울러 서울교통사는 역사 내 노후화된 에스컬레이터는 철거 후 새 것으로 교체하고, 미설치된 곳에는 새롭게 설치할 계획이다. 올해는 사당역 8번 출구에 에스컬레이터를 신설하고, 신금호역·산성역은 노후 에스컬레이터 교체 공사를 한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승강편의시설 설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재정”이라며 “어려운 공사 상황을 감안한 정부의 지원을 절실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22.01.28 I 김기덕 기자
'전참시' 지석진 출연…M.O.M 신곡 최초 공개
  • '전참시' 지석진 출연…M.O.M 신곡 최초 공개
  • ‘전지적 참견 시점’(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전지적 참견 시점’에 지석진이 출격한다.오는 29일 방송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기획 박정규, 연출 노시용, 윤혜진, 이하 ‘전참시’) 187회에서는 지석진의 대세 핫가이(?) 일상이 그려진다.지석진은 폭포수 같은 땀을 흘리며 운동 콘텐츠 촬영에 여념 없다. 매니저는 힘겹게 운동하는 지석진의 모습에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한 아이템이다”라면서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비타민 물을 건넨다. 이를 한 모금 마신 지석진은 “이거 대박이다. 젊은이 음료 한 잔 더 줘봐”라면서 갑자기 헐크 같은 에너지를 발산해 폭소를 자아낸다.이에 매니저는 “선배님이 핫하다는 건 거의 다 드신다”라고 제보해 눈길을 끈다. 이후에도 지석진은 뭐든 핫한 아이템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먹는 모습으로 재미를 안길 예정.이어 지석진은 M.O.M 신곡 녹음 현장으로 향한다. 지석진은 M.O.M 멤버 KCM, 박재정과 깨알 같은 예능 케미스트리를 과시한다. 그런 가운데 지석진은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해 현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지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와 함께 이날 방송을 통해 M.O.M 신곡이 최초 공개될 예정이다.특히, 이날 지석진은 유재석과 깜짝 전화 통화를 한다. 유재석은 지석진을 들었다 놓는 입담으로 지석진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MC들까지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는 전언. 과연 지석진과 유재석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본방송이 더욱 기다려진다.관찰 예능에 출격한 대세 핫가이 지석진의 웃음 폭발 하루는 1월 29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되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187회에서 만날 수 있다.
2022.01.28 I 김가영 기자
안철수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로 가야"
  • 안철수 "자주·실용·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로 가야"[전문]
  •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국익 우선을 최우선으로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존엄을 지켜내되, G10 국가에 걸맞게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를 함께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안 후보는 이날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안철수가 생각하는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는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라고 이같이 밝혔다.안 후보는 “미·중 갈등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갈등이 커질수록 대한민국의 결정의 시간도 비례해서 빨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국익 우선주의’, ‘민주주의 가치 존중’, ‘국제사회 제도와 규범 준수’, ‘상호주의’, ‘호혜 평등’이라는 다섯 개의 외교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남북 관계에 대해선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민족적 애정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화를 추진하되, 핵실험 재개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에는 국가적 이성과 냉철함으로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원칙 있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안 후보 기자회견문 전문<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전략>신사, 숙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안철수입니다.오늘 저를 초청해주신 서울 외신기자클럽 김무선 회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참석해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오늘 저는 제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을 경우, 펼쳐 나갈 안철수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저의 기조 발표가 이 자리에 계신 언론인 여러분을 통해 해외 우방 각국이 저 안철수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세계는 격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여러분이 계시는 이곳 서울이야말로 격변하는 세계의 실질적인 중심지일지도 모릅니다. 미ㆍ중 갈등과 첨단 기술 패권 경쟁에서 대한민국은 분명하게 결정하고 선택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갈등이 커질수록 대한민국의 결정의 시간도 비례해서 빨라질 것입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어 동서냉전이 다시 시작되고, 여기에 영향을 받은 중국이 대만에 물리력을 행사하고 미국이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한국의 고민은 매우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아 올리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분명하고 효율적인 대책을 협의해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이 모든 사안들은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 그리고 미래사회로의 지속가능성,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관리와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그렇기에 차기 행정부는 냉철한 상황판단에 기반하여 책임 있는 외교정책 기조를 빠르게 확립해야 합니다. 국익을 극대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때로는 과감한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현 정부처럼 가치도 원칙도 모호한 외교로 버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빠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줄 위에 잠시 서 있을 수는 있지만 줄 위에서 평생을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저, 안철수가 생각하는 한국 외교정책의 기조는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입니다. 국익 우선을 최우선으로 국가의 자주성과 국민의 존엄을 지켜내되, G10 국가에 걸맞게 세계평화와 인류발전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국가를 함께 지향해야 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과 국제사회 모두에 책임 있는 국가의 책임 있는 외교정책 기조입니다.이를 위해 ‘국익 우선주의’, ‘민주주의 가치 존중’, ‘국제사회 제도와 규범 준수’, ‘상호주의’, ‘호혜 평등’이라는 다섯 개의 외교 원칙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정책 기조와 원칙에 기반하여 오늘은 한미관계를 포함한 주변국 정책, 남북관계 정책의 기조와 과학기술 외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먼저 한미관계를 포함한 주변국 정책입니다. 첫째, ‘2020년 5월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완전하게 이행할 것입니다. 2020년 5월 합의한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을 통해 한국의 대미 정책의 지속성, 연속성, 일관성을 입증하고, 한미 양국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는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보 기여로 우리의 안보 환경을 개선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과 공조 체계를 강화하여 우리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와 과학기술의 시장을 획득해 나갈 것입니다.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 안보 정책의 기본 축입니다. 기본 축이 튼튼해야 흔들림이 없고, 흔들림이 없어야 유연성과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합니다. 지난 5월 한미정상 회담의 완벽한 이행을 통해 우리는 국제사회에 보다 책임 있는 국가로 인정받으며 우리의 이익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한중관계의 회복을 위한 원칙 있는 외교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존중해야 하는 우리의 주권 사항 및 원칙을 우리 스스로 확립해야 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사드에 대한 부당한 간섭과 보복, 중국의 KADIZ와 영해 침범 등 군사적으로 우리의 주권을 침범하는 행위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저는 문재인 정부의 대중국 3불 정책을 즉각 폐지할 것입니다. 3불 정책은 비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존엄과 자주성을 해치는 매우 잘못된 정책입니다. 대중국 레드라인을 제도화하고 중국의 군사적 도발 행위에 대한 신속하고 원칙 있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양국은 상호 평등하고 호혜적인 미래지향적 동반자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셋째, ‘김대중-오부치 성명’의 정신에 기반한 한일관계를 복원하겠습니다. ‘김대중-오부치’ 합의 정신에 기반하여 한일 양국의 역사문제, 영토 문제의 정치 도구화를 방지하며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국내정치를 위해 외교를 이용하는 못난 양국의 정치 리더십은 퇴출되어야 합니다. 협량하고 정치공학적인 리더십은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을 바라는 양 국민의 이익에 정면으로 위배됩니다.저는 일본의 진정한 참회를 촉구해 나가되,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한 ‘투트랙’ 접근방식을 통해 미래 지향적 협력관계와 역사문제를 분리하여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주변국 정책 기조를 통해 대한민국은 동북아정세 안정에 기여하고, 자주, 실용, 평화에 기반한 책임 외교를 추구하는 세계중심 국가로서의 지위와 평가를 획득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rule-taker(수용자)가 아닌 국제사회 책임 있는 국가들과 함께 룰을 만들어나가는 rule-maker 국가의 위상을 확립해 나가겠습니다. 다음은 남북관계 정책 기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저의 한반도 평화 비전과 목표는 ‘핵과 전쟁 없는 한반도’ ‘함께 사는 남북’입니다. 이런 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민족적 애정을 갖고 진정성 있게 대화를 추진하되, 핵실험 재개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에는 국가적 이성과 냉철함으로 국제사회와 연대하여 원칙 있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특히, 한반도의 군사적 도발 억제를 위한 글로벌 협력네트워크 외교가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안전과 평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협하는 군사적 도발에는 국제사회와 함께 군사적 맞대응도 불사하는 의지와 자세로 대응해야 합니다. 그것이 책임 있는 국가의 모습입니다. 안철수 행정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한미동맹의 대비태세를 강화하여 억지력을 강화하고, 북한 핵 위협에 대항하는 ‘한미핵공유협정’ 체결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그동안 남북관계는 민족과 국가를 혼용하여 원칙 있게 진행되어 오지 못했습니다. 남북은 특수관계이지만 기본적으로 국가 간의 관계입니다. 핵문제를 민족 문제로 접근해서는 절대 풀 수 없습니다. 국가의 냉철함과 이성이 북한과의 솔직한 대화를 이끌어 내는데 더 효과적이고 북한을 더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환상을 심어주는 일도 없어야 하고 과거의 상투적인 수법은 안 통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이해시켜주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북한을 국제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으로 견인해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가령 예를 들어 비핵화가 진척되어 북한에 대한 투자가 재개될 경우, 과거처럼 남북 둘만의 개성공단보다는 대한민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기타 EU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콘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이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경제외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현대외교는 종합외교이고, 외교의 대부분은 사실상 경제외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제 협력을 통해 보다 나은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의 핵심 외교전략입니다. 특히, 대한민국처럼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 경제외교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우리는 과학기술 원천의 미국 그리고 과학기술의 최대 수요 시장의 중국과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경쟁과 견제 구조에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과학기술 협력 외교를 크게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초격차 기술확보와 함께 세계 시장과 공급망에서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미래전략이자 생존전략입니다. 저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과학기술 외교의 총사령관이 되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고, 현재의 외교부를 외교통상부로 개편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대통령 직속으로 과학기술과 외교안보의 융합전략의 컨트롤타워인 가칭 “국가과학기술안보위원회” 설치할 것입니다. 민·관·학의 인적 자원을 유기적으로 과학기술 외교에 투입하기 위한 국가의 지원체계도 만들겠습니다. 이상, 외교 안보에 있어 세계 책임 국가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차기 행정부의 주변국과 남북관계 기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제가 다 말씀드리지 못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외교 등 나머지 부분은 추후 말씀드려 나갈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01.28 I 권오석 기자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여부 곧 결정할듯
  • 일본,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여부 곧 결정할듯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마감일이 임박함에 따라 하루 이틀 안에 추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사도 광산의 갱 내부에 조명이 밝혀져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최소 1200명 이상이 강제 노역에 동원된 곳이다.(사진=교도연합뉴스)28일 교도통신 등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저녁 TBS방송 인터뷰에서 “정부 차원에서는 아직 (사도광산 추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판단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사도 광산을 추천할 수 있는 마감일은 2월 1일이다.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하려면 각의(국무회의)에서 안건이 의결돼야 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각의가 열리기 전까지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시다 총리는 또 추천 시기와 관련해 “올해 또는 내년 이후 중 어느 쪽이 등재 실현 가능성이 높은가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 냉정하게 논의하고 많은 나라에 이해토록 하며 등재를 완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 정부의 반대로 등재가 무산될 경우 재추진이 어려운 만큼 내년 등재 추천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유네스코에선 지난 해 일본 주도로 관련국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결론이 날 때까지 세계기록유산을 등재하지 않는 제도가 도입됐다. 세계유산위원회가 한 번 불가하다고 판단한 추천 후보가 그 이후에 등재된 경우는 없다. 사도광산은 세계기록유산이 아닌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이지만 같은 방식이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 정부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일본 정부가 막판까지 고심하는 또다른 이유는 추천을 1년 보류하자는 외무성과 반드시 올해 추천해야 한다는 집권 자민당 보수 진영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추천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으로 추천을 미룬다고 등재 가능성이 커지지 않는다”며 “(한국이) 역사전쟁을 걸어온 이상 피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의 추종자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조회장도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반드시 추천해야 한다”며 강행을 촉구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은 대립 상황에서 최종 결정 여부는 기시다 총리의 몫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날 국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재단을 통해 사도광산의 조선인 강제동원 증거 자료가 공개됐다. 사도광산 소유권자였던 미쓰비시 광업이 1950년 작성한 서적 초고 사본으로 일본의 한 연구자가 사본 일부를 익명으로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본에는 “1944년부터 1년 사이 조선인 노동자 514명이 증가했다”며 “조선 노동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늘었다”고 적혀 있다.
2022.01.28 I 방성훈 기자
넷마블, ‘제2의 나라’ 신규지역 대형 업데이트
  • 넷마블, ‘제2의 나라’ 신규지역 대형 업데이트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넷마블(251270)은 자사 RPG ‘제2의 나라:크로스월드’에 신규 지역 ‘아트라시아 폐허’, ‘메루도라 기록 보관소’ 등 대형 콘텐츠를 업데이트했다고 28일 밝혔다.이번 신규 지역은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는 대규모 콘텐츠다. ‘아트라시아 폐허’는 수호룡들에 의해 파괴된 아트라시아 왕국의 과거를 담고 있으며 ‘메루도라 기록 보관소’에서는 향후 펼쳐질 여정에 대한 암시를 확인할 수 있다. 필드 보스로는 ‘칼리아의 환영’이 등장한다. 칼리아는 세계를 수호하는 다섯 수호룡 중 하나다. 이용자는 신규 지역을 플레이하면서 칼리아가 적대 보스가 된 이야기도 경험할 수 있다.신규 시스템 ‘장비 각인’도 추가됐다. ‘장비 각인’은 신규 지역에서 획득한 아이템 ‘각인석’을 이용해 기존 장비에 새로운 능력치를 부여하는 시스템이다.또한 총 15종의 신규 스킬을 추가하고, 전투 콘텐츠 ‘왕위 쟁탈전’과 ‘유물 전장’에 관전모드도 추가했다. 농장에는 품앗이 시스템이 포함됐다. 품앗이는 다른 이용자의 농장을 방문해 씨뿌리기, 수확이 가능한 기능이다. 넷마블은 이번 업데이트를 기념해 ‘역사의 주인공’ 이벤트를 다음달 10일까지 실시한다. ‘역사의 주인’은 다양한 미션을 완료하면 신규 필드보스 장신구, 특별한 칭호가 주어지는 이벤트다.더불어 신규 필드 보스 ‘칼리아의 환영’을 처치하면 각종 보상을 받는 이벤트를 다음달 24일까지 진행하고, 설을 맞아 게임에 7일 동안 접속하면 장비·이마젠·코스튬 소환 쿠폰을 총 90장 지급하는 이벤트도 다음달 4일까지 실시한다.
2022.01.28 I 김정유 기자
이재명, '민주당 심장' 호남 민심 달래기 나섰다…이낙연도 동행
  • 이재명, '민주당 심장' 호남 민심 달래기 나섰다…이낙연도 동행
  • [광주=이데일리 배진솔,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를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일정은 기존 예정된 경기도 지역 순회 일정을 취소하고 급하게 결정된 행보다. 최근 지지율이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호남지역 민심을 확실히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7일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방문, 지지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공항에서 광주·전남 경제 발전을 위한 공약을 발표하면서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광주 군 공항 이전과 스마트시티 조성사업 지원, 인공지능 특화 도시 조성, 광주~나주 광역철도망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제4기 민주 정부를 우뚝 세우고 더 활기차고 잘사는 광주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심장”이라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문화해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말했다. 당초 이 후보는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4박 5일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의 모든 지역을 돌며 민심을 확인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설 명절 이전에 호남을 찾아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오면서 급하게 일정이 변경됐다.최근 이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이 60%를 넘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이에 반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2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앞서 양강구도로 치러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호남 지역 90% 수준의 득표를 기록하고도 패배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 후보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지형인 셈이다.특히 전날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송영길 대표가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등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일정을 바꾼 것으로 해석된다. 송 대표의 면담 요청에 대해 피해자 가족 측은 “표 찍을 때만 텃밭이고 호남에 호소한다. 보여주려고 오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반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후보는 공약 발표 후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중대재해 사고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기업들은 건설면허를 취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정을 바꾼 첫 번째 이유는 저희가 무심했는데 아이파크 붕괴사고 피해자들에게 하루빨리 위로 드리고 대안도 말씀드려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두 번째는 민주주의 에너지 원천인 호남·광주가 중요하기 때문에 설 전에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 외에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오후 광주 전통시장 등을 돌며 민심을 확인했다. 오후 일정에는 이낙연 전 대표가 합류한다.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이 전 대표에게 유일하게 1위를 내준 지역인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22.01.27 I 박기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역대급 IPO가 시장에 남긴 과제는
  • LG에너지솔루션 역대급 IPO가 시장에 남긴 과제는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은 등장과 동시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문제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모기업의 일방적 물적분할 결정으로 인한 일반투자자의 피해와 기관의 허수청약에 따른 수요 예측 시장 왜곡 등 제도 개선이라는 숙제도 동시에 남겼다.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전광판에 시초가 59만 7천원이 적혀있다. (사진=노진환 기자)◇‘쪼개기 상장’으로 주가 약세…개인투자자 ‘중복 계산’ 불이익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 중 2017년 이후 물적분할을 완료한 기업은 87개사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서 자회사가 상장을 완료한 곳은 기존 SK케미칼(285130), SK이노베이션(096770), 한국조선해양(009540)에 LG화학(051910)까지 포함돼 총 4곳으로 늘었다. 물적분할은 최근 배터리 자회사를 소유한 기업들이 잇따라 ‘쪼개기상장’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졌다. 성장 잠재성이 큰 핵심 사업부를 따로 분리해 별도의 법인을 상장시키고,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모회사의 주가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모회사 주주들은 주가 하락의 피해를 모두 떠안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이 떨어져 나가면서 LG화학의 주가는 최근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초 10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다가오면서 급락해 현재 60만원대를 겨우 지탱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해 7월 2차전지 사업부문을 분사, 같은 해 10월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 SK온을 설립했다. 1년 전 30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20만원대로 떨어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 그 자체로는 주주가치에 해를 입히지 않지만 목적이 오로지 IPO를 통한 신규 사업 자금조달에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물적분할이 구주매출보다는 신주 모집 형태로 IPO가 이뤄져 정작 모회사에 투자한 주주의 몫으로 떨어지는 것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자회사 상장 이후에는 더블 카운팅(중복계산)에 직면하게 되면서 모회사 주가가 약세를 보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IPO를 통해 이익을 얻는 주체는 모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우리사주조합, IPO를 통해 신주를 배정 받은 투자자로 한정되고 이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의 권리는 철저하게 소외된다”고 꼬집었다.전문가들은 기존 모회사 주주의 권리를 보호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때 기존 모회사 주주에 신주인수권 부여,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때 기존 모회사 주주에 공모주 우선배정, 물적분할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등을 비롯해 주주평등의 원칙을 구현할 수 있는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관 ‘허수청약’으로 수요예측 왜곡→부풀려진 ‘공모가’ 기관의 ‘허수청약’으로 수요예측 시장의 왜곡 문제도 개선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기관투자자들이 더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실수요보다 과하게 베팅하는 경우가 관행으로 굳어졌다. 기관투자자는 개인투자자와 달리 증거금 납부 의무가 없는 조건을 악용한 것이다. 베팅 제한이 없는 사모펀드가 활개를 치면서 최근 청약 경쟁률이 과도하게 높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모펀드의 경우 ‘증권인수에 관한 규정’에 주문 금액 상한이 없다. 결국 공모가격을 결정하는 수요예측 시장의 왜곡으로 공모가도 덩달아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대형 IPO에 대한 허수청약으로 경쟁률이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쏠림현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의 IPO가 외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와 투자일임회사의 허수 청약을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규제 신설로 IPO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어 제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22.01.27 I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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